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호황시대가 서서히 사라지면서 회원권 시세도 떨어지고, 분양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한편 기존 골프장은 신설골프장 때문에 경영의 묘수풀이 찾기에 여념이 없게 되었다. 정부는 외화유출을 막기 위하여 골프장 세제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악조건과 호조건이 교차하지만 현재로는 골프장 경영여건의 악화를 막을 근본장치는 없다. 그래서 각 골프장마다 서비스의 차별화에 몰두하고 있다. 아침식사 무료, 유류대 보조, 각종 이벤트, 골프카 내 서비스품 제공, 군고구마 제공, 여름철 맥주 제공, 겨울용 핫백 제공, 목욕탕의 요구르트까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물량적 서비스가 때로는 마치 경쟁하듯이 여러 아이디어로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그 아이디어는 결국에는 전국적으로 통일이 되어버려 차별화가 아니고 평준화가 되어 버린다. 즉 헛고생이 되는 것이다.
다른 골프장이 금방 Copy하는 서비스는 헛고생이다.
그러나 거기에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한국골프장경영에 있어서 수요초과시대의 호황시절에는 “관리”만 존재했지 “마케팅”이라는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의 시작이라는 사실이다. 이것이 향후 경쟁력을 만들어가는 마케팅적 홍보, 즉 MPR의 파워를 키워가는 출발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그것은 경영의 승부수는 되지 못한다. 다른 골프장이 그 것을 금방 Copy하여 그대로 아니면 그 이상으로 즉각 시행할 수 있는 것이므로 헛고생이라는 것이다.
결국 물적 서비스의 경쟁은 그 한계가 한치 앞에서 끝나고 만다는 것이다. 다만 위에서 예시한 사항 중에 가끔 개최되고 있는 콘서트 등 이벤트 행사에 대해서는 또 다른 차원에서 경영적 고찰이 요구되고 있다. 콘서트 등의 예산이 때로는 5억 원을 초과하기도 하는 현실을 어떻게 볼 것인가이다. 크게 환영하고 박수치고 싶은 것은 소위 문화라는 매세나 활동이므로 매세나 그 자체의 중흥도 좋고, 지역민과의 연대감, 높게 보이는 골프장과 일반 대중과의 눈높이 조정 등 그 의미는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목적만으로는 경영적 성과는 낙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모든 이벤트는 그 목적이 분명해야 하는데 위와 같은 목적이었다면 한국 골프경영자협회에서 주관하여 권역별로 전국적인 행사를 하기에 딱 맞는 것이다. 한두 개 골프장이 남달리 애써 노력해도 순수한 의미와 목적을 전국적으로 이해받는 효과는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 한편 생각해보면 특정 다수인 골프고객으로 인한 수익을 불특정다수에게 베풀 때 회사이익에 공로자인 단골고객에 대한 “사은”이라는 의미를 찾아보기는 힘든 관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예 그 기업이 속하는 그룹에서 소비자 상대의 대중적 광고가 필요했다면 경영적 관점에서 만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스폰서십 활용이 골프장 이벤트의 정석이다.
그러나 이러한 일방적인 비용지출이 아닌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전국적이 아니고 지금처럼 지역적인 이벤트라 할지라도 큰 환영을 받을 수 있는 것은 골프장 지출이 아니고 스폰서십에 의하여 모두가 자가 발전할 수 있는 장을 골프장 측에서 기획하였다면 그것은 분명히 경영능력이고 대환영을 받을 만한 것이라고 본다. 골프장이란 겉은 번드르 하지만 연간 매출 100억원은 어지간한 주유소 매출규모에 불과한 특수성이 있는 것이 골프장 사업이다. 그러한 특성에 맞게 스폰서의 참여와, 장소의 제공, 몸으로 봉사하는 사람 등등 까지 누구에게도 일방적 손실이 없는 모두의 자기목적에 만족하는 이벤트라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골프가 대중 속에 묻어나게 하는 행사로 자리매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 보기로 하자.
서비스의 차별화란 과연 이 시대에 있어서 어떤 의미일까를 재음미 해보면 여전히 아니 영원히 연구하고 추구할 과제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러면 헛고생이 안 되려면 무엇에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냐 이다.
우선 결론부터 내리면 한국의 골프장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려면 정량적, 물질적 서비스가 아니고 정성적, 정신적 서비스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적 서비스의 차이와 등급을 골프장 별로 분류를 하라면 아무리 최대로 분류를 해도 3등급 이상의 차이는 없지만, 정신적 서비스의 차이는 바둑처럼 9급에서 9단까지 이므로 최소로 분류를 해도 18등급차이라 할 수 있다.
3등급 차이밖에 없는 경쟁시장에 뛰어 들어 가봐야 도토리 키 재기이니 그 곳에서는 승부수가 없고, 고객의 입장에선 물질적 서비스는 오히려 필수조건처럼 당연시 여기는 것이 되니 헛고생이라 아니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더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처럼 강조 되어지는 정신적 서비스에 가치를 두고 있는 골프장은 전국에 겨우 열손가락만 해도 남을 지경이니 한국 골프장 경영의 국제 경쟁력을 걱정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골프장 CEO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CEO의 사고방식이 곧 그 골프장의 손익계산서인 시대이다.
