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에 칵핏으로 나왔다.
제이와 치즈가 횔을 잡고 있다.
맞이하는 바람이 차갑다.
달이 흐릿하게 구름속에서 보일 뿐이다.
그간의 항해에 대하여 설명을 제이가 한다.
현재의 침로는 110도
속도는 6.8~7.5노트 사이를 달린다고 한다.
그간 별다른 상황은 없었으며,
오토파일럿을 이용하여 휠을 잡고 있는 시간을 줄였다고 한다.
메인세일 트림을 조금 하여 현재 평속 7.2노트를 달리고 있다고 한다.
2시간 동안의 항해에 대한 인계 인수를 한후 제이가 먼저 선실로 들어간다.
사촌이 나오고 이제 치즈도 휴식을 취하러 선실로 들어갔다.
정말 깜깜한 밤이다.
별도 없고 달도 구름에 가려 그 흔적만 보일 뿐이다.
치즈가 갑자기 다시 나왔다.
선실에 들어가니 흔들려서 멀미가 나는 것 같다고 한다.
차라리 칵핏에 있는 것이 편하다고 한다.
새벽 2시를 넘어 저 멀리 불빛이 보인다.
아마 조업을 하는 어선일 것이다.
이런 밤에 보이는 조업하는 어선은 이정표로서 좋은 역활을 해준다.
어선은 우리의 진행방향에서 우현으로 30도 정도 남쪽에 있다.
그 편차를 이용하여 각도를 잡고 앞으로 나아간다.
뱃머리에는 항해등인 적등과 청등이 보이고 저멀리 오징어잡이 배가 보인다.
30분 정도 달리니 어선이 가까와 졌다.
오징어를 잡는 어선 같다.
대낮처럼 밝혀둔 불빛에 오징어만 모이는 것이 아니라 갈매기들도 모여들고 있었다.
어선 주위로 갈매기들이 날아 다니는 것을 볼수 있다.
어선을 지나니 다시 칡흑같은 어둠이 찾아왔다.
강원도에서 경상북도 경계를 넘어오면서 야간에 조업을 하는 배들을 찾아 볼수가 앖다.
지도를 보지 않아도 어느지역(강원도, 경상도) 인지를 구분할수 있는 특징 같다.
새벽 4시가 다가와 온다.
27일 오전 11시에 수산항에서 출항을 해서 지금까지 17시간을 달려왔다.
울릉도까지 남은 거리가 20마일이 조금 더 남은 것 같다.
깜깜한 망망 대해에서
물살을 가르는 소리와 바람 소리에 더해 규칙적인 요트의 엔진음만이 우리의 존재를 확인하게 한다.
치즈는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겨울용 코트위에 비옷을 덧대어 입었다.
그래도 빈공간을 찾아 파고드는 추위가 매섭다.
새벽 4시 14분 CLJAY호는 방위각 111도 속도 7.2노트로 울릉도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다.
4시 30분이 조금 지나 제이가 교대를 하기 위해서 나온다.
조금더 쉬라고 해도 근무 약속은 지켜야 한다며 나에게 들어가 쉬라고 한다.
그간의 항해에 대한 내용을 전달 한다.
나는 선실로 들어가며 부탁을 남긴다.
울릉도가 가까워지면 조업하는 어선들이 나타날수 있기에 그물을 내린 부표들이 나타나면 바로 깨워달라는 말을 남기고 선실로 들어간다.
조금 전까지 추위에 웅크리고 초 긴장을 했건만, 따스한 선실에 들어오니 바로 잠이든다.
동쪽 하늘이 어렴풋이 밝아져 온다.
아침해가 기지개를 켜려나 보다.
잔뜩 낀 구름과 미세먼지를 해치고 밝은 해가 첫인사를 보내온다.
장엄한 일출은 아니지만 동쪽바다에서 맞이하는 해돋이는 언제나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잠에서 순간 깨아났다.
시계를 보니 아침 6시다.
창문을 보니 밝이 이미 환해져 있다.
서둘러 나오니 눈앞에 울릉도가 보인다.
아침 8시 사동항에 입항을 한다.
입항신고를 하기 위하여 울릉도 사동출장소에 전화를 했다.
소장님이 깜짝 놀라신다.
원래 수정 신고된 입항 시간이 12시 정도였다.
그런데 원래의 입항예정 시간인 아침 8시에 울릉도에 도착한 것이다.
수산항 출발 21시간만에 목적지인 울릉도 사동항에 도착한 것이다.
울릉도 사동항 해안경비안전서 소장님께서 입항확인을 하러 나오신다고 한다.
우리요트가 계류할 할 곳을 물어보니 오늘 출항하지 않는 어선 옆으로 2중 계류를 하라고 하신다.
우리 요트가 사동항으로 들어오니 울릉도를 한바퀴도는 유람선이 출항을 한다.
사동항에 안전하게 계류를 하니 사동항 해경출장소 소장님이 오셔서 승선인원, 출항지, 승선자 명단등 입항한 선박에 대한 확인을 하신다.
우리는 입항신고 후 울릉도에 첫발을 내려 놓았다.
여성분들은 다들 세면도구를 챙겨서 어디론가 가신다.
배에서는 불편하였던 상황들을 해결하고 세수도 하고 단장을 하러 가신 모양이다.
나는 남은 연료및 21시간을 달려온 배의 상태를 점검한다.
