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심리학적 관점에서 본 큐앤이(Q&E) 학습
알파고를 대한 후 요즘 인지심리학자들의 관심은 배움의 과정과 그 메카니즘에 쏠려 있는 것 같다. 그러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학습으로 이어지고 있고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최상의 학습이 어떻게 일어나는 지를 차츰 밝혀 내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메타인지(Meta Cognition)를 향상시키는 것이 학습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가 되며 큐앤이(Q&E) 학습의 인지심리학적 바탕이 바로 메타인지(Meta Cognition)라는 것을 밝혀둔다.
메타인지(MetaCognition)란
자신의 인지적 활동에 대한 지식과 조절을 의미하는 것으로, 내가 무엇을 알고 모르는지에 대해 아는 것에서부터 자신이 모르는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계획과 그 계획의 실행과정을 평가하는 것에 이르는 전반을 의미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의사결정 상황에서 ‘A를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B를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인지(Cognition)라고 한다면, ‘A 또는 B를 선택한다는 것이 사고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올바르게 판단하고 있는 것인가’ 라고 한 단계 위의 수준에서 생각하는 것이 메타인지(MetaCognition) 이다. 즉, 인지를 사고가 수행하는 엔진에 비유한다면, 메타인지는 사고의 방향을 설정하는 조종장치의 역할을 뜻한다.
※ 메타인지라는 단어를 처음 사용한 J. H. Flavell 은 메타인지가 무엇인가에 관해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메타인지는 한 인간 고유의 인지 과정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된 것들에 대한 지식을 가리킨다. 가령 학습과 관련된 정보와 데이터가 지닌 속성 같은 것들 말이다. 내가 A를 학습할 때 B를 학습할 때보다 더 어려움을 느낀다는 걸 알아챈다거나, C를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다시 한번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번뜩 떠오른다면, 바로 그때 나는 메타인지에 맞닥트리는 것이다.
(1976, p232; Nisbet, Shucksmith (1984).The Seventh Sense (p6) SCRE Publications)
큐앤이(Q&E) 학습과 메타인지(MetaCognition)
교사가 아이들에게 질문을 하라 하면 대부분 즉흥적인 질문으로 대응한다. ~~이 뭐예요? ~~을 어떻게 해요? 라는 극히 단답형의 대답을 원하는 질문과 안하면 안되요? 다 쓰고 뭐해요? 검사받아요? 검사 다 받은 사람은 뭐해요? 대부분의 질문이 학습 내용 보다는 다음에 자기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할 지에 대해서 묻는다. 가정에서 유치원을 거처 학교에 오기까지 통제를 받으며 자라온 결과라고 생각된다.
학생이 학습 시간에 학습 내용에 대해서 질문을 하는 것은 일단 자기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한 이후에 하는 행동이다.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질문을 만드는 과정은 학습 내용을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작업이며 바로 메타인지(MetaCognition)를 향상시키는 작업이다.
네델란드의 심리학자 베에만 교수는 25년간 연구한 결과 IQ는 학습에 25% 정도의 영향을 주지만 메타인지는 40%의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메타인지가 IQ보다 학습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IQ는 훈련을 통해 향상되기 어렵지만 메타인지 능력은 훈련을 통해 향상이 가능하다고 한다.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자 리사 손 교수는 메타인지에는 자기 평가 능력과 자기 조절 능력이 있다고 한다. 자기 평가 능력은 자기가 확실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 자기 조절 능력은 자기 성취를 위해 자신을 컨트롤하는 능력이라고 한다. 덧붙여 손 교수는 많이 안다고 해서 잘 아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모른다는 것을 알아야 잘 알게 된다고 한다. 이 능력은 인간만이 가지는 고등능력이며 동물이나 로봇은 자기가 모른 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반복적으로 단순한 상황을 프로그램 대로 행동할 수는 있어도 인간이 가지는 높은 수준의 창조나 창의력은 메타인지가 없기 때문에 가질 수 없다고 한다.
