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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보살장정법경 제25권
9. 정진바라밀다품(精進波羅蜜多品) ①
[정진바라밀의 뜻]
“또 사리자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의 정진바라밀다라 하는가?”
부처님께서는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보살마하살이 정진바라밀다와 상응한 행을 닦을 때에는
먼저 악마의 일이 사라져 나타나지 못하게 하고,
다음에는 물러나지 않고 구족한 용맹 정진을 일으켜 신명을 아끼지 않고 견고하고 용맹하게 구하고 익혀야 하나니,
이것이 보살장의 정법이요 명문(明文)이다.
다시 쓰고 베끼며 받아 가지며 듣고 읽고 외우면서 그 뜻을 알고 남을 위해 해설해야 한다.
또 보살마하살은 모든 경전을 남을 시켜 듣고 쓰고 베끼고 받아 가지며 읽고 외우면서 그 뜻을 알고 남을 위해 해설해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비유하면 진실한 행을 행하는 어떤 사람이 갖가지 금강의 무기를 가지고 백 사람과 싸우면서도 아무 두려움이 없이 사나운 적과 신명을 아끼지 않는 것처럼,
보살마하살이 정진행을 행하는 것도 그와 같아서 최상의 정진을 굳건히 일으켜 보살의 바른 법을 구하되, 버림이 없고 훌륭한 해행(解行)을 내고 정근에서 물러나지 않아야 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견고한 정진행을 행할 때에는
삼천대천세계 가운데 있는, 난생(卵生)ㆍ태생(胎生)ㆍ습생(濕生)ㆍ화생(化生)ㆍ유색(有色)ㆍ무색(無色)ㆍ유상(有想)ㆍ무상(無想)ㆍ비유상(非有想)ㆍ비무상(非無想), 내지 유정의 수에 떨어지는 자 가운데서 1찰나, 1납박(臘縛), 1모호율다(牟呼栗多),
이렇게 차례로 1겁을 채운 뒤에 옛날부터 생을 받지 않고 오다가
지금 비로소 생을 받아 사람의 몸을 얻었으므로 정진하여 읽고 외우고 받고 가지며,
나아가 남을 위해 연설하여 남으로 하여금 받아 지니게 하여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나는 지금 비유로 이 뜻을 밝히기를 좋아한다.
비유하면 진정한 행을 행하는 사람이 예리한 칼을 가지고 나쁜 벗을 막을 뿐 아니라 그 신명을 끊어 완전히 이기는 것처럼,
사리자여, 저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일심으로 용맹한 정진을 일으켜 아무 두려움 없이 보살장의 정법을 잘 받들어 지니느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은 물러나지 않는 자리의 정진행을 구족하고 다시 빨리 무량한 정진의 힘을 구족하나니,
이른바 깨끗한 마음의 용맹과 계율을 가지는 용맹과 인욕하는 용맹과 정진하는 용맹과 삼마지의 용맹과 훌륭한 지혜의 용맹과 훌륭한 행의 용맹이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은 능히 이런 온갖 용맹을 일으키되 한 생각도 살해할 뜻이 없나니,
그것은 나쁜 벗이 용맹심을 일으켜 살해하는 것과는 다르니라.
또 사리자여, 나는 말하노니, 이 보살마하살은 마치 범왕(梵王)과 같고, 천제석(天帝釋)과 같으며, 묘고산(妙高山)과 같아서 흔들림이 없으며,
대자대비와 훌륭한 이해로 다시 물러나지 않는 자리의 신통 경계를 통달하여 유정들의 갖가지 마음을 알고,
마음은 대지와 같아 일체에 평등하며, 물과 불과 바람 및 허공 등과 같이 그 마음이 다 평등하고,
또 탐욕ㆍ분노ㆍ우치 등 일체 허물을 잘 없애느니라.
또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은 비유하면 긍가(殑伽)의 모래 수 같은 세계에 가득한 7보를 가지고 보시하더라도,
그것은 이 대승 보살장의 정법을 듣고는 정진하고 생각하며 수행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이루는 것만 못하나니,
여러 보살마하살 등은 마땅히 고요히 생각하고 이렇게 수학해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광대하게 수순하여 수학하면 그는 곧 원만하고 한량없고 광대한 선근을 얻을 것이요,
이와 같은 정진바라밀다를 들음으로 말미암아 가장 훌륭하고 묘한 결과를 성취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리자여, 결정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즐기기 때문이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보살장의 정법 가운데서 그것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읽고 외우며 쓰고 베끼며 받아 가져 사람을 위해 연설하려면 용맹한 정진을 일으켜야 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모든 험난한 곳을 굳세게 나아가도 괴로움이 없다.
