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五色 | 方向 | 五行 | 五方神 | 五味 | 五臟 | 五情 | 五常 | 孝節 | 卦象 |
파랑 | 동 | 木 | 청제장군 | 신맛 | 간장 | 기쁨 | 仁 | 봄 | 離 |
빨강 | 남 | 火 | 적제장군 | 쓴맛 | 심장 | 즐거움 | 禮 | 여름 | 乾 |
노랑 | 중앙 | 土 | 황제장군 | 단맛 | 비장 | 욕심 | 信 |
| 太極 |
하양 | 서 | 金 | 백제장군 | 매운맛 | 폐장 | 분노 | 義 | 가을 | 坎 |
검정 | 북 | 水 | 흑제장군 | 짠물 | 신장 | 슬픔 | 智 | 겨울 | 坤 |
3. 만다라
만다라는 일반적으로 절(寺)에서 많이 볼 수 있다. 그림으로 표시하는 도상형도 있지만 글자인 卍을 상징으로 하기도 한다. 『卍의 의미는 회오리바람의 문양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회전하면서 우주 에너지가 발동하는 원리를 나타내는 것이다』(한국문화상징사전, p.183, 185). 무속에서도 횐 색 과 붉은 색 의 깃대로 위치를 나타내기도 하지만, 점성술을 우주의 에너지와 상통하여 인간의 운명을 점친다는 의미에서 흔히 대나무 장대에 卍을 써서 표식으로 삼기도 한다. 불교가 민간신앙을 수용한 것처럼 무속에서도 불교적 형태를 빌려서 불상을 모시기도 한다. 만다라는 표현방법에 따라 인체 만다라, 연화 만다라, 도상 만다라로 구분되기도 한다. 이것들은 複數性의 佛들, 연화문, 산스크리트적 엄신관인 地水火風空의 인체 5대 요소의 의미로 구성되는데, 불교의 전래 이후에 그려진 사신도 는 별을 비롯한 物像에 성격을 부여하는 원시 애니미즘 적 기존의 사상에 음양오행의 우주관과 해탈 적 구원이라는 불교의 사상이 합쳐져 이후의 한국적 전통사상의 맥을 유지해 온 만다라 적인 도상이다.
Ⅲ. 사신도의 조형성 연구
1,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사신도의 형성
고구려 고분벽화의 초기의 것들은 주로 무덤 주인의 초상이나 행려도 등을 사실적으로 재현하는 풍속도가 중심이었으나 점차 신선, 괴수 해와 달, 별자리, 각종 문양 등 회화 자체가 지니는 기능이나 효과로 관심이 변해갔다. 四神에 대한 圖像과 관념이 언제부터 유래되었는가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나, 중국에서는 戰國時代에서 奉漢時代에 걸쳐 정착된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삼국시대 중국문화의 전래와 함께 도입 되었는 데, 고구려가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고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이후 백제의 송산리 고분과 능산리 고분, 고려의 개풍 수락암동 1호분, 조선시대 선조의 穆陵 그리고 민화에서 그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북위를 통해 들어온 돈황 미술의 표현기법과 중국의 사신도 그림이 고구려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것이 역사적 관점에서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도판 1, 2). 한편 장소성과 역사적 기록의 측면에서 많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지만, 『북위를 세운 선비족은 그들의 문화유산 속에 나타나는 얼굴의 형태와 다른 증거를 볼 때 고구려계통의 민족일 가능성도 높다』 (KBS, 미소의 원류를 찾아서, 1998)는 중국학자의 주장을 고려해 보면, 四神圖는 당시 동북아시아 지역에 특별한 국경의 개념이 없이 광범위하게 분포하고 있었을 고구려 계통 민족의 일반적인 사상일 수도 있다. 그리고 日本의 키토라, 다카마쓰 고분에 나타난 사신도 와 별자리 그림이 모두 고구려유민의 것이고, 백제 왕릉에 보이는 사신도 그림의 경우에서도 백제 왕조가 고구려의 일파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사신도의 사상과 그 도상들은 당시 동북아에서 가장 발달된 천문학과 그로 비롯된 사상을 지녔을 고구려 특유의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고구려에서 사신도가 나타나는 약 4∼6세기 훨씬 以前인 기원전 중국의 前漢시대와 春秋戰國時代에도 사신도의 세련된 문양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사신도 사상은 당시 동북아 전체의 일반적 사상이었다고 본다.
2. 사신도의 기본 표현양식
1) 蓮花文과 草文 조형성의 응용
(1) 연화문
연꽃은 불교 성립 이전부터 이집트, 인도, 중국, 등지에서 건축, 기물, 의복 등에 도안·장식되었다. 이집트에서 수련은 태양과 같이 생명의 근원이자 재생을 상징하는 식물로 인식되었고, 인도에서도 연꽃은 신성한 생명의 근원으로 인식되었다. 연꽃은 사신도가 음양오행의 사상관을 바탕으로 받아들인 불교의 상징과 같은 것이며 연꽃은 초문과 합쳐져 한국의 전통건축에서 단층의 기본양식을 제공하다. 사신도의 대표적 표현법인 雲氣律的 표현도 구름문양, 화염문양과 함께 가장 많이 다루어진 연화문의 변화 양식에 따라 변해가는 것이 뚜렷이 보인다. 특히 연꽃 도안의 변화과정에서 무늬가 비천상과 유사해질수록(발달된 당초무늬와 비슷해질수록), 혹은 움직임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사신도는 조형적 완성도를 이루며 정형화 되어간다.
고구려 고분 벽화 연꽃문양 비교표 1~4.무용총 5~8.삼실총 9.10.통구12호분 11.산성자귀갑총 12.13.마선구
1호분 14.15.천왕지신총 16.장천2호분 17~22.장천1호분 23.24.통구5호분 25~27.통구4호분 28.통구사신총 29.
30.안악3호분 31.태성리1호분 32.33.안악1호분 34.35.복사리벽화분 36.37.덕흥리벽화분 38.팔청리벽화분 39.
