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기능식품류 등을 포함한 일반 소비 제품의 마케팅에 있어 최근 재구매 유도를 통한 안정적 마케팅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즉 과거의 일시적 충동성 구매 유도가 아닌, 목적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반복적 재구매 유도 마케팅을 통한 충성고객 확보로 마케팅의 축이 이동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조사에 의하면 재구매 유도 마케팅에 드는 비용은 신규 고객 확보에 드는 비용의 6분의 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보고도 있다. 물론 세밀한 연구와 검토가 수반돼야 함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겠으나 결국 충성고객 유지가 갖는 주요함이 절실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사료된다.
특히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재구매 유도 마케팅은 사실 마케터들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유럽의 기능성식품 시장의 경우 한 소재의 제품 수명, 즉 라이프 사이클을 6개월, 심지어는 3개월 미만으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이를 역으로 따져 보면 그만큼 소비자들의 재구매율이 극도로 낮아지고 있으며 고객들의 기호와 성향을 파악하여 적극적인 follow up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로 풀이될 수 있겠다. 날로 힘들어지는 마케팅의 고민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해도 과언은 아닐 듯하다.
그런데 특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시장에 의해 자연스럽게 재구매 현상이 지속된다면 그보다 이상적인 제품은 없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인 품목으로 지난 7년여 동안 국내 시장에서 수위 품목인 알로에에 이어 매출 2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키토산 올리고당을 들 수 있다.
사실 키토산 올리고당이라는 소재는 세계적으로 오로지 우리 나라에서만 시장이 형성돼 있는 제품으로서 즉 제품 자체의 품질(이 경우는 효능, 효과라고 표현해야 적절하겠지만)이 자연스럽게 고객들의 충성스런 재구매로 이어져 온 힘이 현재까지 부동의 2위 자리를 고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고 사료되며 현재 수많은 소재들이 제2, 제3의 키토산올리고당이 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이러한 ´자연스런 재구매력´을 바탕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노니라고 불리는 열대 식물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국내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했으나 지난 6월 모 방송국의 뉴스 보도를 통해 갑자기 알려지기 시작, "최근 서울 강남에서는 946㎖ 4병들이가 숙성일에 따라 55만(120일)∼110만원(150일)에 팔리고 있으며 강남 상류층에서는 노니가 ´성인병에 좋다´는 소문에다 ´노니를 써야 노블레스(귀족)다´라는 풍조까지 퍼져 너도나도 노니 구입에 나서고 있다" 는 등의 보도를 통해 일반인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시작했다.
노니의 마케터들은 공통적으로 "상류층을 대상으로 형성된 강력한 재구매력이 노니 열풍의 원동력"이라고 주장하고 있듯이 향후 대형 기능성 소재로서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사료된다.
모린다 씨트리폴리아 (Morinda citrifolia) 라는 학명을 가지고 있는 노니는 동남아시아 원산의 천초과 다년생 식물이다. 현재 남태평양을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는데 나라별로 부르는 이름이 천차만별이지만 하와이에서 불리는 노니라는 이름이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고 있다.
탄탄한 재구매력을 무기로 지난 2년전부터 미국 및 일본 시장에서 열풍을 일으킨 노니는 작년 말 우리 나라에 상륙해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일반 소비자 및 노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마케터들에게 있어서 노니는 과연 어떠한 제품인지, 잠재된 내재적 가치는 어느 정도인지 등에 관해 신뢰성이 있는 문헌들을 바탕으로 조명해 보기로 한다.
노니는 남태평양을 비롯한 폴리네시아 원산의 열대 식물로서 지난 20여 년간 북미 및 유럽지역에서 카바(Piper methysticum Forster f, Piperaceae)와 더불어 가장 인지도 높은 열대전통 약물의 원료로 인식돼 왔다. 건강기능식품 마케팅 측면에서 노니와 카바 간에 흥미로운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카바의 경우 전통적으로 사용된 용도 즉 증상별 효능 및 효과 측면에서 볼 때 사용 방법 등이 거의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으나 노니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McClatchey. From Polynesian Healers to Health Food Stores: Changing Perspectives of Morinda citrifolia (Rubiaceae),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1(2) 2002).
이 경우 전통적인 용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물질이 가지고 있는 효능 및 효과를 극대화해 소비자들에게 보다 접근하기 쉬운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다는 점이 카바 등 여타 소재의 마케팅과 본질적인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노니의 원산지인 하와이, 사모아 및 피지 등의 원주민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바에 따르면 원래 노니는 주로 상처 치유 등의 목적으로 잎사귀 부분을 많이 활용했으며 열매 부분은 특히 미성숙 과실 상태일 때 구강 내 상처 치유의 목적으로 쓰였다. 그리고 뿌리와 나무껍질 부분은 많이 사용되는 부분은 아니었지만 제한적으로 피부 염증 및 감염 방지의 목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진다. 기타 자세한 전통 치료법은 도표<관련자료 참조>에 나와 있다.
