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8(토)
작년 이맘때 10여수의 월척을 잡았던 그곳.
올 초봄 벌벌 떨어가며 뜬눈을 지샜지만 청태 때문인지 단 한번의 입질도 못받았던 그곳.
오늘 다시 그곳을 재도전해 봤다.
오후 3시에 집을 나섰다.
연못만한 형산강 인근 작은 저수지.
도착하여 대 한대를 펴 던져보니 하류 지역엔 역시 청태가 많이 걸려 나온다.
그 자리가 명당이라 하지만 나는 청태밭을 포기했다.
동행한 친구는 그 자리를 택했다.
던질바리 닻 모양의 수초제거기로 그는 한시간이 넘도록 바닥을 긁어댔다.
위 사진 저 건너가 그 포인터다.
사진에 보이는 앞 자리가 나의 자리다.
주위에는 여러가지 꽃들이 피어 있고 날씨는 초여름 같은 더운 날씨이다.
수온이 올랐으니 오늘은 대박을 한번 노려봐야지.
기대속에 채비를 모두 갖추니 어느덧 저녁때가 되었다.
갈퀴나물의 보라색 꽃이 노란색 갓꽃과 함께 피어 있다.
친구가 있는 쪽으로 건너와 내 자리쪽을 사진찍어 봤다.
사진 찍는 위치에 청태를 제거한 친구1, 저 멀리 왼쪽 파란 텐트가 내 자리, 우측 텐트가 친구2.
이렇게 셋이서 자리를 차렸다.
내가 앉은 자리는 청태가 있긴 해도 그리 많지는 않는 곳이다.
주위엔 수초도 잘 발달해 있다.
수초속에는 물닭 두 마리가 오가고 있었지만 똑딱이 디카로는 그 장면을 잡지 못했다.
밤새 황소개구리들이 울어대고, 늦 산란하는 놈들이 첨벙대고 있었다.
김밥과 라면국을 긇여 저녁식사를 마치니 어둠이 내린다.
캐미를 꼽고 자리에 앉으니 소주 한잔이 생각나 한잔씩을 마셔본다.
밤새 몇마리, 아침에 일어나 몇 마리의 조과를 올렸다.
현장에서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어 집에 와 사진을 찍었다.
월척이 될까 궁금해 자를 대보니 겨우 월척은 되는 놈이 있다.
산란을 마친 놈이라 그런지 몸이 홀쭉하다.
월척 한 마리 포함, 일곱 수 조과로 만족해야 한 날이였다.
청태 강제 제거했던 친구, 역시 건드린 자리라 그런지 4수, 다른 친구 대 여섯 수.
이들 조과 사진은 겨를이 없어 찍질 못했다.
만족스런 조과는 아니지만 어쨌든 몇 수 조과가 있었으니 꼴딱 헛탕 날밤에 비하면 다행이다.
어찌 이런 일이
우리 일행이 이곳에 와보니 풀들이 마구자라 근래엔 낚시를 한 흔적이 없었다.
세 시간여 땀흘리며 낚시자리를 다듬고, 방해되는 수초를 제거해 자리를 만들어 파라솔텐트도 첬다.
대어 놓은 차량을 보고 그리고 처놓은 텐트를 보고 지나가던 낚시꾼들이 구경삼아 모이기 시작한다.
우리 모습과 잡은 고기를 보더니 몇몇은 다시 가더니 낚시가방을 매고 와서 우리 옆에 자리를 편다.
그들은 낚싯대 세대 간단히 편다.
두어 시간만에 월척 세 수를 건져낸다.
밤낚시 준비해 오지 않은 그들은 철수한다.
아침에 일어나 보니 다시 그가 와 있다.
우리가 보는 앞에서 아침에 또다시 4수를 걷어 올린다.
허럼한 옷을 입은 또 한 사람이 출근시간쯤에 왔다.
낚싯꾼이 많음을 보고 대를 편다.
채리자마자 걷어 올린다.
두어 시간만에 그도 월척 세 수.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낚싯대를 걷고 있다.
또 온다. 막 철수한 친구 자리에 그는 낚싯대를 바삐 편다.
10분만에 걷어 올린다.
내가 철수하니 내 자리 뒤에 장비를 갖다놓고 기다린다.
나는 철수하고 그는 설치하고.
공연히 내 마음만 바빠진다.
뭐가 그리 급하냐 싶다.
처음 풀이 우거졌던 진입 통로길은 이미 반질반질 철수길로 변했다.
손맛본 그들은 내일도 또다시 이자리를 찾을 것이다.
이를 본 또 다른 사람들이 또 이자리를 찾을 것이다.
나는 또 어디를 탐색해 봐야할까.
산중 깊은 곳에 물이 빠지지 않는 작은 저수지가 있단다.
걸어서 30분 이상은 들어가야 된다는데...
그곳을 찾아가볼까나.
포박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