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뒤에서
산 뒤에서 뜬다.
마음을 한 번 정리하게 위해
여행을 갔었다.
바다로.
무계획 여행.
어디로 갈지 차에서 정하고
발 길 닿는 곳에서 숙소를 정하고.
문제는 함께 떠난 사람들의 상태.
즉, 가족의 컨디션과 여행 스타일.
다 다르다.
달라도 너무 다르다.
힐링여행이 킬링여행이 되는 건 한순간.
먹고 싶은 음식도 하고 싶은 일도 다르다.
숙소를 고르기 위해 숙소를 둘러보는 일조차
갈등의 연속.
검색해서 가자, 가까운 곳으로 가자,
조금 더 둘러보고 골라보자,
그냥 빨리 들어가자,
왜 안들어가냐,
왜 굳이 전화를 하냐..
숙소에 들어가서 벌러덩.
숙소에서 핸드폰 보며, 자면서
시간을 보낸다.
이것도 참... 분명 쉬는게 맞는데...
왜 그것이 불편한 사람이 있고
그것이 나 혼자냐.
바닷 바람은 차다.
그러나 바다는 누구에게나 아름답다.
그거 하나 공통이네.
하지만 바다를 오래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나에겐
그런 시간이 주어지진 않는다.
일단, 둘째가 몸이 안 좋아서 바깥에 오래 있지도 못할 뿐더러
여행의 많은 부분이 맘에 들지 않아 투덜거림의 연속이다.
거기다 형이 계속 뭐라하니 상황은 나아지질 않는다.
그래도.. 맛있는 걸 좀 먹자고
맛집을 찾아간다.
수제버거에 맥주.
아.. 이거지.
식당에 오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맛있는 음식앞에 잠시 사르르 녹는다.
빅웨이브 병맥주 사랑해요.
그렇게 또 돌아온 숙소.
근데.. 할일이 없다.
티브이 채널만 돌리고 돌리고.
티브이 보단 풍차에 가까울 지경.
그렇게 일찍 잠든 엄빠.
아이들은 엄마빠 잔다고 나름 소곤소곤.
그 모습에 또 잠시 귀엽다고 좋아한다.
결론, 다음날 아빠 폭발.
화난 아빠 덕분에 묵언수행으로 집에 도착.
화해와 사과의 가족 대화로 마무리.
다음부턴 계획을 확실히 세울 필요가 있다.
혹은 네 가족이 모두 함께 갈 필요가 없다.
짜증내고 화내고 독재해서 미안했다.
서로 사과하고 아름답게 마무리.
영화 상영회라는 큰 일을 치루고 떠난 여행.
영화 상영회에 대한 후기는 어려운데
이건 또 이렇게 써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