용강대묘 40.41.성총 42~44.쌍영총 45.46.진파리4호분 49~51.진파리1호분 52~56.강서대묘 57~59.강서충묘
(2) 草文
四神圖를 둘러싸고 있는 구름과 寶珠의 무늬는 불교에서 장식무늬로 주로 쓰이는 근동지방의 팔메트(palmette)에서 기원한 忍苦의 세월을 견딘다는 忍冬 무늬와, 고대 이집트, 그리스, 로마의 草花文이 근동지방의 사산조 미술을 거쳐 변화하면서 중국으로 들어온 초문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에서 들어온 문물들 앞에 흔히 唐자를 붙이기 때문에 唐草文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인동, 포도, 보상, 연꽃 등 과 결합되면 그 명칭 앞에 각 식물의 이름을 붙인다. 이외에 인물, 새 등과 결합될 수도 있다. 의미는 生生不息을 뜻한다.
2)雲氣率
사신도는 전체적인 형상이나 부분적인 단위를 살펴보면 조형의 기본단위는 雲氣率에서 나온 이다. 『사신도 는 모든 부분이 운기율에 의해서 그려졌다』 는 서울대 이종상 교수의 사신도에 대한 조형관 에서도 사신도의 모든 부분은 이 단위에 의해 그려졌으며, 상호 부분들간에 조형적 연관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단위는 어떠한 형태나 위치에서도 다른 형태와의 유기적 관계가 가능하게 되었다. 고구려의 벽화는 원근법적인 투시법이 적용되지는 않았지만 운기율 적 표현은 관념적 표현이 아니라 실제적 표현의 방법이다. 명암법을 통해 對象을 입체적 덩어리로 보는 서양의 전통 시각에서 세잔느가 물체를 여러 면으로 보았다는 것에 비교한다면 이것은 하나의 도식적 표현이 될 수 있으나, 氣의 흐름과 발산을 통하여 사물의 본질을 표현하려는 동양적 畵法에서 사물의 외곽선을 위주로 표현하는 방법은 분명 다른 측면에서의 사물 관찰법이다. 운기율 은 동심원을 형성하지 않는다. 그것은 우주가 무한히 뻗어간다는 만다라(卍)의 원리를 가지며 만약 형태의 틀을 갖춘다면 그것은 알의 타원적 형태로 나타난다.
운기율은 지속적인 연속선이 없고 간헐적 추임새가 계속되어 나타난다. 그것은 僧舞에서 나타나는 진행형과 정지형을 동시에 내포하고 있는 동양적 운동 방식과도 유사성을 보인다. 강서 대묘와 중묘는 운기율적 표현이 뛰어난 것으로 생동감 넘치는 사신도의 세계이다. 흑, 적, 청, 갈, 자색 등의 색을 곱게 물갈기한 화강암 위에 형태의 윤곽을 먼저 그리고 그 안에 채색을 하는 鉤勒法과 선의 굵고 가늠이 없이 細線으로만 완성된 鐵線描법으로 그렸는데 기법이 호방하다. 동양화에서 傳神을 통한 인물표현이나, 나무나 풀(난초)의 표현에서도 線의 흐름은 마찬가지로 운기율이 적용된다.
3) 카오스적 도형
과학의 카오스(Chaos)에 나오는 여러 圖形들은 운기율과 형태적으로 상당한 유사성을 보인다. 그 내용도 우주의 확장 원리나 사물의 변화에 관한 것은 예측가능한 동심원적인 사고(결정론, 線形 - 비례계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예측이 불가능한 타원형적 사고(비선형적(비선형적, 비평형계수)를 요구하고 있다. 이것은 현실세계를 고정된 계수의 세계가 아니라 불안정한 세계라고 인식하는 데서 나온 결과물이다. 『카오스 이론은 혼돈과 질서를 서로 상반된 것으로 보지 않고 동전의 앞뒷면처럼 동일체내에서 경계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하라 가즈유키, 카오스, 21∼30) 는 것과, 비평형 상태에서 벗어나 열평형 상태를 이루는 죽음의 상태는 카오스와는 관계가 없다는 끊임없는 순환의 철학은 음양오행에 근거한 사신도의 사상과 표현법에서 유성을 가진다. 도판 7∼10은 카오스의 법칙에 의해서 나타난 도형들이다. 도판 7은 운기율과 관계된 화염문 속에서의 태극 형태를 연상시키고, 도판 8은 연화문을 , 도판 9는 주작의 표현방법과 유사하며, 그리고 도판 10은 강서대묘의 현무도에서 뱀이 몸을 비트는 법칙을 연상시키고 실제로 아주 비슷하다.
4) 五方彩色
색의 종류는 음양오해의 사상을 담은 五色이 주로 이용되었다. 초기에는 벽화를 장식하는 요소들의 크기가 소규모로 이루어져 있어서 전체적으로 화려함은 떨어진다. 그러나 연화문을 비롯한 조형적 요소들이 화려함과 속도감을 주게 되었고, 사신이 벽화의 주제로 차용됨에 따라 고구려 특유의 화려함을 띤다. 색에 대한 미감은 퉁구의 4, 5호분 에서 절정에 달하며, 형태가 완성된 강서대묘에 와서는 색보다는 형태적인 요소가 더욱 중요해 보인다.
3. 四神 표현의 특성
1) 형태적 특징
(1) 意識의 상징
사신도 에서 모든 부분을 의미론적으로 보려는 것은 과거의 유물들은 거의 모든 장식에 있어서 주술적인 의미를 포함하고 있으며 부분적으로는 특별한 염원을 담고 있다는데 연유한다.
