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이의 도보여행 카페에 제가 올린 후기를 옮겨왔습니다. ^^ 옮긴이 주)
이날 걸은 코스의 위성지도 보기 클릭
11월 여행도보는 '대관령 국민의 숲길'입니다.
산림청에서 조성한 이 길은 '바우길'이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하나의 숲길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얼마 전 '바우길'이 이 길을 호적에 올리면서 비로소 하나의 의미가 되었습니다.

평소 함께 다니시던 지윤구 기사님이 전날 늦은 시간까지 운전을 하는 바람에
핸섬하고 스마트한 로드파일럿 최원호 님이 우리의 온로드를 책임지셨습니다. ^^

강원도는 산 넘어 산을 지나 몇 개의 강을 건너야 들 수 있는 곳이지요.
첩첩산중 그 속에 숨은 유순한 길을 찾아...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자기소개 중입니다.
이곳이 걷기코스의 방앗간이 되면서 조금이나마 옛 모습을 찾는 것 같습니다.

오늘 리딩을 맡아주신 (사)바우길의 이기호 사무국장님이십니다.
또한 바우길 탐사대의 김성남 님께서도 함께 도움을 주셨습니다.
자원봉사대원들로 운영되는 (사)바우길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대관령 풍력발전기는 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었네요.

발도행 식구들이 왔다고 까마귀들이 환영비행 중이랍니다.^^
까마귀는 청정지역에서만 사는 조류로 상서롭기 그지없지요.
어쩌면 발견이 생일맞이 축하비행? ㅋㅋ


국민의 숲길에 대한 이기호 국장님의 설명입니다.
B&G라는 본인의 이니셜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서... ^^
이니셜의 뜻은?

뒤에 계신 분이 선두를 서주신 김성남 님이십니다.
늘 꽁찌로 따라다니며 어찌어찌하다보니 사진 한 장이 없네요. T.T

사계절 푸른 옷을 놓치지 않는 잣나무 숲입니다.






누굴 보고 백만불 미소를 짓고 계시는 걸까요? ^^

바로 요기... 한나님. ^^

도로 건너편 자작나무가 헌병 부대 포즈를 취하고 있었답니다.

요기는 전나무 숲.

전나무숲을 산책중인 박현정 님. ^^

바늘같이 뾰족한 전나무잎이 내려앉아 폭신한 이불을 깔았답니다.





낙엽송과 독일 가문비나무 숲이라고 합니다.



이 숲길에 들어 누군들 행복하지 않을까요.



활엽수가 이파리를 모두 떨어뜨리고 벌거벗은 나신으로 우리를 맞을 때
우리는 단단히 옷을 껴입고 두발을 저어 길 위를 나아갑니다.
그러나 눈을 감고 가만히 들여다보면
벌거벗는 나무는 따스하게 나그네를 맞았고,
우리는 하늘거리는 잠옷 차림으로 나무 품 속을 누빕니다.

길의 의미가 걸음에 있지는 않겠지만,
걷지 않고는 다가갈 수 없기에 오늘도 이 길 위에서 걸음을 옮깁니다.

길의 진정한 의미는 사람이 길을 낸 목적에 있겠지요.
-마을과 마을을 잇는- -사람과 사람을 소통하게 하는-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하는-

인간의 마을을 아래로 툭 잘라봤어요.

겨울 자작나무는 신비로운 노르웨이 숲을 연상시킵니다.
웨 노르웨이냐구요? ^^

찍사들에겐 밉고 또 미운 전신주와 전깃줄.
그래도 너희들이 없으면 우리는 춥고 배고프단다. 정말 고마워... ^^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만나자.

식당이 몇 곳 있었지만 역시 이 집만 사람이 몰립니다.

넓은 창밖으로 펼쳐진 호밀밭.
파수꾼을 부르면 어디선가 "날 불렀소?"하며 고개를 쑥 들이밀 것 같은... ^^

재치덩어리 욘사마님은 무얼 촬영하고 계실까요?

조그만 방문이 액자 같다며.. ^^

헉! 꿩만두와 막국수가 토로님 힘을 솟게 했나요?

장작패는 기계랍니다. 압으로 눌러 조금 파고 들면 저절로 동강이 난답니다.

늦가을에 연초록 호밀밭 사이를 걷는 맛도 꽤 근사합니다.


그래도 가을은 갈대가 쭈뼛 솟아 주어야 제맛! ^^

생일케익의 촛대처럼 꽂아놓은 자작나무 데코레이션이 근사합니다.
가장 멋진 생일케익을 받았으니 누구에게 감사를 전해야 할까요.

친구와 손을 잡고 걷고, 우리는 열을 지어 걷습니다.


잎사귀를 모두 땅으로 돌려보낸 자작나무의 길.
사람도 하나의 점이 되어 풍경에 동화됩니다.
사람들은 어쩌면 자라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게 길러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당당한 나무처럼 아쉬움 없이 이 생을 소비하리라.

우리 오늘, 하나의 풍경으로 이 길과 마주하리라!


사람이 만든 길이로되 자연으로 드는 길이로다.

바우길이 그 이름을 불러 의미를 부여한 '국민의 숲길'

욕망과 딜레마로 가득 찬 세상,
겨울나무처럼 빈한하더라도 굿굿하게 나아가리라!

