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어이없는 말에 화를 삼키며 다음말을 듣는다 "간 수치가 조금 내려가긴 했는데 지방간이 있어 운동을 열심히 해야해요 그리고 간기능 회복이 필요해 한달치 처방을 해줄테니 그것 먹고 그 이후에 다시 와요"
참 편하게 진료하는 것 같다 환자의 고통은 아랑곳 없이 이것 저것 실컷 검사해보고 이상이 없어졌는데 원인은 모른다 거기에 나이 많으면 누구에게나 나타날법한 지방간 어쩌구 저쩌구 ...
더 황당한 일은 약국에서 벌어졌다 병원에서 나온 처방전을 약국에다 내밀고 한참을 기다린 후 약을 받아 들었다
그 약은 다름 아닌 우루사였다 아니 이약은 피곤할때 간장의 피로를 회복시켜주는데 도움이 되는 약 아닌가 이런 종류의 약은 평상시에 그저 몸이 피곤할때 먹는 박카스나 비타 500같은 종류 아닌가
그 약을 처방해주기 위해 그토록 많은 검사를 해대고 병원에 수차례 오고간 후에 달랑 우루사 한봉지를 내미는가
황당함과 허탈함을 담고 서울로 향했다 어차피 오늘 오후에 심장질환 약을 타러 보라매병원에 가야 한다
비뇨기과 부터 들렀다 예약시간이 남아 일단 접수부터 해놓고 다시 내과로 내려왔다 접수를 마친 후 의사 진료를 기다려도 아무런 조치가 없다
알고보니 의사가 안에서 무슨 개인일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30분 이상을 기다려 겨우 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별일 없었어요 ? "하고 묻는 의사에 말에 기다렸다는듯 엊그제 일어난 일을 설명하고 CT찍은 영상도 CD에 담아왔다고 이야기 하면서 의사의 대답을 기다렸다
"세상을 살다보면 이런 저런 일이 있지요" 우문현답일까? 현문우답일까?
더 이상 어떤 질문을 할 수 없었다 심장전문의에게 복부CT찍은 이야기를 하는게 넌센스라고 판단했다 처방전을 들고 비뇨기과를 찾았다
저녁에 잠을 잘 때마다 가장 고통을 겪는게 잠을 자주 깨는 일이다 소변을 보기 위한건데 그것도 배뇨가 시원치 않아 겨우겨우 소변을 보고 잠을 청한다 그렇게 몇번 반복해서 잠을 설치면 실컷 잠을 잔것 같은데 몸은 뻐근하다
전립선 배뇨장애란건데 벌써 몇년째 시달리고 있는 질환이다 진료실 앞은 그야말로 인산인해라고 할만큼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나같이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를 비롯해서 동네병원은 아예 무시하고 모두들 종합병원으로 몰려드니 의사 한사람이 진료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분에 못미친다
그래도 큰 병원에 와야 그나마 잘 치료를 할 수 있으니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문제는 환자의 증상파악과 진료가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사실이다
겨우 대면한 의사는 "좀 어때요? "라고 단 한마디만 할 뿐이었다 "소변 보는게 시원찮아요" 라고 답변하는 나에게 "그럼 약을 좀 바꿔 볼게요" 라고 하면서 처방전을 날린다
한 30초 쯤 이나 걸렸을까 그나마 이번엔 약이라도 교체해서 환자의 요구사항에 근접하는 노력이라도 하지만 올때마다 그저 똑 같은 약을 두달씩 처방하는게 지난 몇년간의 진료였다
두군데 처방전을 모아서 병원앞 약국을 찾아갔다 세상에 이런 장사가 어디 있냐 싶을 정도로 많은 환자가 약을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얼마전 까진 아예 한군데 밖에 없었는데 그나마 주위에 몇군데 약국이 더 생겼지만 종합병원에 몰려든 환자에게서 약처방을 독점하는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독과점은 항상 폐해와 비리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처방전을 내밀고 계산을 위해 카드를 들이 밀었다
내 카드는 마그네틱 카드가 손상되었으나 IC카드가 내장되어서 사용하기에는 지장이 없는 카드다 그런데 몇차례 마그네틱을 긁어보고는 카드가 안된단다 나는 IC카드로 해 보라고 하니 그런 단말기가 없단다
"아니 요즘 조그만 동네 가게도 다 있는 단말기가 왜 약국에 없다는 거요? " 퉁명하게 내뱉는 내말에 20살 갓 넘어 보이는 직원은 매몰차게 대꾸한다
"그럼 취소해 드려요? "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하든지 결제를 하려고 하는게 아니라 귀찮으니까 아예 처방을 취소하고 가라는 듯한 말투다
책임자를 불러 항의를 하고 사과를 받아낼 때까지 분이 풀리지 않았다 더 기가 막힌건 그 책임자 마져도 그 단말기가 동작이 되지 않아 다른 단말기를 쓰는데 IC기능이 없어서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하면서 날 억지로 진정시키려고 한다
가만히 보니 단말기 옆구리에 IC카드 넣는 구멍이 있는게 아닌가
