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 / Lakeside CC
21세기 들어서서 지금이야 덜 그런 편이지만,
1990년대, 골프 붐이 폭발을 하던 시절,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골프동호회가 유행을 하면서, 마치 여기에 가입을 하지 않으면
나 홀로 뭔가 처지지는 듯한 분위기가 팽배하기도 했었는데,
그래서인지, 필자도 주거래 은행 2개 지점의 이업종 교류회를
포함하여, 5-6곳의 골프동호회에 자연히 소속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동창모임과는 별도로 또 가입한 동호회 월례회를 다 참석하려니,
한 달에 7-8번의 라운딩은 기본이 되었고, 거기다 번개모임까지 하니
2-3일에 한번은 필드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데, 그러던 그 시절에
가장 많이 또 가장 자주 찾은 곳이 바로 이 레이크사이드 컨트리클럽이다.
3개 이상의 골프동호회의 연간 부킹을 이곳에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한 달에 4번 정도의 라운딩을 이곳에서 할 수 밖에 없어서, 코스 전체를
눈감고도 외울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일본에서 운영하던 골프장 1개를 팔면, 한국에 3-4개를 오픈 할 수 있던
시절이라서 그랬는지, 재일교포 윤 모 회장이 1987년에 퍼블릭 코스로
허가를 받고 개장을 한 이래, 회원제인 서 코스(1997년 개장)를 포함해서
54홀로 운영을 하다 보니 우리 같은 단골 입장에서는 석 달에 한 번씩 보는
코스들이 지루하지 않아 좋았는데, 그러나 말이 퍼블릭이지 입장료를 포함한
경비는 월례회만을 기준으로 하자면 오히려 회원제 골프장보다 더 들기
마련이었다.
우선 연 부킹을 했더라도 다달이 사전에 티타임을 전화로 받아야했는데,
수많은 월례회 팀들과 경쟁을 하다 보니 골든타임을 배정받기 위해선
그들이 컴퓨터 통계로 관리하던 객 단가를 올려줄 수밖에 없었고,
그러다보니 참가상이나 점심 식사와 라운딩 후의 회식에 돈이 무척 많이
들어가게 되었는데, 거기다 한 술 더 떠, 2,000년대 중반이 되자,
클럽하우스 2층 식당에서 단체 팀들을 모두 다 수용하기 힘들었는지,
골프장 입구근처에다 ‘북 코스’라는 고깃집을 개업해서 우리 같은 단체
팀들을 반강제적으로 가게 만들었었다.
라운딩 후의 회식은 주로 생 등심고기로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고기질이
뛰어난 맛 집을 개인별로 찾아다니던 습성이 있는 우리들에게 일 인 분에
약 3만 원가량이나 하는 질기고 맛없는 고기를 먹을 수밖에 없게 만들고,
또 직원들의 형편없는 서비스가 계속되자, 드디어 회원들의 입에선 불평을
나오기 시작했고, 이런 어처구니없는 작태가 결국엔 어느 곳보다 훌륭하고
뛰어난 레이아웃으로 ‘천당 밑에 분당’이란 말까지 나오게 한 명문 골프장의
장점을 다 덮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하면서, 원치 않게 10년가량을 해 오던
월례회의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게 만들었다.
1980년대부터 월례모임을 해오던 기흥CC에서 1990년대 중반에 장소를
이곳으로 옮긴 가장 큰 이유가 점점 막히는 경부 고속도로이었듯이,
이 골프장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교통편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역삼동에 위치한 헬스클럽의 골프모임도, 또 오랫동안 봉사 해왔던
로타리클럽의 월례회도 이곳에서 한 가장 큰 이유 역시 교통편인데,
습관이 뭔지, 그러다보니 이젠 이 정도의 거리를 벗어난 곳은 자연히
멀다는 느낌을 받게 되어 다른 곳은 점점 더 안 가게 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국제대회도 여러 번 치루면서 미국인 프로도 칭찬을 한 남 코스를 비롯해서
코스 모두가 너무나 훌륭하고, 이 이상의 장점을 가진 곳도 많지 않아
앞으로도 수도권을 대표하는 명문 골프장으로 계속 남겠지만, 그러나
골프 코스가 아닌 사람들이 하는 운영자체는 아쉬움이 참 많았다.
물론 이젠 오랫동안 안양CC를 관리해오면서 명성을 쌓아온 삼성 측으로
골프장이 넘어간 이후부터 달라진 점들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 앞날의
기대가 더욱 커지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