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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네, 이번에는 껍질의 경제학입니다. 무슨 말인지 궁금하시죠? 제가 들고 있는 이 사과의 껍질처럼 과일이나 채소의 껍질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껍질이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많이 듣는데, 문제는 농약이 묻어있지 않을까 찜찜한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거겠죠. 그래서 맘편하게 껍질을 벗겨내고 먹게 되는데요. 그런데 이 껍질은 버리기엔 너무 아까운 영양 창고입니다. 그렇다면, 껍질과 농약 이 고민을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요? 경제매거진 M이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보기 만해도 군침도는 빨간 사과, 달콤한 향기로 유혹하는 노란 참외. 그런데 이 아름다운 껍질을 모두 벗겨내야 한다.
인터뷰1: "씹는 느낌이 별로 안좋고,"
인터뷰2: "껍질에 영양분이 있는건 알고 있는데요, 껍질에 농약이 남아있으니까 그걸 먹는거보단 나을거 같아서 껍질을 벗겨먹고 있어요."
씹는 느낌 때문에, 농약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버려지고 있는 껍질
강재헌 교수(인제대학교 부속 서울 백병원 가정의학과)
: “과일과 채소의 껍질에는 과일 안의 과육이나 채소 속살에 비해서 여러가지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더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먹자니 찜찜하고, 버리는게 속편하다는 생각은 오늘까지! 영양의 숨은 보고 껍질의 매력을 즐겨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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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준비를 위해 시장을 보러나온 박한영씨. 20년차 베테랑 주부답게 하나하나 자신있게 고른다. 하지만 한영씨도 채소나 과일을 살 때면 늘 하게되는 고민이 있다는데
박한영(주부): “혹시나 애들이 먹으면 농약이 몸에 흡수 될까봐 그런게 가장 걱정되거든요.”
바로, 눈에 보이지 않는 농약 걱정때문. 그러다보니 껍질째 먹을 수 있게 재배된 채소도 마음이 내키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박한영: "아무래도 요즘에 환경적인 요인도 있고, 아무리 시골에서 깨끗하게 키운다고 해도 산성비나 자연적으로 뭐 황사 이런 것들 있잖아요."
음식을 할 때도 가장 신경쓰는 것은 바로 재료손질. 오이 같이 흔히 껍질째 먹는 채소도 껍질을 모두 벗겨낸다.
박한영: "주위에서 많이들 그냥 먹지 왜 깎아 먹냐구 그러시더라구요. 아무래도 가족을 생각하다보니, 불안하고 그래서 깎아먹는 편이에요."
10살, 7살 두아이의 엄마인 김영미씨. 한창 자랄 나이인 아이들을 위해 영양분이 풍부한 과일을 매일 간식으로 챙겨주고 있다. 특히 영미씨가 반드시 챙기는 것이 있는데, 바로 껍질이다.
김영미(주부): “껍질이 같이 있는 걸 먹으면 훨씬 맛도 풍부하고 또 제가 알기로는 건강에도 좋다고 알고 있어서 껍질째 먹는 편이에요.”
부드러운 음식을 좋아할 나이지만 어릴 때부터 껍질째 먹는데에 익숙해져 이젠 아이들 스스로 챙겨먹을 정도
송연수(7세): "엄마 껍질 먹어도 되지?" "응~"
Q. 맛이 어때요? 좋아요 맛이 좋아요? 까서 먹을 때랑 껍질째 먹을 때랑 어떤게 더 맛있어요?
송연수: "껍질째 다 먹는 거"
Q. 껍질째 먹는 친구들도 있어요?
송지수(10세): "원래 그 껍질이 친구들한테 질겨서 대부분 친구들은 다 껍질을 깎아서 먹어요."
남매가 이렇게 껍질째 먹게된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첫째 지수의 아토피 때문이다.
김영미(주부): "굉장히 심했죠. 얼굴에 울긋불긋 두드러기, 진물도 많이났고, 피도 많이 났었고…밤에 잠을 못잤죠. 가려우니까."
