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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lanta 유학생활 from Emory University
박 진 혁
1. 초기정착기간 (7.15~8.5)
출국 일정이 예정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져서 전날까지 정신 없이 준비만 하다 출국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편은 시애틀을 경유해서 왔는데, 시애틀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한국계 미국인을 만나 간단히 영어로 대화도하고 미국생활에 대한 조언도 들었습니다. 뭔가 시작부터 느낌이 좋았습니다. 입국심사가 까다롭다는 이야기도 듣고, 경유시간도 2시간밖에 없어서 시애틀 공항에서는 조금 긴장 했었는데, 다행히 별 문제없이 아틀랜타 행 비행기로 잘 갈아탔습니다.
아틀랜타 공항에는 저녁 11시경에 도착했습니다. 미리 예약한 한인 리무진 택시를 이용해 학교 근처 여관에 체크인을 하고, 간단히 짐만 정리한 후 푹 잤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와 제휴를 맺은 아파트를 찾아가기 위해 숙소를 나왔습니다. 여관 직원에게 대중교통편을 물어보긴 했는데, 버스정류장 찾기도 어렵고, 대중교통 이용방법이나 체계도 너무 달라서 거의 1~2마일 정도를 그냥 걸어가서 겨우 학교 셔틀버스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일부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길을 물어봤는데, 대부분 친절하게 잘 설명해줬고, 몇몇 사람은 직접 목적지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습니다.
아파트에 도착해서 leasing office를 찾아가 방을 구한다고 말했더니, 기숙사형 아파트라 일률적으로 8월 중순에나 입주가 가능한데, 그나마도 현재 남아있는 방이 하나도 없다고 했습니다. 직원이 말을 너무 빠르게 해서 잘 이해도 안되고, 말도 잘 안 나와서 한참 헤매고 있었는데, 제 또래의 중국 남자가 들오더니 law school 합격자 홈페이지에서 저를 봤다면서, 반갑다고 인사를 했습니다. 그걸 보더니 office 직원 표정이 약간 달라졌습니다. 결국 다음날 방이 하나 있다면서 연락이 왔습니다. 아마 새 학기 개강 전에 신청자들이 많이 몰리는 시기라, 확실히 계약할 사람들을 가려내기 위해, 일부로 방이 없다고 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방은 구했는데, 그래도 8월 중순까지 계속 여관에 머물 수는 없어서, 정식 입주 전까지 sublease 계약으로 방을 구하기 위해 한인 사이트에 글을 올렸습니다. 한국에서 글을 올릴 때는 아무도 연락이 안 오더니, 여기 와서 글을 올리니 불과 몇 시간 만에 연락이 왔고, 신기하게도 연락 온 사람이 여기 law school 한인 학생회 회장이었습니다. 글을 올릴 때 제가 law school 학생이라고 말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연락을 받으니 정말 신기했습니다. 더 신기했던 점은 그 친구가 제가 정식 계약을 마친 아파트의 바로 아래층에 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렇게 무작정 아틀랜타에 도착한지 만 3일이 채 안되어,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집 문제를 모두 해결했습니다.
Sublease 계약을 한 방에 들어올 무렵, 미리 연락을 주고받던 동기들이 하나 둘 아틀랜타에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도 아직 입이 거의 안 떨어져서 사실 만나기가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계속 부딪히며 연습하자는 생각으로, 일일이 만나서 대화도 나누고, 주말에는 같이 놀러도 다니면서, 오리엔테이션 날짜까지 즐겁게 보냈습니다. 특히, leasing office에서 만났던 중국인 친구와 친하게 지냈는데, 이미 CA에서 1년간 유학경험이 있는 친구라 영어도 잘하고,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참고로 제가 계약한 방은 2b/2b 룸이고, 가격은 전기세제외, 월 $700 입니다. 아파트 입구에서 law school 정문까지 셔틀버스가 15분 간격으로 다니고, 바로 옆에 중대형마켓도 있어서 여러모로 편리합니다. 시설은 흠잡을 데 없이 깔끔하고, 가구 및 주방시설도 다 갖춰져 있어서 지금까지 아주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기 기준으로 보면, 제가 구한 방은 가격이나 시설을 고려했을 때 중상 급 정도 됩니다. 나름 고급 아파트도 분류되는 곳도 보통 월 $1,000~1,200 정도인데,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CA나 NY에 비하면 거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전반적인 물가도 저렴한 편이라고 합니다.)
