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선생님들, 학부모들, 관계자들 만나면 아직도, 장말 아직도 지겹도록 "방과후학교는 정규 교과수업 외의 교육인데, 사교육으로 봐야 하는것 아니냐?"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때마다 반박, 반박을 하지만 참 입이 아플 정도네요. 공교육/사교육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그래도 또 한번 하겠습니다.
1. '교과수업'만이 공교육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헌법에도, 법률에도, 조례에도, 어떤 행정규칙에도, 백과사전에도, 성경이나 불경에도 없습니다. 혹시 어딘가에 있다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다만 백과사전 등을 찾아보면 '공적인 절차로 공공기관에서 하는 교육'을 공교육이라고 합니다.
2. 인터넷에서 '교사 수업'이라고만 검색해 보세요. 교사들이 좋은 교육을 위해 애쓰고 있다는 기사, 블로그, 소식들이 넘쳐납니다. 이중 상당수는 교과서를 뛰어넘는, 교과 밖의 수업, 학교밖의 수업... 이런 이야기들입니다. 교과에서 다룰 수 없지만 꼭 필요한 좋은 것들을 가져와 수업에 쓴다는 말이지요. 여러 많은 진로수업, 코칭수업, 토론수업, 계기수업 등등입니다. 이것들 역시 교과에 없는 것들인데, 교사들이 수업시간에 사교육을 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3. 학부모들, 학생들이 선택한 과목을 하는 것이나 사교육이라고요? 그럼 문/이과를 선택하고 선택과목이 있는 고등학교도, 예중, 예고, 외고, 과학고, 자사고도, 전공을 선택하는 대학교도 사교육이겠네요?
4. 수익자부담으로 하니 사교육이라고요? 그럼 아직 무상이 아닌 고등학교도, 대학교도, 자사고도 모두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또 학교에서 하지만 유상이고 학부모가 비용을 부담하는 여러 체험학습, 수련회, 수학여행, 현장학습, 경진대회 등도 모두 사교육이라고 해야 겠네요.
5. 많은 교육청들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여러 '학교 밖 학교'들을 만들고 있습니다. 꿈의학교, 다행복학교, 마을교육공동체, 혁신교육지구 등등... 이들 역시 교과수업도 아니고 학교에서 하는 것도 아닌데다 운영하는 주체들 상당수가 기존의 사교육업체들인데, 교육청이 막대한 국민세금을 사교육 활성화에 쓰고 있다고 해야 겠네요.
6. 방과후학교를 운영하는 절차는 꽤 많습니다. ▶교육부와 교육청에 전담 부서 ▶교육청에서 가이드라인과 길라잡이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정책연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심의 ▶학교안전공제 수급 ▶자유수강권이나 지원금 운영 등... 지금 생각나는 것들만 해도 이정도네요. 공적인 절차가 이렇게 많이 관여하는데도 사교육이라고 할 수 있나요?
7. 교육부와 통계청에서 매년 사교육비 통계를 냅니다. 여기에 방과후학교 비용은 '관련 교육비'로 따로 분류하지만 사교육비로 포함하지 않습니다. 일각에서 이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이 원칙은 계속 변함없습니다. 교육부에서도 방과후학교를 공교육의 범주 안에 포함하는 것으로 본다는 거죠.
방과후학교는 공교육이고,
방과후학교 강사는 교육노동자입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사교육을 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