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을 마치고 3일간 머물렀던 산티아고 콤포스텔라에서의 여정도 끝이 난다.
이곳에서 3일의 기억은 너무나도 아름답다.
로맨틱한 숙소와 맛있는 한식, 산티아고 대성당의 위용, 곳곳에서 마주하는 순례객들의 행렬과 골목마다 배어있는 그들의 숨결..
일부러 날마다 산티아고 성당 광장에 들러 길을 끝내는 순례객들에게 축하의 한마디를 해주었다.
그들의 노고와 벅찬 마음을 알기에..
독일인 부부를 만날까 싶어 파라도르 주변을 서성이기도 하였지만 끝내 마주하지 못했다.
왜 그리 동동거리며 아쉬워 하나 싶었는데 아마도 그들은 산티아고 입성후 만나기 힘들거란 걸 알았던 것 같다.
그때는 당연히 다시 한 번 그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진하게 아쉬움이 남는다.
저녁 무렵 광장에 공연이 펼쳐진다.
함께 어울리며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이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워낙 강렬했던 산티아고 길로 인해 나머지 포르투칼의 여행은 밋밋했다.
길을 걷고 난 후에는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지 싶다.
산티아고의 기억은 돌아온 후에도 오랫동안 너무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산티아고 관련 책을 다시 꺼내 들고 다른 사람의 여정과 나의 길을 비교해 보기도 하고 길 위의 마을을 다시 한 번 살펴 보기도 했다.
힘든 경우도 참 많았는데 그건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
아름다운 풍경과 아름다웠던 기억들만 잔뜩 머물러 있다.
산티아고 길 위에서의 모든 순간들이 선물이다.
무엇보다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날 살펴준 고마운 강, 그의 헌신이 완주할 수 있게 한 동력이었다.
아마도 언젠가는 다시 찾게 되리라.
많이 많이 행복했고 참 감사하고 가슴 뭉클한 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