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무오월에 태어난 갑진일주가 상관격을 보았다. 갑진일주는 지장간에 겁재, 정인, 편재를 놓아서 겁재가 편재를 극하면서도 정인으로 인간성을 살리고 있으므로 사람됨이 진솔하고 신사답고 순수한 맛이 있다. 그런데 격이 상관이니,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때는 재빠른 눈치코치를 챙긴다는 뜻이다.
천간에 편인, 편재가 투출하여 합을 하고 있으니 아이디어를 통하여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능력이 발군이다. 자칫 신약해질 수 있는 사주인데 연지에 묘목이 일간의 뿌리를 제공하고 있으니 좋다. 묘목(겁재)을 진토(편재)를 합해가는 기신으로 생각하면 안된다. 월지를 강한 상관이 잡고 있으므로 가끔 운세에서 목운이 들어올 때나 (인)묘진 합을 짜겠으나 기본적으로는 강한 겁재의 힘을 상관으로 유통시켜 진토 재성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사주이다.
재성을 일지에 깔았으니 남자복이 상당하다. 아마도 능력있고(편재) 자기보다 우월하며(겁재) 인성까지 갖춘 남자(정인)을 원할 것이다. 왠만한 남자는 눈에 차지도 않는다는 소리다.
그런데 운 흘러가는 것을 보면 17세~26세의 편관 운세는 상관의 당찬 기세로 뚫고 지나갈 수 있으나 27~36세의 정관 대운은 이유를 모르게 하는 일이 꼬이고 인생이 불안정해질 수가 있다. 하여튼 상관격에 정관 운은 힘들다. 그러므로 시지에 인성을 놓을까 생각을 해 봤더니, 인성(수)를 놓아서 길하디 길한 진토를 물바다로 만드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 차라리 시지에도 재성을 놓아서 상관생재-재생관의 구조로 가는 것이 낫겟다. 그러므로 신미시(오후 13시30분~15시30분)가 가장 좋아 보인다. 무진시(오전 7시30분~9시30분)도 나쁘지는 않다.
사주팔자를 조금 아는 사람들은 물을 것이다. 조후적 측면에서 수기운이 부족한데 왜 신미시를 택하는가? 어째서 신미시를 가장 좋게 보느냐면 상관 오화의 강렬한 기운을 미토로 제어할 수가 있을 뿐더러 유금 정관이 대운에서 들어왔을 때 토생금을 가장 잘 해줄 수 있는 것도 미토이기 때문이다. 사주팔자가 조열하긴 하나 병이 될 만큼 조열한 것이 아니고 대운의 흐름도 금에서 수로 향하기에 조열한 단점이 대운에서 보충된다. 신금은 천간에서 정관이 되는데 천간에는 상관이 투출하지 않았으므로 천간에 정관이 있는 것은 괜찮다.
만약에 시지에 자수를 놓는다면 길한 편재를 자진합수로 묶어서 인성으로 만들어 버리고, 천간으로는 갑목 비견이 투출하기 때문에 마음에 상처입기를 두려워하고 편한 것만 찾으려고 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또한 만약에 시지에 해수를 놓으면 편재와는 원진살을 형성하고 천간으로 을목 겁재를 투출시켜 천간 무토를 무자비하게 극하니 좋지가 않다. 군겁쟁재다.
남명이 되면 더더욱 신미시를 원한다.
남자가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할 시기인 23세~42세 사이에 대운에서 비견겁재가 강하게 들어오기 때문이다. 지지로 들어오는 비견겁재는 일간의 근이 되기에 상관으로 유통시킬 수 있으나 천간으로 들어오는 비견겁재에게는 당할 재간이 없다. 이 사주는 절대로 천간 무토를 빼앗기면 안되는 사주이다.
그러므로 시상에 정관을 놓는 신미시가 가장 좋겠다. 이 경우는 조후보다도 운세에서 들어오는 비견겁재를 제어할 수 있는 관성이 절실하다.
관성이 안된다면 식신상관이라도 놓아야 하는데 그러한 시주는 병인시, 정묘시이기 때문에 천간에 식신상관을 가지려다 오히려 지지로 비견겁재를 들어앉히게 되므로 좋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