(** 2b/2b 방이기 때문에, 룸메이트가 있는데, 정식 입주 전날에는 너무 설레어 잠도 잘 못 잤습니다. 이미 leasing office에는 룸메이트를 반드시 미국인 혹은 영어가 native language인 외국인으로 지정해 달라고 했기 때문에, 앞으로 새 룸메이트와 영어로 대화도 많이 하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남길 것을 생각하니 너무 설렜기 때문입니다. 이런 마음으로 새 방에 딱 들어갔는데, 제 눈에 처음 들어온 것은 전동 휠체어였습니다. 아파트 주변에서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는 흑인을 본 적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내 룸메이트가 되었구나! 처음에는 솔직히 실망이 컸습니다. 정말 나쁜 마음이지만, 방을 바꿔달라고 할까 하는 생각도 잠깐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마음을 고쳐서, 이것도 다 하늘의 뜻이고, 이유가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 특별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워나가자 라고 다짐했습니다. 그러던 찰나 옆 방에서 아주 단정하고 평온해 보이고, 말투도 상냥하고, 체격까지 좋은 룸메이트가 휠체어를 타고 나왔습니다. 서로 간단히 인사를 나누고 제 소개를 했더니, 바로 전까지 살던 룸메이트가 한국인 목사였다고 말하면서 너무나도 반갑게 맞이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자기는 동안인 38살이고, 이 학교에서 Theology Ph.D. 과정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저도 모르게 선생님 생각이 났습니다. 역시, 이 학교에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2. 오리엔테이션 기간(8.6. ~ 8.17.)
정식 개강 일은 8월 18일이었는데, 약 열흘 전부터 오리엔테이션 기간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에서 경험한 선배들과 떠나는 2박3일 오리엔테이션 & 입학식과는 달리, 교수님들과 입학처장 기타 관련 부서장들이 하루 종일 학교생활에 꼭 필요한 유용한 정보들을 설명해주었습니다. [법학관 시설 이용방법(특히 도서관 이용방법), Westlaw, Lexis에 가입하고 case 검색하는 방법, 공부방법(case 를 읽고 요약하는 방법), Bar exam에 대한 정보, 유용한 생활정보 등]
3일차부터는 LL.M.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기본 강의도 시작됐습니다. (Legal Writing, Introduction of U.S. Legal System) 영어가 제2외국어인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수업이라, 교수님들이 비교적 발음도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줬는데, 처음에는 이것도 쫓아가기가 쉽지 않아, 거의 절반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당장 다음주부터 JD학생들과 함께 진행되는 전공과목을 들어야 하는데, 이건 어떻게 쫓아가야 하나 하는 걱정을 가득 안은 채 오리엔테이션 기간이 지나갔습니다.
3. 개강 (8.18. ~ 9. 27.)
