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화요일 오후 ~ 29일 오전 수아킨 출항
배의 기름 탱크에 350리터. 갑판에 200 + 200 + 300 = 700 총 1,050 리터의 디젤을 가득 채우고 실었다. 1,600 Rpm을 기준으로 시간당 2.7 리터를 소모한다고 해도 16일간 운항 가능하다. 날씨가 좋으면 오만 살랄라까지 강행 할 수도 있는 연료량이다. 물탱크는 총 750의 3/4, 560리터다. 지부티까지 650해리 4일 20시간, 총 5일 간의 항해가 시작이다. 다음 주 월요일 오후까지는 도착해야 한다. 화요일부터는 역풍이 강하다. 일부러 하루를 더 잡았으니 큰 변수가 없는 한, 그때까지 도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된다. 지부티의 에이전트 아산에게 미리 연락했다. 메일로 미리 서류들을 보내고 왓스앱으로 우리가 간다고 알렸다.
저녁 6시. 마르코네 배에 갔다. 그는 나를 엄청 도왔는데 나는 줄게 없다. 아내가 배에 있던 와인을 주란다. 좋은 생각이다. 배에 가니 저녁식사 중이었나? 입을 오물거리며 마르코보다 그의 딸이 먼저 반긴다. 나는 마르코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와인을 준다. 좋은 와인인지 나쁜 와인인지 나는 모른다. 그러나 네게 꼭 주고 싶었다. 하니 너무 좋아 한다. 알고 보니 오늘이 그의 아내 생일이란다. 쉿! 그는 나에게 조용하라고 손가락을 입술에 댄다. 아내를 놀래 준단다. 우와! 진짜 우연의 일치. 와인이 가장 효과적으로 적재적소를 찾아간 거다. 나는 조용히 축하한다고 말하고 돌아온다. 정말 기분 좋은 저녁이다.
돌아오는 길에 ‘하인’에게 간다. 그가 요트에서 출항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게 작별 인사를 한다. 그는 저녁이 아니라 내일 아침 떠난단다. 그사이 또 바꿨네. 어쨌든 Bon Voyage 본 보야지. 안전하게 항해하고 지부티에서 만나자. 상태가 안 좋은 요트를 타고 떠나는 그의 마음은 어떨까? 그는 무사히 지부티로 갈까? 아니면 또 돌아올까? 홍해의 역조류가 그를 너무 괴롭히지 않으면 좋겠다. 그가 힘들면 나도 힘들다. 우리는 같은 바다를 가는 동료인거다.
29일 오전 5시 37분. 밖에 나가보니 ‘하인’의 배가 그대로 있다. 아직 떠나지 않았다. 정말 제대로 자유로운 영혼인가보다. 혼자서 낑낑대며 텐더보트를 올린다. 먼저 엔진을 떼어내고 천천히 들어 올려 스턴 거치대에 올린다. 생각보다 많이 무겁지는 않다. 다음엔 텐더를 끌어 부우 쪽에 옮기고 헬리야드를 이용해 올린다. 전동윈치를 사용하지 않고 일부러 일반 윈치를 써 본다. 생각보다 더 잘 올라온다. 바우로 가서 텐더 위치 조종하고, 콕핏으로 와서 윈치를 돌린다. 한 5번 왕복 달리기를 한 다음, 텐더를 갑판으로 올리고 헬리야드를 정리한다. 라고 물 흐르듯 쓰다 보니 헬리야드 정리를 안했네, 써글. 정신머리가 없다. 나가서 헬리야드를 정리하다보니 ‘하인’이 배 밖으로 나와 뭐라고 소리친다.
오전 6시 30분. 들어보니 자기 세일에 뭔가 문제가 생겨서 내일 떠난다는 거다. 첫째, 내일(수요일)은 출발하면 안 된다. 다음 주 화요일부터는 Bab al-Mandab Strait 앞에서 거센 맞바람이 불어오고 그게 거의 일주일 동안이다. 윈디를 볼 줄 아는 사람이라면, 그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다 안다. 둘째, 어제 저녁까지 출발 준비를 했는데, 잘 자고 아침에 문제가 생겼다고? 어쩌면 떠나고 싶지만 떠나지 못하는 다른 사정이 있나? 딱하다. 그냥 변심이라면 황당한 일이고, 결과적으로 윌리엄의 말이 맞았다. 나는 신뢰할 수 없는 사람과 생명을 건 항해를 같이 할 뻔한 거다. 오늘 아침 8시 윌리엄이 오면 감사의 인사를 해야지. 어쨌건 나는 하인의 무사 항해를 빌어준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잠시 물 한잔마시며 휴식을 갖는다. 이제 곧 아침 식사를 하고 8시에 윌리엄과 마르코가 와서 함께 앵커를 교체하면 출항이다.
해외안전지킴이 센터에서 연락이 왔다. 군함 호송 서비스를 신청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다른 세일러들이 그럴 이유가 없다고 한다. 고가의 물건이나 기름을 실은 배도 아닌데 세일 요트 습격해서 그들이 얻을게 없다 그러나 나는 혹시나 나중에 있을 법적 공방 때문에 신청해 보기도 한다.
우리선박 호송서비스 신청 건]
선명 : 제네시스
선박국적 : 대한민국
선적항 : 강릉항
호출부호 :
IMO 번호 :
MMSI 번호 :
선종 : 세일 요트
선박총톤수 : 12.6톤
선박 위성전화번호 : +882 16 2343 0635
선박 e-mail 주소 : allbaro1@naver.com
출항지 : 수단 수아킨
출항 일시 : 2023년 3월 29일 오전 10시
도착항 : 지부티
도착 일시 : 2023년 4월 3일 오후 3시
개인전화 : +82 010-5607-0391
선원명단 : 총 3인
김명기 1900.0.0.
김은정 1900.0.0.
김리나 20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