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古文眞寶 前集 제8권
歌類(가류) 大風歌/대풍가 / 漢高祖 = 277
漢高祖 劉邦(B.C247-B.C195) 大風起兮雲飛揚 (대풍기혜운비양) 큰 바람 불고 구름은 높이 흩날리고 威加海內兮歸故鄕 (위가해내혜귀고향) 위엄이 해내에 떨쳐 고향에 돌아오다 安得猛士兮守四方 (안득맹사혜수사방) 이제 어떻게 용맹한 병사를 얻어 천하를 지킬거나
초패왕 항우와의 결전을 승리로 이끌고 천하제패의 고지에 이른 유방은 장안으로 개선하는 도중
고향인 패에 들렀다. 오랜만의 금의환향이었다. 젊은 시절에 그는 이곳에서 건달 생활을 하여 많은 비난도 받았지만 이제 황제가 되어 돌아온 것이다. 그는 고향의 옛 친구와 마을 사람들을 모두 불러 큰 잔치를 베풀었다. 잔치가 무르익고 술기운이 돌자 깊은 감회에 젖어 악기를 치며 '대풍가(大風歌)'를 지어부르며 춤을 추었다. 그뿐 아니라 고향의 소년들 120명에게 이 노래를 가르쳐 합창하게 하였다. 이 '대풍가'는 항우의 '해하가'와 자주 비교된다.
항우가 해하에서 한군에 포위되어 사면초가의 비운에 처했을 때 항우는 그 패배의 책임을 그 자신에게 돌리지 않고 시운이 불리하여 하늘이 자신을 망치게 하려고 한다는 말로 다른 곳에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는 반면 유방의 '대풍가'는 난세의 큰 바람이 불어닥치자 구름이 되어 하늘을 날고 다른 구름의 도움을 받아가며 천하를 평정하고 금의환향하였다고 술회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앞날을 위해 용맹한 사나이들을 얻어 길이 천하를 지키고 싶다고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천하를 거머쥔 중국지배자다운 면모를 보인다는 것이다. 사마천은 한고조 본기 말미에 이렇게 적고 있다. 유방의 한나라가 전대에 비해 백성의 뜻을 얻고자 노력했으며 내부질서를 공고히 하는 봉건체제의 기틀을 마련해갔다는 것이다. 마오(毛澤東)는 이 대풍가를 기백이 담겨 있다고 평가하며 자주 낭송하였다 한다.
이문열은 2002년부터 약4년 동안 동아일보에 초한지를 번역한 소설을 연재하였는데 그 소설 제목을 대풍가의 첫 구절에서 따와‘큰 바람불고 구름일더니’라고 하였다 *劉邦(유방): 자 계(季). 묘호(廟號) 고조(高祖). 패(沛:江蘇省 豊縣) 출생. 농가에서 태어났으나 가업을 돌보지 않고 유협(遊俠)의 무리와 어울렸다. 진나라가 멸망하자 항우는 서초패왕(西楚覇王)이라 칭하고, B.C 206년 유방은 항우로부터 한왕(漢王)에 봉해졌다. 그뒤 4년간에 걸친 항우와의 쟁패전에서 소하(蕭何) 조참(曹參) 장량(張良) 한신(韓信)등의 도움으로 垓下(해하)의 결전에서 항우를 대파하고 천하통일의 대업을 실현시켰다. B.C 202년 유방은 황제에 오르고 수도를 창안(長安)으로 정하였다. 하지만 정작 권력을 갖게 되자 자신을 도와주었던 한신, 영포, 팽월 등을 숙청했다. 
襄陽歌/양양가 / 李白 = 278
落日欲沒峴山西(락일욕몰현산서) : 지는 해 현산 서쪽으로 지려는데 倒著接䍦花下迷(도저접리화하미) : 흰 건을 거꾸로 쓰고 꽃 아래 서성거린다 襄陽小兒齊拍手(양양소아제박수) : 양양의 아이들 좋아라 손뼉치고 攔街爭唱白銅鞮(란가쟁창백동제) : 거리를 누비며 앞다투어 백동제를 노래한다
旁人借問笑何事(방인차문소하사) : 옆 사람이 묻기를 무슨일로 웃는가 하니 笑殺山翁醉似泥(소살산옹취사니) : 산에 사는 노인이 곤죽으로 취하여 웃어 죽겠다네 鸕鶿杓(로자표) : 노자 구기 鸚鵡杯(앵무배) : 앵무 술잔
百年三萬六千日(백년삼만륙천일) : 백 년 삼만 육천 일을 一日須傾三百杯(일일수경삼백배) : 하루에 모름지기 삼백 잔을 마시겠노라 遙看漢水鴨頭綠(요간한수압두록) : 멀리 바라보니 한수는 오리 머리처럼 푸르러 恰似葡萄初醱醱(흡사포도초발발) : 흡사 포도주가 처음 괼 때 같구나
此江若變作春酒(차강약변작춘주) : 이 강물이 변하여 모두 봄술이 된다면 壘麴便筑糟丘臺(루국편축조구대) : 쌓아올린 누룩 더미에 조구대를 지으리라 千金駿馬換小妾(천금준마환소첩) : 천금짜리 준마를 소첩과 바꾸어서 笑坐雕鞍歌落梅(소좌조안가락매) : 비단 안장에 웃고 앉아 낙매곡을 부르리라
車旁側挂一壺酒(차방측괘일호주) : 수레 옆에 한병 술을 매달아 놓고 鳳笙龍管行相催(봉생룡관행상최) : 봉피리 용젓대로 길 가며 서로 권하리라 咸陽市中嘆黃犬(함양시중탄황견) : 함양 거리 위에서 누런 개를 탄식한다면 何如月下傾金罍(하여월하경금뢰) : 어떻게 달 아래 금술잔을 기울이리오
君不見晉朝羊公一片石(군불견진조양공일편석) : 그대는 보지 못헸는가, 진나라 양공의 한 조각 돌을 龜頭剝落生莓苔(구두박락생매태) : 거북머리 벗겨지고 이끼 끼어 淚亦不能為之墮(루역불능위지타) : 눈물로 또한 떨어뜨릴 수도 없고
心亦不能為之哀(심역불능위지애) : 마음 또한 슬퍼할 수가 없구나 清風朗月不用一錢買(청풍랑월불용일전매) : 청풍명월은 한 푼도 돈 들여 살 필요 없고 玉山自倒非人推(옥산자도비인추) : 옥산은 사람이 밀어버리지 않아도 절로 거꾸러진다네 舒州杓(서주표) : 서주 구기
力士鐺(력사당) : 역사 노구솥 李白與爾同死生(리백여이동사생) : 이백이 너와 함께 생사를 같이하리라 襄王雲雨今安在(양왕운우금안재) : 양왕의 운우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江水東流猿夜聲(강수동류원야성) : 강물은 동쪽으로 흐르고 원숭이 밤 울음소리 들려오네
李白(이백)....중국 당나라의 시인(701~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이다. 두보(杜甫)를 시성(詩聖)이라 칭하는 데 대하여 시선(詩仙)으로 일컬어진다. 정치적 포부가 컸으며 현종(玄宗)의 궁정 시인이 되기도 했으나 대체로 일생을 방랑 속에서 불우하게 보냈다. 성격이 호탕하여 세속의 생활에 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한 상상력으로 시를 읊었다. 후세에 편찬된 《이태백 전집(李太白全集)》 30권이 전한다