(2) 조합된 형상
무용총에서 예로 들 수 있듯이 청룡은 '머리에서 어깨에서 허리, 허리에서 꼬리는 정지된 듯 고요하게, 그리고 뿔은 사슴, 머리는 낙타, 눈은 귀신, 이마는 뱀, 배는 큰 조개, 비늘은 물고기, 발톱은 매, 발바닥은 호랑이, 귀는 소처럼 그린다'는 三停九似之說을 상서동물의 표현법으로 하고 있다(전호태, 전게서, p.106)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켄타우로스는 인간의 약탈과 성적 욕망을 나타내기 위해 인간과 말의 신체로 합성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서양미술에서 실증적 과학인 해부학이 중요한 표현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인간적인 감성을 가지고 접촉하는 실제적인 동물로 그려지고 있다. 이에 비해 동양의 조합된 상서동물은 대개 인간과 자연사이에서 매개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성격에 있어서 인간의 감성은 조합되지 않는다.
2) 신체 부위별 표현의 특성
(1) 뱀의 형상
중국의 옛 그림에 복희와 여와를 표현할 때도 뱀의 형상이 나오는 것으로 보아 뱀의 너울거리는 형상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고 여겨진다. 뱀에 대한 종교적 터부가 서양과 동양 사이에 많은 차이가 있지만, 동양에서는 뱀의 형상이 상서동물의 몸체의 기본형으로 쓰일 때가 많다.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뱀은 서로 몸을 꼬고있는 모습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것은 대부분의 동물들은 교미를 할 때 암컷이 밑으로 가고 수컷이 위로 가는 자세를 취하는데 비해 뱀은 신체 형상의 특성 때문에서 서로 몸을 꼬면서 一致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 계기가 아닌가 생각하다.
(2) 뿔
뿔은 동물적인 힘을 나타내며, 신령스러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용에는 주로 사슴뿔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순록 숭배사상이 있는 북방 민족의 것이기도 하다. 또한 뿔은 공격적 성향과 성적인 풍요를 지닌 남성을 뜻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말의 성기와 달팽이의 더듬이도 뿔에 비유되기도 하는데(청룡의 뿔은 사슴의 뿔이 아니라 오히려 달팽이의 더듬이를 닮음), 龜旨歌에서 '거북아 거북아 네 머리를 내밀어라' 처럼 노래를 하여 감추어진 능력을 이끌어내는 이야기와 연관이 있다. 꿩이나 공작의 깃털은 뿔에 비유되어 모자 등에 장식되기도 하였다. 서양에서는 일각수가 있는데 정신적인 능력과 순결함을 말하며, 알랙산더 대왕이나 모세 등 특별한 영웅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숭앙 받을 만한 인물의 머리에도 뿔을 달기도 하였다. 『동명왕 신화에서 사슴은 지상과 천상을 잇는 매개물의 역할을 한다. 그 뿔이 나무를 닮았고, 봄마다 새뿔 이 돋아나기 때문에 새 생명과 비유된다. 뿔이 하나인 것은 天鹿, 두 개인 것은 抗邪라 한다』(한국문화상징사전, p396, '사슴')
(3) 털
사신의 신체에 나있는 갈기털은 상서로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비단 사신도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달을 상징하는 두꺼비, 토끼 등에서도 나타난다. 또한 깃털은 주로 어께죽지에 표현되어 祥瑞러움을 나타내는데, 전래의 이야기에 특별한 힘을 가진 장사는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렸다는 '아기장사' 내용과 서로 통하는 데가 있다고 본다. 상서동물의 경우는 세상을 바꾸는 연금술 적인 능력을, 壯士에게는 고단한 현실을 바꿀 수 있는 혁명적 변화의 능력을 부여하여 이상향을 기대했던 바램이라고 본다. 유교에서 詩人 墨客은 붓을 毛錐子라고 하는데 이것은 붓의 털이 단순한 것이 아니라 창조의 시원인 우주에너지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다. 반고의 신화에서 반고가 죽자 시신이 분해되어 세상이 되었는데 털은 나무와 풀이 되었다고 하여 털은 우주적 에너지인 氣를 가진 신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4) 尺木
청룡의 목덜미에는 불꽃과 비슷한 표현으로 덧붙여지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尺木으로 승천할 때 필요한 것이다(전호태, 전게서, p.119). 현무에는 없지만 주작과 백호에는 유사한 표현이 있다. 강서중묘 주작에서는 암수의 구분으로도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5) 足
四神圖는 관념적 상상의 동물이다. 동양의 상서동물들 대부분은 해부학적 사고가 도입된 사실적 형상이 아니고, 그들의 철학사상이나 생활과 관련된 동물들이나 사물의 특성을 따서 조합된 형상들이다. 그 동물들의 부분들은 그들의 관념에 의해서 따온 것이어서 모양은 유사성을 지니고 있으나 해부학적 의도와 는 관계가 없다. 사신도 에 있어서 발의 표현은 초기에는 호랑이의 발을 비롯한 길짐승에서 차용하기도 했지만 후기로 갈수록 조류의 발이 기본 형태가 되고 있다. 강서 고분군의 경우 발바닥 가운데 있는 충격 완화용 돌기가 강조되어 있고, 정확히 표현된 것은 아니나 뒤꿈치의 작은 발가락이 보이는데 주작의 기본 모델이 되었다는 닭의 발과 아주 흡사하다. 특별한 것은 사신도에서 現世의 정점을 나타내는 주작의 발가락만 다섯 개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황룡의 5개 발가락의 사상이 당시 고구려의 사상과 차이가 있다고 본다. 『청룡의 발가락이 4개인 것은 아직 승화하지 못한 아기 용(규룡)이기 때문이라고 보는 견해』(김기웅, 1994, p.34)도 있지만, 南斗六星을 포함해 고구려 벽화에서 5개의 발가락을 가진 용은 찾기 힘들다. 그러나 능산리에서 발견된 金童龍鳳蓬萊山香爐의 용의 발가락은 5개로 되어 있고, 주작은 간단하게 3개로만 표현되어 있어 고구려와 차이점을 보인다. 그러나 용의 전반적인 특징은 다분히 고구려적이다.