표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예로부터 노니는 전형적인 전통 치료 약물로 인식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수백 년 아니 수천 년간 수많은 열대 식물 중 하나로만 인식돼 묻혀 왔던 노니가 기능성 소재로 탈바꿈하는 데 일조한 장본인이 랄프 하이네케라는 식물학자로 지난 1985년 ´태평양열대식물회보´라는 한 원예 회보에 노니에 관한 내용을 싣고 나서 세인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주장하는 노니의 효능에 관한 이론을 요약했다(Heinicke RM. The pharmacologically active ingredient of noni. Pacific Tropical Botanical Garden Bulletin. 1985;15:10-14).
"하이네케 박사는 자신이 ´제로닌 (Xeronine)´이라고 이름을 붙인 알칼로이드가 우리 몸 안에서 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우리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냈다. 아울러 이 성분은 우리들의 대장에서 만들어지고 ´키뷸딩블럭´ 이라는 것이 적당량 존재할 때만 만들어진다는 것이 밝혀졌다. 키뷸딩블럭 이란 프로제로닌(Proxeronine)이라 불리는 제로닌이 만들어지기 전 단계의 물질과 화학 반응을 일으키는 데 필요한 프로제로나제(Proxenonase)라는 효소를 말한다. 즉 ´키뷸딩블럭=프로제로닌 + 프로제로나제´가 함께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에 제로닌의 중요성에 대해 확신을 갖게 된 바 키뷸딩블럭을 많이 함유한 신뢰할 만한 공급처를 찾아 내는 일을 수행하던 중 노니 주스를 만나게 되었고 노니 열매가 프로제로닌과 프로제로나제를 가장 많이 함유한 신뢰할 만한 공급처라는 것을 알게됐다(자료 제공 모린다사)"
이 이론에 따라 노니는 노화 방지, 정신 건강, 죽상동맥경화, 혈행 장애 및 진통 진정 효과 등의 효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전통 치료에 쓰였던 용도와는 대조를 보이고 있다. 다음 글에서는 하이네케 박사가 주장하고 있는 이른바 ´제로닌´ 이론에 관하여 좀더 살펴보기로 하겠다.
전술한 제로닌 및 프로제로닌이라고 하는 노니의 효능, 효과와 관련된 이론에 관해서는 학술적 뒷받침이 탄탄하지 못해 논쟁의 여지가 많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례로 하와이대학 암 연구소의 맥클레치 교수(Department of Botany and Cancer Research Center of Hawaii, Natural Products Program, University of Hawaii, Honolulu, mcclatch@hawaii.edu)는 그의 리뷰 논문에서 "노니의 상업화에 관련해서는 신뢰도가 다소 떨어지는 한 원예 회보에 실린 ´제로닌´ 이론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며 "주장하는 바가 진정 인체 내에서 주요한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면 비제도권의 원예 회보 수준이 아닌 의약이나 생화학 저널 등 신뢰도가 높은 간행물에 공식적으로 게재해 많은 학자들과 학문적 사실을 입증하는 작업이 활발해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라고 밝히고 있다. (McClatchey. From Polynesian Healers to Health Food Stores: Changing Perspectives of Morinda citrifolia (Rubiaceae), Integrative Cancer Therapies 1 (2) 2002) 하이네케 박사의 주장에 따르면 제로닌은 수많은 알칼로이드 중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사실 어떠한 화학 데이터베이스를 찾아보아도 이러한 알칼로이드는 등록된 바 없으며 또한 그 구조에 관해서도 입증된 바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어쨌든 제로닌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론에 관한 신뢰성 및 객관성 여부를 떠나 노니가 지속적인 재구매를 통한 충성 고객 확보를 지속할 수 있는 실질적인 효능, 효과를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노니는 강력한 항균활성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로처 박사팀이 지난 95년 종족 약물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노니의 성분인 Acubin, L-asperuloside 및 Alizarin 등은 병원성 균주인 슈도모나스 및 살모넬라 균 등에 항균 효과를 나타냄과 동시에 각종 전염성 세균에 대하여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J. Ethnopharm. 1995; 49:23-32). 아울러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최근 위염 및 위장 내 각종 질병의 원인균으로 밝혀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균주에 대해서도 생육 저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사실로 이 결과는 지난 1998년 던칸 박사팀이 FEMS 미생물학회지에 발표하여 당시 세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FEMS Microbiol Lett. 1998; 164:283-258).
