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울나들이에서 늦게 돌아온 터라 피곤이 온몸에 가득쌓여 오전내 가시질 않는다.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되었는데 큰아들이 학원에 갈 시간이라네!
"학원 끝마치고 오면 함께 밥먹자! 아빠도 그때까지 기다릴테니..."
그런뒤 옷을 갈아입고 운동을 나가 천변에 이르렀는데 어제 비가 많이 내렸는지 징검다리가 다 잠겼다.
겨울비가 도대체 얼마나 내렸길래?
오늘까진 겨울로 치는데... 벌써 봄 분위기가!
물구경에 계절의 변화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도 할 겸 천변산책로를 뛰기로 한다.
중간에 화산공원으로 올라갈까 하다가 그냥 냇가를 따라 계속 올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직진.
상류까지 모든 징검다리는 건널수가 없을 정도로 물이 넘치고 있다.
겨우네 쌓였던 눈찌거기며 모래먼지 등이 아주 깨끗하게 청소가 된 듯 산뜻한 풍경, 하지만 꽃이 핀다든지 싹이 돋는 것은 아직 먼 나라 얘기.
한벽루 아래 팔각정까지 천을 따라 올라간 뒤 도로를 따라 치명자산 주차장쪽으로~
예전 철도가 지나던 길(지금은 '바람쐬는길')을 따라 정신병원까지, 거기에서 천변쪽으로 나있는 산책로로 잠시 내려가 봤는데 병원 이후부턴 비포장 흙길이 나오더니 이후에 '각시바위'라고 표지가 나온다.
어릴때부터 숱하게 들어본 지명인데 도대체 어디에 있는가 했더니 바로 여기였구나!
한벽루는 진즉부터 알았지만 '오목대'는 몇년전에야 가보게 되었고, 치명자산이며 은석골로 가는 철길자리는 여러차례 달려봤지만 그 바로 아래쪽에 있는 각시바위는 이제야 알게 되었으니...
잠시뒤 비포장길이 끝나고 다시 철길자리로 올라가 은석골, 은석교까지 이르게 된다.
그냥 몸이나 풀려고 나왔다가 편도로 10Km를 와버렸으니...!
은석교에서 잠시 볼일을 보고 신발끈을 단단히 다시 묶은 뒤, 돌아오는 길엔 조금 속도를 붙여본다.
한일아파트~한벽루 아래 팔각정 (25:00 / 5Km)
팔각정~은석교 24:33 [49:33]
은석교~팔각정 22:02
팔각정~한일아파트 22:16 [44:18]
[1:33:51 / 20Km]
돌아오는길 전주천변 구간(5Km)에선 4'40"정도로 시작해서 맨 마지막 구간엔 3'56"정도로 마무리.
신발을 트레일화 수준의 무거운 것을 신고 나갔는데 (340g NB749) 일반적인 마라톤화 보다 핸드폰 하나씩만큼 무겁지만 신발끈을 제대로 조이고 나니 무게감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오늘같은 이런 주로(보도블럭, 투습콘, 흙길... 기타 제멋대로)에선 얇은 신발보단 이게 훨씬...
땀을 뻘뻘 흘리고 집에 돌아왔지만 아들은 아직도 공부 중.
씻고 옷 갈아입고 빨래까지 빨아놓고 난 뒤에도 ...
결국 3시가 훨씬 넘은 뒤에야 점심을 먹게 된다.
모처럼 긴거리를 뛰어서 그런지 종아리 근육의 피로감이 상당히 느껴지지만 마음만은 밥을 몇그릇 먹은 듯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