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읍성 일대 고도심을 되살리는 첫 마스터플랜이 세워졌다. 구청은 이 지역을 서울 인사동에 버금가는 전통문화와 청년예술이 어우러진 마을로 변모시킨다는 구상이다.
동래구 명륜·복산동 4만 8천㎡에
창작 예술촌·특화 골목·광장 등
'동래읍성토리마을' 조성 계획 동래구는 구청 앞 명륜동과 복산동 일대 낙후 주거지 4만 8천㎡를 '동래읍성토리마을(가칭)'로 조성하는 기본계획안을 완성했다고 19일 밝혔다.
'토리'는 실뭉치와 음악의 지역적 특색을 뜻하는 순우리말로, 동래의 오래된 역사와 현재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 이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계획안은 입주작가를 위한 창작예술공간 조성, 읍성성곽 주변 중앙광장 조성, 주제별 특화 골목길 조성 등이 주요 골자다.
우선 마을 내 주택을 리모델링해 창작예술촌 3곳을 조성한다. 국내 작가들은 물론 해외 예술단체와 연계해 국제 레지던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동래읍성의 통로였던 암문터와 옛 성곽 주변은 전통정원과 공연시설을 갖춘 광장으로 탈바꿈한다. 현재 암문터 주변으로 조선후기 동래읍성 성곽(하단부 성돌)이 30m 정도 남아 있지만 주택 등에 가로막혀 수십 년째 방치된 상태다. 구청은 일부 주택을 철거해 성돌 주변을 정원으로 만들기로 했다.
또 암문터에는 암문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설치하고 야류마당을 조성해 공연 등 문화활동을 위한 광장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계획안에서 특히 중점을 둔 건 마을 곳곳에 거미줄처럼 얽힌 오래된 골목길을 특화 거리로 만드는 안이다.
이들 골목길은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옛길로, 일제강점기인 1920년대 '동래읍내 배수도로정비계획 평면도'를 보면 해당 골목길이 온전히 표시돼 있다. 골목의 역사성을 살리면 관광용 체험코스로도 활용 가치가 높다는 게 구청 측의 설명이다.
계획안에 따르면 A코스인 '한량길(가칭)'은 동래향교와 이어지는 길로, 바닥에 천자문 블록을 깔고 벽면에 옛사진을 전시하는 등 전통문화 체험길로 꾸며진다.
B코스인 '예술길(가칭)'은 기존 미술특화거리를 활용해 화방, 표구사, 필방 등 예술 관련 전문거리로 조성된다.
이 밖에도 골동품 특화거리, 한약방 거리 등을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구청 측은 동래읍성토리마을 조성에 50억 원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예산 확보를 위해 부산시 '예술상상마을' 조성 사업 공모에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동래구 관계자는 "사업 대상지 주변에 동래향교와 동래시장, 동래부동헌이 있고 반경 1km 안에 복천동 고분군 등이 있어 서울 인사동보다 훨씬 풍부한 전통역사문화 자산을 지녔다"며 "마을 재생의 기반을 다지는 1차 사업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젊은이와 관광객들이 마을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대진 기자 djr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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