오리엔테이션 기간이 시작하기 전에 입학처장과의 개별 면담을 통해 수강과목을 미리 조율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외국인 LL.M.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들어야 하는 Legal Writing(2credits), Introduction of U.S. Legal System (2credits)과 JD 1L 학생들이 보편적으로 가장 많이 선택하는 Torts(4 credits)와 Contracts(4credits)까지 총 4과목 12학점을 신청했습니다. 한국에서는 12학점이 크게 부담되는 학점은 아니지만, 여기서는 학점당 시간 배분이 조금 다르고 1학점당 약 2~3시간의 예습시간을 배정하기 때문에, 주로 LL.M. 학생들에게는 12학점을 권장하고, JD 학생들도 주로 13~15학점을 신청합니다. 그래서 저도 처음에는 크게 욕심내지 않고, 12학점을 듣겠다고 신청했는데, 개강 전 날 한국 alumni 분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 학교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Civil Procedure 교수님이 계신데, 그 강의는 반드시 들어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하셔서, 일단 청강을 해보고, 수강여부를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강의 시간표를 확인하고 그 수업에 들어갔는데, 교수님이 목발을 집고 강의실에 들어왔습니다. 개강 며칠 전에 다리가 부러졌고, 또 불과 몇 주 전에는 암 수술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유머러스 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습니다. 보통 이 정도면 이번 학기 강의를 쉴 법도 한데, 강의를 강행하는 모습을 보고, 책임감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학교의 대다수 교수님들이 예일이나 하버드, 컬럼비아 출신 교수님들인데, 이 교수님은 특이하게도 랭킹 100위권 밖의 학교를 나왔습니다. 그런데도 이 점을 오히려 매우 떳떳하게 밝히면서, 자기가 비록 최고 명문대학을 않나왔어도 미국 최고가 될 수 있었던 비법을 가르쳐주겠다고 하는 말을 듣고, 이 과목은 꼭 수강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강의가 끝나고 교수님을 찾아가, ‘처음에는 일정이 힘들 것 같아 수강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이 강의를 듣지 않으면 나중에 너무 후회가 남을 것 같아, 도전해보고 싶다.’ 라고 말했더니 정말 기뻐하면서, 열심히 들으라고 격려해주었습니다. 결국, 이렇게 한 과목을 더 추가해서 JD학생도 듣지 않는 16학점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한 달이 조금 넘어 드는 생각은 제대로 쫓아가기는 벅차지만 그래도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본 과목 중에 Introduction of U.S. legal system은 2주전에 pass-fail 시험을 보고 다행히 pass해서 지금은 4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성적은 평균점수 턱걸이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기본과목인 Legal Writing은 JD 학생들도 가장 어려워하는 과목인데, 이제는 잘 적응해서 강의 내용의 90% 정도는 수업 중에 이해하고 있고, 나머지 놓친 10% 정도는 다른 외국학생들에게 도움을 받아 채워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7~8명 남짓의 LL.M. 학생에 JD 졸업반 학생들이 한 명씩 T.A. 로 배정 되어있어서 첨삭도 받고, 공부에 대한 조언도 들을 수 있습니다. 이 제도의 최고 수혜자는 아마 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바로 어제 10페이지 분량의 페이퍼를 제출했는데, 마감기한 전까지 T.A.를 10번도 넘게 찾아가 첨삭을 받은 것 같습니다. 맨 처음 Draft는 너무 엉망이어서 commentary로 수 많은 물음표와 함께 re-submit을 받았는데, 나중에는 MUCH MUCH BETTER, Jaden! Your hard work has paid off! 라는 commentary받고 정말 기뻤습니다. Legal Writing 수업에 시간을 거의 다 빼앗겨서, 다른 전공 3과목이 많이 뒤쳐져 있어서 지금 큰 부담이 되긴 하는데, 다음 달, 그리고 학기가 다 끝날 때에는, ‘역시 많이 신청해서 많이 경험하길 잘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4. 수업문화
말로만 듣던 Socratic Method를 처음 경험했을 때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통 교수님이 질문을 하면, 강의실에 정적이 흐르는데, 여기서는 많은 학생들이 경쟁적으로 대답을 하고, 수업시간에 질문도 너무 많이 나와서, 교수님들이 항상 last question을 외치면서, 학생들을 자제 시킬 정도입니다. (last question이라고 말해도 보통 1~2개 정도의 질문이 더 이어집니다.) 이런 문화가 꼭 좋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수업에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는 보기 좋았습니다.
