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당에서의 당발 순회토론에 다녀왔다.
6.2 지방선거 평가에만 해도 두 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바람에
당 발전 전략 최종안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이미 그것이 어떤 의미로 탄생되었는지
사소한 우리의 결의문 하나가 탄생할 때 토씨 하나에도 민감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해야 했기에
크게 보아 두 가지 측면에서 이견을 가진 당내 양쪽 그룹들의 불만을 봉합한 안이라는것 쯤이야
이미 모두들 알고있는 터라 시시비비를 가려가며 많은 시간을 안배하며 논의하진 못했다.
4시간이 정말 지루할 새도 없이 흘러가 버려 12시를 넘길 태세였고
더운 날씨에 모두들 지쳐 있었으니 말 그대로 끝내기 위해 끝내어야할 상황이 되어 토론은 끝났다.
충남의 안병일 위원장도 노대표도 하품을 살짝 시작하였으니...
대전시당 위원장 선창규님과 호치민 그리고 나는 하품 한 번도 안했지 싶다.
내 왼편 어깨 뒤로 앉아 계셨던 분의 입모양은 볼 수가 없어 다른 분들의 상태는 알 수가 없었지만.
분명히 노대표와 안위원장의 피로도는 커 보였다.
이 글은 결국 여태까지 게시판에 글을 써왔던 내 글의 특징답게 서사적일 수가 없고
요모조모 토론회를 경청하고 참여하면서 흩어져가는 내 상념의 끝자락이나 더듬는 글이다.
토론회 내용이나 그 건설적 대안이나 그런 것은 애시당초 쓸 생각이 없다.
나는 어지간하면 인간에게 감동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같은 부류의 특징이 자기 자신에겐 감동을 시시 때때로 하지만 타인에겐 별 감정의 미동이 없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간혹 심하면 자기도취성 인물로 볼성 사나워지기 일수인 스타일인데
그제 충남도당에서 만난 노대표는 그런 나를 끝없이 지난 시절로 회귀시키며 감동시켰다.
사실 이번 진보신당의 당론분열의 시간을 지켜보며 그 누구보다도 분노했었고 힘들어하며
지난 두 달을 더운 화기 속에 휩싸여 보낸 사람으로 수많은 시간을 논란의 와중에 있었던
우리 당원들의 괴로운 절규를 왜 그토록 썡까고 대표로서 한마디 당의 앞길에 대한
지도력의 표출이 없었냐는 내 힐난에 노대표는 잔잔하게 대답을 했다.
어떤 식으로든 때리고 있는 판에 "그래 매우 쳐라"할 수는 없었고
후보사퇴 때도 만류했으나 당대표의 말이 먹히지 않았고 광역의 상황이 다르니
하나의 방침일 수가 없어 개별관리에 들어갔고 단일화의 거센 요구에 얻은 것은 없었지만
심상정 전대표의 후보사퇴의 문제점은 조직의 논의절차상의 문제도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정치적 판단의 문제라고 본다는 것.
정치적 판단... 여기서 나는 누가 뭐라든 심상정씨의 정치적 판단은 많은 결함을 가진
신자유주의자들과의 연합 노선을 주장하는 반역사적인 일이라 규정하고 이야기를 맻어버렸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노대표의 생각은 민노당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어 참 반가운 것이었다.
민노당의 우경화를 그냥 두고 보면서 얼씨구 하지 못한다는 것.
민노당은 한국 대표격 진보선수이고 보면 민노당이 싫던 좋던 우리(진보신당)까지 규정할 수 있으니
현재 민노당의 본질이 뭐든 우리로선 민노당을 견인하는 노력은 해봐야 한다는 것 정도로 내 귀는 이해했다.
글이 길어지면 안되기에 내 특징이 여실히 발현되는 사담으로 가서,
노대표는 거의 4년이 다 되어가는 민노당 시절의 나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것도 사석에서 단 한 번 만난 나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지나가는 말로 "절 아시겠어요?" 했더니 곧바로 "동래 금정 , 중학 2년생이던 어린 딸"이라며
만났던 사석의 특징까지도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즐거운 기억이었다.
충남에서 만나 부산에서의 지난 이야기를 기억 한다는건 내가 사랑하는 정당의 대표가
민노당 시절을 기억한다는 것 자체가 같은 종류의 추억을 공유하는 기쁨을 주었다.
진보정당 운동의 연장선에서 민노당 시절의 우리는 누구할 것 없이 지금보다는
더 희망적이었고 더 젊었었지 않은가. 비록 이런 시절을 예견하고 포태하고 있었더라 해도.
여름 양복이긴 하지만 별로 비싸 보이지 않았고
젊은 기사 한 사람 대동하고 왔지만 우리 당의 현실처럼 가난하기 짝이 없는 뒷풀이
맥주 두어 잔에 공복과 피로의 취기까지 얹어서 약간 밝그스레해진 노대표가
차에 타기 직전에 우리 애들 안부를 물어보며 서울 한 번 오라셨다. 맛있는거 사주겠다고.
눈썰미있게 노대표의 쳐다보니 주름 하나하나 마다 마음이 아려왔다.
그도 많이 늙었다. 나도 늙었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내내 생각했다.
개인적 기쁨과 휴식과 아내와의 여름 밤 추억들을 쌓는 일을 뒷전으로 하고
이토록 늦은 시간까지 서울 도착하면 새벽 3시가 넘을 터인데 젊지도 않은 노대표의 갈 길을
상상해보는 차 안에서의 40여분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이 예상되는 그의 길 앞에 놓인
노대표의 운명이랄까 팔자랄까 그래 이것은 그의 팔자다.
노대표님,이것이 그대의 팔자요. 앞으로도 그리 사시오.
그가 그의 팔자대로 살기 위해선 우리의 할 일이 있다.
지난한 진보정당 운동이 자도자들인 그들을 좌초시키고 초조하게 만들고 때때로 절망시켜도
그들을 제 2, 제 3의 심상정으로 만들지 않아야 한다는.
심상정이 우리 곁으로 돌아오길 간절히 바라며 노회찬을 절절히 지키고 싶다.
p.s 노대표가 우리 게시판 열혈동지들과 소주 번개라도 했으면 한다며 우리에 대해 물으니
누가 그랬단다 반자본주의 실천 연대에 가면 몽땅 있다고
그래서 우리 홈에 와보셨다는데 회원 가입하라해서 그냥 가셨더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