전신에 심각한 아토피 증상이 나타났던 지수, 영미씨는 그 원인이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영미: "예전에는 원래 그냥 아무거나 먹었어요. 가공식품, 인스턴트식품도 많이 먹었고, 큰 아이가 아픈 걸 계기로 식단이 많이 바뀌었죠."
그후 180도 바뀐 영미씨네 밥상. 인스턴트나 가공식품을 밥상에서 없애고 가능한 자연그대로 먹기 시작한 것이다. 건강을 생각해서 껍질을 모두 버리는 박한영씨네. 건강에 좋다고 해서 아이들도 껍질을 잘먹는 김영미씨네 과연 어느집의 선택이 옳을까?
껍질은 껍질이 아니다, 껍질은 알맹이다
껍질은 식물의 색을 결정하는 부분인 동시에 자외선으로부터 식물을 보호하고 세균과 싸우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생기는 생리활성물질들이 우리 몸에 들어오면 노화와 질병의 원인인 활성산소를 없애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임경숙 교수(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안토시아닌이라던지, 카로티노이드, 폴리페놀 화합물 등이 풍부하게 들어있구요, 요즘 같은 환경에서는 칼로리보다는 우리 몸을 조절해주는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소가 필요하구요. 여기에 생리활성작용이 있어서 각종 질병예방에 효과과 있는 식물성항산화물질도 매우 중요한 물질이죠.
사과의 경우 대표적인 항산화요소인 폴리페놀과 안토시아닌이 껍질에 집중되어 있고, 참외와 당근 껍질에는 혈관질환을 예방해주는 카로틴이 몰려있다. 또한 고구마 껍질은 간 기능을 보호하고 뇌 발달을 촉진하며, 양파 껍질은 혈액을 맑게하고, 혈중콜레스테롤을 떨어뜨려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성분이 들어있다. 따라서 껍질을 먹지 않는 한영씨의 경우 영미씨와 비교해보면 같은 값을 주고 과일을 사도 버리는 껍질만큼 영양분을 손해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껍질과 함께 빼놓지 말아야할 부분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씨. 특히 포도의 경우, 씨와 껍질이야말로 진짜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데 포도당이 대부분인 알맹이와 비교해 항암예방효과가 있는 레스베라트롤은 껍질에, 노화방지에 효과적인 항산화 요소들은 씨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임경숙 교수: 포도씨에는 OPC라고 알려져있는 폴리페놀 성분이 들어있는데요, 비타민 E보다도 50배나 높은 강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OPC라는 성분이 하는 기능은 우리 몸에서 혈소판이 서로 엉겨붙는 것을 방지하구요, 모세혈관을 강화시켜서 심장병을 예방하는데 좋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최근 포도씨의 이런 항산화작용에 주목한 포도씨 기름이 큰 인기를 끄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세계 10대 건강식품으로 손꼽히는 와인 역시 그 비밀이 숙성과정에서 껍질과 씨에서 녹아나오는 영양분에 있다.
임경숙 교수: "와인은 제조하는 과정에서 껍질이나 씨를 통째로 사용하게 됩니다. 와인이 서서히 익어가면서 껍질이나 씨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 성분이나, OPC 성분이 서서히 녹아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숙성시킨 와인의 경우에는 이러한 생리활성물질이 다 녹아나오게 되니 효과가 좋겠죠."
그렇다면 껍질을 안먹는 한영씨와 껍질을 챙겨먹는 영미씨의 건강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두 사람의 혈중활성산소량과 항산화 능력을 확인해보았다. 검사 결과, 항산화 기능은 두 사람 모두 정상이었지만, 활성산소의 경우 차이가 뚜렷이 나타났다. 활성산소가 250으로 안정권인 영미씨에 비해 한영씨의 경우 정상 수치보다 2배 가까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승남(가정의학 전문의): "박한영씨 같은 경우가 일반적으로 활성산소가 많고 그것으로 인해서 독소가 많은 편인데, 김영미씨 같은 경우는 일반사람보다 굉장히 많이 떨어져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아주 건강하고 양호한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껍질을 잘 먹는 영미씨네 집 지수도 현재는 아토피 증상이 완전히 사라졌다.