이런 질의 응답 문화 외에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은 철저한 예습문화입니다. 질의 응답으로 이루어지는 수업방식과 밀접한 특징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예습을 하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정말 바보처럼 가만히 앉아 있어야 합니다. 교수님들이 기본 체계부터 시작해서 세세한 개념까지 가르쳐주는 한국의 방식과는 달리, 여기서는 그런 부분은 정말 간단히 언급만하고, case에 대한 토론으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case를 미리 읽어오지 않으면, 수업시간에 어떤 참여도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그 양이 만만치가 않아, JD학생들도 엄청 힘들어합니다. 아마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자기가 예습에 쏟은 시간이나 에너지가 아까워서라도, 수업시간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5. 영어
(1) 회화
한국에서 각오한 대로, 최대한 외국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냈습니다. 예상과 달리 이곳에 한국인들이 너무 많아서, 마음만 먹으면 정말 영어 한마디 안하고 살 수 있는 환경이었는데, 이번에 같이 오신 한국 변호사님들과 학교에서 인사를 나눌 때만 한국어를 사용하고, 그 외의 시간은 무조건 영어를 사용하면서 지냈습니다. (한국 변호사님들과 형, 동생 하면서 정말 잘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 2~3주는 입이 안 열려서, 밥 먹으러 밖에 나갈 때도 잔뜩 긴장하고 나갔는데, 한 달 정도 지나니까 조금씩 말이 트이기 시작했고, 두 달쯤 지났을 때에는 영어로 말하는 두려움은 거의 사라졌고, 지금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일상 대화기준) 아직 native들과 진짜 친한 친구로 지낼 수 있을 정도로 말할 수는 없지만, 공통의 주제가 있으면 어느 정도는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나갈 수 있고, 외국에서 온 친구들과는 서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대화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힘들더라도 미국친구들과 친해질 수 있도록 더 노력해볼 계획입니다.
(2) 작문
Legal Writing 수업에서 교수님이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의사 전달’입니다. 쉬운 단어를 써라. 문장구조를 복잡하게 하지 마라. 이 두 가지를 수도 없이 반복해서 설명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법 분야는 어려운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쉽게 읽히게 쓸까를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쉽게 쓰여진 글을 최고의 글로 인정해줍니다. 제가 갖고 있는 교과서도 어떤 교과서는 herein, hereof, therein, thereof 가 문장에 빼곡히 들어가 있고, 라틴어도 엄청 많아서 (물론 필요할 때는 적절히 사용해야겠지만) 교과서를 읽다 보면, 지금 내가 무슨 글을 읽고 있는 건지 갈피를 못 잡을 때가 많은데, 미국 민사소송법에서 제일 유명한 교수님의 교과서는 처음 교과서를 읽었을 때부터, 사전 없이 쭉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paraphrase와 formatting이 중요한 issue 인데, 적절한 단어를 용법에 맞게 바꿔가며 쓰는 것과 한 단락에는 반드시 하나의 주제만 제시하고 단락을 바꿔 주는 것을 무척 중요하게 설명했습니다.
문법에서는 관계사의 활용을 단연 강조했고(특히, 써야 할 때와 안 써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 정관사와 부정관사의 올바른 사용, comma, colon, semi colon, dash, hyphen 등을 적절히 사용하는 것도 강조했습니다. (특히 comma!)
이런 기본적인 issue들이 해결되면, 그 다음 단계로 문장의 흐름에 유의하라고 했습니다. 글은 철저히 독자중심이기 때문에, 자기만 이해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있어 글에 논리적 공백이 생겨버리면, 읽는 사람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대명사나 정관사를 쓸 때는 항상 신중해야 하고, 문장과 문장 사이의 긴밀한 연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결이 너무 지나치면 redundancy가 되어 버리기 때문에, 이 적절한 선을 유지하는 것이 곧 글쓴이의 실력이라고 했습니다.