좋은 길로 내 고장을 널리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2년 반을 바우길에 올인하신
이기호 국장님의 파인더 안에는 어떤 세상이 담겨있을까요?


계곡을 따라 가는 조릿대 오솔길.
마주오는 사람과 어깨를 비비며 걸어야 하기에 걷는 이의 마음이 길 위에 부벼집니다.


흙 속으로 낮에 스며든 물기가 얼어서 부풀어 오르며 땅의 표피를 헤집어 놓습니다.
저렇게 헤집어 놓은 사이사이로 흙이 숨을 쉽니다.

속쇄 설명중.
키작은 대나무 같은 저 것이 속쇄로 사포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표면이 거칩니다.

속쇄는 관절염과 연골에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좋은 길은 사람의 마음마저 어디론가 인도합니다.

이기호 국장님의 입담은 똑같은 말을 몇 번 들어도 신이나게 합니다.
강릉 출신인 율곡 이이의 십만양병설 이야기 들어 보셨어요?
못들어 봤으면 말을 마셔요. ^^


늦가을이 무색한 초록의 향연 속으로 타박타박.




오랜 세월의 흔적이 패인 잣나무 수피.


대관령 양떼목장 사진마다 등장하는 주인공이 바로 이 창고이지요.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자신입니다.
혹시 당신은 스스로를 조연처럼 대하고 있진 않은가요?

내 생애의 주연으로 당당하게...

울타리 너머로 바라본 양떼목장.


눈에 보이진 않지만 바람은 이렇게 훑고 간 흔적을 남깁니다.
결국 바람도 이렇게 파인더 안에서 지나간 자취를 들키고 마는군요.
갑자기 제주의 바람을 평생 사진기로 추적하다 돌아가신 김영갑 선생님이 생각나는군요.

욘사마님의 속쇄는 어떤 그림으로 우리에게 선을 보일까요.

사진을 찍는다는 건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는 것.

발도행에는 두 가지 시선으로 길을 바라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기호 국장님도 그런 분들과 한통속입니다.

스쳐지나가는 저 작은 이끼계곡에서 감동을 끌어낼 수 있다면...

세상은 이리도 푸른 회색인 것을...

동행과 발자국을 포개지 않아도 마음은 하나가 되어 나아갑니다.

사진의 시작은 각자에게 새로운 의미입니다.
친구의 마음마저 파인더 안에 담아내고 싶은 저 열정, 눈에 보이세요?

친구를 웃게하는 힘입니다.

아름다운 길은 마음맞는 동행이 있어 가능한 일일지도...


흐르는 물조차 사진 속에서는 한 순간으로 멈춰 서 버린답니다.




걷기를 마치고, 공정여행을 실천중인 발도행 여러분.
평창군에서 직영하는 특산물판매장을 들렀습니다.
고백하자면 의도한 바는 아니었으나 손님 많이 모시고 왔다며,
찢어놓은 황태포 두 봉지를 주기에 낼름 받아와서 기사님과 하나씩 나누었습니다.
제 생일선물이라 생각하겠습니다. 꾸벅! ^^

국내에서 잡히지 않아 모두 러시아 산 명태였습니다.
다만 대관령의 눈과 바람에 얼고 녹은 그 맛이 더할나위 없이 좋습니다.

내년 5~6월을 다시 기약하게 만든 대관령 국민의 숲길.
노르웨이에서 촬영한 판타지 영화 속을 헤집고 다닌 느낌.
그곳에서 우리 행복 샤워를 하고 돌아왔답니다.
12월에는 어떤 길이 우리를 맞아줄까요.
세상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또 그곳을 발견하러 가보자구요.
행복한 마음 안고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발견이-
ps: 1. 토로님 수고 많으셨습니다. ^^
2. 내 사진은 왜 이리 없나 하시는 분은 다음부터는 뒤에서 걸어보세요.
앞서 가시는 분은 너무 빨라 제 느린 카메라로는 담아내기가 어렵답니다. ^^
3. 코스 리딩해주시고 재치 넘치는 재담으로 즐거움 주신 이기호 사무국장님과
김성남 탐사대원님께 감사드립니다.
이날 걸은 코스의 위성지도 보기 클릭
첫댓글 국민의 숲길은 명성답게 역시 명품길이네요....
바우길과 함께 유명세를 타시는 이기호국장님께서
머잖아 오프라 윈프리쇼에 초대된다고 하시네요....B&G통신에서.ㅎㅎㅎ
ㅋㅋ 와우...
지난 봄에도 들꽃을 찾아 걸었던 길 언제보아도 즐겁고 정겨운 길 걸으면 더 행복해 지는길... 고향길 !!
잘 봤습니다. 날씨도 별로인데 사진은 빛이 납니다. 글솜씨도 빛이나고....
우리 국장님은 꼭 대관령 감자로군요. ㅋㅋㅋ
풍경사진들이 숲속에 같이 있는듯 합니다 ㅎㅎ
발견이님.. 땅이 숨을 쉬게하려고 그런거군요. 물기스밈과 땅의 호흡..표현이 섬세하십니다.
후기와 사진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여행으로 행복하신 많은분들의 미소가 함께 행복함을 주십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