어떤 것이 가기 어려운 데를 능히 가는 것인가?
이른바 묘하게 열반으로 나아가 악마 파순으로 하여금 그 틈을 타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이 보살 정사(正士)를 상응한 행을 닦는 자라고 말하는 것은,
용맹 정진으로 이런 3승(乘)의 열반의 길을 구하기 위하여 3악취(惡趣)에서 저 유정으로 하여금 더러운 법을 능히 없애게 하고,
지계(持戒)와 인욕 등 바라밀다를 많이 듣고 닦아 익혀 출리(出離)를 구하게 하느니라.
그리고 만일 어떤 유정이 악업과 게으름을 행하면 그들을 가엾이 여겨 다 용맹 정진을 내게 하느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로서 지혜로운 사람은 게으른 유정을 멀리 떠나고 정진하는 유정과는 함께 살아야 한다.
왜냐하면 사리자여, 오직 열반의 최상이요, 제일인 청정한 해탈을 구하기 때문이다.
사리자여, 또 보살마하살이 정진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일체 유정들을 함께 행하게 하고, 다시 일체 유정을 이롭게 하며, 바른 행을 잘 설명하여 모두 깨치게 하나니, 그들을 위없는 도에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용맹 정진이 모두 걸림이 없고
언제나 존경 받아 견줄 이 없나니
보살장의 정법 가운데서
그것을 맡아 지니는 큰 지자라 한다.
위없는 바른 법의 뜻을 항상 생각하고
불가사의한 지혜의 문을 얻고
다시 바른 법에서 출리(出離)하기 구하나니
마땅히 여래께서 친히 주시는 기별을 받으리라.
용맹하게 크고 훌륭한 슬기를 닦아 익히고
보리나무 밑에 앉아 바르게 생각하며
모든 악마들로 하여금 두려워해 물러나게 하나니
지혜와 정진의 힘을 가졌기 때문이다.
일체 계율의 맑고 깨끗함을 두루 나타내고
세간의 사업들을 다 잘 익히며
다시 저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고
정진을 두루 갖추되 줄어듦이 없네.
부처님께서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멸도(滅度)한 5백 년에 만일 어떤 유정이 이 행을 행할 때 모든 경전을 즐겨 받아 지니면,
그는 한량없이 뛰어난 지혜와 복덩이와 부귀와 존엄을 얻고,
또 여래의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4정단(正斷)과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喜)와 부처님의 18불공법(不共法) 내지 일체 불법을 얻을 것이며,
통틀어 말하면 각각 다 알고, 마음이 청정하여 악마의 일을 없애고,
유정들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을 없애고 열반으로 향하게 할 것이며,
다시 그 때에는 일체의 위순경(違順境)을 다 버릴 것이다.
사리자여, 만일 그때에 저 유정들이 지혜가 상응하고 선교한 방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면,
그들은 깨끗한 계율을 닦아 지니고 항상 많이 듣기를 좋아하며,
온갖 선정을 익히고, 지혜의 업과 훌륭한 해탈과 해탈지견을 닦아 불법을 구하며,
일체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를 좋아하고
삿된 견해를 끊고는 바른 견해를 즐겨 구하고
윤회를 벗어나며 성도를 수행하고 정법을 연설할 것이다.
또 그 때에는 모든 악마의 장애를 부수고, 탐욕ㆍ분노ㆍ우치를 다 없애고, 무명의 어두움을 끊고 밝은 지혜를 나게 할 것이다.
사리자여, 만일 이런 법을 잘 들어 받으면 일체 선근이 생장할 것이며, 최상의 정진을 쌓아 성취할 것이다.
만일 이렇게 정법을 들으면 악마도 그 틈을 못 탈 것이요, 일체 불법에 대해 의혹을 내지 않을 것이다.
사리자여, 그때 그 유정은 복과 힘을 두루 갖추고 마음을 바로 써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다.
또 이 유정은 모든 경전을 잘 듣고 외우며 즐겨 받아 가져 매우 기뻐하며, 보살장의 정법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수행하고 성취하여 매우 기뻐하는 것도 또한 그럴 것이다.
