2016학년도 입학식 지사님 축사
우선 신입생 여러분 입학 환영합니다.
부모님 여러분 지금껏 축하드립니다.
여러분의 성에 안 차실수도 있지만 그러나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우리 아이들을 길러주시고, 또 아이들의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게 해 주신 것에 대해서 여러분께 축하를 드립니다.
김왕복 총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여러분! 신입생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최형식 군수님, 권애영 도의원님, 공영휴 교육장님, 귀빈 여러분!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도립대학을 들어오다가 얼핏 보니까 큰 현수막이 차도 오른편에 보이더군요. 최고학과 자동차학과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그런 내용의 현수막이었습니다. 꽤 안목이 높으신 분이 현수막을 내건 거 같아요. 그 현수막 보면서 생각났던 것을 얘기를 여러분께 해 드리겠습니다.
학생 여러분의 할머니 시대 그럼 아주 옛날 같지만 아주 옛날이 아닙니다. 여러분 집에 할머니들 계시죠? 그 할머니들이 새댁이었던 시절, 그리고 한참 여러분의 부모를 키우셨던 그 시절에는 한 마을에 전화가 한 대 정도 있을까 말까 했습니다. 보통 이장네 집이나 제일 부잣집에 전화 한통 있었어요. 나머지 집에는 전화가 없었습니다. 전화 없는 집 아이들이 서울에 와서 자기 엄마한테 급한 소식을 전할라면 하는 수 없이 전화 있는 집에다 전화를 했습니다. “나 장동댁 큰 아들인데 울 엄니 좀 바꿔주시오”그러면 마음씨 좋은 이장님은 들판에다 소리를 질러요.“낙연이 엄니 빨리 와서 전화 받으시오”그래요. 저의 어머니가 댁 호가 장동댁 입니다. 그러면 밭에서 일하다가 쫓아와서 전화를 받습니다. 그러던 것이 불과 사 오십년 만의, 인제 그 전화가 전부 우리 호주머니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저는 전화기가 두 개나 있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불과 사오십년 전에는 전화기가 있는 곳으로 사람들이 뛰어다녔어요. 그러나 지금은 사람이 있는 곳으로 전화기가 따라다닙니다. 엄청난 변화죠. 자동차학과 지금 이 시점이 아까 말씀드린 전화기의 그런 혁명적 변화가 자동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기입니다. 이제까지 자동차는 사람을 실어 나르는 도구였습니다. 어디로 실어 나르느냐? 집으로 태워다 주거나 사무실로 태워다 주는 것 그게 자동차였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집이나 사무실이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되고 있습니다.
자동차학과 지망생 여러분! 이미 그걸 내다보시고 거길 지망 하셨을 꺼라 생각합니다. 미국의 테슬라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어서 이미 팔고 있습니다. 미국의 구글카는 자율운전차를 만들어서 거의 시판단계에 와 있습니다. 이제 운전사가 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어디로 가겠다는 걸 입력하면 차가 스스로 알아서 가고 운전자는 그 안에서 마치 집에 있었던 것처럼 쉬거나 사무실에 있는 것처럼 그 안에서 일을 하거나 이렇게 됩니다. 그게 바로 제가 말씀드린 이제는 집이나 사무실이 자동차 안으로 들어가는 시대가 됐다는 그런 뜻입니다.