김영미: "특별히 알러지 이런 것 없는 상태고, 큰 아이는 옛날에 아팠지만 완치된 지 굉장히 오래된 상태고, 네 아주 건강하게."
이승남 교수(가정의학 전문의): "김영미씨 같이 껍질째 과일을 먹게 되면 과일 속에 있는 영양보다 좀더 많은 피토케미칼이라는 식물성 영양소가 바로 항산화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더욱더 건강에 도움이 되구요. 색깔이 진한 걸 먹을수록 더 좋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껍질의 좋은 성분들을 농약성분 없이 안심하고 껍질을 먹는 방법은 없는 걸까?
최근 뜻밖의 발표가 있었는데, 생각보다 과일, 채소에 농약이 없다는 것이다.
식약청에서 2005년부터 2009년 까지 시중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에 잔류농약량을 분석한 결과 과일의 경우 99.8% 채소의 경우 97.5%에서 농약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검출된 경우도 기준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권기성(식약청 화학물질과 과장): "시중에 판매되는 농산물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판매되기 전에 잔류농약 검사를 수행하고 있으며, 식품위생법에서는 농산물 등 식품에 잔류하는 농약에 작용하는 기준을 설정하고 있으며, 이 기준을 통과해야 판매가 가능합니다."
대부분의 농산물은 수확하기 일정기간 전에는 농약을 뿌리지 않으며 최근 농가에서는 독성이 낮고, 빛이나 미생물에 분해되는 농약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완 교수(한경대학교 식품생명환경과학부): "과거에 문제가 되었던 DDT나 BHC와 같은 농약들은 인체에 해롭기 때문에 현재에는 쓰고있지 않습니다. 판매가 되기 전에 이미 인체 독성 실험을 이미 마친 상태로 인체에 해가 없는 농약들만 판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안전사용기준만 지킨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남아있을 농약이 불안하다면 어떻게 씻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까?
농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1. 물로 씻으면 농약 제거가 어렵다?
일반 가정에서는 채소나 과일을 어떻게 씻어낼까?
박은길: "소금이 틈새에 끼인 찌꺼기를 빼준다고 그러더라구요."
오경화: "딸기나 뭐 다른 야채도 식초에다가 한 5분, 10분? 정도 담가놨다가 씻는 편이에요."
강지혜: "예, 과일이나 야채도 수돗물에 많이 씻는데, 기타 세정제가 있긴 한데 귀찮아서 잘 안쓰게 돼요."
총 314명의 응답자 중 물을 사용하는 사람이 198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주부들이 식초나 소금, 베이킹 파우더 등을 이용하고 있었는데, 농약 제거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실험을 통해 비교해봤다.
식초, 소금, 베이킹파우더, 세정제, 물을 준비한 뒤, 같은 양의 농약을 처리한 사과를 씻은 다음 세정력을 확인해보았다. 분석결과, 다섯가지 방법 모두 농약이 검출되지 않아 농약 제거력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아무것도 넣지 않은 일반 수돗물 만으로도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농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2. 흐르는 물에 씻는 게 효과적이다?
문성희: "흐르는 물에 닦으면 더 깨끗하게 씻겨나갈 까 해서"
오경화: "담근 물에 닦으면 아무래도 그 물에 남아 있는 것이 다시 여러 번 씻어도 남을까봐 흐르는 물에 야채도 전부 닦아요."
정말 흐르는 물이 효과적일까? 씻을 때 손 많이 가는 상추를 담근 물과 흐르는 물에 씻어 비교해보았다. 실험결과는 주부들의 생각과는 정반대.