나는 말하노니, 이 사람은 모든 여래의 가르침을 다 성취할 것이다.
비록 어떤 사람이 오로지 독송하지 않더라도 이 인연 때문에 잠깐 와서 들으면 마음먹고 좋아하여 크게 기뻐할 것이며,
다시 최상이요 제일 견고한 정진과 나아가 이와 같은 보살장의 정법에서 진실하고 미묘한 행상(行相)을 얻을 것이며,
조금이나마 남을 위해 설명할 것이다.
사리자여, 비유하면 큰 바다 가운데 잘 익은 과일들이 있는데 빛과 향기를 다 갖추어 물 위에 떠 있는 것과 같다.
어떤 장부가 그 과일들을 보고는 큰 용맹 정진의 훌륭한 행을 일으켜 그 바다로 들어갈 때 사나운 물결을 보았으나 빠질 것을 불고하고 두 손으로 그 과일을 줍되, 하나나 둘이나 셋을 집어 바닥에서 나온다.
그리하여 조용한 곳에서 그것을 보고 또 맛을 보고는 생각한다.
‘나는 이전에는 이 과일을 몰랐다. 또 이런 빛깔이나 냄새나 맛도 몰랐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큰 용기를 내어 또 바다에 가서 이런 과일을 다시 얻으리라.’
그러나 그 과일은 나타나지 않고 다만 보이는 것은 사나운 물결뿐이다.
그는 괴로워하면서 돌아와서는 그 과일의 빛깔과 향기와 맛의 뛰어나고 사랑스러움을 생각하고는,
‘내가 아까 더 많이 취하지 않은 것이 후회된다’고 한다.
사리자여, 내가 멸도한 뒤 5백 년이 되어 법이 멸하려 할 때에는, 혹 유정이 있더라도 보시ㆍ계율ㆍ지혜ㆍ정진에 대해 조금 신해하는 것도 또한 이와 같다.
이 인연으로 모든 경전을 듣고 칭찬하며 수지하고 독송하며 남을 위해 한 사구게(四句偈)나마 연설해도, 악마 파순의 괴롭힘을 받아 수지 독송을 건립하지 못하며, 공양을 일으키고 갖가지로 칭찬하는 것도 이 때문에 모두 버리느니라.
다시 나아가 조금 듣고 독송하며 칭찬하고 수지하며,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고 수습하더라도 악마가 틈을 타서 어디서나 항상 타락하게 한다.
그때 그 수행하는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아, 괴로워라. 내가 여래의 위없는 법에서 타락하게 되면 진실한 법에 있어서 우리들로 하여금 듣고 수지하며, 나아가 모호율다(牟呼栗多) 때에도 여래 정등정각을 생각하는 것조차 못하게 하느니라.’
또 사리자여, 필추들이 악마에 붙들리면 모든 경전을 듣고 독송하지 못한다.
그때 악마 파순은 대중 앞에 나타나 갖가지로 비방하기를,
‘이 경전들은 부처님의 말씀이 아니다. 이것은 다만 세간의 거짓 문식(文飾)일 뿐이다’ 한다.
사리자여, 그 대중 가운데 있던 필추들은 이 말을 듣고는 어디서나 악마의 힘에 눌려 모두 경전을 듣지 않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만일 누구나 이 바른 법 들으면
저 모든 악마 무리를 멀리 떠나게 하고
일체의 부처님 법에 대해
결정코 믿고 알아 의혹을 제거한다.
만일 혹 박복한 모든 유정들
이 바른 법을 듣지 못하면
그 유정은 박복하기 때문에
들어도 또한 믿고 이해하지 못한다.
혹 누구나 복의 힘을 두루 갖춘 자로서
듣고 받들어 지니고 믿고 또 이해하면
이 바른 법을 조금만 듣더라도
능히 일체의 악마의 일을 없앨 수 있다.
이와 같이 박복한 모든 유정들
이 바른 법에 대해 믿음을 내지 못하면
그는 믿지 않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나니
마치 저 장님이 아무것도 못 보는 것 같다.
만일 누구나 복의 힘을 두루 갖춘 자로서
이 바른 법을 깊이 믿고 이해하면
깊이 믿기 때문에 좋은 세계에 태어나나니
그 빠르기는 마치 연유[酥]를 물에 던지는 것 같다.
