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호 선생님이 읽어주신 해설)
블럭
- 김성신
허공에 세워진 소리 없는 탑
내년은 내년이 될까
어깨에다 대고 누가 휘파람을 부는 걸까
그곳은 좁고 깊어 다리를 들이밀면 어깨가 빠졌다
문을 닫아걸지 않으면 의심이 사라져
종일 빈틈 채우는 연습을 했다
밤이 되면 초조한 기색이 역력해 난간은 가난이 된다
혼잣말이 미끄러지고
각 잡으며 흘러다닌 귀
‘십 년 만 기다려’란 말이 갇혔다
식은땀으로 흠뻑 젖은 목
어둠은 긴 복도를 빠져나온 나를 어떤 것으로부터 구분해
곳곳에 초대되지 않는 이름들로 들끓었다
한 번 쌓고 수천 번 무너져 바깥으로 향하는 날들
가슴 맞닿는 곳마다 휘묻이 되는 기억에
어떤 신기루를 바라는 한줄기 빛
살아 숨 쉴 후회 없는 계절이 필요했다
무기력은 미풍에도 무너질 자세,
꽉 막힌 벽을 깨우고
무거워진 가슴을 내려놓아
시간 너머에서 닫힌 당신을 향해 계단을 정비했다
롤러코스터를 숨긴 채 혀를 향해 돌진
묻지도 듣지도 않고
무덤 쪽으로 빗장을 여는
시간의 반역
ㅡ계간 《시사사》(2024, 여름호)
*********************************************************************************************
이렇게나 다양한 삶의 현장에 90%가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정치인이 있습니다
과반수 동의로 모든 사안을 결정하는 걸 목표로 하는 정치활동에서 보기 드문 현상인데요
앞장선 이들의 사이다발언과 앙칼진 주장에 이처럼 호응하다니 믿기 힘듭니다
고대의 바벨탑이 무너졌듯이 현세에서도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습니다
블럭을 아무리 끼워맞춰도 무한정 높아질 리 만무합니다
육지위 초고봉 에베레스트는 해마다 조금씩 낮아지며 심해도 해마다 조금씩 깊어집니다
반복되는 계절도 가끔 심통을 부려서 불가사의한 재해를 일으키지 않습니까
블럭의 재료가 되는 물질이 영원할 리 없건만 벽을 세우고 탑을 쌓습니다
오래 걸릴 뿐이지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은 결국 무덤으로 빗장을 열고 있습니다
반역이 종종 혁명으로 둔갑하기도 하는데 소소한 정비가 훨씬 효율적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https://m.cafe.daum.net/yjla/GgMz/8183?q=%EB%B8%94%EB%9F%AD+%EA%B9%80%EC%84%B1%EC%8B%A0&
카페 게시글
가져온 詩評
김성신/ 블럭ㅡ 최상호 선생님
tnals1
추천 0
조회 7
24.07.22 10:15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