(6) 불
『불을 숭상하는 사상으로 단군신화에서 부싯돌의 어원이 되는 단군의 셋째 아들 夫蘇가 있는데 돌림병을 퇴치하기 위해 부싯돌로 불을 일으켰다고 하며, 서양의 프로메테우스와 비교가 된다. 서양이나 동양 모두 불은 잘못을 정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불은 원래 천상의 것이었다. 이것이 어떤 계기로 지상에 주어졌으며, 지상에 주어진 불은 지상의 삼라만상 속에 축적되었다. 두 개의 나무를 마찰시켜 불을 일키는 행위는 나무 속에 잠재된 불을 꺼내는 것이다』 (한국문화상징사전, 1995,p.371∼376). 고구려 구분벽화에서 화염문으로 양식화된 불은 그 위의 세계가 천상계임을 상징한다.
(7) 구름
고구려의 씨름이나 手搏과 같은 놀이그림 옆에 표현되는 새구름 무늬는 그들의 놀이가 현실의 놀이가 아니라는 사상을 상징하듯 주작의 다리 앞부분에 보이는 새구름무늬도 사신도가 보다 신성한 것임을 상징한다(전호태, 전게서, p.57).
(8) 보행법
동양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4脚 동물은 걸음걸이에 있어서 짝발 보행법이 나타난다. 평면인 경우 균형적인 시각과 대상의 전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짝발 보행법이 나타난다고 여겨지지만, 이것은 단순히 평면적인 그림에서만이 아니라 고대 중국 西漢 시대의 말 조각에서 보여지듯이 입체적인 조각에서도 흔히 나타나는 방식이다.
4. 고구려 상서동물들의 형태
동양의 과거 유물에 나타나는 특이한 동물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신선사상 및 인간의 하늘에 대한 동경에서 비롯된 祥瑞動物群과 고대 한반도에 대한 地理書라고도 하며, 중국의 전설 시대인 三皇五帝와 蚩尤 등의 언급을 들어 고대 동북아 관련 책이라고도 하는 山海經의 동물들이 있다. 산해경에 나오는 동물들의 그림은 상서 동물처럼 의식적으로 조합된 동물로 추측을 할 수 있으나, 대개 어느 정도의 해부학적 바탕을 가지고 있으며, 생물학적으로 돌연변이 되었거나 동물의 보호색과 같은 특별한 경우가 많이 발견되는 동물들에 대한 錯視에서 비롯되었다고 가정된다. 여기서의 '신기한' 형상이 신선사상과 결합되면서 향로 등과 같은 곳에 자주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본다.
1) 麒麟
기린은 중국문헌에서 모양은 사슴같고, 이마는 이리, 꼬리는 소, 굽은 말과 같으며, 머리 위에 뿔이 한 개있는 동물로 묘사된다. 기린은 우주질서의 운행이 바르게 이루어질 때, 곧 현실사회가 이상적인 모습으로 보일 때 나타난다는 것이다.(도판 11, 12). 이처럼 평화의 도래를 상징하는 기린은 瑞鳥인 봉황과 짝을 이루기도 한다. 삼실총의 기린은 그 형태가 신라 천마총에서 나온 天馬와 그 형태가 비슷한데, 천마와 기린의 당시 시외에서의 상서동물에 대한 관념이 비슷한데서 연유한 것이라고 추측해 볼 수 있다. 사슴뿔이 형태는 순록이 당시 사외에서 차지하고 있는 중요성을 상징하고, 갈기 의 털이 불꽃과 같은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은 불을 중요시하는 문화의 성격을 보인다고 할 수 있다.
2) 龍
용은 물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아 농경문화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추정되며, 단군신화에서 雨師, 雲師, 風伯의 성격과도 유사하다. 용은 건국신화에서도 많이 등장하는데 이는 군주의 신성함을 간조하기 위함이며 이를 이른바 異類交婚이라 할 수 있다. 용에 대한 이야기로 明의 眞珠船이 쓴 것이 있는데, 용의 자식들로는 돌비석 아래 거북 형태로 표현되며 무거운 것을 지기 좋아하는 摦絭, 지붕 위에서 먼 곳을 바라보기 좋아하는 一名 嘲風이라고 하는 이문, 고래를 무서워 하여 고래 모양의 막대기(撞)로 치면 운다는 종 위의 蒲牢, 등 수십 종류로 구분되고, 또 金吾, 이호, 교룡, 규룡, 應龍 등으로도 나눈다(허균, 1996, p.16∼20).응룡은 火龍으로서 가뭄을 나타내고 壗龍은 아기용으로 호산리 고분에 그려진 것이라고 하며, 청룡은 물을 좋아해서 水의 뜻을 가진다. 용은 만물이 조화하는 현상에 거의 나타나는데 바로 鍊金術的인 의미라는 해석이다(박용숙 ,1991, p.101).
용은 대체로 도마뱀 혹은 악어 등에 형의 근원을 두고 있어 파충류의 모습을 하고 있다. 고구려 벽화에서나 중국에서 나타나는 하백과 여와의 형상도 뱀의 형태를 가졌는데 이것은 뱀이라기 보다는 용적인 형태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사신도에 나타나는 용의 형태 중 현무는 석룡문, 청룡과 백호는 창룡무늬 형을 띠며, 일반적으로는 용문의 형을 가진다(도판 13). 중국의 龍에서는 다리가 악어와 같이 측면에 붙어 있는데 비해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용은 맹수나 길짐승, 조류에서 차용한 흔적을 보이고 있다.