한 무리의 복이 적은 저 유정은
법을 듣고도 자꾸자꾸 번뇌를 낸다.
그 사람은 긴 밤 동안에 고뇌 받나니
어리석기 때문에 해탈 못 하고
부처님의 보리를 모두 버리고
나쁜 세계 속으로 빨리 떨어져간다.
“사리자여, 여래에게는 청정하고 결백한 지혜라는 법이 있다.
사리자여, 4중(衆) 중에서 만일 한 무리의 필추ㆍ필추니ㆍ우바새ㆍ우바이가 여래께서 멸도하신 뒤 법이 멸하려 할 때에
모든 경전을 듣고 독송하며 즐겨 수지하는 자가 있으며,
또 한 무리의 유정들이 어디서나 즐겨 수지하고 독송하지 못하는 자가 있으면,
여래께서는 그것을 낱낱이 아신다.
또 어떤 유정이 이 경전을 듣고는 바른 행을 일으켜 이치대로 수행하면 네 가지의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하고 걸림 없는 법을 얻을 것이다.
그 네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한 계바라밀다의 장애 없는 법을 얻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여래를 만나 묘한 상과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하고 장애 없는 법을 보는 것이며,
셋째는 자씨(慈氏) 여래를 보고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하고 장애 없는 법을 얻을 것이요,
넷째는 이치와 상응한 모든 선근의 힘과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하고 장애 없는 법을 얻는 것이다.
사리자여, 이상이 네 가지의 완전하고 청정하며 결백하고 장애 없는 법이니라.
사리자여, 만일 내가 멸도한 뒤 법이 멸하려 할 때에
대승행의 이와 같은 행상에서 상응한 행을 닦는 자는 뛰어난 정진의 행을 일으킬 것이며,
다시 모든 경전을 수지 독송하고 남을 위해 연설하여 계속해 듣게 할 것이다.
[열 가지 마사(魔事)](1)
그때에 그 유정에게는 다시 열 가지 마사(魔事)가 있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다 알고 거기에 따르지 않으며, 다시 용맹 정진을 일으켜 불사(佛事)를 성취하느니라.
그 열 가지 마사란 어떤 것인가?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에 대해 욕심을 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때 악마 파순이 와서 괴롭히는데
이것이 첫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거기에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을 욕심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때 악마 파순이 와서 괴롭히되 눈에 온갖 병이 나게 하나니,
이것이 그 둘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물러나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에 욕심을 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때 악마 파순이 와서 괴롭히되 그 몸에 온갖 병이 나게 하나니,
이것이 그 셋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물러나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에 욕심을 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 마음을 산란하게 하여 본래 살던 곳을 좋아하지 않게 하나니,
이것이 그 넷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에 욕심을 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로 하여금 몹시 화를 내어 서로 다투게 하여 그 경전에서 굳건히 서지 못하게 하나니,
이것이 그 다섯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을 욕심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들로 하여금 서로 다투게 하여 함께 왕난(王難)을 겪게 하고 서로 욕설하며 예리하기가 독화살과 같은 것으로 서로 해치게 한다.
이런 행상은 그 경전들을 유포하지 못하게 하며, 서로 싸우는 업으로 빨리 타락하게 하나니,
이것이 그 여섯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알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만일 어떤 필추가 경전에 욕심을 내어 수지 독송하면
그때 악마 파순이 와서 꾀어 속가에 살게 하며, 다시 갖가지 싸움을 일으키게 한다.
이런 행상은 경전을 수지하지 못하고 비방하게 하며, 싸우는 업으로 말미암아 빨리 파괴되나니,
이것이 그 일곱째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법이 멸하려 할 때, 어떤 어린 필추는 이 법에서 출가한 지 오래지 않았으나 그는 경전을 사랑하여 수지하고 굳게 신해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낸다.
그때 그 필추는 이 경을 듣고 크게 기뻐한다.
그 친교사(親敎師)는 그 어린 필추들에게 말한다.
‘이것은 부처님의 보리가 아니요, 부처님의 법률이 아니니 수지해서는 안 된다.’
그리하여 그 필추들은 이 말을 듣고 얼마 동안 부처님의 보리를 믿지 않는다.
그리고 서로 말한다.