정신세계인 CEO의 사고방식을 식별할 수 있는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골퍼들이 느끼는 캐디의식조사의 통계를 살펴보면 CEO의 정신세계를 알 수 있다. “캐디에 대한 인식을 나쁘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 라는 설문에 사회적 인식이 44%이고, 그 다음은 골프장의 임직원의 인식이 22.6%로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 통계의 의미는 매우 크다. 골프장 CEO 22.6%의 정신세계는 사실상 CEO자질로서 낙제점이라는 사실이다. 사회적 인식이 나쁘다는 통계 44%의 숫자도 그들 CEO 때문에 만들어졌다는 사실 또한 주목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한 정신세계에서 정신적서비스란 아예 꿈도 꿀 수 없는 것이다. 경영의 개념과 캐디의 개념이 무엇인지를 조금만 생각해 본적이 있다면 캐디의 인격적 지위로 인한 사기가 땅바닥으로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내 아버지가 자기 딸의 인격을 무시하는데 남의 아버지야 내 자식에게 오죽하겠느냐’라는 등식은 불을 보듯 뻔 한 것이 아닐까 싶다.
필자가 25년 전인 80년대 초에 처음으로 골프장 책임자가 되었을 때 제 자신은 골프채라곤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지만 그 당시에 신입캐디는 미니 6개 홀에서 24타를 치지 않으면 교육수료가 불가능하게 하였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캐디에게 공식적으로 신입캐디 수료절차단계부터 공을 치게 한 것이다. 총지배인은 공을 못 쳐도 고객서비스에 큰 지장은 없지만 캐디의 경우는 당장 큰 지장이 있다는 “캐디업의 개념” 때문에 그러한 방침을 정했던 것이다. 그래서 “공을 못 치는 캐디는 경기 보조원”이고 “공을 치는 캐디는 진짜 캐디”라고 분류해야 한다고 강의를 하는 곳마다 강조하곤 했다.
골프장의 성공적 경영을 위하여 정신적 서비스에 대한 사례를 들기보다는 성공의 사고법을 배우는 것이 정석이라고 본다. 위에서도 지적했듯이 CEO의 사고법이나 가치관이 삐뚤어져 있으면 그 골프장의 서비스가 설사 눈에 보이기로는 화려해도 그것은 진실 된 서비스는 아니고 얼마 안가서 붕괴되고 마는 모래성 서비스가 된다.
CEO가 권위주의자이면 그 정신세계 때문에 골프장의 적자 경영요소인 직원T/O가 최소 10%의 증원을 불러오게 된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적자의 원인이 된다는 것을 모르고 있는 것이 더 문제이다. 적자는 결국 고객에게는 마이너스 서비스가 되는 것은 명약관화한 것이다.
또 다른 측면에서 CEO가 잔디관리비는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그것 또한 적자 경영 형이고, 잔디관리비가 이익의 원재료라고 생각하면 흑자경영을 이룰 수가 있다. 즉 관리비 대비 몇 배의 그린피 수익을 올렸는가의 지표를 관리하게 되어 잔디품질에 따라 그린피가 오르고 내장객이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처럼 CEO의 생각, 즉 정신세계가 바로 골프장의 정신적 서비스로 가기 때문에 CEO란 참으로 중요한 존재이다.
서비스의 차별화란 보이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고 안 보이는 것에 있다.
결론을 요약해보면 첫째. 서비스의 차별화란 보이는 것의 차별화가 아니고 안 보이는 것의 차별화에서 승부가 난다는 상식중의 상식을 이해하고 활용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일류 CEO 반열에 곧바로 등단하게 될 것이다.
둘째. 물질적 서비스는 유행처럼 그 효력이 곧 사라지지만 정신적 서비스는 고전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여운이 남고, 기억에 남게 되어 빛을 더욱 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모든 골프장 CEO는 “사업주, 고객, 직원들의 3자 행복”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정신적인 덕목을 모두 갖추어 한국 서비스업계의 선도는 물론 세계로 뻗어날 수 있는 골프 인재 수출국의 주역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셋째. 조그만 물질적 서비스에 일희일비 하는 고객들도 참으로 큰 문제이다.
위에서 강조했듯이 유행처럼 사라질 그 조그마한 물질에 흔들려 이 골프장, 저 골프장을 서로 맞비교하며 그 무엇을 요구하고 있다면 그러한 의식을 월드기준으로 생각해 보면 이 나라의 골퍼들 수준이 몇 류에 속할까? 아니면 국가별 서비스수준 등급으로 보면 이 나라는 몇 등국에 속할까? 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좀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 높은 고객들이 될 때 한국 골프장의 경영의식세계도 그에 힘입어 발전 속도와 방향이 크게 달라질 것이다. 조그마한 물질의 만족보다 보다 더 깊고 넓은 정신적 서브를 받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그때가 오면 비싸도 싸다고 하고, 오지마라 해도 고객은 오게 되는 것이다.
즉 고객이 돈을 지불하고도 남았다고 생각될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잔디와 탁월한 서비스 수준에 골프장이나 고객이 다함께 승부를 걸어야하지, 마치 귀한 상품에 사은품을 끼워 파는 것 같은 얇은 경영에는 마음과 정력을 뺏기지 말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