3) 祥瑞鳥
신령한 새와 짐승에 대한 관념은 별자리 신앙 및 신선신앙의 소산이다. 또한 인간이 하늘을 나는 새에 대해 가졌던 보편적 동경의 소산이기도 했으며 고구려 벽화에도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중앙아시아와 유럽에서는 인간이 하늘을 날 때 새의 날개를 붙이고 잇는데 비해 돈황의 동쪽(주로 동북아)에서 나타나는 飛天은 날개는 거의 보이지 않고 신체의 동작과 자연적인 에너지의 형태를 드러낼 수 있는 옷자락이나 구름의 형태를 빌어 표현된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의 다이달로스와 이카루스 이야기에 나타나는 實證的(인위적)인 西洋 思考와 신선사상, 정신적 에너지, 氣思想 등에서 유추할 수 있는 외형보다는 본질을 중요시하고 그것을 초현실적이고 눈에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형태로 표현한 抽象的인 東洋 思考의 차이로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양의 천마인 페가수스는 사실적인 말의 형태에 실재 새의 날개를 붙인 實物性을 강하게 나타낸다. 이에 비해 신라의 天馬는 그 형태 자체부터가 意味에 따른 여러 동물의 형태를 조합한 흔적이 강하고, 에너지(氣)의 형태를 표현한 火焰文이 날개를 대신하고 있어 비현실적이며 강한 추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고구려의 後期 四神圖 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어 있다.
5. 사신별 특성
청룡, 백호 주작, 현무를 사신이라고 한다. 사신은 동·서·남·북의 네 방향, 봄·여름·가을·겨울의 네 계절, 하늘 사방의 28별자리와 관련 있는 상상 속의 존재이다. 고구려에서 사신은 사신도 중심의 고분벽화에서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제재로 표현되지만, 생활풍속계 고분벽화에서는 하늘세계로 여겨지는 무덤 칸 천장고임의 여러 제재 중 하나로 나타난다. 천장고임에 나타나는 시기의 四神圖은 모두 쌍(雙)으로 표현된다. 그 형태도 몸의 각 부분 사이에 비례와 균형이 맞지 않아 어색한 감을 주며, 벽화에서의 비중 역시 매우 낮다. 그러나 점차 벽화 내에서의 비중이 높아질 뿐 아니라 표현도 세련되고 자연스러워진다. 후기에 이르면 청룡과 백호는 홀수, 주작은 암수의 쌍으로, 현무는 뱀과 거북의 자웅합체로 그려진다. 이것은 사신 가운데 청룡과 백호는 벽사의 영물로, 주작과 현무는 음양조화의 신수로 여겨진 때문이다. 성황당이 風水地理的인 조건이 완비되지 않은 장소에서 대용적 기능을 가졌듯이 고구려의 사신도는 무덤의 위치가 地形的으로 四神의 조건을 갖추지 않은 무덤에 그려졌다.
1) 靑龍
청룡은 황도상의 동방 7별자리를 대표하는 영물이다. 고분벽화에 등장하는 초기의 청룡은 뿔은 사슴, 머리는 낙타, 눈은 귀신, 이마는 뱀, 배는 대합, 비늘은 물고기, 발톱은 매, 발은 호랑이, 귀는 소 같이 그려져 9가지 동물이 억지로 합성된 어색한 모습이다. 용을 상징하는 신체의 일부인 뿔은 초기에는 사슴뿔의 형태가 나타나지만 후기로 갈수록 고사리순의 형태를 띤다. 이것은 청룡이 일반적인 관념의 용이 아니라 봄을 상징하는 아기용(규룡)이라는 인식으로 분화되어 갔다는 증거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강서대묘의 청룡은 백호와 외형이 비슷하나 신체의 비늘무늬와 頭部의 모양으로 구분된다.
2) 白虎
백호는 자연계에 실재하는 호랑이를 영물시 하면서 등장한 神獸이다. 황도상의 서방 7별자리를 대표한다. 우리 민족에게 호랑이는 우둔성, 희화성, 보은형, 호식형, 변신형 등으로 구분되며 척사의 영물로 인식되고 있다. 성현이 汹齊叢話에서 歲時와 明日 이른 아침 사립문에 붙여 처용, 角鬼, 鐘壣 와 같은 용도로 쓰인다고 언급한 것은 호랑이의 용맹함과 흉포함을 빌어 삼재(風, 水, 火)의 재난을 피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山神圖에서 산신의 옆에 앉아 있거나 단군신화에서처럼 호랑이는 우리 민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고 본다. 고분벽화에서 백호는 초기에는 머리와 세부적인 형상이 호랑이와 같았으나 점차 몸체는 청룡처럼 목과 몸통, 꼬리가 가늘고 긴 파충류와 같이 그려졌다. 6세기의 사신계 고분벽화에서 백호는 관장된 아가리와 부릅뜬 붉은 눈, 위와 아래로 뻗은 희고 날카로운 송곳니, 앞으로 내밀어 쳐들어 올린 앞발 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 신수 특유의 사실성을 지닌 존재로 그려진다.
3) 朱雀
주작은 황도상의 남방 7별자리를 상징한다. 고분벽화에서 주작은 거의 예외없이 암수 한 쌍이 함께 그려진다. 주작은 神鳥인 봉황에 그 형상과 관념의 기원을 둔 神獸로 무덤의 입구를 지키는 존재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주작은 초기에는 장닭 형상으로 그려지기도 하였는데 '봉황의 형상이 장닭 과 같다'는 옛 문헌에 비추어 고구려인의 전통적인 닭 신앙에 근거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5세기 전반에 축조된 덕흥리 벽화고분에는 '陽光의 새'(도판 17)로 기술된 불멸의 새가 그려져 있는데 주작으로 여겨진다. 리그베다에서 우뢰와 비의 신인 인드라(Indra)는 공작으로 나타나며, 서양에서는 태양에 속하며 현세의 영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공작을 그린다. 페르시아에서는 왕좌를 공작의 왕좌라고 하였다. 불멸성을 상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그리스도의 표상물이기도 하다. 공작은 고구려 벽화에 나오는 주작과는 그 모양이 다르나 주작의 다른 명칭인 봉황과는 그 생김새가 비슷하다. 오늘날의 봉황은 주로 공작의 형상을 하고 있는데, 이는 공작의 형상이 많이 전해지면서 그 화려한 모습에 주작의 모습이 대입 된 것으로 여긴다.
