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전 이동장터 입니다. 대목을 준비해야합니다. 어르신들에게 알릴 메세지를 정리해봅니다.
'전감, 채소류, 청주 갖고와요~' 라는 생각을 한 번 더 합니다.
평소에는 채소류, 전감류를 갖고 다니지못하는 것은 차 안에 냉동,냉장 시스템을 구축이 안되있어 제품에 영향이 큽니다. 외부 온도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채소류들은 자칫 폐기물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명절 대목인 주간에는 특별하게 보냉가방과 아이스팩을 총동원하여 준비해서 나갑니다.
오늘은 어느날보다 더 바쁩니다. 이동장터를 준비하면서 명절 선물셋트 주문과 납품을 체크를 동시에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공공구매로 이뤄지는 명절선물셋트로 인한 수익은 모두 묘량면 지역복지증진에 활용됩니다. 많은 수익이 발생하여 2024년 묘량면 복지활동에 쓰임이 될 수 있길 바래봅니다.
9시 25분,
오늘은 2월 1일. 원불교에서 예배가 있는 날입니다. 곳곳에서 어르신들이 오시고, 원불교에서도 어르신들 모셔오십니다.
간혹 이런날엔 방송도 조금은 자제해야합니다. 자칫 교당 예배에 방해가 된다면 안되니 말입니다.
어르신들이 모일수 있고, 마음에 힘이 될 수 있는 종교 시설이 거주지 부근에 있는 일은 어르신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겠다 생각합니다.
때론 힘들고, 때론 어려워도 마음을 위로하고 함께 다독이는 일이 그 어르신의 회복력을 키우는 일이 될 수 있겠다 싶습니다.
9시 45분,
사이다 사시는 어르신이 오늘은 안나오셨습니다. 혹시나 싶어 문을 두들겨봤지만 문이 잠겨있습니다.
아마도 병원을 가셨거나 읍에 가셨나 싶습니다. 외부를 나가실 수 있는 체력과 신체가 되시는 것에 감사함을 생각합니다.
9시 55분,
명절 앞두고 계란 한판 사주시는 어르신. 이것저것 보시더니 물건 갖고 오라고 하십니다. 그러던 찰나 아랫집 어르신도 여러가지 고르십니다. 오늘은 윗집에 놀러가계시지 않았는지 여쭤보니 너무 시간이 이르다고 하십니다. 물건 놓고 놀러가신다고 합니다.
어르신 집에 물건 갖다드리러가니, 마룻바닥에 동전 풀어헤쳐놓고 계산 준비중이십니다.
천원씩, 그 안에 숨겨진 50원짜리들 바닥에서 함께 헤아리고 결제 해드립니다.
요즘 50원짜리는 참 활용도가 높지 않은데, 점빵에서는 50원 짜리도 활용도가 있을 때가 있어 다행이다 싶습니다.
10시,
어르신 내외부부가 나서십니다. 어디가시나 싶어여쭸더니,
"아 감기가 온것 같아서 병원 갈라고~" 하십니다.
집 앞에 정류장이 있어 다행입니다. 버스가 자주 오진 않지만 읍에 나가는 일이 비교적 쉽습니다. 어제는 무지 따뜻했는데, 오늘은 비가 흩날리니 매우 춥습니다. 어르신들에게 감기는 모든 병을 심화시키는 요인입니다. 약 지어서 어서 낫길 바래봅니다.
또 다른 어르신, 오늘도 커피 280t 사십니다. 사신지 얼마 안되 여쭤보니,
"아 내가 저짜 선사했어~" 하십니다.
어르신꼐서는 주변에 선사하시는 곳들이 많습니다. 3주간 커피 280t를 세개나 선사하시니, 경제력도 상당하고 관계도 좋아보이십니다. 고연령에 5만원 가까운 금액을 선사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하다 생각이 듭니다. 저는 그 나이가 될 때 주변에 그정도의 선물을 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출 수 있을까 고민 해봅니다.
10시 20분,
멀리서 어르신차가 보입니다. 오늘은 어디 나갔다 오시나 봅니다.
"이게 울 둘이 먹는 약이여~" 하십니다.
얼핏봐도 약이 상당해보입니다. 무슨 약인지 여쭤보니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 등 여러가지를 말씀하십니다. 약으로 배를 채우시겠다 싶습니다. 겉으론 건강해보여도 알 수 없는 어르신들의 몸. 항상 살펴야합니다.
