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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9장,
예지는 가슴이 내려앉는 기분을 맛본다.
결코 지난 과거가 아니라고 말을 하고 싶었다.
지금도 진행형이라고 큰 소리로 말을 해 주고 싶은 예지였다.
그러나 예지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이제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이 있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예지는 아픈 마음을 숨기면서 모든 것을 인정한다.
“네!
이제 우리의 일은 과거로 흘러가 버렸군요.
당신에게 향하던 내 마음도 이제는 거두어 갑니다.“
”그렇소!
이제 우리는 더 이상 과거에 얽매여 연연하지 말고 우리 앞에 놓인 현실을 직시하고 사업에 열중합시다.
우선 내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주면 기영물산을 살려내겠소이다.“
”조건을 제시해 주십시오.“
”우선 첫째 조건은 지금의 홍사장님이 완전히 퇴진하시는 것입니다.“
“............................”
“그리고 다음으로는 홍예지, 당신이 사장자리를 부임하십시오."
“그러고 나서는요?”
“모든 것은 내 지시에 따라야 합니다.
말하자면 기영물산은 우리 회사에 경영권이 주어진다는 말이오.
아, 물론 지금 홍사장님이 보유하고 계신 지분에 대해서는 별도로 인정을 해 드립니다.
그리고 사후에라도 홍실장께서 나머지 지분을 확보하신다면 언제든지 경영권을 넘겨드리겠다는 약속을 하지요.“
“.............................”
예지는 가슴이 또 다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참으로 철저하고 무서운 사람이었다.
자신의 아버지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 철저하게도 계산하고 움직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아버지는 왕성한 활동을 하실 수 있는 연세인 것이다.
그런 아버지를 퇴진 시키고 나서 자신이 그 자리에 올라 기영물산을 이끌어 가야만 한다.
그것도 모든 것들을 최경철이라는 사람에게 지시와 결재를 받아가면서 그렇게 이끌어가야만 하는 것이다.
“최사장님의 말씀 잘 알아듣겠습니다.
허나, 제 단독으로 이 자리에서 대답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힘든 일입니다.
홍사장님과 상의를 해서 연락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좋습니다.
앞으로 시간은 24시간을 드립니다.
그 이상이면 돌아오는 어음 때문이라도 아마 서로 곤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안에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예지는 갈증을 느끼는 사람처럼 물 잔을 들고 남아 있는 물을 단숨에 마신다.
“오늘 만남을 아마 영원히 기억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려운 시간을 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일어서는 것을 이해를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예지는 경철의 대답을 듣지 않고 방에서 나간다.
경철은 그런 예지를 그대로 바라본다.
“잘 가시오!
반가웠소.
앞으로는 서로 사업을 위한 파트너로 만나야 할 것이오.“
예지는 등 뒤로 들려오는 경철의 음성을 듣는다.
예지가 나오자 언제 준비를 했는지 예지의 승용차를 대기시켜 놓았다.
예지는 대기해 있는 그들에게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곧 바로 차를 출발시킨다.
얼마를 달리던 예지는 한적한 곳에 차를 세운다.
그리고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지도 않고 그대로 흐느낀다.
이제 자신의 모든 꿈과 희망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그렇게 한참을 흐느끼던 예지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한 남자에게 연연해하는 나약한 모습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는 새로운 결심을 한다.
예지는 부모님과 마주 앉는다.
홍사장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예지만을 응시한다.
“아버지!
왜 그렇게 하셨습니까?
그 사람에게 왜 그리도 큰 상처를 주셨습니까?“
“........................”
“이제 우리 용민이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홍사장은 예지의 말에 놀라움을 나타내면서 아내 유여인을 바라본다.
유여인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린다.
“지금 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것이냐?
용민이라니?
대체 무슨 말인지 말을 해라!“
“내 아들 용민이는 이제 영원히 아빠가 없습니다.”
“그럼?
