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상상해 보니 웃음이 나며 이런 저런 의구심이 들었다.
배꼽은 한 점인데 또 추는 사람마다 키가 다른데 어떻게 매번 배꼽을 맞춰서 대나?
사람 몸, 특히 여자의 신체 구조 상 배꼽보다는 더 앞에 나와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와중에 배꼽을 마주 대려면 복부 비만 말고는 답이 없겠다. 키좀바는 복부 비만자들만의 춤?
복부 비만 아닌 사람들끼리 홀딩한다면 둘 다 서로 배를 내밀고 춰야 하는데 그런 포스쳐로 추는 춤이 있을 수 있나?
체스트 커넥션은 키좀바에서 중요한 커넥션의 하나지만 배꼽 커넥션이라니 이렇게 해서 대체 키좀바를 추는데 무슨 유익이 있나?
배꼽을 맞추려면 배가 닿아야 하는데, 그럼 하체도 따라서 가까워질텐데, 그렇게 걷는 거는 가능할까?
“절대 아니에요. 특별한 동작을 할 때 배로 텐션을 만들기도 하는데 꼭 그래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요. 잘못 들으신 건 아니에요? 배꼽을 대고 추려면 포스쳐가 무너질 거라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말이 안 되지 않나요?”
답변하는 동안에도 배꼽 대고 키좀바를 추려고 애쓰는 모습이 상상이 되어 웃음이 났다.
그런데...
질문한 사람이 잘못 들은 말이 아니라면 그런 말을 한 사람은 무슨 근거로 그랬을까 궁금해졌다. 그 말을 한 사람이 배꼽 대고 추는 자신만의 어떤 춤을 발명하여 단지 이름만 키좀바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라면, 분명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 키좀바는 배꼽을 대고 추어야 한다고 들었거나 아니면 그렇게 들었다고 착각하거나(잘못 들었거나 소통장애가 있었거나) 둘 중의 하나 아닐까 추측이 되었다.
그 사람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들었기에 그리 말한 거라면 그 사람은 또 왜 그랬을까...
그 사람이든 그 누군가이든 무슨 말을 잘못 듣고 그렇게 말하는 거라면 원래는 대체 무슨 말을 잘못 들은 걸까...
이런 궁금증이 일면서 내가 나름 할 수 있었던 추론 하나는 ‘셈바’였다.
추측해 보자면...
‘키좀바는 셈바(Semba)에서 온 춤이고 셈바는 배꼽을 댄다는 뜻’이라고 원래 누군가가 설명했을 것인데, 의사소통에 장애가 있었거나 대충 들었거나 한 결과로 ‘키좀바는 원래 배꼽을 대고 추는 춤’이라는 잘못된 확신을 중간에서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도 그리 말하게 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최초의 설명에는 틀린 것이 없다. 셈바라는 단어가 나온 마셈바(Massemba)의 뜻이 ‘배꼽 대기’라고 한다. 그리고 셈바에서 많이 하는 기본적인 동작 중에 남녀가 서로 골반의 바깥쪽을 엇갈려서 부딪힌 후 정면에서 배꼽을 대는 동작이 있다. 물론 꼭 배꼽을 맞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냥 그러는 것처럼 보이는 동작이다. 셈바도 계속 배꼽을 대고 춰야 하는 춤은 아니다.
앙골라 지역의 어느 부족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배꼽을 대는 동작의 춤을 추긴 했었던 것 같다. 앙골라에는 Rebita라는 전통춤이 있는데 걷다가 중간중간에 배꼽을 대는 동작을 한다.
https://youtu.be/3d25mZmiQt4
https://youtu.be/NhVo8lqY_AM
그리고 오래된 앙골라 문화의 상당 부분은 브라질로 이식되었다. 앙골라 지역은 과거 아프리카 노예들을 남미로 보내는 포르투갈 노예상의 거점이었다. 브라질의 삼바도 그렇고 카포에이라도 그렇고 브라질의 많은 것들이 앙골라에 뿌리를 두고 있다. 브라질의 배꼽 대기 춤인 Umbigada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