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순례는 희망의 순례자 21번째 순례지인 참회와 속죄의 성당과 단합대회 장소인 갈곡리 성당에 다녀왔습니다. 일주일 전부터 비님 예보에 촉각을 세운 단원들이 많으셨을 텐데요. 날씨가 흐리다고 우리 마음까지 흐릴 수는 없는 법, 야심 차게 평길단 첫 단합대회까지 잘 챙긴 하루였습니다. 특히 오늘 순례는 여름철에 조끼가 너무 덥다는 의견에 따라 새로 제작한 평화의길순례단 하계 단복으로 갈아 입은 후 순례를 시작하였는데 아주아주 고급지고 쾌적한 단복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
베르뇌 주교의 명으로 기해박해 때 서울에서 유배된 신자 가족이 머물던 황해도 작은 교우촌에 방문한 최양업 신부는 30여 명에게 세례를 주며 흩어진 신자들을 위로하였습니다. 현재 북한 지역을 방문할 수 없기에 참회와 속죄의 성당을 대신 순례하였습니다. 참회와 속죄의 성당은 갈 때마다 어떤 압도적인 느낌이 있는데, 웅장한 건물에서도 그렇지만 이 성당을 만든 분들의 노고에 깊은 숭고함이 있기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합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의 권유로 남북한의 예술가들이 합작하여 만든 이 성당은 우리 자신의 참회와 속죄가 먼저 이루어져야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할 수 있다는 취지로 성당명이 정해졌다고 합니다.
성당의 외형은 신의주 진사동 성당, 내부는 함경남도 덕원의 베네딕도 수도원의 모습을 각각 그대로 재현하였고 민족화해센터는 평양 외곽 서포에 있던 메리놀 선교회 본부 건물을 복원하였습니다. 성당의 하이라이트인 제대 위쪽의 유리 모자이크는 남북한 지역의 순교자들이 그리스도왕께 한반도의 평화와 일치를 한 목소리로 전구하는 내용입니다. 이기헌 베드로 주교는 2018년 6월 25일 이 성당을 북녂 순교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북한 지역의 순교자 기념 순례지’로 선포하였습니다.
갈곡리 성당
갈곡리 성당은 신앙의 길을 걸었던 분들이라면 모두 익히 잘 알고 계시는 친숙한 공간입니다. 박해를 피해 우골에 정착했던 신자들이 늘어나자, 1896년 세 가족이 칠울로 옮겨와 옹기를 만들어 생계를 유지하며 교우촌이 만들어진 갈곡리는 칡이 많아 칡의 계곡으로 불렸고 우리말로 칡울이라 하여 공소 이름도 칠울 공소라 불렸습니다. 하느님의 종 김치호 베네딕토 신부와 그의 누이 김정숙 마리안나 수녀가 나고 자란 곳으로 수많은 사제와 수도자가 배출된 은혜의 땅입니다. 아담하고 어여쁜 성당은 1936년에 전쟁으로 공소 강당이 소실된 뒤 1955년에 미 해병대 군종 신부의 도움으로 현재 성당을 건립하였고, 2008년에는 옛 강당을 복원하였다고 합니다.
갈곡리 성당에서의 단합대회 일정은 따로 게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