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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과 맥거핀이 아닌 것 구별 필요
1. 개요
A MacGuffin you see in most films about spies. It is a thing that the spies are after. (중략) It’s always called ‘the thing that the characters on the screen worry about but the audience don’t care.'
맥거핀은 대부분의 스파이 영화에서 볼 수 있습니다. 스파이가 찾고 있는 대상이죠. (중략) 보통 '영화상의 인물들은 걱정하지만 관객들은 별 신경 쓰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앨프리드 히치콕
"벽에 걸린 저건 뭔가요?"
"아, 저거요? 맥거핀이라고 합니다."
"맥거핀이라…어디에 쓰나요?"
"스코틀랜드 북부 산악지대에서 사자를 잡는 데 쓴답니다."
"스코틀랜드에는 사자가 없는데요?"
"아, 그럼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닌 거군요."
맥거핀 사용에 대하여 앨프리드 히치콕이 들려준 예시
맥거핀은 이야기에 동기를 부여하고서 구체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채 자연스럽게 퇴장하는 장치를 일컫는다. 더 이상 역할이 없으면 작품이 끝날 때까지 재조명되지 않거나 다른 맥거핀에게 배턴을 넘기기도 한다. 맥거핀으로 쓰이는 대상은 생물, 사물, 관념 등 매우 다양하며, 이야기의 간결함을 위해 통상적으로 하나이며 많아야 두 개를 넘지 않는다. 위 예시의 요점은 맥거핀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소재가 6줄짜리 대화의 주제가 되었다는 점이다. 단지 아무것도 아닌 데서 그친다면 맥거핀이라기보다는 미회수 떡밥에 해당한다.
2. 상세
발안자는 앨프리드 히치콕으로 그의 1940년 작품 "해외 특파원"에서 별 의미 없는 암호명으로 처음 사용되었다.[1] 히치콕의 영화 중에서는 《사이코》가 맥거핀 사용의 대표적인 예로 손꼽힌다.[스포일러] 맥거핀이라는 용어 자체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지만, 이러한 장치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대 신화나 고전 소설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에 사용되어 왔다.
현대 창작물에서의 사례 중 맥거핀의 가장 유명하고 정석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미션 임파서블 3의 토끼발(Rabbit's Foot)이다. 주역과 악역은 궁극의 무기라고 알려진 토끼발을 손에 넣어야 한다는 동기를 부여받고 싸우게 되는데, 정작 관객에게 토끼발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더 이상 제공되지 않으며 실물도 화면에 잠시 스쳐지나가는 정도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 등 관객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도록 의도된다. 토끼발은 극이 끝날 때까지 다시 극의 중심에 서지 않는다.
단순히 정체가 꽁꽁 감춰진 목표물만이 맥거핀은 아니다.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몬타나 존스 시리즈 등에서 주인공 일행이 쟁취해야 할 보물은 귀한 왕관, 크리스탈 해골, 값나가는 기타 등등의 물건으로 짧게나마 필요한 만큼의 설명이 이루어지며, 이 사물들은 후반부까지도 짧게 모습을 비추며 관객에게 그 행방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런 보물들은 주인공과 악역의 결투, 추격, 위기 등 흥행요인이 되는 장면들이 등장하게 하는 동기만을 제공할 뿐 그 자체가 극의 중심으로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는다.
자연스럽게 사용된 맥거핀은 관객의 머릿속에서 곧잘 잊혀지는 동시에 액션 씬들이 시작되는 이유를 관객들이 납득하도록 하여 극의 매끄러운 진행을 가능케 한다. 그러나 관객을 주목시키기 위해 너무 도드라지는 요소를 맥거핀으로 투입하고 추가 등장과 설명이 없는 경우 관객이 액션 씬을 감상하는 내내 맥거핀을 생각하게 만드는 부작용을 낳는다. 반대로 맥거핀의 설득력이 너무 약한 경우 관객은 주조연과 악역이 왜 갈등하고 싸우는지 납득하지 못해 극에 몰입하지 못할 수 있다. 적정한 수준의 신비롭고 매력적인 소재를 투입하되 그 비중을 잘 조절하는 것이 작품의 퀄리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즉, 제대로 작용하는 맥거핀은 작품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시작하게 해놓고 나서 서서히, 그리고 아무런 위화감 없이 작품의 중심에서 멀어진다. 흔히들 엔딩을 볼 때까지 정체를 알 수가 없어서 너무 궁금한 것을 맥거핀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런 것은 그냥 미회수 떡밥이라고 봐야 한다. 필요한 만큼의 설득력을 지니기 위해서 작품 초반에 맥거핀에 대한 설명이 나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게임 주인공이 모험을 시작하는 이유는 대부분 맥거핀이다. 특히 고전게임 주인공의 모험 이유는 대부분이 맥거핀이라고 볼 수 있다.
3. 맥거핀이 아닌 것
작가가 의도적으로 설치했고, 이야기를 시작하거나 진행하게 하는 키 아이템이며, 극중 다른 요인들에 의해 존재감이 희석된다는 세 가지 요소를 갖춰야 맥거핀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은 맥거핀으로 쉽게 오인되는 장치들이다.