오늘 아침 신문을 보면 현대자동차 정의선 부회장께서 정몽구회장님의 아들이죠. 깜짝 놀랄만한 자동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발언을 했어요.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깜짝 놀랄만한 게 뭔지 모릅니다. 그러나 아마도 제가 아까 말씀드린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구글카의 자율운전차 그거 가지고 깜짝 놀랄만한 차라고 말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저같은 문과생이 알 정도면 벌써 놀랄만한 일이 아니죠 그걸 뛰어넘는 그 어떤 것 인 것 같애요. 그것이 뭐든 간에 아마도 집이나 사무실이 차 안에 들어가는 그 개념 속에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조금 전에 김왕복 총장님께서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가 하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아마도 총장님이나 제가 예측하는 것이 아주 우습게 바보처럼 될 만큼 많은 변화가 있을거예요. 1899년이면 어떤 해였겠습니까? 대망의 20세기를 눈 앞에 둔 그 해였습니다. 20세기를 맨 먼저 준비한 나라가 미국입니다. 미국의 어떤 여성잡지가 다른 신문방송들도 그때는 방송이 그렇게 요란하지 않았어요. 다른 신문잡지들도 대망의 20세기를 대담하게 기획하는 그런 프로그램을 많이 준비 했겠죠? 20세기가 되면 어떤 세상이 될 것인가 하는 걸 준비하고 계획했을 겁니다. 그 중의 하나가 레이디스 저널이라고 하는 여성전용 잡지가 20세기를 대담하게 전망을 했습니다. 그중에 맞는 것도 많지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맞는 것은 대표적으로 이런 겁니다. 비행기가 나올 것이다. 그 예측은 맞았죠. 사람들이 날라 다닐 것이다. 맞았습니다. 보기 좋게 틀린 것도 있습니다. 바퀴벌레가 없어질 것이다 이렇게 전망을 했는데 지금까지 안 없어졌습니다. 그 말씀을 드린 것은 인간이 아무리 머리를 짜내고 예측해도 실제 세상은 그걸 뛰어 넘습니다. 여러분이 앞으로 2년 동안 총장님이나 교수님들과 변화에 대한 많은 말씀을 듣게 될 겁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교수진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변화가 올거다. 틀림없을 겁니다.
중국에서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업중의 하나가 엘리베이터 수리공입니다. 왜 고층건물이 무지하게 많이 생기잖아요. 엘리베이터가 없으면 어떻게 해 볼 수가 없을 만큼 고층 건물이 많이 생겼습니다. 특히 상하이에는 미국에 있는 건축학과 학생들이 동경하는 그런 도시입니다. 알바를 해서라도 돈을 모아서 상하이에 가보고 싶다. 이게 미국에 있는 건축학과 학생들의 꿈입니다. 왜? 거기가면 온갖 새로운 건물들이 박물관처럼 잔뜩 모여 있으니까요. 같은 건물은 못 짓게 하니까 항상 새로운 건물들이 초고층으로 나오는 것이지요. 게다가 일본처럼 지진이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마구 위로 올라갑니다. 얘기가 좀 옆길로 새는 데 마구 위로 올라가면 많은 부담이 생기지요. 교통문제가 생기고 공기오염의 문제가 생기고 인구밀집에 따른 여러 가지 도시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고층건물이 계속 생기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식량문제 땜에 그렇습니다. 14억 인구를 먹여야 되는데 위로 올라가지 않으면 옆으로 퍼져야 할 것 아니겠습니까? 신도시를 자꾸 개발해야 되고 그러다 보면 농토를 없애야 되고 수 천년동안 인민들이 굶고 살다가 모처럼 인민들이 굶지 않게 된 것이 불과 한 30년 정도밖에 안됩니다. 이걸 다시 인민들이 굶는 시대로 돌아가는 것은 어떤 지도자도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북경에 저 지옥 같은 매연 다 감내하면서 고층으로 갈 수 밖에 없는 그것이 중국의 현실입니다만, 그 여파의 하나로써 엘리베이터 수리공이 멋쟁이 직업이 되는 그래서 경남에 있는 승강기 대학이 갑자기 유명대학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우리 전남도립대학에 오셨다는 것을 여러분 중에는 맘에 내키는 않는 분이 계실 수 있습니다. 왜 그러냐 하면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 더 오래 살았고 여러분 부모님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인생의 승부는 50대 이후에 옵니다. 틀림없습니다. 지금 여러분은 그 승부를 향해서 출발선에서 운동화 끈 매고 있는 단계에 불과합니다. 승부가 결정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속칭 일류대학을 나왔습니다. 고생 무지하게 했습니다. 잘 나가는 사람 제 친구들 중에 많습니다. 그런데 학교 다닐 때 30대 때 40대 때 그리고 지금 달라요 한때 잘 나가던 친구들이 지금 보면 낙오되어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한때 비리비리하게 보였던 친구들이 지금 아주 멋진 중년 남자가 되어 있는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여러분 승부가 끝났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이제 준비에 불과하고 지금부터 어떻게 하냐에 따라서 진정한 승자가 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미혼여성들께 그런 말씀 많이 듣고 배우자를 고르는 방법. 쉰 살때 저 사람이 어떻게 돼 있겠다 생각하면서 고르면 틀림없을 겁니다. 지금 멋있다 아닙니다. 인생은 너무나 깁니다. 그 안에 수 많은 변화가 여러분이 상상하는 그 이상으로 많이 올 수 있는 여러분의 인생 또한 수 많은 변화를 겪게 됐습니다. 그런 변화에 내가 얼마나 올라탈 수 있는가 이것이 진정한 승부입니다. 지금 여러분 설렘보다는 불안함이 더 많을 거예요. 불안 해 하지 마세요. 평지에서 산을 보면 길이 안보이죠. 그러나 산에 들어가 보면 반드시 길이 있습니다. 그 길을 따라서 한 걸음 한 걸음 가다보면 정상에 가는 사람도 있고 능선까지 올라가기도 중간에 내려올 자리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평지에서 멀리보고 길이 없는가 보다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판단입니다. 산에 들어가 보면 반드시 길이 있습니다.
