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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재킹을 보고 | WRITTEN BY D-GOON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비행기가 메인 소재가 되는 작품이 의외로 나오는 듯 하네요. 지난 21일에 개봉한 <하이재킹>을 롯데시네마 무비싸다구 쿠폰으로 예매하여 관람했습니다.
참고로 하이재킹(Hijacking)은 운항 중인 항공기를 불법으로 납치하는 행위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영화는 메인 스토리 이전에 있었던 일을 관객에게 충실하게 전달하는 오프닝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딱히 할 얘기는 없는 장면이죠.
그것보다도 태인(하정우 배우)과 동철(김동욱 배우)이 대화하는데 배경음악은 엄청 크고 대사 소리는 그에 비해 작아서, 뭐라고 하는 건지 안 들렸어요.
사실, 영화의 전체적인 사운드가 그랬습니다.
2024년에 극장에서 돈을 주고 보는 영화가 사운드 조정이 제대로 안 되어 있다니요. 자막을 달아주든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는 대사는 다른 분들도 얘기한 걸로 보아 저만 그랬던 건 아닌가 봐요. 청력테스트도 아니고ㅋㅋㅋ
진심으로, 각 배역들 이름이 뭔지도 안 들렸어요.
오프닝 장면 이후 영화는 용대(여진구 배우)를 등장시키고, 태인과 규식(성동일 배우)의 대화 및 승객들의 모습을 보여주죠.
그런데 다양한 승객들의 모습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여주는데, 중학생과 여성, 사법 시험에 합격한 아들과 청각장애인 엄마, 부부, 돈 많아 보이는 남자와 그의 비서, 머리숱이 좀 없는 남자, 살아있는 닭을 데리고 탄 할머니 등... 초반부가 지루하게 느껴질까 그랬나요?
차라리 승객들 장면을 통째로 덜어내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이후에 승객들 역할이 뭐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요.
비행기에 타기 전 용대 장면이 많지 않아서 폭탄 및 테러 준비 과정을 보여주지 않는 것도 아쉽다면 아쉽고요.
비행기 조종실 문에 단 폭탄과 비행기 안에서의 폭탄이 터지고, 터진 순간 비행기 내의 혼란을 일시정지하여 원테이크 비스무리하게 보여주는 장면이 있는데 와...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촬영과 편집 모두 좋았어요.
일반관에서 봤는데, 4DX 등의 특수 포맷으로 보면
더 좋은 장면으로 보여집니다. 롤러코스터 타는 느낌이랄까요.
용대의 목적이 드러난 이후 벌어지는 여러 상황들.
예상 못 했던 신선한 건 없었지만 지루할 정도로 재미없지도 않았습니다.
용대는 항공 보안관 창배를 줄로 묶어놓는데, 이후 창배는 여기 저기 이것 좀 풀어 달라고 합니다.
그런데 계속 묶인 상태로 앉아 있다가 결말부에서야 풀어서 일어나요. 전체적으로 어정쩡한 캐릭터였어요.
화면에 나오는 빈도에 비해 하는 건 없는?
영화 중반부쯤에 태인은 연료가 얼마 없다고 용대한테 이야기합니다. 이후 대사들로 보면 거짓말은 아닌 걸로 보였는데, 이후로도 계속 잘 날더라구요?ㅋㅋ
여하튼, 중반부쯤 용대의 과거사가 플래시백 형태로 나오는데요. 초반에서 용대가 닭 할머니한테 했던 대사의 내용을 더 자세하게 알려주는 장면이었습니다.
앞에서 아무런 예고도 없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뭐지? 했지만요 ㅋ
플래시백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을 정도인가 싶었습니다.
딱히 흥미롭지도 신선하지도 인상적이지도 않은 과거사였거든요.
후반부... 영화의 후반부가 꽤 아쉬웠습니다.
일단 전체적으로 늘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북한에 가까이 접근했던 그 부분.
그렇지만 이후 장면은 좋았습니다. 오락영화적인 스펙터클을 꽤 제공해주거든요.
그리고 악역 용대의 최후. 꽤나 허무하게 느껴졌습니다.
최후 직전 하는 행동에서도 응? 싶었네요.
여진구 배우의 연기가 정말 정말 훌륭했어서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네요
And 결말부 신파! 결말부에 신파가 있었습니다. 사실 최근엔 신파가 없는 게 트렌드인 듯하여 예상하지는 못했는데요. 그렇다고 몇 년 전 한국영화들처럼 영화 속 모든 등장인물들이 꺼이꺼이 울어대는 걸 몇십 분 동안 보여주는 정도는 아니지만 이 신파는 결말부가 늘어진다는 느낌밖에 주지 않았어요.
성동일 배우는 주연으로 분류되었음에도 연기에 인상적인 부분은 없었습니다. 사실 영화만 보면 조연이 아닌가 싶네요. 하정우 배우는 그럭저럭 준수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합니다. 배역에 어울렸는진 모르겠지만요.
하정우 배우의 최근작들을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드립니다.
-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