기믹 - 기믹이란, 설정상 존재하긴 하지만 극의 진행에 불필요하여 '그런 게 있다' 정도로 설명하고 말거나 극히 일부분만 등장하는 요소들이다. 이야기 진행에 불필요하기 때문에 맥거핀이 아니다. 톰과 제리에 있는 '톰의 주인'이 바로 기믹의 사례이다. 톰이 애완동물이므로 분명히 주인이 있기야 하겠지만, 일부러 출연시키려고 작정한 에피소드가 아니면 출연하지도 않고, 굳이 작품에서 언급되지도 않는다. 톰을 혼낼 때 등장하는 검은 손은 가정부 아주머니이지, 주인이 아니다. 콜롬보의 아내나 맥가이버의 할아버지[3]도 마찬가지로, 있다는 언급이 작품에 나오니까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는 있지만 출연하지 않는다. 맛의 달인의 후쿠이 차장 부인처럼 얼굴이 안 나오는 캐릭터도 있다.
미회수 떡밥 - 미회수 떡밥이란, 중요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마지막까지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지 못하며 그 정체가 드러나지도 않는 것이다. 장기연재물에서 주로 등장하며 작가의 역량 부족, 스폰서의 중도개입, 어른의 사정으로 인한 조기종료 결정 등이 원인이다. 대부분은 작가의 역량 부족이 그 원인으로, 연재가 길어지면 과거에 설치한 떡밥을 잊어버리기도 하고, 플롯을 발전시켜 나가다보니 과거 설정과 현재 설정이 충돌해 어느 한쪽을 버려야만 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분명히 초반에는 중요해 보였는데 나중에 가서는 별 언급도 없이 흐지부지되는 것이다. 처음부터 제대로 등장하지도 않았고 마지막까지도 정체를 알 수 없게 되었으므로, 맥거핀이라고 볼 수 없다.[4] 주인공이 마지막 싸움에서 살아남았는지 아닌지를 밝히지 않는 엔딩을 두고 맥거핀으로 칭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것 역시 열린 결말일 뿐 맥거핀과는 거리가 멀다.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물건 - 체호프의 총이란, 극적 장치를 걸어놨는데 활약할 기회가 나오지 않는다면 처음부터 그 장치를 치워버리라는 것이다. 이것을 어겼다는 것은, 나중에 활약하지 않는 물건이 작품에 버젓이 등장한다는 뜻이다. 맥거핀 사물은 '초반에 등장해서 스토리 시작에 큰 기여를 하지만 나중에 아무래도 상관없는 사물'이며,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물건과 일견 비슷해보이지만 다르다. 예를 들어, 주인공이 무기고 안에 있었는데 적에게 기습을 당해 칼싸움을 하다가 칼이 부러졌다고 하자. 이때 주인공이 무기고에 널려 있는 병기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멋진 액션을 보여준다면 체호프의 총 규칙이 지켜진 것이다. 그러나 칼이 부러진 다음에 무술격투나 마법을 이용해 전투를 끝낸다면 무기고에 있는 수많은 무기들은 체호프의 총 규칙을 어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무기들이 맥거핀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 외에 특이하게도, 중반까지는 맥거핀이다가 후반 가면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니다. 맥거핀이 가지고 있던 가치가 달라지거나, 맥거핀에 대해 알고 있던 것과 다른 새로운 정보가 등장하거나 하는 식으로, 반전이 일어나면서 비중이 생기고 스토리의 중심에서 다시 재조명된다면, 맥거핀이 아니게 된다.
4. 변질된 의미
원래 의미와는 달리, '궁금한데 알려주지 않고 끝나는 것' 정도의 뜻으로 쓰인다. 스토리 중심에 있건 없건, 마지막까지 모르는 상태라면 맥거핀이라고 부른다. 나무위키의 문서 중에서도 변질된 의미가 쓰이는 경우가 많으며, 나무위키를 접하는 이용자들도 여기에 영향을 받아서 변질된 의미가 퍼지고 있는 실정이다. 아래의 예시 문서에서도 다수의 예시가 변질된 경우에 해당한다.
히치콕의 예시에서 마지막 줄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다"라는 말에만 집중해서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니니까 안 알려주고 끝낼 것이다'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면 의미를 혼동한 것이다. 마지막 줄만 보는 것이 아니라 6줄 전체를 봐야 하며, '마지막에 가서 아무것도 아닌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맥거핀을 가지고 처음에 대화가 시작되었다'라는 것이 히치콕이 설명하고 싶었던 내용이다.
5. 예시
맥거핀/예시를 참조. 상술했듯이 변질된 의미의 사례가 혼재해 있다.
[1] 다만 이건 히치콕의 친구이자 스크린 작가인 앵거스 맥페일이 만들어낸 단어라는 설이 유력하다.[스포일러] 사이코의 초반부에는 마리온이 훔친 돈다발이 이야기의 중요한 동기가 되지만, 돈다발을 가지고 도망친 마리온이 노먼 베이츠의 호텔에서 살해당한 이후부터 돈다발은 존재의의를 상실한다.[3] 이쪽은 사실 몇 번 출연한다. 관객들이 잊은 것.[4] 개요 문단에도 설명되어 있듯이 맥거핀은 합당한 설득력을 가지기 위해 초반에 정체를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나서 점점 등장비중이 사라져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