담금 물에 씻었을 때 농약제거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혜영박사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유해화학과)
: 흐르는 물로 씻었을 때는 하나하나 씻기 때문에 물과의 접촉시간이 짧은데, 물에 담글 때는 한꺼번에 물통에 넣고, 오랫동안 씻을 수 있기 때문에 물과의 접촉시간이 길어서 세정력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또한 담금 물에서 씻는 것은 세정력뿐만 아니라 경제적이기까지하다.
2회 세정할 경우를 비교해보면, 물 소모량은 55%정도 세정시간은 30%정도 절약할 수 있었다.
임경숙 교수: "채소나 과일의 과육부분뿐만 아니라 껍질부분에는 식이섬유소가 아주 풍부하게 들어있는데요, 이 식이섬유소가 하는 기능은 스펀지처럼 물질을 흡착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농약이라던지 여러가지 독성물질이 혹시라도 껍질에 붙어있어도 이런 식이섬유소가 흡착해서 우리 몸에 흡수되지 않도록 밖으로 배설시키는 작용을 하게 되니까요. 너무 염려하지 마시고 깨끗하게 닦아서 드시면 됩니다."
농약 걱정을 덜었다면 껍질의 영양을 좀 더 쉽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껍질째 통채로 요리하는 법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 이양지 씨.
이양지 요리연구가: "껍질 요리의 장점은요, 우리가 껍질에서 버려지는 영양소를 섭취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에도 좋구요, 두번째는 음식쓰레기가 나오지 않아서 환경에도 좋고, 세번째로는 깎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조리가 간편해서 좋습니다."
뿌리부터 껍질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리지않고 요리하는 것이 그녀의 요리 철칙.
그러다보니 재료준비에서부터 철저하게 손질하는 것을 잊지 않는데
이양지 요리연구가: "이렇게 우엉 같은 흙이 많이 묻어있는 채소도요 이런 솔을 하나 준비해두셨다가 이렇게 문질러서 씻으시면은 흙이 전부 씻기기 때문에 껍질째 먹는데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
이렇게 작은 솔 하나만 이용하면 버리는 영양분 하나 없이 모두 섭취할 수 있다. 먹을 때 껍질이 딱딱하거나 거칠어서 걱정이 된다면 이렇게 채를 썰어 이용하는 것도 좋다.
이양지 요리연구가: "채를 썰게 되면은 섬유질이 끊어지기 때문에 먹기 쉬운 상태로 돼요. 그리고 기름에서 오랫동안 볶거나 조리면은 섬유질이 연하게 되서 부드럽게 먹을 수 있습니다. "
흔히 깎아내 버리는 무우의 껍질도 그녀에겐 특별한 요리재료가 된다.
이양지 요리연구가: "쉽게 버릴 수 있는 무우 껍질이지만, 이렇게 무껍질은 볶아서 먹으면 무껍질 속의 영양소도 섭취할 수 있고, 식감도 꼬들꼬들해서 좋아요."
무껍질에는 속보다 비타민 C가 2.5배 많이 들어있다.
껍질째 썰어놓은 고구마와 연근 그리고 현미를 이용해 지은 껍질영양밥은 재료 하나하나 씹히는 식감까지 즐길 수 있는 영양만점 메뉴다. 재료가 지닌 영양 그대로를 담고 있는 특별한 껍질요리들. 하지만 몸에 좋다고 무조건 섭취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맞게 똑똑하게 먹는 것이 좋다는데
강재헌 교수: "껍질에는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있기 때문에 평소에 식이섬유의 섭취가 아주 적은 분의 경우, 갑자기 많은 양의 껍질을 섭취할 경우 오히려 위장장애나 복부 팽만감이 생길 수가 있습니다. 따라서 소량으로 시작해서 서서히 섭취량을 늘려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특정과일이나 과일의 껍질에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은 당연히 그 과일을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똑같은 천원짜리 사과 하나도 그 가치는 먹는 방법에 따라 오백원이 될 수도 만원이 될 수도 있다. 돈은 아끼고 건강은 듬뿍 챙기는 비법, 바로 껍질에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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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MBC 경제매거진 M
방송날짜: 201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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