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컴을 켜고 인터넷을 연결하니
2025년 신년운세 광고가 뜬다.
벌써 한해의 끝이 다가온다는 뜻이다.
이런저런 일들이야 많았지만
딱히 뭘 이룬 것도 없이
이번 일년도 벌써 휙 흘러 버렸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의 흐름을
더 빠르게 느낀다고 한다.
흐르는 시간이 아쉬워 그럴수도 있겠지만
과학적으로 봐도 일리가 있다.
한 살 아이에게 일년은
일생의 길이와 같다.
살아온 한 평생을 또 한번 더 산다니
그 일년이 길고 더디 흐를 수 밖에.
그런데,
열 살 아이에게 일년은 어떨까?
당연히 열살에게 일년은
살아온 일생의 1/10,
그래서 열살의 일년은 한 살의 일년보다
열배나 빠르게 흐른다
이런 식으로
스무살 청년에게 일년은
열 살 아이의 일년보다 두배 빨리 흐르며
60세에게 일년은 스무살 청년보다
세배나 빠른 속도로 흐른다.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크로노스 (Chronos)의 시간’이지만
흐름의 체감속도는 이렇게 상대적이다
2.
크로노스의 시간과 달리
‘카이로스 (Kairos)의 시간’은
우리가 만든다.
새로운 사건과 기회, 계획과 실행,
시도와 경험의 조합이 만드는
카이로스의 시간 안에서
나이에 의한 세월의 상대적 흐름은
완전히 없어진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안에서 특별한 사건을 만들고
그것을 향해 가는 여정을 이어가고
사건의 중심에 서기 위해 몸을 만들고
새로운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면서
내 삶에 카이로스의 시간을 돌리면
나이들수록 빠르게 흐르듯 느껴지던 세월도
속도를 늦추게 되기 때문이다.
3.
금년도 어김없이 세월은
어릴적 체감의 수십배 속도로
벌써 이만치 흘러 버렸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살까?
나에게 주어진 남은 크로노스의 시간은
아마도 15년?
혹은 20년이나 그 이상?
충만하지는 않더라도 그 세월 동안
어느 정도나마 채우고
세월을 느리게 흐르도록 하려면
일부러라도 뭘 계획하고
목표를 세우고, 배우고, 연습하고
당연히 건강도 잘 유지하고
관심사를 넓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음...
마침 날도 쌀쌀해졌으니
당장 오늘 저녁에
동태알탕 끓이기부터 도전!!!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