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산책을 하기 위하여 나서려고 하는데 익숙한 음악이 울려 퍼졌습니다. 손전화기에 알림 음악으로 깔아 놓은 성모의 보석이었습니다. 이 곡은 손전화기를 처음 구매하여 사용할 때부터 삽입해 놓은 음악입니다.
성모의 보석(The Jewels of The Madonna)은 에르만노 볼프페라리(Ermanno Wolf- Ferrari 1876-1948))의 오페라 전 3막 중 1막과 2막 사이 간주곡 1번입니다. 볼프 페라리는 독일인 아버지와 이탈리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이탈리아 작곡가입니다. 미술공부를 하던 그는 1893년 뮌헨 음악학원에서 라인베르거에게 배운 후 1900년 24살 때 오페라 신데렐라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초연하여 오페라 작곡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리고 1911년 12월 23일 베를린 쿠르퓌르스오퍼(Kurfurstenoper) 극장에서 성모의 보석(Der Schumuck der Madonna)이라는 제목을 걸고 초연하였습니다.
극의 줄거리는
이탈리아 나폴리광장 성모 마리아 축제일 행사로 사람들이 몰려 있고 대장장이 제나로는 입양된 여동생 마리엘라를 짝사랑하고 있습니다. 마리엘라가 광장에 나가지 못하게 양부모는 엄히 말했지만 몰래 축제가 열리는 광장으로 나가 건달 두목 라파엘라의 유혹에 걸려듭니다. 그는 마리엘라의 환심을 얻기 위하여 마리아 상에 장식된 보석을 훔쳐 갖다 주겠다고 약속을 하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제나로가 먼저 보석을 훔쳐 마리엘라에게 주고 마리엘라는 보석을 갖고 온 사람이 라파엘라라고 착각을 하고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이후 마을 밖 숲 속에 있던 라파엘라의 소굴을 마리엘라가 찾아 가 성모의 보석을 목에 걸고 자신이 제나로에게 겁탈을 당했다고 고백하지만 라파엘레는 처녀가 아닌 마리엘라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합니다. 또한 마을 사람들도 성모의 보석을 갖고 있는 마리엘라가 성모를 모욕했다는 죄를 저주하며 마을에서 쫓아냅니다. 사랑한 사람과 마을 사람들에게조차 버림받은 마리엘라는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합니다. 제나로는 성모의 보석을 훔친 죄와 여동생을 죽게 한 죄를 고통스러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립니다.
간주곡이란? 규모가 큰 악곡이나 전례 등의 중간에 삽입하여 연주되는 악곡을 말합니다. 인테르 메쪼 (Intermezzo)라고 부르는 이러한 간주곡이 오페라 성모의 보석에는 두 곡이 있는데 1막과 2막 사이에 있는 이 곡 제1번 간주곡으로서 관현악으로 연주되어 많은 음악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곡입니다.
뒤 주머니에 넣어 둔 손전화기를 꺼 내 상대가 누구인가? 살폈습니다. "세베리노입니다!" - 그렇습니까- 하곤 이어서 -반갑습니다- 하며 다가선 사람은 오랜만에 연락을 준 벗이었습니다. 늘 멀리 서 있다가 잊을만하면 다가오는 그런 벗입니다. 벗들의 성향을 구분해 보면 늘 가까운 곳에 옹기종기 모여 자주 보는 벗이 있고 전화를 이용하며 안부를 서로 챙기며 살다 계절마다 만나 네 번 회포를 푸는 벗도 있고 나 자신이 지니고 있는 장점을 활용하려는 의미에서 자주 의논하는 친구와 나 역시 상대의 재능에 기대어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상의하는 벗도 있습니다. 안부를 서로 챙긴 후 만나면 좋겠다는 뜻을 전해와 시간을 물으니 여유롭다 하여 조금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자 하곤 만나는 장소를 지하철역으로 정해 만났습니다. 이외로 날이 무척 찼습니다. 그래 다시 들어 가 보온성 좋은 패딩으로 갈아입고 약속된 장소로 이동하여 만났습니다. 벗의 얼굴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아~~~ 세월이 참 많이 흘렀구나 탄식하며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다시 얼굴을 살폈습니다. 반백시절에 만났었는데 그 사이 완백이 된 모습을 보면서 내 자신도 동색이면서 뭐~~~ 사실을 고백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천천히 걸어 오르며 뒤처지는 벗을 생각하고 보조를 맞추려 노력은 했지만 어느 사이 다시 벌어지는 간격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습관화된 걸음속도가 본능적으로 재현되기 때문에 생기는 일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자주 쉬는 것으로 보조를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그렇게 왕복 두 시간을 걸으며 중요한 이야기는 다 나눌 수 있었습니다. 하산 후 이 부근으로 오면 자주 찾는 양푼 동태탕 집이 있어 벗에게 권했더니 좋다 하여 점심을 해결하기 위하여 방문했습니다. 반주로 막걸리 한 병을 시켜 첫 잔을 따르고 잔을 부딪치며 수고했다는 서로 덕담을 나누고 들이켰습니다. 첫 잔은 참 매력이 있는 잔입니다. 막 걸러 낸 술 막걸리~ 익은 누룩 향이 서서히 넘어가며 탄산과 범먹이 되어 나도 모르게 탁한 발음이 진저리 치게 툭 터져 나오는 느낌을 갖는 것이 바로 막걸리 첫 잔의 매력입니다. 서로 잔을 내려놓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눠가며 시간 반의 점심식사 시간을 공유한 후. 헤어지면서 눈앞에 놓여 있는 난제 잘 풀어가라고 격려하며 또 의문이 들거나 정 상대가 막무가내로 나오면 다시 연락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혹시 시간 되면 현장을 점검해 줄 수 있느냐고 물어 왔습니다. 필요한 시간 하루 전에 연락을 주면 가능하다고 약속을 한 후 벗이 먼저 지하철을 타고 떠나는 것을 본 후 돌아섰습니다. 