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양규
안톤 슈낙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 들을 자연과 우리의 삶 속에서
여러가지를 낭만과 멜랑꼴리하게 망라하여 나열하였다.
울고 있는 아이를 볼 때,
죽은 새의 시체 위에 떨어지는 낙옆과 가을 햇살이 비치는 어느 저녁 노을,
사랑하는 이의 소식과 발길이 끊길 때,
동물원의 철책 우리에 갖혀, 초조하게 괴로워 하며 포효하는 호랑이와 표범,
학창 시절의 친구 집에 방문했을 때,존경 받을 만하고 고관대작이 되어
거만한 태도로 악수를 청할 때,
우울한 병실에 한 달 간이나 누어 있을 때,
늦은 밤 기차 소리,술에 취해 울고 있는 여인의 모습,
장의 행렬, 가난한 노파의 눈물,굶주린 어린 아이의 초췌한 모습,
철창안 죄수의 창백한 얼굴,유랑극단 세번째 줄에서 떨어진 어릿광대
징소리, 둔하게 들리는 종소리,바이올린의 G현 등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고 했다.
슈낙의 슬픈 것들은 낭만적이기는 하다.
요즈음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은 인간으로서 차마 생각지도 못하는
그런 슬픈 것들이 있다.
아홉 살 먹은 의붓 아들을 가방에 넣어 발로 밟아 질식시켜 죽게한 계모,
같은 동갑내기 의붓 딸을 개 묶어 놓듯이 감금 또는 물고문까지 하였고,다행히
극적으로 탈출한 사건의 계부,
경범죄로 붙잡힌 흑인의 목을 졸라 '숨 쉴 수가 없다'고 하소연하다
죽게 만든 경찰,그리고,이런 일에 항의한 군중을 군대를 동원해 해산시킨
트럼프 대통령,미국의 민주주의와 자존심을 헤친 트럼프,
성희롱으로 감옥을 가거나 자살한 시장,
음주운전으로 장래가 촉망 되는 젊은이의 사망,
미얀마 상황이나 광주 사태, 러시아 반체제 인물의 살인 미수,
북한 김정은 일당들의 대남 막말,
국민의 혈세로 채워 놓은 곶간을 마구 퍼주어, 나라를 망하게 한다고 외치는
지식인들의 절규,흥분한 지성인들,
민주화 운동에 기여했다는 민주건달 들의 으시댐,
태극기 부대 소속 지하철 꼰대들의 젊은이 들과의 고성 싸움,
이러한 것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그러나 나를 기쁘게한 것 들도 있다.
당구나 골프 그리고 등산을 하고 나서의 막걸리 한잔,
그 후 깊은 잠을 자고서 일어나 내가 살아 있음에 감사하고,
구름이 와의 산책,이어폰에서 울려 나오는 흘러간 옛 노래에 맞추어
흥얼거림,
카톡으로 멀리 미국에 사는 딸, 화상으로 만나는 외손녀와의 알아 듣지 못한 대화,
마누라가 요리한 따끈하고 구수한 시레기 된장국,
늦깎기 직장 출근 길, 한강 올림픽대로를 따라 차창 밖으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쐐며 드라이브한 기분,
친구의 코로나시대에 건강하게 잘 보내느냐는 반가운 전화 와
카톡으로 보내온 보석 같은 글과 생전에 보지도 가 보지도 듣지도 못 했던
동영상이 나를 기쁘게 한다.
또 우리를 기쁘게한 것은 어려운 가정 환경에서도
부부가 피땀 흘려 열심히 회사를 경영하여,부자가 되었고,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기부한 배달의 민족 대표와 카카오 의장,
어느 치킨집 자영업자의 불후한 부모 없는 형제에게
행동으로 교육한 무료 통닥 서비스,
이런 기쁜일 들이 많아질 수록 우리를 슬프게하는 일들이 줄어들 것이다.
미래에 우리를 슬프게하는 것들 중에 간과 해서는 안될 중요한 것들이 있다.
우리 꼰대들의 후손들이 잘사는 이 땅이 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념의 대립보다는 실용적인 이념에 치중해야 할 것이다.
정치적 이념의 대립은 세월이 가면 무의미 해지고,
상처와 빈곤과 때로는 전쟁과 패망만 남는다,
세상이 도덕성이 없어지고 피폐해 지고 허무해 진다.
실용적인 이념 즉 먹거리 이념에 사활을 걸대 후손에게 희망이 있다.
포루투갈은 육지의 강자들과는 싸울 수 없는 약자였기에
해양 기술과 배를 만들어,대서양의 넓은 바다에 진출해서
해양대국이 되었었다.우리도 바다로 나가야 한다.
우리 후손 들을 기쁘게할 꼰대들의 역할은 무엇 보다도
나라 망한다고, 세금 많이 내게 된다고 한탄할 것인가.
젊은이 들이 게으르고, 버릇없다고, 노력하지 않는다고,꾸짓고만 있을 것인가.
젊은이 들이 그들의 세계에서 희망과 꿈을 갖도록 해야지,
방해 해서는 안된다.
자연의 섭리는 변함이 없고,이제 봄 바람에 종달새 날고,
연못가에 개구리 울음소리 들릴 것이며,얼음 녹은 계곡에는 벌소리 시끄럽고,
눈 녹은 정원에 나비들 춤추고,냇가 버들가지에 푸릇푸릇 싹 오를 때
매화 향기 남쪽에서 날아 오면,
농부는 과수에 거름주기 바쁘고,주말 농장 친구들의 삽질이 분주해 진다.
인생은 왜 허무해 질까. 사람으로 태어나서 남들 했던것 만큼 하고 살았다.
고생도,고뇌도,아픔도, 슬픔도,기쁨도....
머지않아 진달래 피고,강남갔던 재비 날아오면서,
앵두 같은 입술의 젊은 여인도,억만금의 재산도 나에게는 필요 없다.
건강 하나 하고,황금 같은 비트코인이나 하나 하고,
막걸리 한병 가져오면 좋으련만.....
친구들! 사랑해! 한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