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 색깔은 우리 한민족과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사서 기록을 대비하여 고찰해 보자.
천간(天干)이 ‘을(乙)’, 지지(地支)가 ‘사(巳)’
乙은 나무(木)를 나타내며 청색을 상징,
巳는 푸른 뱀을 의미하여 을사년 이라했다.
파란색은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며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맑고 선명한 색이다.’
라고 사전은 풀이 되어 있다.
‘큰 햇빛’이라는 뜻이 담긴 태호복희(太昊伏羲),
'그 상징은 푸른 용이다'는 말이 백호통(白虎通 上券)에 보인다.
"우리나라에는 푸른 빛깔과 검은 빛깔을 숭상해야
알맞다는 말은 도선(道詵)으로부터 나왔는데,
고려 태조(太祖)가 도선을 숭배하고 믿기를 지극히 한 때문이다.”
라 해서,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익(李瀷)은
성호사설 경사문(經史門) 백의(白衣)편에 당시 민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백제왕은 소매가 큰 자색(紫色) 포(袍)에 푸른색의 비단 바지를 입고... "
라는 신당서의 기록으로 보아
푸른색에 대한 선호도가 오래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긍은 고려도경 연례(燕禮)편에
'푸른색 도기(陶器)를 값진 것으로 친다' 하였고,
'도기의 빛깔이 푸른 것을 고려인은 비색(翡色)이라 한다'고
도준(陶尊)편에 쓰고, 고려자기를 극찬했다.
'푸른빛의 입술로 안개를 불어 내어 옥기둥의 궁궐을 지었도다'
허난설헌은 시를 지어 푸른 색깔을 찬미했다.
파란 장미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일본,
그 집착은 왜일까?. 사마광(司馬光)은 자치통감에
"중국의 근간은 사이의 가지와 잎이다. (中國根幹也四夷枝葉也)"
라 썼다. 사이는 고구려, 백제, 신라, 왜로 동종(同種)이라 했다.
그들 영혼 한 켠에 각인된
천손민족의 뿌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리라.
맑은 가을 하늘과 같이 밝고 선명한 파란 색깔에 대한 향수를... .
우수(雨水)에 봉화 파란 하늘을 가져온
신완순 교수의 안목이 새삼 놀랍다.
한문수/ 역사칼럼니스트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