4) 玄武
현무는 황도상의 북방 7별자리를 상징하며, 뱀이 거북을 감은 형상으로 그려진다. 동양에서 거북이 지니는 근원적 상징은 우주적인 심상이다. 이는 거북의 생김새가 위는 하늘처럼 둥글고 아래는 땅처럼 편편하여 우주의 축도와 같으며, 오랜 수명과도 관련이 있다. 중국에서는 거북이 세계를 떠받치는 우주적 안정성의 기반으로 인식하는 관념도 형성되어 있었으며, 고대 인도의 그림에도 우주를 받치는 거북의 형상이 나타내는 존재이며, 거북은 암컷 즉 太陰을 나타내는 존재이다. (도판 19)초기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나는 현무의 뱀과 거북머리는 길짐승처럼 표현되기도 하나 후기에는 모두 파충류 특유의 형상으로 그려진다. 현무 역시 사신에 속하는 다른 神獸처럼 초기에는 어색하고 세련되지 못한 모습으로 그려지나, 후기의 사신계 고분벽화에서는 세부 표현이 잘 조화된 신비로운 존재로 재탄생 한다. 천왕지신총의 地神은 덕홍리 고분의 一身兩頭인 地軸과 관계가 있는데 현무의 기본적인 조형성을 가지고 있다.(도판 20). 삼실총 현무의 경우 다른 곳과는 다르게 龜鉀의 무늬가 선명하게 드러나지만 전체적 조형미는 떨어진다. 퉁구 사신총은 벽면에 사신이 그려져 있고 빈 공간에는 구름무늬가 가득한데, 현무(도판 21)는 그 표현법이 격렬하여 감성적 흥분을 일으킨다. 집안 4호묘의 현무가 형태면에서 퉁구사신총의 것과 같지만 구도의 측면에서 유약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절정에 이른 사신신앙과 그 표현의 사례로는 강서대묘 벽화의 현무를 들 수 있다.
그리스 헬레니즘기의 대표작인 라오콘의 경우 뱀은 인간의 신체를 휘감은 자연스런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현무의 뱀은 완전한 뒤틀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뒤틀리려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표현법을 통하여 회화적평면상에서의 조형적 변화는 완성도를 이루며 입체상태에서도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뱀의 표현은 다른 경우에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라오콘(도판 22)이 죽음의 절정에 대한 서양적 표현이라면 현무는 생명창조에 대한 동양적 절정을 나타내는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초기의 현무의 모습을 보면 몸체가 호랑이에서 비롯된 것도 보인다. 강서 대묘 현무도에서 거북의 등은 龜甲의 무늬를 하고 있으나 머리와 꼬리는 자라의 형상을 하고 있다. 얼굴의 전체적인 윤곽은 척사의 기능을 가지 맹수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작은 이빨들과 코, 아주 길게 내밀수 있는 목의 형태는 자라와 같다. 인류학에서는 자라에게는 전기를 흡수하는 장치가 있어서 수중의 어류들을 번개로부터 구한다는 海族의 어머니 신앙(primodial mother)이 있다고 한다(박용숙, 전게서, p.106). 현무도에서 거북의 머리는 뱀의 목에 이무기의 귀를 가졌는데, 뱀은 신성한 동물로의 전환이 없이 실제 모습이다. 사신도 중 현무가 겨울을 표상하고 陽의 세계 前段階라는 것은 뱀과 이무기가 신성한 힘을 가진 용으로 화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민간신앙에서 뱀이 오래되면 이무기가 되고, 이무기가 물을 만나면 용으로 승천한다는 것과 일치한다.
부여 박물관 정원에 2개의 비석 받침용 돌거북(거북용)이 있는데, 하나는 얼굴 표정이 아주 우스꽝스럽고 다른 하나는 심하게 파손되어 두부의 형태는 훼손되어 없다. 많이 부서진 이 돌거북은 전체적으로는 뱀을 뺀 현무의 모습과 동일하다. 구갑에 아주 정교한 솜씨로 사실적인 조류의 날개가 묘사되어 있고, 다리의 엉치 부근에 갈기털이 운기율에 의해 조각되어 있는 것은 특이한 점이다. 현무는 陰을 상징하고 음은 지하의 어두운 세계를 연상하기 쉬운데, 이러한 표현은 현무가 비록 음의 세계를 표상하지만 그것은 춥고 어두운 지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상서로운 세계(우주)를 飛行하면서 음양오행에서의 음의 세계를 운행한다고 보는 관념의 표현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5) 四神 형태 정리
사신 형태를 종합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5세기 전반의 것으로 보이는 남포 강서의 약수리 벽화고분에는 현무가 들짐승 형상에 비늘로 덮인 몸체와 호랑이 다리를 하고 있고, 청룡의 다리와 주작의 몸체에도 호랑이의문양이 그려져 있다. 호랑이식의 표현은 어깨죽지의 불꽃무늬를 제외하고는 거의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보아 호랑이는 그 지역의 가장 용맹스럽고 신선한 동물로 여겨져 다른 사신들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본다. 당시까지는 神獸로서의 四神에 대한 관념이 정확하게 정착되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둘째, 현무는 陰의 정점에서 새로운 세계(陽) 창조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반대로 현세를 陽의 현상으로 보는 시각에서의 주작은 陽의 정점에서 새로운 세계(陰)의 창조를 위한 상징이 된다. 즉 세계가 양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
이 아니고 음도 똑같은 중요성을 지닌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사신도가 현세적 祈福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보편적인 우주관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셋째, 주작과 현무는 쌍으로 , 청룡과 백호는 단일체로 표현된다. 청룡과 백호는 각각의 방향성을 가지고 날아가고(진행하고)있는 형상을 가진다. 강서 대묘의 현무는 뱀과 거북의 신체가 태극의 형태로 서로 꼬이면서 알형(타원)의 구도로 그려져 있고, 강서 중묘의 주작은 몸 전체가 하나의 불꽃 형상을 하고 있다.
넷째, 백호 →현무 →청룡 →주작 →백호 의 순서로 영향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주작은 현무와 청룡은 백호와 氣가 상응한다는 대칭 원리를 취하고 있다.