큐앤이(Q&E) 학습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하는 자기 평가 능력을 향상시키며 매일 친구의 질문에 설명하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계속적으로 학습에 대한 의욕을 유지하고 그로 인해 자기 조절 능력을 향상 시키고자 하는 학습 방법이다. 학습 활동을 하면서 궁금한 것이 생각나면 금방 잊어버릴수 있으니까 바로 적어 두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한 질문이든 복잡한 질문이든 자기의 생각대로 적어둔다. 그것이 큐앤이(Q&E) 학습의 질문 만들기이다. 처음 배우는 수학 단원이라 해도 그 속에는 이미 배워 알고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고 진짜 처음 접하는 부분은 새로운 개념을 배우는 일부이다. 큐앤이(Q&E) 학습에서 학생 질문을 분석해 보면 배우지 않은 부분이 50%, 이미 배운 것인데 이해하지 못한 부분을 묻는 질문이 50% 정도 되었다. 자연스럽게 복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큐앤이(Q&E) 학습에서의 질문은 학습 주제의 범위 내에서 교재에 없는 내용도 허용하며 쉬운 질문이든 어려운 질문이든 모두 허용한다. 내게는 쉬운 질문이라고 생각 되어도 질문을 한 학생은 어려운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아무리 쉬운 질문이라 해도 그 학생에게는 여러 가지 학습 결손을 한 번에 해결하는 계기가 되는 중요한 질문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큐앤이(Q&E) 학습을 하는 교사는 사소한 질문도 중요하게 생각하고 서로 설명하도록 조언한다.
큐앤이(Q&E) 학습은 친구의 질문에 설명을 한다. 질문을 하는 친구는 질문을 만들면서, 말로 질문을 하면서 자기의 생각을 되돌아보게 되고 다시 생각하게 되어 질문의 방향을 바꾸기도하고 질문의 수준을 조정하기도 한다. 반대로 설명하는 친구는 설명을 하기 위해서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정리하게 되고 말로 표현하면서 자기가 잘 알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지 스스로 자신을 평가하는 기회가 되기도하고 상대가 이해하는 것을 봐 가면서 설명의 방법이나 설명의 수준을 조정하면서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시키게 된다.
누구나 경험한 일이겠지만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 설명을 하다보면 설명하는 도중에 내가 잘 알면서 설명하는지, 모르는 부분이 많은데 억지를 부리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것이 메타인지이다. 이러한 메타인지 능력의 차이가 학습 능력의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을 많은 인지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증명한 바 있다.
여기서 얼마전 공영방송의 내용을 잠시 소개하고자 한다.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김경일 교수는 자신이 설명할 수 없는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 다른 사람의 설명을 듣고 이해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종의 착각이다 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학습은 교사의 설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고 직접 문제를 하나 하나 해결하면서 이해 안되는 것은 질문하여 이해하고 노트에 정리하여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것 까지 할 수 있어야 비로소 학습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으며 학생의 진정한 학습을 위해서 교사의 설명은 조언과 보충으로 끝나야 하는 것이다.
큐앤이(Q&E) 학습은 학습 시간에 학생이 모둠끼리 질문을 만들고 서로 설명해주고 해결되지 않은 질문은 교사에게 하여 배운 내용을 노트에 구조화해서 정리하고 친구들에게 정리한 내용을 설명하며 마친다.
강의를 듣고 있으면 자기가 공부를 잘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뿐이다. 학생은 스트레스를 회피하고 편하게 공부하려 한다. 생각을 깊이 하는 것 자체를 스트레스로 느끼는 학생은 많다. 남이 하는 말을 편하게 앉아 듣는 것이 스트레스를 덜받기 때문에 학원에 가서 강의를 듣고 있으면 잘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진다. 이런 현상은 하위권으로 갈수록 더 심하다. 자기 평가 능력 없이, 자기 조절 능력 없이 즉 메타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학교나 학원에서 교사의 강의만 듣고 공부를 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실제로 잘하려면 계속적인 자기 평가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 학습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질문하고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고 부족한 부분을 느끼면 보완 보충하는 노력 있어야 한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나서 느끼는 성취감이 자신을 목표를 향해 꾸준히 가게 하는 자기 조절능력의 원동력이 되어 지속적인 학습이 이루어지게 되는 것이다.
큐앤이(Q&E) 학습에서의 설명하기는 메타인지 능력을 강화하는 활동이다. 특히 학습한 내용을 자기만의 방법으로 구조화, 시각화하여 노트에 설명하기는 학생 자기만의 생각을 표현하는 활동이며, 자기만의 방법으로 정리하기 때문에 창의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노트에 설명하는 과정은 자기의 생각이 옳은지 그른지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며 그것을 어떻게 친구에게 설명할지를 미리 생각하며 정리하기 때문에 메타인지 능력이 향상된다. 말로 친구에게 설명하는 시간은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의 학습을 마지막으로 다시 정리하여 말로 설명하는 중요한 시간이기도 하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아주 유익한 지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