소리 지르며 저 단말기가 고장났다는걸 나에게 확인시켜 주면 내가 더 이상 항의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 나의 추궁에 성살한 답변은 커녕 그저 다른 환자들 들을까봐 쉬쉬하며 나를 달래고 있었다
잠시 심호흡을 하며 생각해 보았다 내가 세상을 바꿀 힘도 없고 각종 약을 달고 사는 형편에 더 이상 혈압을 올리다간 객지에서 비명횡사할 것 같다는 생각에 조용히 약국을 빠져나왔다
심란한 생각에 차 한잔 하려고 동기생 한 친구를 불러냈다 둘이 만나 시간이 지나는데도 주문할 생각이 없는듯하여 얼른 내가 계산을 하고 차 한잔을 주문했다 차 한잔 사줄까 하고 기대해서 불러냈다가 기대가 깨지고 내 돈만 나갔다 그래도 잠깐의 수다가 기분전환에 도움을 주었다
서해안고속도로는 언제 달려도 시원하다 시흥 평택간 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교통량이 분산되어 어지간해서는 정체가 잘 없다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집에 도착했다 걱정하는 마누라에게 대답대신 밥이나 내놓으라고 했다
그저 밥 잘먹고 신경 덜 쓰는게 건강비법인것 같다 손에 들려있는 약 봉지를 다 허공에 날려버리고 싶다
정신건강이 제일 필요한게 아닌가 싶다 "밥이 보약이다"라고 예기하든 어른들의 말이 진리인것 같다
첫댓글평상시 무리하지 않고 삼시세끼 밥 잘먹으며 맘 편하게 사는 것이 보약인 것 같습니다. 쉬운것 같지만 쉽지않은 과제이지요. 적당한게 좋은건지 알지만 어디까지가 적당한건지? 과욕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되 짚어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17일날 기능사 원서접수 하면서 평소 생각해왔던 가스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시험시간이 1부, 2부로 나누어져 있어 덜컥 2개 모두 접수해놓고 책을 펴고보니 기능사라고는 하지만 너무 만만하게 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님께서 전기기능사 취득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말씀들이 새록새록 되새겨 지네요. 두마리 토끼 쫓으려다 모두 놓치는 건 아닐지?
너무 과신과 자만에 빠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는니 염불한다는 생각으로 과욕과 자만을 버리고 정진해야 되는지 갈등이 생기네요. 30일까지 두마리 토끼 쫓다가 7월1일날 예상문제 풀어보고 계속 두마리 토끼를 쫓을지, 한마리는 포기하고 쉬운방향으로 갈지 결정하려구요. 시골농부님, 서암님 전기기능장 시험준비 순탄하게 이뤄지길 빕니다. 그리고 최고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때 이른 더위 건강조심하시고 삼시세끼 잘 챙겨 드십시요.
카드를 긁을지만 알지 옆구리에 끼는것은 모르는 노다지캐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가르침과 결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ㅋㅋㅋ
첫댓글 평상시 무리하지 않고 삼시세끼 밥 잘먹으며 맘 편하게 사는 것이 보약인 것 같습니다.
쉬운것 같지만 쉽지않은 과제이지요.
적당한게 좋은건지 알지만 어디까지가 적당한건지? 과욕을 부리는 것은 아닌지?
곰곰히 되 짚어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17일날 기능사 원서접수 하면서 평소 생각해왔던 가스기능사와 승강기기능사 시험시간이 1부, 2부로 나누어져 있어 덜컥 2개 모두 접수해놓고 책을 펴고보니 기능사라고는 하지만 너무 만만하게 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님께서 전기기능사 취득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말씀들이 새록새록 되새겨 지네요.
두마리 토끼 쫓으려다 모두 놓치는 건 아닐지?
너무 과신과 자만에 빠진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노는니 염불한다는 생각으로 과욕과 자만을 버리고 정진해야 되는지 갈등이 생기네요.
30일까지 두마리 토끼 쫓다가 7월1일날 예상문제 풀어보고 계속 두마리 토끼를 쫓을지, 한마리는 포기하고 쉬운방향으로 갈지 결정하려구요.
시골농부님, 서암님 전기기능장 시험준비 순탄하게 이뤄지길 빕니다.
그리고 최고 중요한 것은 건강입니다. 때 이른 더위 건강조심하시고 삼시세끼 잘 챙겨 드십시요.
카드를 긁을지만 알지 옆구리에 끼는것은 모르는 노다지캐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가르침과 결과가 있었는지 궁금하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