조금 전 김왕복 총장 말씀 중에 인성말씀을 하셨는데 그 애피소드 하나 소개해 드리고 제 말씀 마칠게요. 일본의 역대 수상중에 최종학력이 초등학교 졸업인 그런 수상이 계셨습니다. 다나까 가쿠에이입니다. 초졸하고 수상을 했습니다. 그 분이 비서를 뽑은 장면을 제가 소개해드릴게요. 그 분의 비서가 쓴 책에 나오는 얘기입니다. 키가 크고 영어를 잘하는 멋진 남자를 비서로 채용을 해요. 다나까 수상이 현직 수상으로서 그 비서감을 부릅니다.“자네 내 앞에서 인사 좀 해봐”인사를 하지요.“다시 해봐”또 하지요.“다시 해 봐” 맘에 안 들어요.“그럼 나하고 같이 인사하세”인사해요.“자네가 나보다 머리를 덜 숙였어. 또 한번 해보세”“또 한번 해보세”드디어 허리 각도가 비슷해졌어요.“낼부터 출근하소”그렇게 해서 다나까의 비서가 됐고 지금까지도 자기를 채용해주고 키워준 스승 돌아가신 다나까씨의 글을 쓰고 있는 분이 하야사까 시게조 사람입니다. 그 사람이 수상의 비서가 된 건 딱 그 면접시험 하나 보고 절 여섯 번하고 비서가 됐습니다. 다른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인성이다라고 하는 상징적인 얘기죠. 여러분 재밌게 잘 하시길 바래요.
여러분 가운데는 부모님이 돈이 많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런 부모님께 감사해야 됩니다. 왜 그러냐 하면 부자 부모들은 당신이 가진 것 중에 작은 일부분을 자식에게 줄 뿐입니다. 가난한 부모들은 당신이 가진 것 전부를 자식에게 줍니다. 그런 차이가 있습니다. 가난한 부모들께 감사해야 합니다. 저는 제 아내하고 이런 대화를 한 적이 있습니다. 내 아버지가 나한테 준 학비나 용돈에 비하면, 내가 내 아들한테 주는 학비나 용돈이 훨씬 많은 동그라미가 세 개쯤 더 붙었을 거예요. 그런데 내가 지금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 것 만큼 내 자식이 나를 그리워 할까? 내 아내한테 묻습니다. 아내도 자신없네요! 그래요. 그 차이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 아버지는 저에게 적게 주셨지만 당신이 가진 모든 걸 나에게 주셨어요. 저는 제가 가진 걸 모든 걸 자식한테 주지 않습니다. 작은 부분만 주고 있죠. 그 차이입니다. 왜? 자식들도 알기 때문이죠.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나한테 주시는 것인지, 당신 것을 꼼쳐 두고 조금 주시는 것인지 그걸 알죠. 돈의 액수가 문제가 아닙니다. 호남유일의 공립대학이 바로 전남도립대학입니다. 여러분께 넉넉한 여건 마련 해드리지 못하는 건 가난한 부모처럼 미안합니다. 되도록이면 빨리 기숙사문제를 포함해서 여러분이 좀 더 덜 고생하고 공부하실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그 대신에 여러분도 고생을 피하지 마시고. 옛날 원로목사님이 쓰신 책 제목에 이런 게 있습니다.“역경은 변형된 축복이다”옥한흠 목사님의 책 제목입니다. 가장 어려울 때 축복이 준비되고 있습니다. 저도 살아본 경험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께서 어렵다 어렵다 생각하지 마시고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 여러분이 고생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인생입니다. 여러분 앞날의 큰 승리가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습니다. 여러분 축하합니다!
2016년 3월 2일
전라남도지사 이 낙 연
출처:전남도립대학교 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doripu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