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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교육청의 학생자치회 컨설팅 <사진 제공=경기교육청> |
학생부종합전형의 가장 중요한 전형 요소는 서류다. 서류는 대학에 따라 학생부, 자소서, 추천서, 활동보고서 등을 반영한다. 이 중 자소서는 일면식이 없는 입학사정관들에게 서류로 하는 첫 자기 홍보의 시간인 만큼 심사숙고해 작성해야 한다. 그렇다면 수많은 자소서 중에서 입학사정관의 눈과 마음을 열게 할 수 있는 자소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본지는 수험생들의 자소서 작성에 이해를 돕기 위해 서울대, 고려대 합격자 3명의 자소서를 차례로 싣기로 했다. 오늘은 서울대 의예과 합격자의 자소서를 소개한다. |
1.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학업에 기울인 노력과 학습 경험에 대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고등학교 가서도 나는 잘할 수 있을 거야!” 중학교 때의 높은 성적에 자만해 친구에게 했던 한마디였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역시 좋은 성적을 받아서 저의 자만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러나 2학년 1학기 사회문화 성적은 처참했고, 저의 자만을 깨부수기 충분했습니다. 사회문화 성적에 대해 ‘너무 적은 시간을 투자해서 그런가?’라는 생각에 막연히 공부 시간을 늘려 보았지만 실패를 맛보았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친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개념을 확실하게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문제를 푸는 것이 문제점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개념 정도는 외우면 된다는 생각에 무턱대고 쓰면서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 역시 해결책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쉽게 오를 생각이 없어보이던 성적 때문에 골머리를 앓던 중, 영어를 공부할 때 ‘시각화를 하면 기억에 잘 남고 이해가 잘 된다’라는 주제의 지문을 공부했던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시각화’ 방법을 사회문화 과목에 적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포함관계를 파악해야 하는 개념은 벤 다이어그램, 두 가지 이상의 대상의 비교는 표를 이용해 시각화하면서 `단순하게 암기를 하는 것보다 이해가 잘 되는구나`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한 이미지를 활용하면서부터 개념이 기억에 오래 남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시험시간에 문제를 읽자마자 문제와 관련된 그림이 떠올랐고, 그림을 문제에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눈에 보이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저는 이 방법이 저에게 맞는 방법이라는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시각화 학습법을 하면서 저는 공부하는데 있어 저만의 방법을 찾게 되었다는 것을 느꼈고, 다른 과목에도 저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공부법의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정신력 또한 기를 수 있었습니다. 이교훈은 앞으로 저에게 닥칠 어려움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 고등학교 재학 기간 중 본인이 의미를 두고 노력했던 교내 활동을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3개 이내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단, 교외 활동 중 학교장의 허락을 받고 참여한 활동은 포함됩니다. (1,500자 이내)
2학년 2학기부터 바른생활부 소속으로 학생 자치 활동의 중심인 학생회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학생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학생회의 모습을 바랐습니다. 학생회를 통해 각종 캠페인, 생활 지도, 기부 등 여러 활동을 할 수 있었지만 제가 바란 학생회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나눔의 집 기부활동은 제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기부금을 걷는 과정에서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기를 불편해 했고, 그로 인해 기부금 모으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기부 활동이 끝나고 참여를 꺼려했던 친구들과 이야기를 해보면서 다수의 의견이 아니라 학생회가 자체적으로 사안을 결정해버린 것이 문제임을 알게 되었고, 의견이 잘 반영되려면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때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학급회의를 이끌어 나갈 때 모두가 소통하고 참여 할 수 있도록 진행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반장의 역할로 학급회의를 진행하면서 친구들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휴대폰 보관 기간, 벌금 등의 학급 규칙은 최대한 모든 친구들의 의견이 일치하는 방향으로 정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손을 들어 자신들의 의견을 제시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런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서 민주적인 방법을 이용하여 모두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배웠습니다. 이런 지속적인 활동들을 통해, 리더로서 구성원들이 기꺼이 참여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고, `적극적인 소통`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습니다.
법에 관련된 책과 기사를 찾아 읽으며 법에 대한 흥미를 늘려가던 중, 더 주체적으로 법에 대해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교내 사법고시를 통해 `학생자치법정`에 판사의 역할로 참여했습니다. 제가 원하던 주체적인 활동을 찾았다는 마음에 매우 기뻤고 기대도 많이 했습니다. 그러나 이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1학년 때 열린 재판에서 검사와 변호사들은 준비가 덜 되어있는 구형과 변론을 늘어놓는데 그쳤고, 저는 그들이 무책임해 보였습니다. 자치법정이 끝난 뒤에 피드백을 하는 과정에서, 저는 검사와 변호사에게 그 역할을 선택한 이유를 물어 보았고, 그들은 “멋있어서”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들의 대답은 실망스러웠고,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한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생자치법정’을 통해서 어떤 역할을 맡든지 책임감은 항상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고, 더 나아가 저는 매사에 무책임한 태도를 경계하는 자세를 갖게 되었습니다.
2학년 때는 선발된 검사와 변호사 친구들에게 찾아가 자신이 맡은 직책에 대해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직접 말해 주었고, 모두가 책임감을 바탕으로 재판을 성실하게 준비해 주길 요청했습니다. 다행히 재판은 철저한 준비 덕에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더 나아가 행정인으로서 제가 갖춰야 할 책임의식의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3. 학교생활 중 배려, 나눔, 협력, 갈등 관리 등을 실천한 사례를 들고, 그 과정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1,000자 이내)
영어로부터 배움의 즐거움을 느꼈던 저는 영어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영어선생님께서는 ‘영어’ 그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있는 저에게 조장이 되어 ‘제주국제포럼’에 참여 해볼 것을 권유해 주셨습니다.
처음에 저는 조장으로서 잘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에 스스로 억눌려 친구들과 상의하지 않고 혼자서 아이디어를 구상했습니다. 그러나 친구들과 아이디어 상의를 할 때, 저의 생각과 친구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서 언쟁을 벌이는 탓에 원고 작성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대화가 단절될수록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졌고, 일부 친구들은 영어선생님께 활동을 그만하고 싶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소식을 듣고 나서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저로 인해 팀 분위기가 와해된 것 같아 친구들에게 미안했고, 그래서 친구들에게 다가가 먼저 사과하고 태도의 변화 또한 약속했습니다.
다행히도 친구들은 저의 달라진 모습을 반겼습니다. 이에 탄력을 받아, 저희는 브레인스토밍을 하면서 모두의 아이디어를 공유했습니다.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의견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서로 보완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비 온 뒤에 땅이 더 굳는다’는 말처럼 저희는 갈등을 겪은 후에 더욱 돈독해졌고 무사히 원고 작성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 생긴 갈등을 해결하면서 가치관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예전의 저는 리더가 수직적 위치에서 이끄는 존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험을 통해 오래된 편견을 떨쳐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진정한 리더란, 리더라는 감투를 내려놓았을 때 빛을 발하는 존재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생각은 저에게 동등한 위치에서의 의사소통을 통한 협력의 중요함을 일깨워 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