‘우리는 옛날 부처님의 보리법을 닦아 익혔는데 지금은 우리들을 즐겨 닦아 익히지 못하게 하여 과거의 모든 선근의 힘을 끊어지게 하며, 도리어 이렇게 더러운 법에 떨어지게 하였다.
나아가 목숨을 마치고는 악취에 떨어져 큰 고뇌를 받게 한다.’
사리자여, 이런 것은 다 악마의 말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온갖 지옥의 업을 쌓아 모으는 것이다.
저 유정들이 3보를 비방하고 부처님 말씀을 따르지 않는데 여래께서는 3세(世)의 일을 다 아신다.
또 저 유정들이 정진을 일으켜 대승행을 닦는 것도 여래께서는 여기서 다 아신다.
사리자여, 나는 이제 저 보살들로 하여금 네 가지 생각을 일으키게 한다.
그 네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제 몸의 업을 잘 조복하는 것이요,
둘째는 선을 닦음에 있어서 묘하게 관찰하는 것이며,
셋째는 남이 짓는 바를 즐겨 관찰하지 않고 저 유정들에 대해 대비심을 일으키는 것이요,
넷째는 고요한 곳에서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자타의 마음을 잘 방호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승보살장정법경 제26권
9. 정진바라밀다품 ②
[열 가지 마사(魔事)](2)
“또 사리자여, 그때 그 유정들은 삿된 견해를 많이 일으키며 함부로 계집(計執)을 내어 설법하는 필추도 줄어들고 남의 천대를 받으면서 존중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또한 존경하거나 친근하여 공양하지도 않는다.
어떤 필추는 법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며, 바른 법을 즐기어 친근하지 않으며,
설혹 어떤 사람이 경전을 공경하고 존중하고 공양하며 유력한 사람이 갖가지로 칭찬하는 것을 보더라도 다 같이 그를 업신여기느니라.
사리자여, 그때 그 필추들로서 욕심을 떠난 자는 경전을 즐겨 수지하지마는 욕심을 떠나지 못한 자는 즐겨 수지하지 않고 대중 앞에서 악마의 무리를 따르나니,
이것이 여덟째의 마사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혹 어떤 필추들이 경전을 즐겨 수지하고 독송하며 해설하고 쓰며 베끼더라도 그것은 이양을 위하기 때문에 세간에 순응한다.
그 유정들은 도둑질하는 업을 일으켜 세 가지 일을 자주 행한다.
그 세 가지란, 이른바 의복과 음식과 침구에 탐착하는 것이니,
이 세 가지를 많이 추구한다.
이것이 아홉째 마사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그런 줄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사리자여, 혹 어떤 필추들은 이 대승 경전 가운데서 상응한 행을 행하면서 최상의 정진을 일으켜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좋아하며 독송하고 남을 위해 자세히 설한다.
그 때의 그 필추들은 악마에 붙들리고 번뇌 장애에 덮이어 더러운 법을 따라 즐거워하며 실없는 말에 상응하며, 잠에 탐착하고 잠 가운데서도 온갖 더러운 법을 즐겨 탐착한다.
또 여자의 일에 탐착하고 현혹되어 이런 행상을 매우 즐거워하여 수순한다.
그리고 경전을 즐겨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독송하여 남을 위해 설법하지 않는다.
사리자여, 그때 그 필추들로서 여래의 가르침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자는 여래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끊어지지 않게 하려 하지마는,
사랑하고 즐거워하지 않는 악업 필추들은 악마에게 붙들려 불법을 빨리 끊어지게 하려 하나니,
이것이 그 열째 마사이다.
사리자여, 이것이 열 가지 법이니, 지혜로운 사람은 낱낱이 알고 따르지 않아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을 설하셨다.
그때에 그가 가진 일체의 곳에
그의 업으로 말미암아 악마 장애 생기어
모든 깨끗한 법을 모두 버리고
온갖 의리(義利)를 생각하고 가리기 좋아하지 않는다.
훌륭한 지혜는 줄어들고 나쁜 지혜 불어나
바른 법 가운데서 편안히 머무르지 못하며
법이 아닌 것을 즐기어 듣고 그것 모두 행하여
나쁜 세계 속에 떨어져 경계로 만든다.
이와 같이 되풀이하여 목숨 마칠 때에는
결함을 덮어 감추어 구호한다고 하면서
친히 가르치는 아사리를 존중하다가
한꺼번에 다 함께 나쁜 세계에 떨어진다.