10시 40분,
오랜만에 보이시는 어르신, 그간 어찌 안보이셨는지 여쭤봤더니,
"내가 읍에 가면 11시 버스 타고 들어오는데, 점빵차가 그 시간에 떠나니 만날 수가 있나~" 하십니다.
그러면서 오랜만에 봐서 너무 반갑네 하십니다.
오늘은 읍에 안나가서 만날 수 있었다는 어르신. 어르신은 읍에 가서 무엇을 하시는지, 누구를 자주 만나시는지 괜시리 궁금해집니다.
내려오는길, 오늘도 어김없이 우유2개 요구르트 3개 사주시는 어르신.
매주마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이야기하십니다. 데자뷰 같습니다.
"여까정 오니깐 갈아줘야지~!"
11시,
지난주 못뵜던 한 어르신, 먼저번에 잘못된 결제 금액 2천원 드렸습니다. 어르신도 깜빡하셨다며 고맙다고 하십니다. 그러곤 짜장 라면 번들 하나 사주십니다. 짜장 라면에 계란 풀어먹으면 그렇게 맛있다고 합니다. 한 번 해먹어봐야겠습니다.
윗집에 사시는 어르신, 부랴부랴 오시더니 명절치 물건 사신다고 합니다. 코다리 보시더니 좋다고 하십니다.
"아니 읍에서는 사니깐 두토막 내니깐 먹을게 없어, 큰놈으로 골라줘~!"
그렇게 코다리 2봉지, 계란 한판 사서 올라가십니다.
회관에 누가 계신가 싶었더니, 한동안 안보이셨던 한 어르신이 계셨습니다. 지난번도 허리뼈가 부러져서 병원에 계셨는데, 오늘은 그 뼈 위에가 부러졌다고 합니다.
"아휴~! 집에 혼자 누워있으면 속터져! 힘들어도 사람있는데 와서 누워있어야지. 안되겠어!" 하십니다.
그래도 말씀에 힘이있어서 다행이십니다. 한시 빨리 낫길 바래봅니다.
11시 40분,
"담주에 또오지? 내 계란 꼭 한 판 갖고 와~"
가끔 언어로 조금 이해가 안되게 말씀하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그럼에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는데, 이번에는 계란을 꼭 갖고 오라 하십니다.
늘 갖고 다니고 있지만, 꼭 신신당부하시는 어르신. 어르신 계란은 옆자리에 한판 고이 모셔둬야겠다 싶습니다.
13시 30분,
시정에 시간 맞춰 앉아계시던 삼촌. 차가 보이자마자 바로 오십니다.
"계란 5개 주쇼!"
잘 못들었나 싶었는데, 계란 5판을 산다고 하십니다. 어찌 이렇게 많이 사나 싶었더니 가족들 오면 나눠주신다고 하는 삼촌. 명절 맞아 챙겨주고 싶으셨나 봅니다.
14시,
오랜만에 보이는 삼촌. 평소보다 안색이 안좋아보입니다. 그래도 밖에 나오는 모습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평소에 누워만 있던 생각에 늘 걱정이었습니다. 핫초코 사가시는 삼촌. 평소 술을 많이 사셨는데, 핫초코 사시니 왠지 기분이 좋습니다.
14시 20분,
다음주에는 수요일날 와서 어르신께 말씀드렸습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우리의 약속을 하였지만 하루가 당겨지니 미리말씀드려야했습니다. 주무시고 계시던 어르신 깨우긴 죄송했지만 반갑게 웃으며 맞이해주시는 어르신. 고맙습니다.
14시 30분,
"두부 만원어치, 면 만원어치 줘"
저 멀리 윗집 어르신꺼까지 함께 사시나봅니다.
잔돈까지 함께해서 드렸습니다. 지난번 외상값까지 함께 갚아주시니 고맙습니다. 늘 외상이 있어도, 항상 갚아주고 물건 팔아주시니 제겐 신용도가 상당히 높으신 어르신입니다.
14시 40분,
어르신께서 한참을 쳐다봐주십니다. 어르신 무슨 일 있어요? 라고 여쭤보니
"참 이뻐서~" 하십니다.
