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보령소방서 서장님!-
‘어이, 보령소방서 서장님’ 이 명칭은 지금 청양대 소방학과에 재학 중인
어떤 학생에게 메일을 쓰거나 문자를 보낼 때 내가 부르는 애칭으로
장래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호칭이다.
이 학생에 관하여 자세히 알게 된 것은 지금부터 5년 전이다.
당시 중학교 졸업반이었던 이 학생의 첫 인상은 아주 선하고 성실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학생의 아버지가 오랫동안 실직상태에 있었던 이 학생의 집안분위기는
이 학생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래서 고입 원서를 낼 때 대천고등학교와 웅천고등학교를 사이에 두고
많은 갈등을 하다가 힘들게 대천고등학교로 입학하게 되었고, 또 졸업했다.
고교졸업 후 대학진학은 여러 가지 형편을 고려하여 인근에 있는
청양대학소방학과에 입학했다고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같은 동네에 살면서 간혹 마주치게 되는 이 학생의 선한 모습에
나는 마음이 끌린 듯하다. 그래서 이 학생의 입학식 며칠 전에
해변도로에 있는 한 경양식집에서 마주 앉아 나는 인생의 선배로서
이러저런 이야기를 했다.
대학재학 2년 동안 340만원의 장학금 약속과 함께---.
“2년제 전문대학을 다니면서 가장 유념해야 할 것은 학업기간이 너무도 짧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학 첫해는 신입생의 들뜬 마음으로,
또한 둘째 해는 졸업반의 허전한 마음으로 대학생활을 한다면
결국은 졸업하면서 남는 것이 거의 없고,
겨우 전문대학 졸업장만을 겨우 손에 쥐고 나오게 되는 서글픈 현실에 직면한다.
그러다 보면 네가 평소 꿈에 그리던 인생의 설계는 모두가 실현 불가능한
남의 이야기가 되고 만다는 것이지.
내 생각에는 네가 대학 입학과 동시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중고교 시절에 열심히 하지 못했던 공부를 여기서 새로 시작하는 기분으로
피눈물 나도록 노력을 해야 하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입학 후 3개월이 나머지 대학생활을 좌우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라.
흔히들 처음 만난 사람들의 첫인상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데
대학에서의 진정한 첫인상은 3개월 이내 결정된다는 사실이다.
교수님과 학과친구들이 너를 보는 시각이 이 기간에 결정 된단다.
따라서 누군가의 인정을 받고 그 기대 속에 대학생활을 하는가?
아니면 그 정반대로 그저 그렇고 그런 사람으로 모든 사람의 관심 밖에서 생활하는가?
하는 모습이 결정되는 기간이라고 말 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지만 어떻게 하던지 이 기간을 잘 활용하여서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하도록 하렴.
그래서 먼저 훌륭한 소방관이 되고 어느 정도의 세월이 흐른 후에는 보령소방서 서장님이
되려므나. 이것만 잘 지키면 나는 네가 반드시 그렇게 될 수 있으리라 본다.”
그 시간 이후부터 나는 이 학생에게 ‘보령소방서 서장님’이란 애칭으로
이 학생을 불렀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 혹은 고등학교에서 대학교, 뿐만 아니라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
회사에 처음 입사하여, 등등 분위기가 바뀔 때마다 처음 3개월의 기간은
나머지 기간의 성패를 좌우 할 만큼 너무도 중요하다는 사실은
내가 군에 입대하기 전에 친구의 형님께 배운 것이다.
그 이후 나는 그 이야기를 평생 동안 나의 좌우명처럼 생각하면서 살았고
또한 남에게 들은 이야기이지만 졸업식장에서 축사를 할 때나 혹은 다른 사람들,
특히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전한 이야기중의 하나다.
대학을 졸업하고 입대한 나는, 당시 입대 인사차 찾아간 나에게
친구 형님(2009년 대구시교육위원회 관리국장으로 퇴직)은 과분한 식사를 대접하시면서,
걱정스런 눈으로 간단하고도 명료하게 말씀하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입대하는 순간부터 너의 나이와 학벌은 다 잊고 최소3개월 최장 6개월을
오직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여 군 생활을 하도록 해라.
그러면 너는 나머지 군대생활을 아주 편하게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구 형님의 이 말씀은 3개월이 채 되기도 전인 훈련소에서 그 결실(?)을 보았다.
논산훈련소에서 훈련기간 중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휴일에 똥 푸는 일, 국기게양대 색칠하기,
훈련원 명부작성 등 매사에 솔선수범한 나는 훈련이 거의 끝날 무렵
보안부대, 의무병, 카투사 등등의 보직을 제안 받았다.