네가?................“
“네!
엄마가 미국에다 저를 두시고 여권과 돈을 모두 가지고 귀국하시고 난 다음에 임신인 것을 알았습니다.
아버지와 엄마가 아시면 그 아기를 낳지 못하게 하실 것은 뻔한 일이었지요.
주변의 모든 분들께 부탁에 부탁을 드려 임신 사실을 숨겼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사람의 아기를 낳아 그 아기를 안고 귀국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아버지와 어머니께서 이해를 하시고 받아주시리라 믿었습니다.“
“아..................”
홍사장은 깊은 절망과 현기증을 느낀다.
“내가 잘못했다.
예지야!
그때라도 너를 이해하고 아버지를 설득했어야만 했는데 내가 너무 속이 좁아 모든 것을 이해하려 들지 않았다.“
유여인은 딸이 아들을 낳은 것을 나중에서야 알았다.
그러나 절대로 경철을 받아들인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남편에게는 절대로 비밀에 붙여야 한다고 예지에게 다짐을 받아 두기도 했었다.
“엄마!
제가 귀국을 해서 얼마나 그 사람을 찾았는지 아십니까?
우리 아들의 아버지를 찾느라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냈는지 아세요?
우리 아들에게 아버지를 찾아주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미국에 두고 온 내 아들을 찾아 그 사람과 함께 가려고..........“
홍사장의 안색은 점점 하얗게 질려오는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잃어버린 홍사장이다.
사업도 딸의 앞날도 아무것도 남겨진 것이 없다.
“아버지!
그 사람의 조건입니다.
아버지가 퇴진하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
내가 무슨 얼굴을 들고 사업을 하겠느냐?
이제는 아무것도 바라고 꿈을 꿀 수 있는 것이 없다.“
”아버지!
허지만 전 결코 이대로 무너지지 않습니다.
내 아들에게 아버지를 만들어주지 못하지만 그 대신 남부럽지 않는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들어 주겠습니다.
제 아버지가 받은 수모와 멸시를 내 아들에게는 절대로 대물림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뛰고 또 뛰겠습니다.“
”..........................“
“아버지, 엄마!
이제 내 아들 용민이를 데려오도록 하겠습니다.
더 이상 그 머나먼 미국에 남의 손에 맡기지 않고 제 손으로 키우겠습니다.“
“그래!
내가 가서 데리고 오겠다.“
유여인은 연신 눈물을 흘린다.
“네!
엄마가 수고를 해 주세요.
저는 아무래도 시간을 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아버지의 퇴진에 이어 제가 사장직을 수행합니다.“
”예지야!
끝까지 그 사람에게 아들에 대한 말을 하지 않을 자신이 있느냐?“
”네!
그 사람하고 상관이 없는 내 아들입니다.
이제 더 이상 그 사람과의 모든 미련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 사람의 마음에도 저란 여자는 어디에도 들어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혹여 누가 묻는다면 양자를 입양했다고 할 것입니다.“
”..........................“
예지는 새로운 결심과 각오로 경철이 말한 모든 것들을 시행한다.
홍사장의 퇴진과 예지의 사장 부임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경철이 기영물산의 모든 권한을 쥐고 있는 것이다.
중요한 모든 안건과 결재를 받아야만 했다.
경철은 이따금씩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오는 예지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낀다.
이제 기영물산은 전보다 더욱 활기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동안 완성되지 못했던 제품들이 모든 완성이 되어 순조롭게 납품되고 주문량이 늘어가고 있었다.
예지 또한 경철을 보면서 자신의 감정을 조절할 수 있게 된다.
홍사장은 아내가 미국에 가서 데리고 온 외손자를 보자 가슴이 찢어지는 아픔을 느껴야만 했다.
“여보!
우리 이 아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가는 것이 어떻겠소?.“
홍사장은 유여인의 의향을 물어본다.
“우리가 예지를 떨어져서 어떻게 살아요?”
