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이어영
명품매장 직원들의 냉대에 상처받은 경험 있으신가요? 손님이 와도 본 척 만 척, ‘니가 이런 거 살 능력이나 되니?’이런 시선을 보내기도 하죠. 명품매장 직원의 불친절에 분노한 한 여성 소비자의 글에 네티즌들이 무한 동감을 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화이트데이에 남자친구와 백화점 안의 매장에 들어갔다가 얼굴이 화끈거려 혼이 났다는군요.
일부 명품매장 직원들, 무슨 생각으로 그렇게 손님을 대하는 걸까요? 네티즌 ‘MDAyZTc5YmY6’은 “샤넬이고 나발이고 아무리 명품 팔아도 자기는 점원일 뿐인데 왜 다들 자신이 명품인 줄 아는지 몰라”라고 했습니다. 한술 더 떠서 ‘dldueks’은 “완전 샤넬이고 랑콤이고 지들이 거기 사장 딸인 줄 안다니깐…. 학생이라 청바지에 단순한 티 하나 입고가면 쳐다도 안 봐. 나도 그때 거기 갔다가 열 받아서 다른 곳 가서 샀어요. 거기 그러는 거 하루 이틀도 아니에요. 한번 어디 올라오겠다 생각했는데 ㅋㅋㅋ 드디어 올라왔군요~”라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치장을 하지 않은 모습이라 무시당한 것일까요? ‘ㅎㅎㅎ’는 “ 추리닝 입고 거지처럼 화장도 안 하고 머리 풀고 가면 인사도 제대로 안 하고 겨우 묻는 말에나 대답해. 화장하고 명품 하나 걸쳐 주고 키 홀더 하나 달랑거리며 가면 직원들 양쪽으로 줄 서서 인사해…. 이런 어이없는 경우가”라고 해 공감을 얻었습니다. 아이디를 밝히지 않은 한 네티즌의 댓글을 보시죠. “ 엄마가 백화점 안 간 지 몇 년이나 됐는지 모르겠다고 쓴웃음 지으며 말하시기에 마침 백화점 갈 일도 있고 해서 그날 같이 갔습니다. 엄마랑 저랑 화장도 안 하고 꾸밈없는 모습이었는데…. 정말 불친절했어요. 엄마 괜히 모시고 나와 상처만 드린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엄마도 ‘에이~ 다음에 오자. 예쁘게 하고 오자’ 하시더라고요. 너무 화가 났습니다. 아직 제가 사회초년생이라 돈이 많이는 없지만 정말 꼭 정말 비싼! 옷 한 벌은 해 드릴 거예요 ㅠ.ㅠ”
네티즌 ‘쌀밥’이 올린 ‘명품매장 직원과 대화하는 법’입니다. “손님:저기요, 이거 얼마예요? 점원:어, 손님 그쪽은 비싼 건데요… . 손님:니 월급에나 비싸지….”
@ 이 분이 쓰신 원래 기사는 오늘 아침 인터넷을 찾아 봤는데 안 보이더군요. 어제까지만 해도 있었는데...기억나는 내용인 즉슨 명품매장의 상당수 이용자들이 매장직원의 불친절에 항의를 호소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목도 "자기가 명품인 줄 아는 명품매장 직원들 "이라는 자극적인 표제어를 선택했구요.(기사의 표제는 취재기자가 정하는 건 아닙니다만)
이 기사는 아마도 기자님이 자신의 원래 기사에 달린 여러 네티즌의 댓글을 직접 읽어본 다음에 작성하신 후속 기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기사체의 일반 형식을 타파한 자유형식의 기사라지만 기자님의 진정한 思想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대로 훌륭한 자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근데 말입니다. 기자님도 그렇고 그 기사에 흥분하여 분노의 댓글을 날리시던 일부 네티즌 분들! 여러분들 혹시 자신이 한심하게 낚였다는 생각은 전혀 안해보셨나요? 원래 기사에 나오는 명품 매장에서 직원의 불친절한 서비스에 곤욕을 당하셨다는 분들치고 "지들은 얼마나 잘 난 줄 알아서 그러냐?, 나 참 더러워서 앞으론 더 좋은 입고 갈거다" 따위의 단순한 열등감 표출 이상의 모습은 보여주질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그렇게 격렬한 적대 의사를 나타내는 사람일수록 다시 그 매장에 방문하여 충동적으로 명품을 구매할 확률이 훨씬 높아지게 됩니다 한마디로 님들은 직원들의 낚시질에 대롱대롱 걸리신 거고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여러분의 명품에 대한 한도 끝도 없는 허영심을 자극해 적절하고도 효과적인 마케팅에 성공한 겁니다.
마케팅의 기법 중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고객관계관리)라는 개념이 있어요. 골자는 고객 서비스의 개개인화, 차별화인데, 신규고객보다는 기존의 고객이나 구매 빈도가 잦은 단골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차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겁니다. 전통적인 고객 응대 방식은 내점(內店)한 모든 고객들에게 무차별한 서비스를 제공함에 있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감에 따라 여러가지 다양한 기법들이 나오고 있죠.
