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9중대 3소대 143 이병 박용구

[현숙이여염]

 예상동 우체통

"강한친구 대한민국 육군, PRIDE & TRUST, ROK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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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받는 사람  :  9중대 3소대 이병 박용구

  보내는 사람  :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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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 아들 오늘도 힘든하루가 지난가는구나 엄마는일상이 매일매일 똑 같은날이구나 이제는 뭐가 새로운 도전을 해볼 시기이것도 같은데 엄마가 곰곰이 생각해보고 우리 아들제대하기 전에 조금은 더나은 엄마의 모습을 보여 주도록 노력하마 아들도 어제보다는 나은 하루를 만드러 가렴 사진도 많이 않올라오고 카페 들러오면 편지함 밖에 갈때가 없네 그래도 뭐가 있을까 하고 열심히 드락거리다 우리 아들 얼굴 보고싶네 엄마가 사랑한다 아들

아들아,학교에서 너는 흥부와 놀부 이야기를 배운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 너를 가르치는 선생님은 너에게 흥부는 선인이며, 놀부는 악인이라 말하지 않더냐?

너의 생각은 어떤지 아빠는 사뭇 궁금하구나.

선생님이 너에게 가르친 것은 남의 자식이기 때문에 그렇게 말한 것이라고 아빠는 생각한다.나도 남의 자식에게는 흥부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하곤 한단다. 하지만,내 자식인 너에게는 결코 그렇게 말하지 않으며, 네가 만약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 생각을 바꿔주고 싶구나.

아들아,아버지의 책무란 어머니의 책무와는 다르단다.

네 어머니는 열달동안 너를 뱃속에 넣고 상상할 수 없는 출산의 고통을 감내한 후 너를 만날 수 있었기에 너의 존재란 네 어머니의 전부이며, 널 눈안에 넣어도 안 아플 정도로 널 사랑하는 마음만 갖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나는 다르다.나는 아버지로서 자식을 강하게 키울 의무와 책임이 있다.

나는 남녀 차별을 주장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남녀 차이는 주장하는 사람이다.

남자로 태어난 이상,세상을 살아가는 전투 기술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만약 네가 딸이었다면,나 역시 그저 예쁘고 착하게만 자라달라고 기도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너는 남자로서 태어났고,아직까지는 사회생활에서 남자가 감당해야할 일들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고,그로 인한 기회 역시 동등한 능력을 지녔다해도 남자에게 우선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그 우선권마저도 일단은 기본적인 능력이 되어있는 자들에게 한한다.

아버지는 젊은 시절에 그 우선권을 획득할 능력을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해서 10층이 넘는 호텔을 두 다리로 걸어다니면 순찰을 하는 경비 일을 한동안 해야했고, 대형 마트에서 양념육 만원어치를 팔기 위해 목에 폴립이 생겨서 한달동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유쾌하지 못한 경험을 해야만 했다.

돈을 벌기 위해 느껴지는 몸의 고통이란

공부를 하기 위해 의자에 앉아있어야 하는 고통과는 비할바가 못된다.

공부를 잘했던 사람들은 공부를 잘해서 얻어지는 특권의 고마움을 잘 느끼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니까 전혀 특별할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아빠처럼 공부 못한 놈들은 그 특권의 위대함을 절실히 안다.

비슷한 나이에 누구는 이름 뒤에 '님'자가 들어가지만,

비슷한 나이의 누구는 이름 대신 '임마'라는 별칭을 쓰게 된다.

 아빠는 젊은 시절 이름 대신 '임마'라는 별칭으로 불리웠다.

불공평한 것 아니냐고?너무나도 공평하다.

나는 이런 불쾌한 삶의 경험이 너에게 유전되게 할 순 없다.

네가 책 대신 TV를 선택한다면 아빠는 용돈 대신 회초리를 선택하겠다.

네 시대까지 이어질지 모르겠지만,아빠 세대에는 공부 못하는 놈들이 꼭 이런 변명을 하곤 했다.'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 분명히 말하는데 행복은 성적순이다.

물론 너 아닌 남의 자식에게 말할 때는 아빠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그러나 내 자식인 너에게 말할 때 만큼은 아빠는 위선자가 되겠다.

남들이 이런 나를 비난하고 욕하는 것은 얼마든지 감내하겠다.

그러나 너는 나에게 비난하거나 욕해서는 안된다.

