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곡巖谷에 재송栽松은 후인표방後人標榜이라하네
바위 골짜기에 소나무 심는 것은 뒷사람을 위한 본보기요,
저, 바위 첩첩, 절벽에 둘러 쌓인 골짜기에 소나무를 심는 까닭은
뒷 사람을 위한 본보기이다.
이것은 임제스님과 황벽스님이 나누신 법문을 언급한 구절입니다.
한번은 저 산에 가서 소나무를 심는데,
황벽스님이 임제스님에게
"우리가 여기 소나무를 심는데, 소나무를 심는 것은 무엇때문에 심는 것인고?" 하고 묻습니다.
임제스님은 "첫째는 산에 경치가 좋으라고 심고,
둘째는 뒷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심습니다."라고 답합니다.
그렇게 말하고는 괭이를 가지고 땅을 세 번 탁!탁!탁! 두드렸습니다.
"왜 여기에 우리가 나무를 심는가?"하는 황벽스님의 물음에
"예, 첫째는 산에 경치가 좋으라고 심고요,
둘째는 ㄷ귓 사람들에게 본보기를 위해서 심는 것입니다.
임제스님이 대답한 문답만 보자면 지극히 평범한 대화 같지만
여기에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그렇게 말해놓고
임제스님은 또 괭이로 세 번 땅을 두드렸습니다.
땅을 두드리는데 왜 세번을 두드려요? 이 뜻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황벽스님은 또 뭐라고 말씀하는가 하면,
"수연여시雖然如是나 자이끽오삼십방료야子已喫吾三十棒了也라, 비록 그러하나, 네가 벌써 나한테 삼십 방망이를 맞았다."라고 합니다.나무를 왜 심느냐 하는데 '경치를 위해서, 후인의 본보기로 심는다 하고 땅을 괭이로 세 번 두드리는데', 왜 황벽스님은'"네가 벌써 나한테 30방을 맞아 죽었다."라고 할까요?
임제스님이 뭘 어쨌는데 황벽스님은
"너는 네게 삼 십방을 맞아 죽었다."라고 하느냐 말입니다.
이 말씀에 임제스님은 또 괭이를 가지고 땅을 세 번 탁!탁!탁!
두드리면서 "허허" 웃습니다. 결국 일종의 비웃음으로,
"같잖군요. 허!허!" 이렇게 헛웃음을 칩니다.
그러자 황벽스님이 뭐라 말씀하셨겠습니까?
"오종吾宗이 도여到汝하여 대흥어세大興於世하리라,
너의 종지가 너에 이르러 크게 세상에 퍼져서 천하를 풍미할 것이다."라고
이렇게 수기를 주었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재송화栽松話, 소나무 심은 법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