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ews.nate.com/view/20261006n11288
"공인중개사에게 말하면 끝?"…계약 갱신 통보, 효력 가르는 건 '도달 여부'
법원, 공인중개사 통한 의사 전달 인정…문자·녹취 등 객관적 기록이 관건
전·월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 갱신 거절이나 철회 의사를 전달해도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다만 공인중개사에게 말한 것만으로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그 내용이 실제 상대방에게 전달됐는지가 중요하다.
6일 부동산 투자·컨설팅 전문기업 밸류업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은 2024년 4월 19일 선고한 판결(2023나49209)에서 공인중개사를 거쳐 전달된 의사표시의 효력을 인정했다.
사건은 집주인이 실거주를 이유로 계약 갱신을 거절했다가 이를 철회하면서 시작됐다.
집주인은 공인중개사를 통해 철회 의사를 세입자에게 전달했다.
세입자는 공인중개사에게 이를 전달할 권한이 없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공인중개사가 집주인의 의사를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임대차 거래에서 공인중개사를 통해 집주인과 세입자의 의사를 전달하는 일이 일반적인 데다 공인중개사에게 전달 권한이 없다고 볼 특별한 사정도 없다고 봤다.
특히 집주인의 철회 의사가 문자메시지로 세입자에게 전달된 기록이 남아 있었다.
공인중개사를 거쳐 전달된 내용이 실제 세입자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달 시점도 중요하다.
주택 임대차는 계약 만료 2개월 전까지 갱신 거절이나 계약 조건 변경 의사를 상대방에게 알리지 않으면 종전과 같은 조건으로 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될 수 있다.
집주인이나 세입자가 기한 안에 공인중개사에게 의사를 밝혔더라도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시점이 늦으면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상가 임대차는 기준이 다르다.
법원은 상가 임차인의 갱신 거절 통지에는 별도의 기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고 계약 만료 하루 전에 이뤄진 통지의 효력을 인정한 사례가 있다.
분쟁을 피하려면 공인중개사를 통해 계약 갱신이나 해지 의사를 전달할 때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등으로 기록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공인중개사에게 의사를 전달한 시점뿐 아니라 해당 내용이 상대방에게 언제 전달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전화나 구두로 전달했다면 통화 녹음 등도 증거가 될 수 있다.
배준형 밸류업이노베이션 대표는 “갱신 거절이나 조건 변경 의사표시는 중개사를 거쳐도 유효하다는 게 법원의 입장”이라며 “말로만 오간 대화는 ‘말했다’, ‘못 들었다’는 진실공방으로 번지기 쉬운 만큼 계약 갱신이나 해지에 관한 뜻은 반드시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주고받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