그리고 약간의 영어실력을 인정받아 카투사로 근무하게 된 나는
미8군 19지원사인사과에서 Legal Clerk으로 배치 받아 근무하면서
여기서도 그 원칙을 준수하면서 생활하였고,
그 결과 미 국방성에서 모든 군인을 대상으로 성실한 군인에게 수여하는 아콤메달을 수상하였다. 뿐만 아니라 당시의 동료들로서 지금은 MBC메인 앵커에서 삼성그룹 팀장(부사장급)으로 옮긴 사람, 김대중 대통령의 정권에서 홍보수석으로 있던 사람, 도로공사 사장을 역임한 사람, 등등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행운도 누렸다.
어느 듯 세월이 흘러 내년 2월에 졸업하는 이 학생은 과에서 항상 1-2등을 유지하였으며,
더욱이 나는 이 학생으로부터 최근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사장님! 저 소방관 시험 특채에 합격했어요!!!”
그래서 나는 “어이! 미래의 보령소방서 서장님. 축하해” 라고 말하면서
목표를 향하여 한 걸음 이동한 이 학생의 현재와 미래의 모습을 상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끝.
다음 이야기는 “거짓말쟁이 아내” 입니다.
첫댓글 아..이거....사장님;;옷자락 끝을 잡고 있어야 겠는데요... 소방서 서장님 끝발을 누려볼라면요..ㅎㅎㅎ. 잘하셨습니다. 그 친구는 훌륭한 소방관이 될 겁니다. 여러 직업이 있지만 봉사가 본성이어야 할 소방관은 얼굴에도 선한 이미지가 나타난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그 친구는 평생 사장님을 인생의 스승으로 모실거란 생각이 듭니다.
인생의 스승이란 말은 너무 과분한 말이고,
삶의 한부분을 공유해도 좋을 친구를 얻었다고 할까요?
참 어른 이십니다....우리 아들에게도 히
엘리스님처럼 좋은 엄마를 둔 가정에는 제가 끼어들 여지가 없을 듯 보입니다. ㅎ ㅎ
그러나 새로운 분위기에서 처음 3개월의 중요성은 꼭 말해주세요.^^
지난번 송년회에서 지나가듯 언급하신 그 청년이군요? ^^어른이란 무엇인가~ 깨닭고 갑니다.
예,맞습니다. 칼린선생님^^ 이야기 재미있죠?
조금 의미도 있구요.---
조금이 아니라 많은 의미가 있는 글이였습니다. 제 인생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Thank you so much.^^
전 군입대해서 처음은 막 해대라는 설명 듣고 고참한테 말대꾸 했다가 그 날이 제삿날인지 알았지요.ㅎㅎ 그 덕으로 쪼금은 열외 군대 인생이 있었던 기억이 어렴풋한 것 같기도 하구요. 가르침을 허투로 흘려듣지 않은 청년이 대견스럽네요. 살아가면서 어려운 고비마다 장로님의 가르침을 떠올리며 극복해 나갈 미래 보령소방서 서장님의 모습이 훤합니다. 역시 멋진 중년님 입니다!
새로운 단계를 시작했을때 처음 3개월의 중요성을 제가 먼저 깨닫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기 시작한 것을, 처음 글로 표현하다 보니
설명이 너무 길어져서 원래의 의도와 다르게 표현된것 같습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해도 지구가 돌고있는 것처럼
저는 "처음 3개월"이 말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 주세요.^^ 특히 소장님같은 분들이 말입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빠른 시일 안에 윤대장님께 인사시키려고 합니다.
그리고 요즘 학사편입 문제와 영어공부도 함께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보시며 살아가시는 모습,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제 삶이 너무 여유없이 살아가는 것 아닌가 반성해 봅니다. 멀리 보려고 노력하나, 자꾸만 눈앞의 것들에 치여 살아가는것 아니지...반성해 봅니다.
먼저, 빈 깡통이 요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글은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버젼으로 쓴 글이 아닙니다.
"처음 3개월"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썼는데 본말이 전도되는 것 같아서-----^^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지난 번에 다녀가셨는데 뵙지도 못하고 죄송합니다.
멋진사람! 멋진 분들이 모인 이곳 !!!
인생을 멋진 중년님처럼 살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멋진 나눔에 박수를 보냅니다. 처음3개월의 중요성도 나눠주시고 실질적으로 나누는 삶을 살고 계시군요. 멀리에서 뵐 때 멋진 분일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조금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선명하게 생각됩니다. 정말 멋진 중년!!!
정말 큰일이네요!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는지? 여기까지 왔는지? 하는 생각이--- 쯔쯔쯔
평생동안 지금까지 겨우 한 일들을 계속해서 올리다 보니,
늘 이렇게는--- 그게 아닌데요.
큰일은 무슨 큰일?ㅎㅎ 감안해서 듣고요, 제가 느끼는대로 생각할게요.ㅎㅎ
긍정적 자극의 스트레스는 더욱 도전하게 합니다. 앗싸!! 작심 삼개월!! 내년이 기다려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