또한 노니는 항암 및 항종양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히라주미 박사등의 연구에 의하면 노니 추출물은 특히 폐암 세포의 전이 저해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관찰되었으며(Phytother Res. 1999; 13: 380-387) 그 외에도 진통 진정 효과(Planta Med. 1990; 56: 430-434), 혈압 강하 효과(J. Am. Pharm. Assoc. 1960; 49: 271-273) 이뇨 촉진 효능(The Proceedings of the International Symposium of Ciguatera and Marine Natural Products; 1994: p. 197-205) 및 면역 조절 효과 (FASEB J. 1993; 7: A866) 등 다양한 약리학적 효능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에 노니에 관하여 객관성을 갖는 각종 학회지 등에 보고된 내용을 보면 노니의 헥산 추출물 중 주요 성분인 각종 리피드 물질, 즉 극성이 높거나 낮은 각종 지질 등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2년 약용식물 연구지에 발표된 바에 의하면 극성이 대단히 낮은 지질인 E-phytol, cycloartenol, stigmasterol, Beta-sitosterol, campesta-5,7,22-trien-3-beta-ol 및 stigmasta-4-en-3-one 등을 포함한 각종 ketosteroids 등이 항 결핵에 탁월한 효과를 갖는 것으로 보고 되어 원주민들이 전통약물로서 결핵에 사용하였다는 내용을 증명했다(Phytotherapy Research 16, 683-685 (2002)).
또한 노니의 약리 성분 중 하나인 신규 이리도이드(Iridoid) 계열 물질인 시트리폴리노사이드(Citrifolinoside A)라는 성분에 관한 연구가 눈길을 끌고 있다. 열매보다는 잎에 다량 함유돼 있는 이 성분은 사실 지난 1999년 루트게르대학과 뉴욕 시티대학의 연구진들에 의해 최초로 분리, 정제 및 구조 해석이 이루어진 신규 물질로 이에 대한 연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올해 3월 이 연구진이 생유기의학회지에 발표한 내용을 살펴보면 시트리폴리노사이드 물질은 피부암을 일으키는 직접적 원인인 단파장 자외선 (UVB) 에 의하여 유발되는 AP-1 이라는 전사 물질의 활성을 효과적으로 저해 (IC50=29.0uM), 피부 트러블 등을 예방할 수 있는 먹는 화장품 등으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Organic Letter Vol. 3, No. 9, 2001, Bioorganic & Medicinal Chemistry 11 (2003) 2499-2502). <김선호·건풍바이오학술담당부장>
노니는 현재 타이티, 하와이, 피지, 인도, 인도네시아 및 필리핀산의 원료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농축 액제형으로 공급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35-70 Brix 선의 농도로 표준화돼 있다. 또한 보존제로서 주정이 소량 첨가되고 있으며 가격은 리터당 20-40달러 선으로 다양하다. 최근 가격을 의식, 유기농 인증서도 첨부되어 있지 않은 7 Brix 미만의 함량 미달 제품도 나돌고 있어 마케터들의 혼돈을 초래하고 있으므로 원료 선정 시 주의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일본 등 양대 시장으로 구분돼 있으며 2002년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6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뉴욕대학의의 교수인 폴 제인 필저 (Paul Zane Pilzer) 는 "향후 4-5년 이내에 연 1조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장미빛 예측을 내놓고 있는 등 (Direct Sales Magazine. April 2001) 향후 시장에 대한 가능성을 밝게 하고 있다.
현재 주로 음료 형태의 제형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지난 98년경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캅셀 형태 혹은 츄잉 타정 등 다양한 제형이 선보이고 있다.<자표 참조>.
유럽의 경우 노니는 지난 2001년 유럽위원회(European Commission) 에 의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식품 사용이 금지된 바 있었으나 올 봄 미국계 수입 업체인 팜 이스트 하와이사의 노력으로 신규 식품 원료로서 법적 지위를 받음에 따라 (Todd Runestad, "Functional Foods & Nutraceuticals", P. 7, April 2003) 최근 본격적인 마케팅이 시작되어 향후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올해 중 독일계 마케팅 업체인 Pharmos사는 정식 식품으로 승인 받기 위해 추가 작업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어 그 결과가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의 경우 노니 제품만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시장 점유율 1위의 타히티안 노니 코리아(www.tahitiannoni.com/korea) 를 필두로 멜라루카 인터내셔날 코리아, 뉴웨이스 코리아, 유니시티 네트워크 코리아 및 다이너스티 등 네트워크 마케팅 업체들에 의해 시장이 형성되어 있으며 연 200-300억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A사가 유명 연예인인 김 모양을 모델로 내세워 시장 참입을 본격화 하는 등 노니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노니를 주 성분으로 하는 건강기능식품 제품들의 미래가 밝은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 노니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업체의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상담한 결과 그들 스스로 노니의 기능성에 대해 거의 아는 지식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즉 특별한 지식 없이 단순한 네트워크 마케팅을 통한 판매에만 매달리고 있는 디스트리뷰터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노니의 숨겨진 진면목이 그냥 묻혀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다소 걱정 어린 눈빛으로 시장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성공 여부는 판매 구조가 아니라 제품 그 자체에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는 세계적인 네트워크 마케팅 회사의 전 개발담당 책임자였던 조 조우(Joe Zhou) 의 이야기가 우리에게 던지는 바가 무엇인지 많은 고민이 필요한 때라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