귀가 후 일상적인 일을 정리하다 낮에 해야 할 일을 놓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둘러 다시 나가 바로 잡은 후 귀가 하는 길 가로등 불빛 밑으로 펼쳐진 단풍 숲을 발견하고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12월에 이런 단풍을 본 것은 아무래도 기억이 없는 것을 보아 생애처음 경험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손전화기에 설치되어 있는 카메라를 조작하여 야경에 걸맞게 만든 다음 찍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사진만 보관해 놓는 앱에 저장해 놓고 사진촬영과 관련된 내용을 적어 놓고 감상문도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후 12시경 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자 쉽게 잠에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늘 하던 대로 오전 5시 30분에 기상하여 자리를 정리하고 혈압체크와 약 복용을 끝낸 후 오늘 형제회 월례회가 있는 날이라 하루 일정에 대하여 정리하려는 순간 좌측 귀 내부에 물이 차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제 취침 전 샤워를 하면서 귀에 물이 들어갔었나 하며 소독면을 준비하고 소독봉에 감아 살짝 넣어 보자 피가 묻어 나왔습니다. 기겁을 하고 재차 넣어도 똑같은 현상이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좌측 청각상태가 낮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피가 차서 막아버리기 때문인 것 같아서 서둘러 옷을 갈아입고 응급실로 직행하여 응급조치 후 진료와 함께 검사를 이것저것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혈액검사, 내시경검사, CT 검사, 청력검사 등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며 진료시간은 오후까지 이어졌습니다. 이런 경험은 또한 처음입니다.
그리고 이러다 청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도 생기고 일전에 종합검진을 받으며 뇌 CT 촬영결과에 미세혈관 쪽에 문제가 있었다는 결과를 발견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문제가 재발된 것인가?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 나이가 익다 보면 돌발적인 일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더니 ~~~ 하면서 최근 몸에 이상한 증세가 혹시 없었나 스스로 살펴보기도 하였습니다. 어제 금요일 벗과 점심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섰을 때 순간적인 현기증도 떠오르고 혹시 막걸리 영향인가? 고심했지만 한 병을 둘이 나누었으니 주량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닐 텐데... 혈액이 응고되어 약한 부분이 터진 것일까? 응급조치하며 상처, 혈액상태를 언급한 것이 떠올라 생각만 분주하게 염려와 함께 깊어져 갔습니다. 산천도 10년이면 변한다는데 내일 모래이면 10년이 8회 차에 들어서는데 그렇게 자위하며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습니다.
이번 발생된 귀 출혈사태로 그 원인이 다양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귀 주변에 발생된 피부암이 귀속까지 전이되어 출혈이 발생될 수 있고 뇌 손상이나 뇌출혈에 의하여, 귀 내부 압력변화로, 이 물질에 의한 출혈도 가능하며, 중이염 발병과 고막에 상처와 찢어짐에도 출혈이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혈액의 응고에 따라 혈관이 터질 경우에도 간혹 있다고 합니다. 내시경을 이용하여 출혈이 생긴 부분을 봉합시술하여 정상화시켜 놓았으며 3시간 후 다시 살핀 후 출혈여부를 다시 확인 후 완전하다고 판단되면 처치에 따른 이물질을 부분제거 해주어야 한다고 하여 재차 내원하여 보충치료를 다시 받았습니다. 그리고 당분간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이삼일 과격한 운동을 피하라는 조언도 받았습니다. 나잇값을 또 치른 것 같습니다. 출혈을 막아서 그런지 청력이 다시 살아난 것 같아 무엇보다도 마음을 미소 짓게 하는 것 같습니다. 고산병 영향으로 주변에 한쪽 귀 장애를 갖고 있는 악우들이 주변에 여러 명 있어 그들과 대화를 할 때 자세를 서로 바꿔 앉아 담소를 나눌 때가 많았는데 그 생각을 하며 그 악우들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았습니다. 정신없이 보낸 2024년 마지막 달 7일 토요일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귀에서 피가 난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당혹스러웠던지 집 근처에 대학병원 응급실이 있어 걸어가는 시간 약 10분이 너무 길게 느껴졌으며 정신적으로 너무 혼란스러웠습니다. 진료를 끝내고 병원을 나서면서 새털같이 가벼운 마음과 함께 창공을 날아다니는 자신의 마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화살기도가 만들어졌습니다. 조용히 빈가지 가로수 안쪽으로 심어 놓은 소나무 숲을 스치며 가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을 바라보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후렴으로 그대로 이루어 주시옵소서 반복하며 제 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첫댓글 주님의 은총이 늘 함께 있기를 기도합니다..
파스칼 형님고맙습니다. 형님께서도 항상 건강하시고 주님의 은총과 자비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