내 자식만큼은 내가 느꼈던 모멸감과 좌절감, 낙오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라는 경제학자는  자본주의가 인간의 도달해야할 종착역이라고 주장했다.

자본주의가 완전한 이데올로기는 아니지만, 인간에게 이 이상가는 이데올로기는 없다는 말이다. 앞으로 인류가 얼마나 존속할지는 알 수 없지만,적어도 네가 죽을 때까지는 자본주의 아닌 이데올로기가 세상을 지배할리는 없다는 생각한다.

그러니까 앞으로 너는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자본주의적으로 생각하고 사고해야 한다.

사탕 하나를 사먹더라도이 사탕의 원료는 어디서 나며, 이 사탕을 원가는 얼마나 되고,

이 사탕을 생산하는 회사는 얼마의 이윤을 남기며,이 사탕이 나에게 오기까지 유통단계는 몇개나 거치며, 나는 과연 이 사탕 하나에 얼마의 가치를 더 주고 사먹고 있는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사탕을 사먹을 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한다는 것은 결국 '차이'에 대한 이해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차이에 대한 이해는 이와이 가쓰히로의 '회사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읽어보면 된다.)

자본주의적으로 사고하는 이유는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함이다.

자본주의에서 살아남는다는 것은 결국 남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남과 다른 차이를 만들어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네 친구들보다 네가 공부를 더 잘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착각하지 마라.

남보다 열심히가 아니라 남보다 잘해야 하는 것이다.

네가 맨날 텔레비전 앞에 앉아있더라도네가 네 반 친구들보다 공부를 잘한다면 아빠는 전혀 상관하지 않겠다.

그러나 아빠는 천재가 아니고, 네 엄마도 천재가 아닌데네가 천재일 확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빠는 남들보다 오히려 머리가 나쁜 편에 속한다.

특별한 기적이 없다면 너의 하드웨어도 별볼일 없다는 뜻이다.

그러니까 네가 텔레비전앞에만 앉아있는데 남들보다 공부를 잘할거라는 생각은 애시당초 쓰레기통에 집어던져라.

공부 말고 다른 걸 하고싶다고? 대개 공부 아닌 다른 분야에서는 결코 노력으로 따라잡을 수 없는 재능을 가진 천재들이 많은 법이다.이해가 안되면 모짜르트와 살리에르의 이야기를 한번 떠올려보아라. 아빠 말을 믿어라. 이 사회에서 인정받고 성공하는 가장 빠른 길은 바로 공부하는 것이다.

물론 이 분야에도 천재는 있다. 그러나 그 천재들의 숫자보다 의자의 숫자가 더 많다.

사람도 많지만 그 사람숫자만큼이나 파이의 숫자도 많다는 뜻이다.

잊지 말라. 너에게 모짜르트같은 음악적 재능이 없을 경우, 아빠는 너를 혹독하게 트레이닝 시킬 것이다.

때로는 네 눈에서 눈물도 나겠지만, 이 사회에서 무시당할 때 흘리는 눈물보다는 덜 억울함을 아빠는 너무나도 잘 알기에 아빠는 전혀 동요하지 않을 생각이다.

남자로 산다는 것은 축복일수도 저주일수도 있다.

 능력 있는 남자가 된다면 그것은 분명 축복일테지만,무능력한 남자가 된다면 그것은 분명 저주다.

아빠가 젊은 시절 3년을 짝사랑한 여자에게 데이트 신청 한 번 자신 있게 못하는 이유가 뭔 줄 아느냐? 그 여자가 나보다 돈을 더 잘 벌었기 때문이다.

직업 없는 여자를 사랑해줄 남자는 세상에 널렸지만, 직업 없는 남자를 사랑해줄 여자는 천국에서도 찾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세상에는 많은 고통이 있다. 세상에는 많은 질병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 가장 무섭고 길게 가는 병은 공부 못해 생기는 못 배운 고통이다.

지금 이 순간 내 친아빠가 맞나 싶은 생각이 네 머릿속을 스치겠지만,

미안하지만, 친아빠가 확실하다. 자상하고 상냥한 아빠가 아니라서 미안하다.

다 읽었으면 이제 공부해야지? 엄마가 용구 고등학교 들어갈 때 이글을 읽어서 아들이글을 읽어보라고 할 때 내가 알아서 잘한다고 안 읽어 잔아 지금 한번 읽어보렴. 엄마가 군대 있을 때 용구한테 들려주고 싶은 글이나 웃기는 이야기가 있어 는데 오늘부터 하나씩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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