飮中八僊歌/음중팔선가 / 杜甫 = 281 술취한 여덟 신선을 노래하다 知章騎馬似乘船 (지장기마사승선) 賀知章은 술 취해 말 탄 것이 배 탄 것같고, 眼花落井水底眠 (안화낙정수저면) 눈이 어지러워 우물에 떨어져도 물바닥에서 잔다네. 汝陽三斗始朝天 (여양삼두시조천) 汝王 李璡은 세말 술 마시고서야 비로소 朝廷에 나갔고, 道逢麴車口流涎 (도봉국거구류연) 길에서 누룩 실은 수레만 만나도 침 흘렸으며, 恨不移封向酒泉 (한불이봉향주천) 술샘 있다는 酒泉에 옮겨 封해지지 않음을 恨한다네. 左相日興費萬錢 (좌상일흥비만전) 左相 李適之는 하루에 흥이 나면 잔치에 萬錢이나 썼고, 飮如長鯨吸百川 (음여장경흡백천) 술 마시기를 큰 고래가 많은 강물 들이키듯 하였으며, 銜盃樂聖稱世賢 (함배낙성칭세현) 잔 물고 淸酒(聖) 즐기며 세상의 賢人이라 일컫는다네. 宗之瀟灑美少年 (종지소쇄미소년) 崔宗之는 말쑥한 美少年인데, 擧觴白眼望靑天 (거상백안망청천) 잔 들고 흰 눈으로 푸른 하늘 바라보면, 皎如玉樹臨風前 (교여옥수임풍전) 깨끗하기 옥나무가 바람맞고 서있는 듯하다네. 蘇晉長齋繡佛前 (소진장재수불전) 蘇晉은 繡佛 앞에서 오랜 齋戒를 했는데, 醉中往往愛逃禪 (취중왕왕애도선) 취중에는 가끔 坐禪하다 도망쳐 나오기를 잘 했다네. 李白一斗詩百篇 (이백일두시백편) 李白은 술 한 말 마시면 시 백 편을 썼고, 長安市上酒家眠 (장안시상주가면) 長安 시장의 술집에서 잠자기 일쑤였으며, 天子呼來不上船 (천자호래불상선) 天子가 오라고 불러도 배에 오를 수 없을 정도로 취하여, 自稱臣是酒中仙 (자칭신시주중선) 스스로 일컫기를 臣은 술 속의 신선이라 하였다네. 張旭三盃草聖傳 (장욱삼배초성전) 張旭은 석 잔 술 마시고 글씨 써 草書의 聖人으로 전해지는데, 脫帽露頂王公前 (탈모노정왕공전) 모자를 벗고 王이나 貴族 앞에서도 맨 머리를 보였고, 揮毫落紙如雲烟 (휘호낙지여운연) 휘두르는 붓 종이 위에 대면 구름과 연기가 흘러가듯 草書가 쓰였네. 焦遂五斗方卓然 (초수오두방탁연) 焦遂는 다섯 말 술은 마셔야 비로소 오연해졌고, 高談雄辯驚四筵 (고담웅변경사연) 고상한 얘기와 웅변으로 宴席에 있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네. - 飮中八僊歌 : 술 마시는 여덟 신선의 노래. 唐 玄宗代(713-755)의 유명한 술꾼 여덟 명을 노래한 시. 僊은 仙과 같은 자. 《杜少陵集》卷二에도 실려 있음. - 知章 : 賀知章(677-744). 자는 季眞. 太常博士·秘書監 등의 벼슬을 지냈고, 四明狂客 또는 秘書外監이라 호함. 자유로이 거침없는 생활을 하여 유명하며, 이백을 처음 만나자 「謫仙人」(귀양온 신선)이라 불렀다 한다 [《唐書》列傳]. - 眼花 : 눈이 어지러워지다. 花는 어지럽다, 어른거린다는 뜻. - 汝陽 : 玄宗의 형의 맏아들인 李璡. 汝陽郡王에 封해졌으며, 賀知章·褚庭晦 등과 詩酒의 사귐을 가짐. - 朝天 : 조정에 天子를 뵈러 가는 것. - 酒泉 : 甘肅省의 酒泉郡. 그곳에 술맛이 나는 샘물이 났다한다[《漢書》地理志] - 左相 : 左丞相 李適之. 그는 손님 접대하기를 좋아하고 술 한 말을 마셔도 어지러워지지 않았다 한다. - 銜盃樂聖 : 잔을 입에 물고 청주를 즐기다. 魏나라 鮮于輔가 손님들에게 술을 권할 때 「청주를 聖, 탁주를 賢」이라 했다는데서 [《魏志》], 聖은 청주를 뜻하는 한편 뒤의 賢과 대조가 된다. - 稱世賢 : 세상의 현인이라 일컫다. 단 많은 학자들이 世는 避의 잘못이며, 李適之가 벼슬을 그만두며 읊은 시에 「避賢初罷相, 樂聖且銜盃」[賢(좌승상 벼슬과 탁주를 겸하여 뜻함)을 피하며이제 승상직을 그만 두었으니, 聖<청주>을 즐기며 잔이나 입에 물리라]라 읊은 귀절[《舊唐書》列傳]을 인용한 것이므로, 탁주는 피하고 마시지 않을 것을 선언했다는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樂注》·《詳注》등]. - 宗之 : 齊國公 崔日用의 아들로 글을 통해 이백·두보를 사귀었었다[《唐書》崔日用傳]. - 瀟灑 : 깨끗하고 말쑥한 모양. - 玉樹 : 옥나무. 옛부터 빼어나고 고귀한 사람에게 비유하였다. - 蘇晉 : 蘇珦의 아들. 글을 잘 지었고 中書舍人·汝州刺史·太子左庶子 등의 벼슬을 지냈다[《唐書》蘇珦傳]. - 長齋 : 오랜 기간 재계를 하는 것. - 繡佛 : 수놓은 부처. 소진은 胡僧 慧澄에게서 수놓은 미륵불을 하나 얻어 소중히 간직하여, 「이 부처는 米汁[술을 뜻함]을 좋아하여 꼭 내 성미와 맞으니, 이 부처를 섬길 것이다. 다른 부처는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다. - 天子呼來 : 玄宗이 白蓮池에서 뱃놀이를 하다 글을 짓게 하기 위하여 이백을 불렀다. 그러나 이백은 이미 술에 취해 있어 高力士의 부축을 받고서야 겨우 배에 올랐다 한다[范傳正 李白新墓碑]. - 張旭 : 자는 伯高. 唐代 초서의 명인. 늘 술에 취해 미친 듯 뛰어다니다 글씨를 썼는데, 간혹 머리에 먹을 묻혀 글씨를 써서 張顚이라 부르기도 하였다. 또 公孫太娘의 칼춤에서 글씨의 神技를 터득했다고도 한다. - 焦遂 : 보통 때는 말더듬이라서 손님과 말 한 마디 주고 받지 않지만, 술에 취하고 나면 말이 거침없이 나왔었다 한다. - 方卓然 : 비로소 傲然해지다. 卓然은 스스로 자신있고 빼어난 듯하는 모양. - 四筵 : 宴席 사방의 사람들. <해설> 여덟 명의 현종 시대의 술꾼을 노래한 시인데, 어떤 사람은 二句 또는 三句로 읊고 어떤 사람은 四句로 읊고 있다. 李白만이 四句인 것은 두보가 그를 가장 존경한 때문인 듯도 하다. 그리고 압운을 眠자와 天자는 두 번이나 사용하고 있고 前자는 세 번이나 쓰고 있어 독특한 詩體라 하겠다. 어떻든 名利를 초월하고 俗塵을 벗어나 산 이 여덟 술꾼들의 개성이 잘 표현되고 있다. 「李白一斗詩百篇」은 이백의 시와 술의 경지를 표현한 名句로 후세에까지도 계속 인용되고 있다.