유여인은 딸과 떨어져 사는 것이 걱정이 되는 것이다.
“여보!
예지를 위해서라도 그렇게 합시다.
아무래도 이 아이를 보고 있으면 그 사람이 생각날 것이고 아이를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파올 것이오.
예지를 위해서 우리가 고향으로 내려가 이 아이를 키우면서 가끔 예지를 만나도록 하는 것이 좋겠소.“
홍사장은 아내 유여인을 설득한다.
예지가 결혼할 상대가 나타난다면 이 아이로 인해 방해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신의 서자로서 호적에 올릴 것을 생각하고 있는 홍사장이다.
그러나 예지는 완강하게 반대를 한다.
부모님이 고향으로 내려가시는 것은 반대하지 않지만 용민이를 아버지의 호적에 입적을 시킨다는 것은 완강하게 반대를 하는 예지였다.
예지는 이미 자신의 호적에 용민이를 올린다.
자신의 아들로 사생아로 자신의 성을 붙여준 것이다.
“예지야!
네 앞길도 생각을 해야만 할 것이 아니냐?“
“아버지!
제가 또 다시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세요?
이제 더 이상은 제게 남자는 없습니다.
사업을 하면서 우리 용민이를 누구 못지않게 훌륭하게 키우는 것이 제 삶의 목표입니다.
절대로 남에게 뒤지지 않는 그런 아들로 키우겠습니다.“
홍사장은 예지의 결심이 확고하다는 것을 본다.
이제 그 옛날의 어린아이는 결코 아니었다.
홍사장은 아내와 함께 용민이를 데리고 고향으로 내려간다.
고향이라고 해서 아주 먼 곳에 있는 것은 아니었다.
서울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충주의 작은 시골마을이다.
예지는 용민이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 만이라는 단서를 붙여 내려 보낸다.
시골에서는 결코 제대로 된 교육을 시킬 수가 없는 것이다.
예지는 전심전력으로 사업에 몰두한다.
아들을 위해서도 결코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아버지가 이루어 놓으셨던 모든 것들을 되찾기 위해서라도 한 눈을 팔 수가 없는 일이었다.
경철은 그런 예지를 보면서 예지를 위해 많은 도움을 준다.
예지가 알지 못하도록 많은 편리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제 경철의 마음에는 예지에 대한 미련도 홍사장에 대한 어떤 감정의 찌꺼기들이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사업을 위한 노력이 있을 뿐이다.
경철은 가정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사랑한다.
아내는 또 다시 아들을 출산한다.
집안은 웃음소리가 그칠 날이 없다.
인애 또한 아들을 출산하고 이어 선희는 두 번째 아들을 출산한 것이다.
경철은 그런 가족들을 보면서 커다란 행복을 느낀다.
참으로 결혼을 잘 했다고 생각하면서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이 깊어진다.
아내를 만남으로 해서 자신의 인생이 너무나 행복한 것이다.
이제 예지에 대한 모든 미련도 말끔하게 가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예지를 대하면서 사업 파트너로서 좋은 친구로서 예지를 대하고 있는 것이다.
선희가 두 번째 아들을 낳고 나서 강회장은 완전히 사업에서 손을 떼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사업에 미련을 두지 않아도 경철이 모든 것을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강회장은 경철을 불러 차를 나눈다.
“자네, 가족들을 데리고 이 집으로 이사를 오게!”
“네?
지금 당장 말입니까?“
글: 일향 이봉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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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아름다운 일향님의 오월의 작품 오늘에야 이리
접하게 되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 드림니다.
항상 건온 하시고 행복 하시기 바람니다..
머물어 봄니다 일향님~~
아름다운 목요일 오늘도 행복하세요!!!!!
울님 오늘은 5월에 30일 금요일이네요.
소중한 내주위에 모든이들을 위해 행복과
아름다움을 느끼면서 행복한 나날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