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살차니건자소설경 제10권
12. 신공덕품(信功德品)
[설법의 공덕]
그때에 모임 가운데 대중들이 모두 기쁨에 겨워 어쩔 줄 모르면서 각기 몸에 걸쳤던 최상의 옷을 벗어서는 부처님께 바치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여래ㆍ세존께서는 이제 세간에서 두 번째 법의 바퀴를 굴리셨습니다.
여래께서는 옛날 바라날성(波羅捺城)에서 처음으로 법 바퀴를 굴리시고, 이제 다시 이 울사연성(鬱闍延城)에서 두 번째 법의 바퀴를 굴리셨습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항상 이 묘하고 보배로운 법문을 듣기를 원하며, 항상 이 살차 선남자를 여의지 않기를 원하옵니다.”
때에 허공 가운데에서 여러 하늘의 풍류가 울리고 신묘한 북이 소리를 내었으며, 하늘은 우발라꽃[優鉢羅花]과 발두마꽃[鉢頭摩花]과 구모두꽃[拘牟頭花]과 분다리꽃[芬陀利花]과 바사가꽃[婆師迦花]을 뿌리니, 부처님의 발밑에 가득하였다.
또한 하늘이 허공 가운데 하늘의 보배 옷을 가득 채우니, 마치 구름이 내려오는 듯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사람이 이 묘한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서사하여 다른 이를 위해 설명해 준다면, 그 사람은 결정코 한량없고 그지없는 공덕을 얻게 되리라.”
그때에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묘한 법문을 받아 지니거나 독송하거나 서사하여 널리 남을 위해 설명해 준다면, 얼마나 되는 공덕을 성취하는지요?”
부처님께서 문수사리 법왕자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여,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중생으로서 곧 색(色)을 지니거나 색을 지니지 않거나 혹은 생각을 지니거나 생각을 지니지 않거나 중생계 가운데 존재하는 중생들을 헤아린다고 하자.
또한 부처님의 지혜로써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안다고 하자.
곧 그 일체의 존재하는 중생들이 일시에 함께 태어나 사람의 몸을 얻으며,
사람의 몸을 얻고는 함께 바라밀행을 닦아 모두 함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며,
다시 부처가 된 그들이 1겁 동안을 세상에 머무르는데,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1겁을 꽉 채우도록 그들 불ㆍ여래께 예배 공양하고 존중하고 찬탄하여 온갖 뛰어난 공양 내지 온갖 꽃ㆍ향ㆍ풍류를 구족한다고 하자.
문수사리여, 그대는 어찌 생각하느냐? 그 선남자ㆍ선여인이 얻는 공덕은 많겠느냐?”
문수사리가 말씀드렸다.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매우 많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선남자ㆍ선여인이 얻는 공덕은 한량없고 그지없으니, 헤아리거나 셀 수 없고 알거나 말할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보살행방편공덕법문(菩薩行方便功德法門)』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서사하고 유포하며 남을 위하여 널리 설명해 준다면, 얻는 공덕은 저 선남자ㆍ선여인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함을 초월하니, 한량없고 그지없어서 헤아리거나 비교할 수도 없느니라.”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희유한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희유한 일입니다, 수가타(修伽陀:善逝)이시여. 여래께서는 일체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자 하시어 이 법문을 연설하시옵니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묘한 법문은 얼마 동안이나 염부제에 머무르겠나이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에 들 때에 여덟 대국의 왕이 있으리니, 나의 사리를 퍼뜨리려는 까닭에 그 때 여덟 나라는 사리를 여덟 몫으로 나누어 여덟 개의 함(函)에 담고는, 사람마다 하나의 함을 가지고 각각 본국으로 돌아가 큰 탑묘를 세우고는 받들어 공양하리라.
그때에 아사세왕(阿闍世王)이 나의 사리 한 몫을 얻고는 황금의 첩자[疊] 위에 이 수다라를 써서 사리와 함께 모두를 7보로 된 함에 넣으리라.
그리고는 왕사성 밖에다 땅을 파고 그 가운데 탑을 세우고는 장엄하고 뛰어나게 꾸민 뒤 사리함을 그 탑 속에 안치하고는 백천만 아승기의 보배 일산과 번기와 당기를 달고 가치를 잴 수 없는 일체의 향과 꽃을 뿌리며, 7보로 된 향독에는 향유(香油)를 가득 채워 큰 등불을 켜니, 백 년이 지나도록 꺼지지 않으리라.
문수사리여, 내가 열반에 든 지 백 년 뒤에 아수가왕(阿輸迦王)이 모리가(毛梨家:크샤트리야)에 태어나 전륜성왕으로서 염부제를 다스리게 되리니, 그는 자재함을 얻고 힘을 구족해 고집 센 중생을 능히 조복시키리라.
그 때 그 왕은 반드시 나를 관할 것이니, 능히 나를 억념하고 나의 법을 보호해 지니고 내 몸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을 얻게 되리라.
문수사리여, 그 아수가왕에게 한 비구가 있으리니, 이름이 정자재(淨自在)요, 왕자 가운데 태어나 출가하여 도를 구하리라.
아수가왕이 그를 스승으로 삼으니, 큰 신통력과 큰 위덕력으로 불법을 보호하고 대방광(大方廣)을 보호하리라.
아수가왕은 깊은 마음으로 정자재 비구를 존중하는 까닭에 다른 곳에 가지 못하게 하고 항상 왕가에서 몸소 공양하리라.