醉時歌(취시가)/취했을 때를 읊은 노래 / 杜甫 = 283 술에 취한 노래 諸公袞袞登臺省(제공곤곤등대성) : 여러 고관들 달아서 대에 오르나 廣文先生官獨冷(광문선생관독랭) : 광문선생은 벼슬이 홀로 싸늘하다 甲第紛紛厭粱肉(갑제분분염량육) : 즐비한 저택에서는 좋은 음시과 고기도 싫증나나 廣文先生飯不足(광문선생반불족) : 광문 선생은 먹을 밥도 부족하다네 先生有道出羲皇(선생유도출희황) : 선생은 복희씨와 황제보다 뛰어난 도를 지니고 先生有才過屈宋(선생유재과굴송) : 굴원과 송옥보다 재주가 뛰어나도다 德尊一代常轗軻(덕존일대상감가) : 덕망이 일대에 높아도 항상 기회를 얻지 못하니 名垂萬古知何用(명수만고지하용) : 명성이 만고에 전해진들 무슨 소용이 있을지 모르겠다 杜陵野客人更嗤(두릉야객인갱치) : 두릉의 늙은이를 사람들은 더욱 비웃으리라 被褐短窄鬢如絲(피갈단착빈여사) : 입은 베옷은 짧고 좁으며 머리털은 명주실 같도다 日糴太倉五升米(일적태창오승미) : 날마다 나라 창고에서 닷 되 쌀이나 받으니 時赴鄭老同襟期(시부정로동금기) : 가끔은 정 영감에게 가서 같은 심정을 달랜다 得錢卽相覓(득전즉상멱) : 돈이 생기면 바로 서로를 찾아가 沽酒不復疑(고주불부의) : 술을 사먹기 주저하지 않는다 忘形到爾汝(망형도이여) : 형식 잊고 너니 나니 하는 사이가 되고 痛飮眞吾師(통음진오사) : 통음하니 정말 나의 술 스승이다 淸夜沈沈動春酌(청야침침동춘작) : 맑은 밤은 깊어가고 봄 술자리는 흥청되고 燈前細雨簷花落(등전세우첨화락) : 등불 앞에 가랑비 내리고 처마에는 꽃이 진다 但覺高歌有鬼神(단각고가유귀신) : 소리 높여 노래 불러도 도와줄 귀신 있음을 느끼나니 焉知餓死塡溝壑(언지아사전구학) : 굶어죽어 도라지나 골짜기를 메우개 될줄을 어찌 알리오 相如逸才親滌器(상여일재친척기) : 재주 뛰어난 사마상여도 직접 그릇을 씻었고 子雲識字終投閣(자운식자종투각) : 글 잘 아는 양자운도 끝내 교서각에서 투신하였다 先生早賦歸去來(선생조부귀거래) : 선생은 일찍이 귀거래사를 지어 石田茅屋荒蒼苔(석전모옥황창태) : 돌밭과 초갓집이 푸른 이끼러 황폐해졌도다 儒術於我何有哉(유술어아하유재) : 유학이 나에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孔丘盜跖俱塵埃(공구도척구진애) : 공자와 도척이 모두 흙먼지가 되었도다 不須聞此意慘愴(불수문차의참창) : 이 말을 듣고 반드시 마음이 서글퍼질 필요가 없으니 生前相遇且銜盃(생전상우차함배) : 살아있을 때 서로 만나 또 술이나 한 잔 하세 그려

徐卿二子歌(서경이자가) /徐卿의 두 아들을 읊은 노래 / 杜甫 = 286 서경의 두 아들을 노래하다 君不見徐卿二子生絶奇 (군불견서경이자생절기)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서경의 두 아들이 뛰어난 것을 感應吉夢相追隨 (감응길몽상추수) : 길한 꿈에 감응하여 연이어 태어났다네 孔子釋氏親抱送 (공자석씨친포송) : 공자님과 부처님이 직접 안아 보내주었다니 竝是天上麒麟兒 (병시천상기린아) : 모두 하늘이 내린 기린아라네 大兒九齡色淸徹 (대아구령색청철) : 큰 아들은 아홉 살인데 비부색이 맑고 깨끗하여 秋水爲神玉爲骨 (추수위신옥위골) : 가을 물처럼 맑은 정신과 옥처럼 고귀한 뼈대를 가졌고 少兒五歲氣食牛 (소아오세기식우) : 작은 아이는 다섯 살인데 소라도 잡을 기골이라네 滿堂賓客皆廻頭 (만당빈객개회두) : 집안 가득한 손님들 모두 머리 돌려바라보며 吾知徐公百不憂 (오지서공백불우) : 서공은 이제 아무 걱정 없음을 우리는 알겠다 積善袞袞生公侯 (적선곤곤생공후) : 꾸준히 적선하여 공후감 낳았도다 丈夫生兒有如此二雛者 (장부생아유여차이추자) : 대장부 아들 낳아 이 두 자식 같다면야 名位豈肯卑微休 (명위기긍비미휴) : 명성과 지위가 어찌 낮고 미천하다고 그칠 수 있겠는가

戱題王宰畵山水歌(희제왕재화산수가)/王宰의 山水畵에 장난삼아 쓴 노래 / 杜甫 = 287
十日畫一水 십일화일수 열흘 동안 강줄기 하나 그리고
五日畫一石 오일화일석 닷새 동안 돌덩이 하나 그리니
能事不受相促迫 능사불수상촉박 能事 뛰어난 기능 促迫 재촉하다 王宰始肯留眞跡 왕재시긍류진적 왕재는 비로소 진정한 필적을 남길 수 있구나 壯哉崑崙方壺圖 장재곤륜방호도 장대하여라, ‘곤륜방호도’여 挂君高堂之素壁 괘군고당지소벽 그대의 대청 흰 벽에 높이 걸려있구나 巴陵洞庭日本東 파릉동정일본동 파릉의 동정호에서 일본의 동쪽까지 赤岸水與銀河通 적안수여은하통 적안의 물과 은하수의 강물이 통해 있고 中有雲氣隨飛龍 중유운기수비룡 가운데에는 구름이 용을 따르는구나 州人漁子入浦漵 주인어자입포서 큰 파도에 뱃사람과 어부가 물가로 몸을 피하고 山木盡亞洪濤風 산목진아홍도풍 거대한 바람에 산위의 나무들이 엎드려 있네 尤工遠勢古莫比 우공원세고막비 더구나 원경에 공교하여 고대의 화가 중에 비할 자 없으니 咫尺應須論萬里 지척응수론만리 지척의 화면에서 응당 만 리의 강산을 펼쳐야 하리 焉得幷州快剪刀 언득병주쾌전도 어찌하면 병주의 날카로운 가위를 가져와 剪取吳松半江水 전취오송반강수 오송의 강물을 반 자락 잘라 갈 수 있을까!