우리 요트는 오는 도중 2번의 급유를 했었다.
현재 요트의 기름 탱크에는 1/2정도의 경유가 남아 있으며, 아직 사용하지 않는 20리터 통 2개가 남아 있다.
요트의 기름탱크 및 빈20리터 통 3개에 기름을 채우기 위해서 80리터 정도의 기름이 더 필요하다.
미리 알아둔 주유소에 전화를 하여 기름을 채워 줄 것을 부탁하였다.
기름이 오기전에 서둘어 아침을 준비한다.
아침으로는 짜장밥이 준비되었다.
김치도 2종류나 된다.
허기진 배를 든든하게 채운다.
사동항 출장소에서 전화가 왔다.
우리가 사전에 신고 해둔 원거리항해신고서와 해경에서 접수한 내용이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사전신고서를 가지고 해경 출장소에 가서 내용을 확인해 드렸다.
아마 우리가 사전 신고한 내용을 27일 오전에 변경하였는데 그것이 착오가 생겨서 발생한 문제인것 같다.
오전 11시경에 주유소에서 탱크로리차가 왔다.
그런데 경유가 1리터에 1500원이다.
육지에는 1150원 정도이다.
육지의 휘발유값보다 더 비싼것이다.
잠시 망설이다 최소한의 기름만 사기로 한다.
5만원 35리터의 경유를 구입한다.
돌아가는 길에는 세일을 최대한 사용하고 엔진을 최소로 사용하면 현재 보유하고 있는 경유로 충분할것 같다.
현재의 연료량은 탱크에 가득 채워진 50리터와 20리터 통 2개가 있다.
원래는 울릉도에서 차량을 랜트해서 울릉도를 한바퀴 돌아 다니려고 했으나,
연료 보충과 해경에서의 처류처리로 시간이 늦어져 버렸다.
우리는 일요일 오전까지 강원도 수산하에 입항을 해야만 한다.
월요일 출근을 하기 위해서는 그 시간이 마지노선이다.
중간에 바람이 좋지 않으면 더 늦어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울릉도에 조금 더 머물며 울릉도의 비경을 둘러보는 안과
조금이라도 더 빨리 강원도로 돌아가는 것을 상의한 결과 무리하지 말고 돌아가자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다.
울릉도 관광은 다음 기회에 일정을 더 길게 잡고 다시 오기로 하였다.
우리는 12시 강원도를 향해서 다시 출발 한다.
울릉도는 현재 순환도로 공사가 한참이다.
사동항에는 앞으로 공항도 들어설 계획이라고 한다.
울릉도를 뒤로하고 다시 수산항을 향하여 안전 항해를 기원하며 화이팅 한다.
울릉도를 뒤로 하고 CLJAY호는 출발 한다.
돌아가는 길의 바람은 남동풍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다.
우리의 침로는 290도.
세일에 바람이 걸리지 않는다.
메인세일과 짚세일을 다 펼쳤는데도 바람이 들지 않아 속도가 나지 않는다.
오늘은 구름도 50% 내외이며 햇볓이 따갑다.
모두들 자외선을 차단 하기 위하여 빈틈없이 가렸다.
누가보면 해적단으로 오해할만 하다.
요트는 엔진의 힘(1500RPM) 으로 북서쪽으로 5.5노트의 속도로 나아간다.
뒷바람과 해류의 영향인듯 하다.
치즈가 휠을 잡았다.
스키퍼인 내가 지시하는 대로 침로를 정하고 요트를 조정한다.
플로터와 콤파스를 보며 지시한 침로대로 항해를 하지만 잘 되지 않는다.
자꾸만 요트 선수가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틀어진다.
정신차리고 하라고 큰소리도 나온다.
치즈는 좌불안석이다.
요트는 원하는 대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스키퍼는 혼만내니 죽을 맛이다.
그래도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요트를 탈수가 있다.
치즈가 전담하여 휠을 잡는다.
울릉도를 떠난지 한시간 정도 되어 메인세일에 바람이 걸린다.
CLJAY호는 6.5노트로 바람을 더하여 쭉 앞으로 나아간다.
너무나 평온한 바다다.
어제와는 완전이 다른 장판 같은 바다.
파도도 없고 조용히 수면을 가르며 미끌어져가는 소리와 배경음 처럼 잔잔하게 들여오는 엔진소리만이 우리의 존재를 알린다.
2인 1조의 근무조건을 지키며 우리는 항해에 열중 한다.
(카메라의 시간 설정의 오류로 년월일 시간이 잘못 나와 있다)
동해안에서 낙조라.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상황이 눈앞에 펼쳐진다.
요트로 동해를 달리고 있는데 눈앞에서 해가 지고 있다.
(지금까지 내가 경험한 상식은 동해의 일출, 서해의 낙조, 또는 서산으로 지는 낙조만 생각 했었는데 !
동해바다 낙조를 보고 있는 것이다.)
아침에 뜨는 해와는 다른 느낌이다.
언뜻 보면 일출이라고 해도 믿을만 하다.
(카메라의 시간 설정의 오류로 년월일 시간이 잘못 나와 있다)
잔잔한 바다를 만끽하며 해가 저물어 간다.
저녁시간이다.
뜨끈한 라면에 밥한공기가 제공되었다.
모두 캇핏에 모여 오손도손 저녁식사를 한다.
순조로운 항해로 교대로 휴식을 취하며 수산항을 향해서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