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ide the forest : 2024. 9. 21
한남정맥은 도로, 절개 지를 만나 뚝뚝 끊기기도 하지만 막히기도 자주 막힙니다. 사유지, 공유시설물, 군부대 철책 등을 만나면 어김없이 돌아가야 합니다. 구간을 구분하는 기준은 거리를 놓고 예상되는 시간대를 가늠해서 결정합니다만 한남정맥은 도심 속을 걷는 비중이 크다보니 예측불가? 예상시간대는 여지없이 빗나갑니다.
6구간은 그 정도가 좀 더했습니다. 시흥시 목감동 목감4거리에서 인천대공원이 있는 수현마을까지 22km, 8시간대를 예상 했었지만 개개인 대원들의 진행 방향과 걸음속도에 따라 많게는 26km를 걸은 대원이 있는가 하면 적게는 22km로 그친 대원들도 있었습니다.
거리는 별 의미 없습니다. 도로를 만나면 우측, 혹은 좌측으로 돌아서 가느냐에 따라서 거리는 고무줄처럼 달라집니다. 그리고 또 있습니다. 차라리 해발고도가 높고 인적이 드믄 산길 같으면 야, 능선을 따라 나있는 소로를 찾아 걸으면 길 잃어먹을 일 또한 없습니다.
헌데, 야산은 얘기가 다릅니다. 사방팔방 사람들이 다닌 흔적들이 능선-길을 흩트려 놓습니다. 지도를 보고 걷는다? 말은 쉽지만 실전에선 길 찾는 눈이 좋아야합니다.
보시다시피 고속도로만 네다섯 번? 국도나 지방도까지 합하면..? 아무튼 도로로 내려섰다 오르고, 또 내려서거나 우회하기를 부지기수로 해야 합니다. 군부대 철책, 사유지 철책 등은 또 어떻고요. 한마디로 웬만큼 참을 성 깊은 심성이 아니면 인내하며 걷기 힘듭니다.
너무 퉁을 쳤나요? 하지만 2024년 현 시점, 한남정맥-길의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과거엔 안 그랬을까요? 우리나라에 °산경표(山經表)의 존재가 알려지고 백두대간과 정맥-길을 걷는 인구수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가 1980년대 후반입니다.
※ 산경표[山經表] 조선 시대 영조 때 여암 신경준이 편찬한 것으로 알려진, 조선의 산맥 체계를 도표로 정리한 책을 말한다. 우리나라 옛 지도에 나타난 산맥들을 산줄기와 하천 줄기를 중심으로 파악하여 산맥 체계를 대간 · 정맥 · 정간 등의 표현으로 백두대간과 연결된 14개의 정간 · 정맥으로 집대성하였다. 《산경표》는 고토 분지로 등 일본 학자들이 우리나라의 지질 구조선에 바탕을 두고 분류한 근대 산맥 체계보다 현 산세 줄기를 따라서 산세를 파악함으로써 지역 구분은 물론 유역 구분 등 생활권 구분에 보다 가깝고 현실적인 준거를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산경표 [山經表]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7~80년대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60%이상 산지가 대부분인 우리나라의 국토는 고속도로가 뚫리고 인구는 대부분 수도권으로 몰리는 현상..? 물론, 먼 과거의 일은 아닙니다. 역시 현재 진행형일겁니다.
불과 10여 년 전, 한남정맥-길을 걸은 선답자들이 남긴 글 속에서도 난개발로 인한 길 찾기의 어려움, 훗날 이 길을 걸을 사람들을 염려하는 표현들을 숱하게 남겼습니다. 저 또한 다르진 않을 겁니다.
거마산 (208.4m) 방향으로 걷다가 만난 ‘ 두근두근 설레는 길 ’ 이정표 (2024. 9. 21)
때로는 선답자들이 보지 못했을 길 이름들을 만납니다. ‘두근두근 설레는 길’, 과거엔 없던 길 이름(?)일 것이 분명합니다.
내가 사는 동네, 내가 걷는 국토의 대부분이 새길 이름을 얻고 있습니다. 한자말을 차음 한다거나 일제강점기의 잔재처럼 남아 있는 길 이름이나 산 이름을 보던 씁쓸함이 위안 받는 기분입니다.
전날 제가 사는 청주에 내린 비의 양이 100mm가량은 된 듯싶습니다. 경기도 북부권은 그나마 적게(?) 왔었다고 듣기는 했었는데요. 출발을 앞둔 시각엔 앞뒤 없이 100여 미터도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쏟아 졌습니다. 그래도 버스는 출발 했었습니다.
비와 함께 찾아온 가을 같은 기온(?), 의기를 꺾기에 충분합니다. 그래도 이왕 왔으니..? 달래며 출발합니다.
갈 길을 더디게 하는 또 다른 장애물 (?) 들 (2024. 9. 21)
큰 거로만 열 개? 그게 됩니까? 아무튼 첫 번째 운흥산(204m)과 양지산(150.9m)을 들렀을 때는 이미 배낭무게가 달라져 있었습니다.
비도오고 길도 어지러우니 방향만보고 가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산길을 만난다고 해야 1km도 못가 또다시 도로로 내려서기 일쑤..? 여우고개와 하우고개, 성주산(216m)까지는 그런대로..?
성주산(216m)은 군부대 철책 가까이 있습니다. 새로 놓여진 정상석 앞에서 인증 샷을 남기고 거마산(208m) 방향으로 갑니다. 거마산 높이는 자료들마다 다릅니다. 참고만 하시고요.
인천대공원까지는 거의 모든 구간이 군부대지역입니다. 유격훈련장을 질러 내려오는 길은 삼갈래? 사 갈래..? 정말 우연히도 숲의 선물을 만납니다.
마지막 비루고개에 내려서서까지 ‘민간인 출입통제’ 통로를 포기하고 우회해야하는 불운, 기어이 인천대공원이 있는 비루고개(수현마을)에 당도합니다.
쏟아지는 비속을 출발, 숲길을 찾아 헤매는 불편함(?)을 포기하고 나서는 햇살을 만납니다. 산행후기에 산 풍경이 없다? 그래도 숲이 주는 선물을 한 움큼씩 받았으니 즐거운 산행으로 기억될듯합니다.
나머지 산행 기록은 영상으로 남깁니다.
첫댓글 가지 못해서 그리움은 더 컸는데 덩달아 알밤 줍고 환호하며 버섯 땄습니다 . 함께 웃고 풍성하게 거두고 갑니다. 덕분입니다^^
그거ᆢ?
주인한테 허락 받았나요?
우리는 다람쥐 멧돼지들 한테 신고 했습니다 ㅎㅎ
마음으로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