신규고객 10명을 유치하는 것보다 기존 단골 고객 한 명을 활용하는 편이 매출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연구조사결과도 있고요. 기존 고객을 계속 유지함으로써 생산원가 10%를 줄이는 효과까지 있으니 일거양득이기도 하지요. 이런 기법은 대형고급백화점이나 명품점에서 주로 쓰이는 방식이기도 하고요. 물론 CRM이 불친절 마케팅? 기법 자체라는 뜻은 아닙니다. CRM은 광의적 개념이거든요. 다만 원 기사의 내용(명품을 몸에 걸고 다니는 사람들은 직원들이 도열하여 깍듯이 하는 반면 나같이 평범한 옷차림의 사람은 무시당했다)을 추론해보건데 그런 기법이 적절하게 응용된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어제 댓글을 단 한 네티즌이 재미있는 일화를 소개하더군요. 어떤 중년 남자분이 명품매장에 가서 지갑을 고르고 있는데 매장 여직원이 대뜸 "손님, 그건 비싼 겁니다."라고 했다나? 여기에 자존심이 심대하게 상한 중년 남자분, 여직원의 빰을 한 대 후려갈긴 후 카드를 모조리 긁어서 수십개의 지갑을 사갔다고 하더이다. 잠깐 여기서 문제.... 둘 중에 어느 쪽이 현명한 걸까요? 그 여직원은 가벼운 물리적 충격을 받은 것을 빼놓고는 오히려 자사 매출에 대한 지대한 공헌을 했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유능한 직원인 겁니다.
아마도 가는 길에 그 중년 남자분은 매장 매니저를 불러 "직원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길래 손님들에게 저런식으로 함부로 하느냐"며 좀 따졌겠죠. 물론 매장 매니저는 그 손님 앞에서는 "다음부터는 그런 일이 절대 없을 것입니다" 라고 연신 고개를 조아렸을 테지요. 하지만 매니저는 그 손님이 나간 후 그 매장직원을 조용히 불러 아마도 이렇게 말했을 겁니다. "미스김 잘했어! 다음 번에도 그렇게 해"
좀 길어집니다만 결론은 기자님과 님의 기사에 흥분해 침 튀기며 댓글을 다셨던 분들, 한마디로 모두 낚이셨다는 겁니다. 명품매장의 직원들의 태도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든다면 그런 곳에 앞으로 안가면 그만입니다. 물론 머리가 비시고 뇌가 없으신 그저 명품이면 환장하는 님들 같은 부류에겐 이런 충고도 별로 소용이 없을까봐 괜히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여러분! 열심히 그런 곳에 가서 자신의 격조를 높이시고 우아해지시길 바랍니다. 장사가 잘 되게 하셔서 명품 매장 직원들의 월급도 좀 높여주시고 말입니다. 님들과는 달리 직원들에게 친절한 서비스를 받아 기분이 몹시 나빴다는 일부 손님들. 어쩜 그 분들 역시 처음에는 님들의 처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거라 생각보진 않으셨쎼여?
확실히 "과시형 소비"를 언급한 베블런의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인간이 항상 합리적인 건 아니라는.
첫댓글 명품 디자인 사놓고 컨트롤 신공 후 반품 ㄳ-_-ㅋㅋ
요즘은 곳곳이 낚시군여..ㅋㅋ (아침에 kt 62만원 보이스 피싱도 오던데 ..)
네티즌 ‘쌀밥’이 올린 ‘명품매장 직원과 대화하는 법’입니다. “손님:저기요, 이거 얼마예요? 점원:어, 손님 그쪽은 비싼 건데요… . 손님:니 월급에나 비싸지….” ㅋㅋㅋㅋㅋ
근데.. 뭘랄까.. 어울리는 장소엔 어울리게 하고 가야 한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용산은 덕후같이.. 명품 파는데는 대강 엘레강스 하게 입고 가야 대략 눈치껏 저쪽도 호옹해 올테니.. 그렇게 생각하면 되지 않을지..저런거 가지고 찌질대면 참.. 저런 일은 재래시장 가도 있어요.재래시장 가서 도매로 머 살려고 하는데 양복입고 갈때랑 그냥 잠바 걸치고 갈때랑 사람 틀리게 봅니다.
때와 장소에 어울리는 차림새라는게 괜히 있는건 아니지만서도...겉모습만 보고 사람 판단하는게 좋지 않다고 하지만서도 후줄근패션에 명품매장 가면 아무래도..좀 ..고객으로 보이진 않을것 같은 생각이 조금은 드는군요.
명품매장직원을 탓할게아니라고보는데요..그들도 사람인데 당연히 처음보는손님 옷차림으로 판단할수밖에없는측면도있구요..그리고 손님이 자격지심에서 그렇게 괌;ㄴ반응하는건 아닌지??전 직원도 아니고 그런데서 그런 된장?직원 못본것같은..
자격지심에 그런 것 같지는 않습니다. 3자의 입장에서 매장이나 어딜가도 차림새를 보고 사람들의 태도가 많이 다르던데요...
정말 가진 사람들은 가격 안물어봅니다. 가지고 싶으면 사면 그만이니까...
정말 부자들은 아끼고 아낄 줄 아는 사람이 되는 거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