이미 느끼셨을 테지만, 쭉 읽어보시니까 꼭 선생님 강의 요약해놓은 것 같지 않나요? 선생님이 한국에서 해주셨던 말씀들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그대로 미국 Legal Writing 교수가 말하는 순간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습니다.
6. 그 외 느낀 점
제가 여기 와서 지금까지 가장 많이 생각한 것은 당연히 영어이고 그 다음은 ‘중국’입니다. 이번 LL.M. 동기 70명 중 약 6~70% 정도가 중국인입니다. 그것도 아주 어린. 한국 학생들의 구성이 저를 제외하고 모두 30대 후반 40대 초반의 현직 변호사인 것을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다른 과, 다른 학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말로만 듣던 중국의 세계화를 직접 눈앞에서 보니 뭔가 압도되는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도 중국 동기들이 많아서, 중국학생들과 어울릴 때가 많았는데, 그러다 보니 중국인의 특성도 알게 되고, 여러모로 재미있는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그런 생각을 거의 못했었는데, 다시 한국에 돌아가서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항상 중국을 염두에 둬야겠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위에서 잠깐 언급했던 올해 LL.M. 과정에 입학한 한국학생들의 구성을 말씀 드리자면, 총 5명으로 역대 최다 인원이라고 합니다. 두 분은 광장과 태평양의 변호사이고, 한 분은 LG 특허팀 소속이고, 다른 한 분은 한동대 law school에서 강의를 하다 오신 분인데, 아마 부교수나 조교수였던 것 같습니다. 계속 외국에서만 생활을 해서 저와 만날 때도 영어로만 대화합니다.
아버지가 미국에 가기 전에 해주셨던 여러 조언 중에 사람 만날 때 너무 격식 차리지 말고, 좀 넉살도 부리고 좀 더 적극적으로 지내봐라 라는 조언도 있어서 여기서 만난 분들과는 나이 차이는 좀 있지만, 그냥 형님으로 부르면서 재미있게 잘 지내고 있습니다.
미국인들 이야기를 하자면, 처음에는 너무나도 친절하고 배려심 많은 모습에 반했었는데, 점점 알아갈수록, 뭔가 좁혀지지 않는 거리가 있다는 것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아직 영어를 능숙하게 못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언어 외에도 문화적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공유할 수 있는 공통의 관심사가 있지 않은 이상에는 관계를 형성해나가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정말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미국인은 한 명도 만들지 못했습니다. 유럽 조지아(그루지아)에서 온 친구와 가장 친하고, 대부분 중국 친구들이고, 스페인, 프랑스, 북중미, 남미 친구들과도 두루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음식은 너무 잘 맞고, 특히 피자가 맛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한국 돌아가서도 계속 생각날 것 같습니다. 여기 와서 2~3주간은 정말 피자만 먹었는데, 어느 날 문득 밥이 너무 그리워서 잠을 못 잔 후, 바로 다음 날 중국 친구와 한인 마트로 날아가서 햇반, 라면 등 한국 인스턴트 음식들을 잔뜩 사와서 먹다가, 지금은 직접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토마토, 크림 파스타는 이미 마스터했고, 이제 오일 파스타에 도전 중입니다.
학교 공부를 따라가기가 조금 벅찬 것 외에는 정말 모든 면에서 잘 지내고 있으니 조금도 걱정하지 마시고, 학교 공부도 곧 다 쫓아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항상 감사 드리고, 너무 보고 싶습니다. ♥
사진은 카톡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
첫댓글 상기 내용의 편지는 2014년 9월 현재 미국 애틀란타에 위치한 Emory University Law School에서 수학중인 박진혁이라는 수강생이 보낸 내용으로 면밀히 읽어보시면, 필히 유학전 준비해야 할 것과 유학중 가져야 할 다짐과 포부를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수강생이 저에게 보내준 이멜 내용이라 다소 사적인 내용도 있지만, 많은 수강생들이 읽고 유익할 것을 확신하기에 올립니다...
홧팅
김상철영어학원장
김상철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