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균 전문 병실과 호스피스 병실을 겸하고 있는
부평 미소병원 집중치료실로 전원했다
여기는 공동 간병인이 조선족 남자 둘이었다
듬직하고 인정많는 사람들이었다
주안병실에 있을 때 옆 침대의 환우가 밤새 소리를
지르며 괴로워했는데
아침에 보호자가 와서 데리고 가서는 다시
안 돌아왔다고 한다
오층의 S선생이 말해주었다
여기까지도 크게 들렸는데 선일이가 엄청
시끄러웠겠다고 했다
가서 보았더니 멘붕상태였다 얼이 빠진듯이 있었다
이곳은 호스피스 병실인지라 심한 경우에는
하루 서너명도 죽어나간다
빠르게 움직이는 간호사들의 걸음
보호자들의 잦은 왕래 그러는 사이 여기저기
커튼이 쳐진다
우는 소리는 별로 들리지 않는다
얼마후 침대가 빠져나가면 곧이어
다른 침대가 자리를 메꾼다
이곳은 마지막 들렸다 가는 곳이다
동생은 이제 죽음을 보는 일에 이력이 난 것 같았다
슈퍼바이러스에 약이 없다고는 하나
인공호흡기도 떼었는데, 면역력만 키워주면
물리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부처손 약초를 암환자 용도로 끓여 2L를 만들고
홍삼을 진하게 끓여서 2L를 만들어
매일가서 코로 연결된 호수를 통해 먹였다
병원 측에 양해를 구하자 어차피 갈 사람이라고
생각되었는지
그러라고 흔쾌하게 승낙했다
그러면서 한 마디 거든다
"동생 분이 좋아하던 물인가 봐요
그러면 콜라를 주시는건 어떤가요?"
....... 그냥 고마운 말로 받아들였다
네병을 들고 온 날은 두병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오후와 내일 아침 유동식 식사 후 꼭 부탁드립니다
간절하고 공손하게 배꼽인사를 하고 올라갔다
"올라간다" 하고 동생에게 말하면
간병사가 "선일아 얼른 일어나서 쫒아가라!"
라고 거든다 참 고맙게 들려왔다
일주일마다 코로나 검사처럼
슈퍼바이러스 검사를 요청했다
세번의 음성이 나와야 일반 병원으로 전원할 수가 있다
두달이 지났다 세번의 음성이 나왔다
두달 만에 지옥같은 이곳을 떠나 전에 있던
주안 사랑병원으로 전원했다
엠브란스의 요란한 벨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