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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괴롭히는 갖가지 통증은 생활의 질을 떨어뜨린다
양귀비 열매는 5000년전부터 사용한 기록이 있고 고추 대마 등도 진통약으로 쓰인다
고대이집트 시절부터 버드나무 잎과 껍질을 진통약으로 사용하는 기록이 있다 치통 때문에 버드나무 가지를 입에 물고 다닌 습관이 이쑤시개가 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1819년 버드나무 껍질에서 살리실산이라는 진통소염 물질이 발견된다 그러나 살리실산 성분으로 만든 약은 심한 복통과 설사를 가져온다
독일의 바이엘은 당시 29세 펠릭스 호프만 Felix Hoffman 에게 복통 부작용을 없애는 방법을 찾게한다
호프만은 산성물질이 복통을 일으킨다고 생각하고 이를 중화시키는 다른 물질을 추가한다 현대 의학에서는 금지하는 다소 위험한 방법이다 1897년이다
1899년 아세틸의 '아'에 스필산(조팝나무, 살리실산)을 합하여 '아스피린'으로 이름 붙혀 시판한다
펠릭스 호프만은 개발자 명단에 없다고 한다 유태인이기 때문인지 알 수 없다
날개 돋힌 듯 인기를 끈다
독일에서는 이미 특허등록된 살리실산의 응용제품이라는 이유로 특허등록이 늦어진다 바이엘사는 대신 미국에서 특허를 받는다
1910년 미국에 현지법인 바이엘 아메리카를 설립한다
1917년 세계대전으로 인해 미국정부는 전쟁상대국인 독일의 미국내 자산을 몰수하면서 바이엘 아메리카의 특허권과 자산을 압류한다
전쟁이 끝난 후 스털링 프로덕츠가 바이엘 아메리카를 낙찰받아 바이엘 아스피린 상품이름으로 생산을 계속한다
이즈음 아스피린은 라디오광고 등에 힘입어 상상초월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끈다 '아스피린에이지' 라고 부르는 학자도 있을 정도이다
76년이 지난 1994년에 와서야 독일 바이엘이 엄청난 돈을 들여 바이엘 아메리카를 되산다
독일 바이엘사의 발표에 의하면 일년에 약 4만톤의 아스피린이 팔리고 이를 줄세우면 지구와 달 사이를 한바퀴반 왕래할 수 있다고 한다
미국이 제일 심하다 전 인구 일인당 연간 100알 가량 소비한다 성인만 따진다면 모든 성인이 거의 매일 한알씩 복용한다는 뜻이다
1899년 출시된 이후 100년 이상 기본구조 그대로 시판되는 제품은 아스피린 이외 찾기 힘들 정도로 독특한 약이다
특허가 끝난 이후 많은 복제약이 나온다 효능이 같은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성분이 같다 해도 제조과정에 따라 약효가 다를 수 있다고 한다 복제약의 한계인지 아니면 기만적인 마케팅인지 알 수 없다
시판 이후 70년동안이나 진통효과가 왜 있는지 어떻게 있는지 정확하게 규명되지 않는다
우선 아스피린 약이 너무 작다 그리고 인체에 들어가면 바로 분해되는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 약효가 없는게 정상이다
1970년대에 들어 와서야 조금씩 밝혀진다
인체에는 발열과 통증과 관련된 물질 (프로스타글란딘) 을 생성하는 인체효소(COX)가 있는데 아스피린이 이 효소의 기능을 잃게 하는 것이다
1998년에는 아스피린이 또다른 효소에도 작용하여 소염효과를 증대시키는 현상도 확인한다
부작용으로 위장장애와 출혈현상이 자주 보고된다 연구결과 혈소판응집차단기능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러나 이 혈소판응집차단 부작용을 이용하여 최근에는 항혈전 그러니까 혈액응고를 완화시키는 효과도 확인한다 혈전 고혈압 심근경색 이코노미클래스 증후군 등에 효과 있다고 한다
알츠하이머치매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한센병 환자들에게 소염제로서 아스피린을 장기복용하게 하였는데 관찰 결과 알츠하이머치매 발생이 적다는 것을 발견한다
물론 아직 알츠하이머나 암 예방으로 아스피린이 좋다는 설정은 너무 성급하다 그러나 현대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이들 병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에는 귀가 솔깃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약 좋다 남용말고 약 모른다 오용말자'
이번 세계사에 나타난 병과 약 시리즈를 글정리하면서; 지구에는 인간만 사는게 아니고 세균도 지구의 한 식구로서 같이 살고있다 그러니 그냥 같이 더불어 살아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것으로 [세계사에 나타난 병과 약 시리즈]를 마무리한다
참고 : 세계사를 바꾼 100가지 약 - 사토 겐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