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 주주불사님 사용기입니다..
2014년 논땅에 농사를 지으면서 삽과 논두렁괭이로 이랑을 지었었지요.
가을에 마늘을 심으려고 보니 이랑의 방향이 잘못되었더군요.
이웃 할아버지한테 트랙터로 로타리를 쳐달달고 부탁드렸어요.
흙을 보슬보슬 잘 갈아놨길래 아부 흡족하게 생각하며 이랑을 지으려고 했어요.
삽을 땅에 꽂고 오른발로 푹 눌렀는데...... 에게 10센치도 안들어가네요.
트랙터가 서너 번은 왔다갔다 해야 그럭저럭 로타리가 쳐진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지요.
작은 집에 경운기가 있고 가져다 쓰라고 하시지만 기계 힘 빌리지 않고 농사를 짓기로 마음 먹었어요.
그러면서 만난 농기구가 삽쇠였어요. 이후 논땅을 갈아엎는데 삽쇠가 아주 많은 역할을 했었지요.
점질토의 논땅이 그럭저럭 입단화과정을 거치는 중이었는데 흙인지 돌인지 받아넣게 되었어요.
2015년 겨울에 저수지에서 나온 흙을 1차로 받았고, 2016년 가을에는 산에서 나온 자갈 섞인 황토를 넣었어요.
포크레인이 채바가지로 큰돌을 골라내서 땅속에 묻었고 눈으로 보기에는 아주 좋은 땅이 되었어요.
3월 말부터 이랑을 지으면서 작물을 하나씩 심고 있어요.
제일 왼쪽에 보이는 것이 강낭콩 2이랑 중에 1이랑이고요.
그 다음이 감자인데요. 감자는 심을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헛골재배에 발목이 잡혀서 심게 되었어요
싹이나 날까 했는데 90프로 정도가 싹이 올라왔네요.
갑자가 조금 더 자라면 헛골재배를 얘기하면서 여우호미, 선호미, 북호미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해요.
오른쪽에 보이는 3이랑은 자갈을 골라내고 풍원미를 정식하고 둑에 있는 풀을 베어서 멀칭을 했어요.
고랑에 자잘한 돌멩이들이 보이니까 땅이 좋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을 건데요.
사람 머리통 보다 큰 돌도 제법 나오고 배구공 만한 돌은 엄청 많이 나와요.
큰돌은 밭가에 있는 배수로에 넣고 있어요.
사진에 보이는 돌 정도는 삽쇠 날에 아래쪽이 걸리기만 하면 간단하게 땅위로 튕겨 올라와요.
삽쇠의 위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여실히 느끼며 삽쇠를 만든 난로공작소님을 존경하게 되요.
삽쇠를 땅속으로 밟아 넣다가 돌멩이 끝을 못찾아 한참을 헤매게 되었어요.
계속 밟아 나가다보니 대충 윤곽이 드러났는데 파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깐 망설였어요.
삽쇠의 위력을 믿어보기로 하고 돌 아래 삽쇠날을 끼우고 힘껏 제겼는데 꿈쩍을 안하네요.
돌멩이 캐면서 삽을 사용한 적은 없는데 처음으로 삽을 이용해서 돌의 윗부분을 노출시키는 작업을 했어요.
삽하고 비교해보니 사람 힘으로는 어쩔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괜한 짓을 했구나 후회를 하지만 일단 돌을 확인했으니 처리를 안할 수가 없어요.
삽쇠날을 넣고 낑낑대다 보니 원가 느낌이 이상하더군요.
자루와 삽쇠를 연결한 용접부위가 떨어지고 있더군요.
더이상 허튼 짓을 하다가는 삽쇠를 아예 못쓰게 되겠다 싶어 집으로 철수했어요.
자형이 갖다놓은 용접기가 있긴한데 아직 한 번도 사용을 못해봤어요.
30년 전에 잠깐 용접을 해본 경험이 있긴 한데 용접기가 세팅되어 있는 상태였어요.
형님한테 전화를 해서 아서선을 어떻게 물리고 전류를 어디에 놓아야 되는지 물어보고 용접을 시도했어요.
전원을 넣으니 용접기 팬이 돌아가길래 용접기는 이상이 없구나 생각하고 용접봉을 갖다댔는데 반응이 없네요.
포기하고 윗동네 형님한테 부탁을 하려고 했는데 마침 집안에 결혼식이 있다고 출타중이라네요.
점심식사를 하려고 집으로 돌아와서 아서선을 삽날에 물리고 다시 시도했더니 지지직.....
30년 전의 용접기술을 되살려서 용접에 성공했어요. 삽쇠 연결부위가 까맣게 보이는데 용접 흔적이지요.
전후좌우에 삽쇠날을 끼우고 흔들고 제끼다 보니 돌덩이가 모습을 드러냈어요.
돌아래 자갈을 채워가며 땅 위로는 꺼냈는데 밭가로 옮길 엄두는 안나더군요.
트랙터 도움을 받아볼까 아니면 그냥 밭가운데 두고 쉼터로 활용할까 생각중이래요.
삽쇠의 위력에 놀라고 저의 용접실력에 경탄한 주말이었어요.
앞으로 용접쪽으로 진로를 결정해야 하나 하는 건방진 생각도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