나는 구지(俱胝)의 천 겁 동안에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괴로운 행을 닦고
언제나 유정들을 잘 생각하여
그들을 모두 3독(毒)의 불에서 멀리 떠나게 하려 했다.
나는 그때에 큰 보리를 증득하여
맑고 깨끗하고 묘한 법의 바퀴를 잘 굴리어
인간이나 천상에서 나와 같은 이 없고
세간과 세간 밖에서 제일이라 일컬었다.
나는 지금 저들을 버려서는 안 된다.
이 세간의 유정들을 극히 얻기 어렵거니
저 악마의 무리들을 모두 물러나게 하고
모두 괴로움을 잘 떠나고 안락을 얻게 하리.
또 저들로 하여금 우치의 어둠의 길에서
6도(度) 등의 진실하고 선한 행을 지니고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에 다 상응하여
능히 보리의 도를 다 얻게 하리.
이와 같은 법을 받아 듣고는
다시 진실한 공(空)을 잘 설한다.
그로 하여금 바른 믿음에 편히 살게 하나니
그 때문에 온갖 악마 무리를 떠날 수 있다.
이 최상의 진실한 법 가운데서
만일 그 진실한 법을 등져 버리면
진실한 상(相)이 아닌 것을 진실이라 하여
모든 악마 무리들을 멀리 떠날 수 없다.
만일 어떤 유정이 있어 부처님의 처소에서
기뻐하면서 견고하게 존중하는 마음 내면
이와 같은 바른 법을 들을 때에는
길상(吉祥)하고 훌륭한 의리(義利) 얻으리.
바른 믿음을 가진 유정들이 기뻐할 때는
저 모든 악마 무리들이 고뇌를 내고
일체의 곳에서 선을 행할 때에는
악마의 무리들이 다투어 와서 두려워한다.
그때에 악마는 거짓으로 필추 모양이 되어
교묘하게 말하여 속이고 호려
대중을 빨리 어지럽게 하고는
보리의 도를 진실이 아니라 말한다.
스스로 말하기를 내 법은 진실의 인(因)이니
너희들은 마땅히 굳게 편히 머물기 구하라.
이와 같은 근거 없는 말을 하고는
그리고는 업신여기며 다시 헐고 비방한다.
그때 그 필추는 악마에 붙들리어
악마의 말을 믿기 때문에 방자한 마음 생겨
이르기를 이 법은 부처님의 교법이 아니라고
그로 말미암아 열반의 도를 버릴 것이다.
다시 바른 깨달음을 등지고 온갖 티끌과 어울리나니
그리하여 부처님의 법은 믿어 받들지 않고
나라는 견해의 거칠고 무거움으로 말미암아
저 나쁜 세계 속으로 빨리 떨어지고 만다.
비록 한 부분의 필추들이 있더라도
그들 또한 진실이 아닌 것을 사랑하고 즐기어
각각 대승의 공한 법 가운데서
자기끼리 서로 온갖 허물을 엿보아 찾아낸다.
비록 최상의 진실한 법을 만난다 하더라도
잡되고 어지럽기 때문에 들어 익히지 않고
다시 바른 이치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 내어
바른 법을 버리기 때문에 돌아갈 곳이 없다.
그 때에는 법을 설하는 사람이 없어
믿거나 이해하지 않는 사람이 또한 많다.
이와 같으므로 비록 법을 말하는 이 있더라도
모두 그를 버리고 법을 듣지 않는다.
만일 세존의 말법(末法) 세상을 당해
다시 저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면
그 때에는 많은 악마 장애의 침해가 있으려니
거기에 대해 부디 타락하는 마음을 내지 말라.
미래에 만일 필추 무리가 있어
결정코 법에 대해 믿음과 이해를 내어
차라리 신명을 버릴지언정 그 마음 굳게 가지면
빨리 원만하고 떳떳한 결과의 깨달음을 얻으리.
“그때 사리자와 큰 필추들은 대중 가운데서 이 대승을 수행하는 자가 험난한 가운데서도 정법을 능히 수행한다는 말을 듣고 제각기 광대 무량하고 견고하고 용맹한 정진의 힘을 일으켰다.
이와 같은 행상으로 이 대승 보살장의 정법을 듣고 독송하며 쓰고 베끼며 수지하고 다시 가르쳐 보이면서 남을 위해 널리 설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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