고맙다는 말씀드리며, 어르신께서는 항시 건강 조심해야한다고 하십니다. 평소에 본이는 담석이 있어서 늘 고생했는데, 작년에는 신기하게도 담석이 없었다며 너무 좋았다고 하십니다. 저도 매우 잘됬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지병을 늘 앓고 계셔왔기에 아프면 사람의 삶이 어찌되는지 누구보다도 잘 아셨을 것입니다. 그래서 늘 안부가 건강이셨을것 같습니다. 어르신 덕분에 오늘 저도 집에가면 약 하나 더 챙겨먹어야겠다 싶습니다.
14시 45분,
어르신 집 들어가는 길 우체통에 건강보험공단에서 날라온 우편물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갖고 들어가며 인사드렸습니다.
안에 계시는 요양보호사 선생님꼐서 설명해주셨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점빵차가 온 덕분에 우편물도 확인하네~" 하십니다. 괜시리 또 다른 역할을 해드린것 같았습니다.
그러곤 명절 준비하신다며,
"미역하고 계란 한 판 줘" 하십니다.
3개월만에 사주시는 물건이었습니다.
15시,
계란이 모두 다 팔릴무렵, 계란 보충을 위해 배달을 요청드렸습니다.
그 사이 회관에 들어가서 어르신들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점빵차 보면 바로 나오려는 어르신들, 날이 추우니 안에서 주문 받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들도 명절맞이 물건 주문하실려고하셨습니다. 한 어르신은
"그전에는 집까정 갖다줬는데, 이제는 그러지도 않더만~!" 하셔서 그랬던 적이 있었나 싶어 이번엔 집까지 모두 물건 갖다 드렸습니다.
어르신이 아쉬운 마음이 생길수도 있으니, 다음에도 갖다 드린다고했습니다.
그러곤 떠날려던 찰나, 차갖고 나서라고 하시는 다른 어르신.
"어서 가서 팔아야하니깐 여 두고 가~! 어서~"
수퍼타이와 다른 물건들 사시며, 한 번에 못들고 가실것 같아 들어드린다고 하니 괜찮다고 하십니다. 길가에 덩그러니 물건을 놔둬도 갖고 가지 않는 농촌의 투명함. 정말 매력적입니다.
16시,
오늘도 회관에 많은 어르신들이 모여계십니다. 보자마자 주문 시작하시는 어르신들. 정신 없어하던 저에게 커피 주시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일단 커피부터 한 잔 하고 혀"
자리에 앉아 장부를 펼치고 주문 받습니다. 어르신들 한 분 한 분 보고 받던 찰나, 어르신들 눈썹이 달라진것을 봤습니다. 눈썹 문신 하셨나 싶었더니
"그런건 보지 말고 물건이나 팔어" 하십니다. 인상이 더 좋아졌다고 말씀드리며 함께 웃고 명절 맞이 안내해드립니다. 더불어 명절 지나고 있을 조합원 총회도 함께 있을 예정이라 이와 관련해서 대의원님께 말씀드렸습니다. 계신 어르신들에게는 동네에서 잘 안보이는 어르신들 안부도 여쭤봅니다. 고양이가 가득한 여사님 댁은 점점 더 건강이 좋아진다고 하신다고 합니다. 오랜만에 봰 일자리 참여한 어르신은 당신도 괜찮다며 다음주에 동그랑땡 갖고오라고 해주십니다. 또 다른 어르신은 살 것이 많은데 오늘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시며 화투장을 함꼐 연달아 보십니다. 마음이 급하신것 같아, 다음주에 집으로 직접 가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어르신께선 다시 화투에 집중하실 수 있게 되셨습니다.
그렇게 모든 어르신들이 필요한 물건을 나누고 윗마을로 올라갑니다.
늘 들리던 곳가던길, 못보던 젊은 분이 계실래 누군가 싶었더니 며느리였습니다. 윗집 올라가니 며느리께서는
"어머니 장염으로 입원하셨어요~" 라며 안가도 된다고 하십니다.
할아버지는 홀로사시는데, 할아버지 식사는 어떻게 하실지, 괜시리 걱정이 되었습니다. 더 여쭤보고 싶었지만 실례가 될 것 같아 일단 돌아왔습니다.
오늘도 알차가 이동장터 마무리 하게 되었네요. 마무리하고 돌아오는길 명절선물셋트 물품 납품차가 윙이 달린차로 왔네요. 먼저 물건 나르고 정리하고 계신 선생님들 고맙습니다.
오늘도 점빵은 바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