茅屋爲秋風所破歌/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무너진 것에 대한 노래 / 杜甫 = 288 茅屋爲秋風所破歌(모옥위추풍소파가)/ / 杜甫 = 288 초가집이 가을바람에 무너진 것에 대한 노래 八月秋高風怒號(팔월추고풍노호) 팔월이라 가을바람 세차게 불어 닥쳐 卷我屋上三重茅(권아옥상삼중모) 내 집 세 겹 띠 지붕 말아 올렸네 茅飛度江灑江郊(모비도강쇄강교) 띠 풀은 강 너머로 날아가 강가에 흐트러지는데 高者挂罥長林梢(고자괘견장림초) 높이 나무 숲 가지에 얽혀 걸리거나 下者飄轉沉塘坳(하자표전침당요) 낮게 구르다가 웅덩이에 빠졌네 南村群童欺我老無力(남촌군동기아노무력) 남쪽 마을의 아이들은 늙고 힘없는 나를 얕잡아보고 忍能對面爲盜賊(인능대면위도적) 뻔뻔스럽게도 이처럼 면전에서 도적질하며 公然抱茅入竹去(공연포모입죽거) 공공연히 띠풀을 안고 대숲 속으로 도망친다. 脣焦口燥呼不得(순초구조호부득) 입술 타고 입 말라 소리 외칠 수 없어 歸來倚杖自嘆息(귀래의장자탄식) 돌아와 지팡이 잡고 스스로 한탄하노라니 俄頃風定雲墨色(아경풍정운묵색) 이내 바람은 멎고 구름은 먹물빛으로 변하더니 秋天漠漠向昏黑(추천막막향혼흑) 가을 하늘은 아득히 어둠에 잠긴다. 布衾多年冷似鐵(포금다년냉사철) 낡은 삼베 이불은 쇳덩이처럼 차가운데 嬌兒惡臥踏裏裂(교아악와답리렬) 개구쟁이 발에 채여 이불 속마져 찢어졌다 牀頭屋漏無乾處(상두옥루무건처) 지붕이 새어 잠자리는 마른 곳 없고 雨脚如麻未斷絶(우각여마미단절) 삼대 같은 빗줄기는 끝없이 내린다. 自經喪亂少睡眠(자경상란소수면) 난리 겪은 후 잠도 줄었건만 長夜沾濕何由徹(장야점습하유철) 긴 밤비에 젖어 어이 지샐까. 安得廣廈千萬間(안득광하천만간) 어찌하면 천만 칸 큰 집 지어 大庛天下寒士俱歡顔(대비천하한사구환안) 천하의 추위에 떠는 아들 얼싸안아 즐겁게 하고 風雨不動安如山(풍우부동안여산) 폭풍우에도 산같이 태연할 수 있을는지 嗚呼何時前突兀見此屋(오호하시안정돌올견차옥) 아아 언제나 눈앞에 이런 집을 우뚝 세워 보게 될까 吾盧獨破受凍死亦足(오려독파수동사역족) 내 오두막집 부서지고 나는 얼어죽어도 괜찮으리라
八月 : 음력 8월
秋高 : 가을 하늘이 높음. 즉, 가을이 깊어짐 三重 : 세 겹 혹은 몇 겹 度 : ‘도渡’자와 통함 江 : 두보가 살던 초당 옆으로 흐르는 완화계를 가리킴 江郊 : 완화계 옆의 토지 高者 : 높이 날려 춤을 추는 듯한 띠풀 挂罥 : 얽혀 걸림(괘견) 長林 : 커다란 나무로 가득 찬 숲 下者 : 아래쪽으로 날리는 띠풀 飄轉 : 바람에 의하여 구르는 것(표전) 塘坳 : 물이 고여 있는 웅덩이(당요) 南村 : 완화계 남쪽에 있는 마을 欺 : ‘깔보다, 무시하다’라는 뜻의 구어적 용법(기) 忍 : 일반적으로는 ‘인내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여기서는 ‘몰인정하다, 뻔뻔 스럽다’는 뜻 能 : 이처럼, 이와같이. ‘여차如此’와 같은 의미이며 구어적 표 현. 公然 : 공공연히, 깊이 생각하지 않음. 呼 : 큰소리로 부름. 俄頃 : 얼마 후, 갑자기. 向 : ‘欲욕, 將장’과 같이 ‘ ~가까이 하다’는 뜻. 布衾 : 베 이불, 혹자는 솜이불로 해석하기도 하나 중국에 면 화가 보급된 것은 그보다 더 후대이므로 타당성이 없 음.(포금) 喪亂 ; 전란, 안사의 난(755~763)을 말함. 徹 : 끊임없이, 온통(철) 廣廈 : 넓은 집 千萬間 : 방이 많은 큰집. 寒士 ; 불우한 선비. 卷(쇠뇌 권; 卩-총8획; juǎn)돌을 쏘는 힘센 활
茅(띠 모; 艸-총9획; máo) 灑(뿌릴 쇄; 水-총22획; sǎ) 挂(그림족자 괘; 手-총9획; guà) 罥(얽을 견; 罓-총12획; juàn,quǎn) 梢(나무끝 초; 木-총11획; shāo,saò) 飄(회오리바람 표; 風-총20획; piāo) 沉(沈의 俗字; 水-총7획; chén) 塘(못 당; 土-총13획; táng) 坳(팬 곳 요; 土-총8획; ào) 欺(속일 기; 欠-총12획; qī) 脣(입술 순; 肉-총11획; chún) 焦(그을릴 초; 火-총12획; jiāo) 燥(마를 조; 火-총17획; zào) 倚(의지할 의; 人-총10획; yǐ) 杖(지팡이 장; 木-총7획; zhàng) 嘆(탄식할 탄; 口-총14획; tàn) 俄(갑자기 아; 人-총9획; é) 衾(이불 금; 衣-총10획; qīn) 嬌(아리따울 교; 女-총15획; jiāo) 牀(평상 상; 爿-총8획; chuáng) 漏(샐 루{누}; 水-총14획; lòu) 乾(하늘 건; 乙-총11획; gān,qián) 脚(다리 각; 肉-총11획; jiǎo,jué) 睡(잘 수; 目-총13획; shuì) 沾(더할 첨; 水-총8획; zhān) 廈(처마 하; 广-총13획; shà,xià) 庛(쟁깃술 자; 广-총8획; cī) 俱(함께 구; 人-총10획; jù,jū) 歡(기뻐할 환; 欠-총22획; huān) 顔(얼굴 안; 頁-총18획; yán) 嗚(탄식소리 오; 口-총13획; wū) 兀(우뚝할 올; 儿-총3획; wù,wū) 盧(밥그릇 로{노}; 皿-총16획; lú)

觀聖上親試貢士歌(관성상친시공사가)/ / 王禹稱(왕우칭) = 289 聖上께서 직접 貢士들을 시험함을 구경한 노래 성상께서 친히 선비 천거하는 시험을 보이는 것을 보는 노래-왕우칭(王禹偁)
天王出震寰宇淸 (천왕출진환우청) : 천자 동쪽 진역에서 나타나 온 천하가 맑아지니 奎星燦燦昭文明 (규성찬찬소문명) : 문장을 주관하는 별빛이 찬란하게 문명을 밝히는구나 詔令郡國貢多士 (조령군국공다사) : 군국에 조서를 내려 많은 선비 천거하라 하니 大張一網羅群英 (대장일망라군영) : 거물을 쳐 놓으시고 여러 인재를 모아들이신다
聖情孜孜終不倦 (성정자자종불권) : 성상의 마음 부지런하여 끝내 지치시지도 아니하시니 日斜猶御金鑾殿 (일사유어금란전) : 해가 지는데도 아직 금란전에 행차해 계신다 宮柳低垂三月煙 (궁류저수삼월연) : 궁궐의 버들 낮게 드리운 곳에 삼월의 안개 자욱하고 爐香飛入千人硯 (노향비입천인연) : 향로의 향기 여러 선비들의 벼루로 날아 든다
