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낙도의 슈바이처'라 불린 고(故) 최분도 신부가 인천 덕적도에 세운 병원이 천주교 역사 기념관으로 탈바꿈한다. 인천시 옹진군은 덕적도의 옛 복자 유베드로 병원 건물에 천주교 역사 기념관을 건립하고자 천주교 인천교구와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6일 밝혔다.
병원 건물 소유주인 천주교 인천교구가 옹진군에 건물을 기부채납하면 옹진군이 리모델링이나 증축을 거쳐 전시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천주교 인천교구는 이후 내부에 진열될 전시품을 마련하고 전시관 운영을 맡게 될 예정이다.
이날 협약에서 천주교 인천교구는 덕적도 사적지를 전국 143번째 천주교 성지로 만들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인천교구는 천주교 성지 사업과 순례 여정 지원을, 옹진군은 순례자를 위한 섬 관광 인프라 구축 등을 맡기로 했다"며 "천주교기념관 조성을 통해 낙후된 섬에서 의료와 기반 시설 확충에 큰 역할을 한 최 신부를 기리겠다"고 말했다.
미국 미네소타주 출신인 최 신부는 1959년 한국 땅을 처음 밟은 뒤 인천 답동·송림동·백령도본당에서 활동하며 옹진군과 첫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후 1966년 덕적도본당에 부임해 섬에 복자 유베드로 병원을 짓고, 미군 함정을 활용해 만든 병원선으로 인근 섬을 돌며 진료하는 등 10년 넘게 섬 주민을 위해 봉사했다.
이 병원은 외과·내과·산부인과 등을 갖추고 전국에서 찾아온 환자들을 진료했으나 1970년대 문을 닫은 뒤 빈 건물로 방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