다섯째, 유교에서는 남쪽이 군자의 기상을 뜻하고, 불교의 사천왕 중 남쪽을 뜻하는 증장천왕은 청룡의 몸에서 빼낸 여의주를 들고 있다. 이것은 고구려 벽화에서 여름(남쪽)을 상징하는 주작이 여의주를 물고 있으며, 발가락이 다섯인 것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도교에서는 壯子의 逍遙遊에 보면 鯤이라는 물고기가 鵬이라는 거대한 새로 변해 6개월만에 북쪽바다에서 남쪽바다로 날아간다고 하는데 이것은 현무에서 주작으로 변해가는 사신상의 형태와 유사성을 가진다.
여섯째, 오행설을 바탕으로 하는 동양의 五音階인 宮 商 角 徵 羽 도 사신의 방위개념과 일치한다. 宮은 중앙에 해당된다. 商은 과일을 뜻하며 가을과 백호와 관련이 있다. 角은 나무의 순을 나타내는 것으로 청룡과 관계가 있으며, 商는 과일이 검게 썩은 것을 나타내며 현무와 관계가 있으며, 그리고 羽는 날개로 주작과 관계가 있다.
(박용숙, 전게서, p.102)
일곱째, 四神이 형태적으로 완성되고 제도화된 즉 관념의 내용이 체계화된 후기의 강서대묘와 중묘의 사신도는 힘찬 기상, 조화로운 균형미, 화려한 색채 등 조형적 요소들이 완성되어 상상의 동물이 실제처럼 구체화되어 보인다. 반면 삼실총, 무용총, 쌍영총 등 초기의 사신도는 가축이나 길짐승의 표현이 살았고, 서민적이며 덜 체계화되어 있으며, 그리고 화려하더라도 조형적 균형이 깨어진 부분이 드러나다. 강서 대묘와 중묘의 것이 간한 파도가 해변에 부딪히는 듯 힘차고 화려한 측면을 지니고 있는데 비해 초기의 것들은 작은 개울의 물이 굼실거리는 듯 소박해 보이기도 한다. 그것은 궁중무의 화려함과 서민들의 소박한 몸짓의 차이와도 같아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편적 민간신앙이 국가의 주요 사상으로 전환된 것으로 판단된다.
Ⅳ . 사신도와 천문학
『과거 별자리를 살필 때 하늘을 직접 보기도 하였지만, 청동거울에 비친 별자리의 모습을 보고 천문을 관측하기도 했다. 그런 관측법은 星鏡이 천문학 점성술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서울대 천문학과 박청범 교수 인터뷰). 銅鏡에 새겨진 사신도의 위치는 이러한 고대인의 사상을 표상하고 있는 것이다 사신도 가 별자리를 의미한다는 것은 온갖 사물은 모두 별에 그 운명이 매여 있다는 동서양의 공통된 천문관과 관계가 있다. 또한 三國時代 무덤의 부장품으로 나온 동경은 죽은 자의 극락왕생과 후손의 복록을 위해서 배치되었는데, 동경의 뒷면에 사신상이 새겨져 있다는 것은 이러한 풍습의 근원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다.
1 . 동양의 천문관
별자리는 점성술과 관계가 있고, 점성술은 대개 그 민족의 모든 사상과 문화의 형태에 영향을 미친다. 동양의 천문학은 태양의 운행로인 황도를 따라 4방위 28수가 정해졌으며, 태양은 밝음과 하늘의 상징이다. 이는 경천사상과 연결이 된다. 桓國, 丸都城, 韓國, 檀君 등은 모두 하늘 사상을 나타내며, 태양이 하늘을 운행하며 음양오행의 법칙에 의해 도든 자연의 현상이 이루어진다고 믿는 것이다. 하늘은 비록 맑고 투명하나 다른 차원의 세계가 있으며 그곳은 초월적인 존재들이 거처하는 곳으로 인식되었다. 음양오행에서의 우주적 원리를 주도하는 힘을 가진 自然體로서, 불교에서의 다단계적 깨달음의 차원으로서, 기타 무속과 유교사상에서 영혼이 머무는 곳으로 여겨지는 하늘은 정신적 혹은 영혼의 차원에서 자율적 판단 능력을 가진 人格體의 지위를 갖는다. 盡人事 待天命이라는 말처럼 태양의 운행로인 하늘은 그 자체로 만물에 대한 주도권을 가지며, 主宰者로서 신성한 권능을 부여받는다. 그러므로 천문을 나타내는 四神圖는 천문학의 차원에서 뿐 아니라 종교적 차원에서 만물을 주재하는 권능을 지닌 하늘(天神)의 운영을 표상하고, 음행오해의 순리적 운행을 도모하면, 척사의 기능을 지닌 수호신으로 天 地 人 이 하나라는 동양적 가치관의 표상인 것이다.
고구려인이 별자리에 대해서도 각별한 관심을 가졌다는 것은 이미 밝힌 바 있다. 벽화고문 무덤칸 천장고임에는 해, 달과 함께 많은 별자리들이 나타나며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은 北斗七星과 南斗六星이다. 북두칠성은 죽음을 관장하고 남두육성은 삶을 주관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서양에서 플레아데스 성단이라고 하는 좀생이 별은 그 위치의 변화에 따라 인간사의 길흉이 변한다고 하여 점성술과 관련하여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1999년 8월 23일 KBS 9시 뉴스에서 방영된 북한의 무덤 발굴 내용에서 보면, 기원전 2세기 이전에 이미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는 28수의 별자리 방위도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사신 형상의 무덤(잘 보관된 곳)에서의 전개는 4, 5세기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천문과 관계한 우주적 관점에서의 四神思想은 그 이전부터 있어온 것이라고 판단된다.