麻衣皎皎光如雪 (마의교교광여설) : 선비들의 베옷이 눈처럼 빛나는데 一一重瞳親鑑別 (일일중동친감별) : 하나하나 임금님의 겹 눈동자로 친히 감별하신다 孤寒得路荷君恩 (고한득로하군은) : 외롭고 가난한 선비 길 얻어 임금님 은혜 입어 聚首皆言盡臣節 (취수개언진신절) : 머리 모아 모두가 신하의 절개 다하겠다고 말한다
小臣蹤迹本塵泥 (소신종적본진니) : 소신의 경력도 본래 먼지나 진흙 같았지만 登科曾賦御前題 (등과증부어전제) : 과거에 올라 어전의 시험에서 시를 지었다네 屈指方經五六載 (굴지방경오륙재) : 손 꼽아보니 이제 막 오륙년이 지났는데 如今已上靑雲梯 (여금이상청운제) : 지금은 이미 높은 벼슬에 오르는 단계에 올랐다
位列諫官無一語 (위열간관무일어) : 간관의 위치에 있으면서 한 마디 옳은 말도 없었으니 自愧將何報明主 (자괴장하보명주) : 무엇으로 밝으신 임금에게 보답할까 스스로 부끄럽도다 應制非才但淚垂 (응제비재단루수) : 천자의 명에 따라 글 지을 재주 못되어 눈물만 흘리니 强作狂歌歌舜禹 (강작광가가순우) : 억지로 미친 노래를 지어 요순같은 임금님을 노래하노라

畵山水歌(화산수가)/산수화에 대한 노래 / 吳融(오융) = 291 산수를 글린 노래-오융(吳融)
良工善得丹靑理 (량공선득단청리) : 훌륭한 화공은 단청의 이치를 잘 터득하고 輒向茅茨畵山水 (첩향모자화산수) : 항상 초가지붕 아래서 산수를 그리는구나 地角移來方寸間 (지각이래방촌간) : 땅 한 구석을 사방 한 치 안에 옮겨오고 天涯寫在筆鋒裏 (천애사재필봉리) : 하늘 끝까지 경치가 붓 끝 아래 그려져있구나
日不落兮月長生 (일불락혜월장생) : 해는지지 않고 달은 항상 떠 있고 雲片片兮水冷冷 (운편편혜수냉냉) : 구름은 조각족각 떠 있고 강물은 싸늘하게 흐르는구나 經年胡蝶飛不去 (경년호접비불거) : 한 해가 지나도 나비는 날아가지 않고 一片石數株松 (일편석수주송) : 한 조각 바위와 몇 그루 소나무가 遠又淡近又濃 (원우담근우농) : 멀어 옅어보이기도 하고 가까워 짙어보이기도 하구나 不出門庭三五步 (불출문정삼오보) : 문이나 마당을 몇 발자국 나가지도 않아 觀盡江山千萬重 (관진강산천만중) : 중첩된 천만 봉우리 모두 보게 되는구나

短檠歌(단경가)/짧은 등잔대를 읊은 노래 / 韓愈 = 292 짧은 등잔대를 노래하다-한유(韓愈) 長檠八尺空自長 (장경팔척공자장) : 여덟 자 길이 긴 등잔대는 공연히 길기만 하지만 短檠二尺便且光 (단경이척편차광) : 두 자 길이 짧은 등잔대는 편하고도 밝기만 하구나 黃簾綠幕朱戶閉 (황렴녹막주호폐) : 노란 발과 붉은 장막 쳐진 붉은 문은 닫혀 있는데 風露氣入秋堂凉 (풍로기입추당량) : 바람과 이슬기운 들어 방 안은 차갑구나
裁衣寄遠淚眼暗 (재의기원누안암) : 옷 마름질 하여 멀리 보내려니 눈물이 눈을 가리고 搔頭頻挑移近床 (소두빈도이근상) : 머리 긁으며 자주 호롱불 심지 돗우며 가까운 상으로 옮아간다 太學儒生東魯客 (태학유생동로객) : 태학의 유생들 동쪽 노나라 나그네 二十辭家來射策 (이십사가래사책) : 스무 살에 집 떠나 과거보러 왔다네
夜書細字綴語言 (야서세자철어언) : 밤이면 작은 글자 쓰면서 글을 짓다가 兩目眵昏頭雪白 (양목치혼두설백) : 두 눈은 눈꼽 끼어 어둡고 머리는 백발이 되었다네 此時提挈當案前 (차시제설당안전) : 이 시간에도 책들고 책상 앞에 앉아 看書到曉那能眠 (간서도효나능면) : 책보다가 새벽 되니 어찌 잠 잘 수 있으리오
一朝富貴還自恣 (일조부귀환자자) : 하루 아침에 부귀 누리면 도리어 자만해져 長檠高張照珠翠 (장경고장조주취) : 높은 등잔대 높이 올려 구슬 장식한 여자를 비춘다네 吁嗟世事無不然 (우차세사무불연) : 아아, 세상일 모두 그렇지 않음이 없으니 墻角君看短檠棄 (장각군간단경기) : 담장 모퉁이에서 그대는 짧은 등잔대가 버려진 것을 보고 있다
 浩浩歌/호호가 / 馬存 = 293
호탕하게 노래부르다-마존(馬存) 天地萬物如吾何(천지만물여오하) :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하리오 用之解帶食太倉(용지해대식태창) : 나를 등용하면 허리띠 풀어놓고 나라 곡식 먹을 것이요 不用拂枕歸山河(불용불침귀산하) : 등용되지 않으면 베개 밀쳐버리고 자연으로 돌아가리라 君不見渭川漁父一竿竹(군불견위천어부일간죽)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위천 어부 여상의 한 낚싯대
莘野耕叟數畝禾(신야경수수무화) : 유신의 들에서 밭갈 던 노인 이윤의 몇 이랑 벼농사를 喜來起作商家霖(희래기작상가림) : 이윤은 기뻐하며 일어나 상나라의 단 비가 되었고 怒後便把周王戈(노후편파주왕과) : 여상은 화가 난 후 주나라 무왕의 무기를 잡았다네 又不見子陵橫足加帝腹(우불견자릉횡족가제복) : 또한 보지 못했는가, 엄자릉이 광무제의 배에 다리를 올려 놓았던 일을
帝不敢動豈敢訶(제불감동기감가) : 황제는 감히 움직이지도 않았으니 어찌 감히 구짖었겠는가 皇天爲忙逼(황천위망핍) : 천상의 황제는 당황하여 星宿相擊摩(성숙상격마) : 별들이 서로 부딪히며 스치게 지나게했다 可憐相府癡(가련상부치) : 가련구나, 제상 후패는 바보스러워
激請先經過(격청선경과) : 먼저 찾아오라고 심하게 청하였다네 浩浩歌(호호가) : 호탕하게 노래하자구나 天地萬物如吾何(천지만물여오하) :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하리오 屈原枉死汩羅水(굴원왕사율라수) : 굴원은 멱라수에 잘못 죽고 夷齊空餓西山坡(이제공아서산파) : 백이숙제는 공연히 서산 언덕에 죽었구나 丈夫犖犖不可羈(장부락락불가기) : 대장부의 뛰어난 뜻 얽매여서는 안되니 有身何用自滅磨(유신하용자멸마) : 몸을 건사하는데 어찌 스스로 망치는 방법을 쓰리오 吾觀聖賢心(오관성현심) : 내가 성현들의 마음을 살펴보건데
自樂豈有他(자락기유타) : 스스로 즐기는 것이지 어찌 다른 것이 있겠는가 蒼生如命窮(창생여명궁) : 많은 사람 가운데 운명이 궁색해지면 吾道成蹉跌(오도성차질) : 나의 도가 어긋나 넘어지게 된다네 直須爲弔天下人(직수위조천하인) : 직접 천하의 사람을 위해야 하니
