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지차산의 고차수와 잎의 모양은 전에 따로 했으니 오늘은 품다기만 올립니다.
동생이 한 번씩 마실 분량만을 남겨두고 전부 가져가버렸기 때문에
요사이는 품다기를 위해 사진을 찍을 때 긴장됩니다.
제대로 된 사진이 없어도 다시 찍을 수가 없으니까요...
잎의 모양입니다.
제가 갔을 때 겨우 잎이 뾰족이 나오고 있는 중이었기 때문에
아무래도 잎이 작아 보입니다.
확대한 모습입니다.
사슴가죽처럼 털이 많이 나 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입니다.
개완배에 담고요....
무게를 달아보았어야 하는데, 깜빡했습니다.
역시 8그람 정도 될 것 같습니다.
첫탕입니다.
어디 차보다도 탕색이 옅습니다.
잎이 여린 것이 옅은 탕색을 내는 원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쇠로 된 걸름망을 쓰기 싫어서 조랑박 걸름망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그런대로 쓰기가 괜찮네요....
첫탕을 내린 후의 잎의 모양입니다.
유독 초록색이 눈에 띕니다.
두세번 탕을 내리고 난 후의 잎의 모습인데요,
이때도 잎은 초록색에 가깝습니다.
청명 전에 딴 잎은 초록색이 많이 나고,
그 이후에 딴 것은 검은빛이 난다고 건문씨가 그랬는데요,,,
왜 그럴까... 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청명 전에는 잎이 작고 여려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청할 때 청명 전이나 후나, 똑같이 장작을 때서 솥에 덖어내는데,
가스나 전기불과는 달리 온도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까
차잎에는 같은 온도가 가해질 것이고,
이 온도가 청명 전의 어린 찻잎에는 뜨거워서 잎이 더 초록색이 나는 것 아닐까.. 하고요...
맛을 설명하는 것은 언제나 어렵게 생각되는 점입니다....
맛을 느끼는 것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노릇이지만
그래도 가능한한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동생과도 메신저로 차를 마신 소감이 어떤지,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첫째는 향이 매우 강합니다.
굳이 저의 어눌한 표현으로 설명하자면, <초록색 향>이 납니다.
망지차는 생엽으로 먹었을 때 대단히 쓴맛이 강했습니다.
이무차나 유락차가 생으로 먹었을 때도 부드러웠던 것에 비하면
차이가 많이 났는데요,
차산에서 대충 스테인레스 통에 우려 마셨을 때는 쓴맛이 나는 것을
모르겠더니, 집에 와서 개완배를 쓰고 뜨거운 물로 우리니 쓴맛이 느껴집니다.
쓴맛이 강한 만큼 단맛도 강합니다.
두 잔 마신 후에는 입안 깊은 곳에서 침도 많이 납니다.
여러 잔을 우렸을 때까지 향이 계속되었고,
탕색도 비슷한 정도로 지속됩니다.
아무래도 제가 마신 차는 너무 어린 잎이라
제대로 차맛을 평가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며칠 후에 내려가서 조금 자란 잎으로 덖어 놓은 차를 맛보면
제대로 된 망지차의 맛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로는 전체적으로 녹차와도 약간 비슷한 느낌입니다.
그러나 녹차보다는 맛이 진하고 깊고 향이 높습니다.
차탕은 맑으나 숙우를 흔들어보면 천천히 출렁거리는 것이 걸죽하게 느껴집니다.
마지막 우린 차를 숙우에 담아 두었다가
식은 다음에 다시 마시려고 했는데,
숙우가 다판에 달라붙어서 안 떨어집니다....
엽저입니다.
잎을 뒤집어놓고 보니, 일부는 잎 가장자리가 빨갛게 변한 것이 눈에 띕니다.
살청하기 전에 발효가 진행되면 이렇게 잎의 색이 변한다고 했는데요,
아까 차를 마시면서 입안에서 침이 많이 고였던 것은
살청 전의 발효가 원인이 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잎이 너무 어려서,,,
오랜만에 차 우려 마시고 나서 무쳐 먹었습니다.
맛있었습니다.
출처 - 네이버 블로그 <구름의 남쪽>
첫댓글 깔끔한 후식까지~~^^
잘 보고 갑니다~~!
갓 만든 차는 엽저로 반찬을 해먹으면 좋더군요~ㅎㅎ
망지차는 다른 곳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희기한 차인 것 같습니다. 갑자기 관심이 폭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