2. 동·서양의 별자리 비교
아래의 표에서 동양의 28수와 서양의 별자리를 비교하고 자오선 통과기준을 적은 것은 같은 별자리에 대한 서양과 동양의 의식의 차이점을 비교해 보기 위한 것이다. 물론 『동양의 별자리와 서양의 별자리는 똑같은 별을 보고 성좌의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고 서로 겹쳐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1:1의 비교는 할 수 없으며』(박창범 서울대 교수 인터뷰), 자오선의 통과 기준 일이 서로 맞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서로 맞지는 않지만 똑같은 별자리를 보고했을 경우도 많다. 이렇게 과학적으로 서로 맞지는 않지만 똑같은 별자리를 보고했을 경우에도 거의 완전히 다르게 의미가 부여된 것은 문화사적인 비교 연구의 여지를 남겨준다
구분 순서 동양명칭 의미 별들의 번호 보유된 서양 별자리 연관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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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 1 각(角) 뿔 2 처녀자리 陸龍
2 항(亢) 목 4 〃 하늘룡
3 저(灓) 뿌리 4 천칭자리 오소리
4 방(房) 방 4 전갈자리 토끼
5 심(心) 가슴 3 〃 여우
6 미(尾) 꼬리 9 〃 호랑이
7 긔(箕) 체 4 사수자리 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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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무 8 두(斗) 치수(도량) 6 〃 독수리 머리
9 우(牛) 소 6 염소자리 황소
10 여(女) 여자 4 〃 박쥐
11 허(虛) 빈 2 물병자리 쥐
12 위(危) 위험 3 물병과 페가수스 제비
13 실(室) 집 2 페가수스 돼지
14 벽(壁) 벽 2 페가수스, 안드로메다 두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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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 15 규(奎) 걸터앉은 16 안드로메다, 물고기 늑대
16 루(婁) 텅빈 3 양자리 개
17 위(胃) 위장 3 〃 꿩
18 묘(昴) 좀생이별 7 플레아데스(황소자리) 수탉
19 쾉(畢) 끝 8 황소자리 갈가마귀
20 자(澇) 새부리 3 오리온 원숭이
21 삼(參) 섞다 10 〃 꼬리없는 원숭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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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작 22 정(井) 샘 8 쌍둥이 자리 맥(怸)
23 귀(鬼) 정신 5 게자리 양
24 류(柳) 버드나무 8 뱀자리 muntjak
25 성(星) 별 7 〃 말
26 장(張) 길게하다 6 〃 사슴
27 익(翼) 날개 22 컵자리, 뱀자리 뱀
28 진(軫) 빗장 4 까마귀 자리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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Ⅴ. 결론
오늘날 한국의 현대 미술이 개인의 인격을 존중하여 개인의 다양한 창의적 표현이 무제한으로 소통 가능한 것은 서양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도입한 영향이 크다. 서양식 생활방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사고 구조의 측면에서 서양미술과의 접목(혹은 절충)이 더욱 확산되고 심화되어 간다는 것은 국제화의 환경 속에서는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또한 그 과정에서 각 지역(동양과 서양)의 서로 다른 성질을 가진 문화들은 충돌과 조화의 적응도 거치게 된다. 四神圖에 나타나는 조형적 특성, 星座 및 그 밖의 사상을 상호 비교하는 것은 문화적 절충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절충이란 새로운 문화의 탄생과 성장은 대부분 이질적인 문화들 간의 충돌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가정 하에서 쓰는 말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겠다.
미켈란젤로는 그 시대의 종교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인간문화에 대한 억압적 상황에서 새로운 문명인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그리스 로마 문화를 답사했었다. 연구자는 같은 방법은 아니지만 金石學的, 考古學的 측면에서 우리의 자부할 만한 문화의 원형질이 담겨있는 고구려 사신도의 연구와 입체적 재현을 시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물질적 자본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고, 개인적 성향의 오락으로 변질될 수도 있으며, 또한 현대미술의 부정적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는 본인의 타성에 대한 반성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많은 사물들을 욕망의 대상으로 여기며, 발전을 빙자한 소모적 소비성이 생존을 위한 일반적 법칙으로 인정되는 과잉 산업사회인 현재의 관념들 속에 휩싸인 자신을 조그마한 장식품 하나에도 자연과 삶의 의미를 부여하고자 했던 과거 우리 문화의 어떤 장점들이 교정시켜줄 것인가에 대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현대 조형의 逆動性은 氣運生動이라는 전통적 동양의 조형관과 유사성을 가지기도 하지만 근대 서구미술의 조형 원리와 과거 동양의 회화와 조각의 법칙은 많은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집트의 정적인 이미지(Symmetry)에 뿌리를 두고 있는 그리스 고전기 미술을 문화의 실질적인 모체로 하고있는 서구의 미술은 일치된 균형을 그 목표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四神圖의 형태는 애니미즘적 신앙과 음양오행의 우주 순환론적 가치관에서 역동이 나오며, 불교 깨달음의 보주 원리를 따라 완성되어 가는 '循環論的 애니미즘 생명사상'을 기본으로 이루어진다. 기하학적 균형의 思考이기 보다는 비 평형적 우주의 카오스적 운동개념을 표현의 기본 축으로 하기 때문에 一神의 절대적 진리를 추구하지 않고 ,相生과 순환을 더 중요시하는 조형성을 주로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어쩌면 동양의 미술이 지나친 관념적 표현법을 지니고 있다고 여기어 서구미술의 우위성을 강조하는 흐름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내면적 가치관이라고 본다.
작품 개개의 조형적 조화와 균형의 수준은 순전히 당시의 作家(個人)개인의 차이라고 보아야겠지만, 제작의 의도는 과거 서양의 그림들에 나타나는 상징(암호)적 표시와 같이 四神圖와 연관되어 나타나는 그림의 요소들도 인간의 삶과 사고의 형태를 반영하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부분은 오늘날의 상당부분의 독립된 미술분야가 唯美主義的 목표를 지향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점이며, 삶의 실제적 반영이 비록 추상화되고 비현실적인 요소를 많이 표함하고 있더라도 오늘날의 현실주의를 표방하고 있는 리얼리즘과 비교해 보았을 때도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특히 인간위주가 아니라 天地人이라는 自然과 人間의 合一을 추구하는 동양의 사고방식이 현대의 많은 모순을 극복하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에서는 더욱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