何必嫌恨傷丘軻(하필혐한상구가) : 어찌 원망하여 공자와 맹자를 헐뜯는 것을 원망하리오 浩浩歌(호호가) : 호탕하게 노래하자구나 天地萬物如吾何(천지만물여오하) : 천지 만물이 나를 어찌하리오 玉堂金馬在何處(옥당금마재하처) : 옥당과 금마문이 어디에 있는가
雲山石室高嵯峨(운산석실고차아) : 구름 낀 산의 바위 동굴집은 높고도 높구나 低頭欲耕地雖少(저두욕경지수소) : 땅은 비록 작아도 머리 숙이고 밭을 갈려하나니 仰面長嘯天何多(앙면장소천하다) : 얼굴 들어 길게 휘파람 불면 하늘은 어찌하여 많은가 請君醉我一斗酒(청군취아일두주) : 청컨데, 그대는 한 말 술로 나를 취하게 하여라

七夕歌/칠석가 / 張뢰 = 296 칠석가-장뢰(張耒) 人間一葉梧桐飄 (인간일엽오동표) : 인간 세상에 오동나무 한 잎 떨어지니 蓐收行秋回斗杓 (욕수행추회두표) : 가을의 신 욕수는 가을 철을 운행하려 북두칠성의 자루를 돌려놓았다네 神官召集役靈鵲 (신관소집역영작) : 신관들은 신령스런 까치를 불러모아 直渡銀河橫作橋 (직도은하횡작교) : 은하수를 곧장 건너 가로지르는 다리를 만들었다네
河東美人天帝子 (하동미인천제자) : 은하수 동쪽에 미인인 천제의 딸 있어 機杼年年勞玉指 (기저년년노옥지) : 베틀의 북은 해마다 옥같은 손을 수고롭게한다네 織成雲霧紫綃衣 (직성운무자초의) : 베를 짜서 구름과 안개 같은 자주빛 옷을 만들어 辛苦無歡容不理 (신고무환용불리) : 고생스럽지만 즐거움이 없어 얼굴도 치장하지 않는다네
帝憐獨居無與娛 (제련독거무여오) : 하느님은 혼자 살면서 같이 즐길 일이 없음을 불쌍히 여겨 河西嫁與牽牛夫 (하서가여견우부) : 은하수 서쪽 견우에게 시집을 보냈다네 自從嫁後廢織紝 (자종가후폐직임) : 시집간 뒤로 베 짜는 일을 그만두고 綠鬢雲鬟朝暮梳 (녹빈운환조모소) : 푸르고 구름 같은 머리를 아침 저녁으로 빗질만 했다네
貪歡不歸天帝怒 (탐환불귀천제노) : 즐기는 일만 탐하고 돌아오지 않으니 천재가 노하여 責歸却踏來時路 (책귀각답래시로) : 책하여 오던 길을 밟아 돌아가게 하였다네 但令一歲一相見 (단령일세일상견) : 다만 일 년에 한 번만 만나게 하여 七月七日橋邊渡 (칠월칠일교변도) : 칠월 칠석에야 다리를 건너게 하였다네
別多會少知奈何 (별다회소지내하) : 이별의 날은 많은데 만나는 날은 적으니 어찌하리오 却憶從前歡愛多 (각억종전환애다) : 종전의 기쁨과 사랑이 많았던 일을 기억한다네 怱怱萬事說不盡 (총총만사설부진) : 바삐 서둘러도 만가지 일 다 말하지도 못했는데 玉龍已駕隨羲和 (옥룡이가수희화) : 옥룡은 이미 마차를 몰고 히화를 따른다네
河邊靈官催曉發 (하변영관최효발) : 은하수 가의 신관은 새벽 출발을 재촉하지민 令嚴不肯輕離別 (영엄불긍경이별) : 명령이 엄하여도 이별을 가벼이 하려 하지 않는다네 便將淚作雨滂沱 (편장루작우방타) : 곧 눈물이 비가 되어 쏟아지니 淚痕有盡愁無歇 (누흔유진수무헐) : 눈물 자욱 다함이 있어도 수심은 그칠 날이 없다네
我言織女君莫歎 (아언직녀군막탄) : 내가 직녀에게 말하노니, 그대여 탄식하지 말라 天地無窮會相見 (천지무궁회상견) : 천지는 무궁하여 반드시 만날 것이네 猶勝嫦娥不嫁人 (유승항아불가인) : 오히려 더 나으리라, 달의 선녀 항아는 시집가지 않고 夜夜孤眠廣寒殿 (야야고면광한전) : 밤마다 홀로 광한전에서 잠을 자고 있으리니

茶歌/차를 읊은 노래 / 盧仝 = 298 차를 노래하다-노동(盧仝) 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 : 해는 장 오척이나 높이 솟았어도 잠에 푹 빠졌는데 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 군의 장교가 와 문을 두드리어 주공의 꿈에서 놀라게 하네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 전하기를 간의께서 편지를 전해왔다 하니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 흰 배단으로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이 찍히었구나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현간의면) : 봉함을 열자 간의의 얼굴이 완연히 나타나고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 달처럼 둥근 삼백 봉지의 차를 먼저 보게되는구나
聞設新年入山裏(문설신년입산리) : 늘어 놓은 차에 대해 듣건데, 새해에 산 속에 들어가니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 칩거하던 벌레들 놀라 움직이고 봄바람이 일어나니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다) : 천자도 양선차를 맛보셨을 것이 틀림없다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불감선개화) : 온갖 풀이 감히 먼저 꽃피우지 못하고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 : 어진 사람이 살며시 구슬 같은 꽃봉우리 맺게 하니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 : 봄에 앞서서 황금같은 싹을 뽑아내는구나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 : 그 선명한 싹을 따서 향기롭게 구워 곧바로 봉하여 싸니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불사) : 지극히 정성되고 좋지만 사치한 것은 아니라네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 : 천자께서 쓰신 나머지는 왕공에게나 합당하나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 : 무슨 일로 곧 산 속 사람에게까지 오게 되었는가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 : 사립문 걸어놓고 있으니 세상 손님 아무도 없어 紗帽籠頭自煎喫(사모농두자전끽) : 깁모자 둘러 쓰고 스스로 다려 먹는다네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 : 푸른 구름 같은 차의 김은 바람을 끌어들려 불어대고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 : 흰 꽃 같은 차 거품은 빛을 내며 찻간 위에 엉긴다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 : 첫째 잔은 목과 입을 적셔주고 二碗破孤悶(이완파고민) : 둘째 잔은 외로운 시름 깨쳐주고