문수사리여, 아수가왕은 내 몸의 사리를 유포시켜 일체 중생을 요익하게 하려는 까닭에 땅 밑의 사리 상자를 꺼내리니, 그는 한량없는 대신ㆍ왕자ㆍ장자ㆍ거사 및 권속들에 둘러싸인 채 큰 장엄을 설치하고 큰 왕의 위력을 나타내어 향기로운 꽃ㆍ바르는 향ㆍ가루 향ㆍ뿌리는 향을 가지고 백천 가지 묘한 풍류를 울리면서 왕사성으로 가서는 온갖 승묘한 공양을 베풀기를 헤아릴 수 없이 거듭하고는 땅속의 사리 보함(寶函)을 파내리라.
꺼낸 뒤 7일 동안 일체의 향ㆍ일체의 꽃ㆍ일체의 화만ㆍ일체의 뿌리는 향ㆍ일체의 바르는 향ㆍ일체의 풍류로 공양하고 공경하리라. 만 7일이 지난 뒤에 염부제의 여러 나라에서 앞뒤 차별 없이 같은 날 같은 때에 잠깐 사이에 염부제에 두루 미치니, 일시에 8만 4천 개의 부처님의 사리탑이 건립되리라.
그때에 정자재 비구가 그 사리함 가운데에서 이 법문을 꺼내어 북쪽 행랑[北廂]에 두고 큰 나라 안에 널리 선포하고 유포시키리라.
문수사리여, 그 정자재 비구가 비록 힘써서 퍼뜨리나 이 법을 받아 지니는 이는 적으리라. 곧 많은 사람이 알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깨닫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거두지 못하고, 많은 사람이 받지 못하니, 희귀한 사람이라야 능히 이 법문을 받아 지니고 외우리라. 그것은 왜냐하면, 이는 뛰어난 법이나 중생의 복은 엷어서 들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문수사리여, 이 묘한 법문을 사람들이 흔히 비밀히 간직하되 경전 상자[經函]에나 창고 안에다 두리니,
그것은 왜냐하면, 법기(法器)가 없어 위없는 선근을 심을 수 없기 때문이니라.
또한 왜냐하면, 문수사리여, 이 묘한 법문은 믿기 어렵고 행하기 어렵고 헤아리기 어렵기 때문이니라.
문수사리여, 무릇 사람들은 숙세에 심은 선근이 없으면 이전에 대승을 들을지라도 의심과 비방하는 마음을 내느니라. 그러므로 이 위없는 법문을 들을지라도 믿음을 내지 못하며 들어가지 못하느니라.
문수사리여, 뒤에 올 말세 중에 법이 사라지려 할 때에 이 법문을 듣고 능히 믿음을 내고 능히 구하고 능히 이해해 들어가는 사람이 있다면,
문수사리여, 그대는 알아야 하느니라.
곧 이 사람은 이미 과거에 한량없고 그지없는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모든 행을 잘 지어 능히 이 대승의 문을 믿고 들어가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여, 만약에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뒤에 올 말세에 이 경전의 이름을 들으며, 그 들은 것에 의해 능히 믿음을 일으켜 지니고 독송하고 서사하고 해설해 주며, 쓰고 나서는 경전을 소중히 받들고 공양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들 중생들은 이미 과거의 항하의 모래같이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을 뵈옵고 항하의 모래만큼이나 많은 부처님께 공양한 줄을 스스로 알게 되리라.
문수사리여, 그 중생들은 또한 내가 이 동산에서 이 법문을 연설함을 볼 것이며, 또한 이 모임에 온 대중들을 보게 되리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그대는 이 묘한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여 중생들을 위해 널리 연설하되,
그 중생이 대승의 근기가 있어 견디어 믿고 받아 지닐 만한 사람인지를 관찰한 뒤에 그를 위해 설명해 주어야 하느니라.
이를 따르지 못한다면 얘기해 주어서는 안 되느니라.
그것은 왜냐하면, 복이 얇은 중생은 들어도 불신하여 얻는 죄가 한량없기 때문이니라.
아난이여, 이 법문을 일컬어 여래의 진실한 공덕이라 하며, 여래의 비밀한 창고라 하며, 여래의 순수하고 맑고 묘한 창고라 하며, 여래의 법인(法印)의 창고라 하며, 여래의 마음으로 보호하는 창고라 하며, 여래의 실다운 믿음을 드러내는 창고라 하느니라.
그러므로 아난이여, 그대는 마땅히 비밀히 간직하여 함부로 연설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하지만 불자(佛子)인 보살마하살들은 제외하나니, 그것은 왜냐하면, 그러한 선남자들은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선근을 깊이 심어 능히 법장(法藏)을 보호하며, 스스로를 이롭게 하고, 또한 남을 이롭게 하기 때문이니라. 마땅히 그들을 위해 말해 주어야 하느니라.”
[법문의 이름과 수지하는 법]
아난이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이 맑고도 묘한 법문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세존이시여, 이제 이 법문을 무엇이라 이름하며, 또한 어떻게 받들어야 하는지요?”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묘한 법문은 『보살행방편경계분신법문(菩薩行方便境界奮迅法門)』이라 하느니라.
또한 『여래심비밀장(如來深秘密藏)』이라 하며,
『여래구족공덕(如來具足功德)』이라 하며,
『여래심심경계(如來甚深境界)』라 하며,
『일승(一乘)』이라 하며,
『문수사리소설경(文殊師利所說經)』이라 하며,
『살차니건자수기경(薩遮尼乾子授記經)』이라 하며,
『살차니건자소설경(薩遮尼乾子所說經)』이라 하나니,
그대는 이제 마땅히 이와 같이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여래께서 이 법문을 말씀하실 때 30억 나유타의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다.
또한 6만의 보살이 무생법인[無生忍]을 얻었으며,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이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헤명 아난과 문수사리 법왕자 보살 및 일체의 보살마하살,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ㆍ석제환인ㆍ사천왕ㆍ범천왕ㆍ천인ㆍ아수라 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는 모두 크게 환희하며 믿고 받아 지니었으며,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