三碗搜枯腸(삼완수고장) : 셋째 잔은 메마른 창자를 찾아가니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 : 뱃 속에는 오천 권의 문자만 남게 되었다네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 : 넷째 잔은 가벼운 땀을 나게 하여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 : 평생의 불평스러운 일들을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 : 모두 털구멍으로 흩어져 나가게 하였다네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 : 다섯째 잔은 살갗과 뼈를 맑게 해주고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 : 여섯째 잔은 신선의 신령스러움과 통하게 하네 七碗喫不得也(칠완끽부득야) : 일곱째 잔은 마실 수도 없으니
唯覺兩腋習習淸風生(유각양액습습청풍생) :
양편 겨드랑이에 날개가 생겨 맑은 바람 일으키며 오직 신선되었음을 깨닫게 된다네 蓬萊山在何處(봉래산재하처) : 봉래산은 어디쯤에 있는가 玉川子乘此風欲歸去(옥천자승차풍욕귀거) : 나 옥천자는 이 바람 타고 돌아가려한다네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 봉래산 위의 신선들 아래 땅을 다스리지마는 地位淸高隔風雨(지위청고격풍우) : 그 자리가 맑고도 높아 비바람이 이르지 않으니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 : 어찌 알리오, 백만 억 창생들이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 : 운명이 벼랑에서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줄을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 : 그러니 간의에게 창생들에 대하여 물어본다면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 마침내 소행했는지를 바로 알 수 있도다
*盧仝(노동)....,약 795~835)은 당(唐)나라의 유명한 시인이며, 호는 玉泉子(옥천자),제원(濟源.지금의河南)사람이다. 후세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엽성(葉聖)이라고도 한다.
그는 평생을 차를 사랑 했으며,특히 그가 만든 다가(茶歌)인 칠완차(七碗茶)는 송(宋),원(元),명(明),청(淸)을 거쳐 천년동안 차인(茶人),시인(詩人)들에 의해 가장 즐겨 읊어진 차시(茶詩)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차 문화는 당대(唐代)에 와서 확고히 자리 잡았다고 말할 수 있다 차 문화에 가장 영향을 끼친 다사(茶事)는 다음 3가지이다.
첫째가 다성(茶聖) 육우(陸羽)가 지은 다경(茶經)이고, 둘째가 노동(盧仝)이 쓴 칠완다시(七碗茶詩), 셋째가 조찬(趙贊)이 차에 세금을 부과한 다금(茶禁:徵茶稅)이다.
가난하고 불우한 생활 속에서 차를 사랑한 노동(盧仝)은 친구 맹간(孟簡)이 보내준 차를 받고 흥이 나서 음다가(飮茶歌)를 지었다. 당대(唐代)에는 차가 귀족 음료였다. 음다에도 차의 맛을 음미하는 품(品)에 중점을 두었다.
그리고 당대의 찻잔은 이조 다완처럼 컷기 때문에 품차는 세 잔이 적당하다고 생각하였다. 그 이상 차를 마시는 것은 마치 소가 물을 단숨에 들이키는 것과 같이 우아하지 못하다고 여겼으며, 다인(茶人)이 경계해야 할 일로 여겼다.
당시 사람들은 품 차는 고상하게 해야 하며, 마음은 평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동은 음다의 전통 규칙을 깨뜨리고 단번에 일곱 사발까지 마셨으니 당시의 판단으로는 다인(茶人)이 취해야 할 음다법(飮茶法)에 어긋나는 괴이한 행동이었다.
따라서 노동이 이 한편의 시(詩)로 차 문화사에 우뚝 솟은 것은 기존의 전통을 뛰어 넘고 새로운 경지를 제시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마치 시성(詩聖) 이태백이 시의 격을 깨고 파격이라는 새로운 경지를 열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노동이 기존의 음다의 격을 깨버린 음다의 파격을 잘 담고 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菖蒲歌(창포가)/창포를 읊은 노래 / 謝枋得 = 300 창포를 노래하다-사방득(謝枋得) 有石奇峭天琢成(유석기초천탁성) : 기이하게 솟아난 돌 있어 하늘 쪼아 만든 것 有草夭夭冬夏靑(유초요요동하청) : 싱싱한 풀 있어 겨울이고 여름이고 푸르다네 人言菖蒲非一種(인언창포비일종) : 사람들 말하기를 창포는 한 가지만이 아니라네 上品九節通仙靈(상품구절통선령) : 상품은 한 줄기에 아홉 마디가 있어 신선의 영에 통하고
異根不帶塵埃氣(이근부대진애기) : 특이한 뿌리는 티끌 먼지의 속기를 띠지 않는다네 孤操愛結泉石盟(고조애결천석맹) : 외로운 지조는 샘이나 돌과 잘 지내기 좋아하고 明窓淨机有宿契(명창정궤유숙계) : 밝은 창 앞 깨끗한 책상과는 옛날부터 약속이 있었다네 花林草砌無交情(화림초체무교정) : 꽃 피는 숲과 풀 무성한 섬돌과는 가까이할 정이 조금도 없고
夜深不嫌淸露重(야심불혐청로중) : 깊은 밤에 맑은 이슬 많이 받는 것도 싫어하지 않아 晨光疑有白雲生(신광의유백운생) : 사람들은 아침 햇살에 흰구름 이는 줄로 안다네 嫩如秦時童女登蓬瀛(눈여진시동녀등봉영) : 유연하기는 진시왕 때 동녀가 봉래와 영주산에 오르며 手携綠玉杖徐行(수휴녹옥장서행) : 손에 푸른 옥지팡이 들고 천천히 올라가는 듯하네
瘦如天台山上賢聖僧(수여천태산상현성승) : 수척하기는 천태산 이의 어질고 성스러워운 스님이 休糧節粒孤鶴形(휴량절립고학형) : 곡기를 끊고 살아가는 외로운 학 같은 모양이네 勁如五百義士從田橫(경여오백의사종전횡) : 굳세기는 오백 명의 의로운 선비가 전횡을 따라 英氣凜凜摩靑冥(영기늠름마청명) : 영명한 기운 늠름함이 푸른 하늘에 닿은 것같도다
淸如三千弟子立孔庭(청여삼천제자입공정) : 맑기는 공자의 삼천 제자가 공자의 마당에 서있어도 回琴點瑟天機鳴(회금점슬천기명) : 안회의 금과 증점의 슬이 천리의 소리를 울리 것같도다 堂前不入紅紛意(당전불입홍분의) : 창포 있는 방에는 여자의 붉은 연지와 흰 분이 들어오지 않고 席上嘗聽詩書聲(석상상청시서성) : 창포 있는 자리에는 글 읽는 소리만 들려온다네
怪石篠簜皆充貢(괴석소탕개충공) : 기이한 모양의 돌, 가는 대, 굵은 대는 모두 공물이 올랐고 此物舜廊當共登(차물순랑당공등) : 이 물건, 창포도 순임금 궁정에 다연히 공물로 올랐다네 神農知己入本草(신농지기입본초) : 신농은 잘 알아 본초에 넣었으나 靈均蔽賢遺騷經(영균폐현유소경) : 영균은 현명하지 못하여 이소경에서 읊는 것을 빠뜨렸구나
幽人耽翫發仙興(유인탐완발선흥) : 한가히 사는 사람이 창포에 빠져 즐기면 신선의 감흥을 느끼고 方士服餌延脩齡(방사복이연수령) : 방사들이 이를 복용하면 수명을 늘인다네 綵鸞紫鳳琪花苑(채란자봉기화원) : 창포는 빛깔 고운 난새와 자색의 봉황새 나는 기화원 같고 赤虯玉麟芙蓉城(적규옥린부용성) : 창포는 붉은 규룡과 옥 기린 노니는 부용성 같도다
上界眞人好淸淨(상계진인호청정) : 하늘의 진인들은 맑고 깨끗함 좋아하니 見此靈苗當大驚(견차영묘당대경) : 이 창포의 신령스런 싹을 보면 당연히 크게 놀라리라 我欲携之朝太淸(아욕휴지조태청) : 나는 이 창초를 가지고 태청궁으로 조공가 瑤草不敢專芳馨(요초불감전방형) : 요초가 감히 향기를 전횡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네
玉皇一笑留香案(옥황일소유향안) : 옥황황제가 한번 웃으며 향기로운 책상에 남겨두었다가 錫與有道者長生(석여유도자장생) : 자른 도가 있는 사람에게 주어 불로장생 하게 하리라 人間千花萬草儘榮艶(인간천화만초진영염) : 세상 천 가지 꽃, 만 가지 풀이 다 아름다움 다투지만 未必敢與此草爭高名(미필감여차초쟁고명) : 반드시 감히 이 풀들과는 고상한 이름 다투지 못하리라
謝枋得(사방득).1226~1289) 중국 남송(南宋) 말기 문신. 신주(信州) 익양(弋陽) 사람. 자는 군직(君直), 호는 첩산(疊山). 이종(理宗) 보우(寶祐) 4년(1256) 진사가 되고, 무주사호참군(撫州司戶參軍)에 올랐다.

石鼓歌(석고가)/石鼓를 읊은 노래 / 韓愈 = 303 석고가(石鼓歌)-한유(韓愈) 張生手持石鼓文(장생수지석고문) : 장생이 손수 석고문을 들고와 勸我識作石鼓歌(권아식작석고가) : 나에게 권하기를 한번 석고가를 지어보라고 알리네 少陵無人謫仙死(소릉무인적선사) : 소릉에는 사람 없고 적선마저 죽었으니 才薄將奈石鼓何(재박장내석고하) : 나의 엷은 재주로 석고문을 어찌 할까
周綱淩遲四海沸(주강릉지사해비) : 주나라 법 무너지고 사해가 들끓을 때 宣王憤起揮天戈(선왕분기휘천과) : 선왕이 분기하여 하늘 창을 휘둘렀네 大開明堂受朝賀(대개명당수조하) : 크게 명당을 열고 조회를 받으니 諸侯劍佩鳴相磨(제후검패명상마) : 제후들 모여들어 찬 칼과 구슬 부딪쳐 소리났네
蒐于岐陽騁雄俊(수우기양빙웅준) : 기양에 사냥나가 씩씩하고 웅장하게 달리니 萬里禽獸皆遮羅(만리금수개차라) : 만리의 새와 짐승들 모두 몰이에 들어 그물에 집혔네 鐫功勒成告萬世(전공륵성고만세) : 공을 새기고 성과를 새겨 만세에 고하려고 鑿石作鼓隳嵯峨(착석작고휴차아) : 돌을 파내어 북을 만드니 우뚝한 산이 무너지네
從臣才藝咸第一(종신재예함제일) : 따르는 신하 재주와 기술 다 나라안에 제일이라 揀選撰刻留山阿(간선찬각류산아) : 가려뽑아 글짓고 돌에 새기니 산구석에 남아있구나 雨淋日炙野火燎(우림일자야화료) : 비 맞고 볕빛에 받으며 들불에 타도 鬼物守護煩撝呵(귀물수호번휘가) : 귀신이 수호하고 자주 손가락짓하며 꾸짖었다네
公從何處得紙本(공종하처득지본) : 그대는 어지서 이 탁본을 얻어 왔는가 毫髮盡備無差訛(호발진비무차와) : 털끝 도두다 갖추고 조금도 어김없구나 辭嚴義密讀難曉(사엄의밀독난효) : 말은 엄중하고 뜻은 자세하여 읽어도 알기 어려워 字體不類隸與蝌(자체불류례여과) : 글자체로서도 예서와 과서도 아니도다
年深豈免有缺畫(년심기면유결화) : 연대가 오래되니 어이 결획이 없겠는가마는 快劍砍斷生蛟鼉(쾌검감단생교타) : 날랜 칼로 쪼개고 끊으니 교료와 악어가 살아있는 듯 鸞翔鳳翥眾仙下(란상봉저중선하) : 난새 같고 봉황 나니 여러 신선 내려오고 珊瑚碧樹交枝柯(산호벽수교지가) : 산호 짙푸른 나무에 가지 서로 엉킨 듯 하구나
金繩鐵索鎖鈕壯(금승철색쇄뉴장) : 금테와 쇠줄에 억게세 묶이고 古鼎躍水龍騰梭(고정약수룡등사) : 옛 솥은 물에 뛰어오르고 용은 북에서 나는 듯하구나 陋儒編詩不收入(루유편시불수입) : 비루한 선비들 시경을 엮을 때에 수록하지 않아 二雅褊迫無委蛇(이아편박무위사) : 대아와 소아 편협하여 여유가 없구나
孔子西行不到秦(공자서행불도진) : 공자 서쪽으로도 갔지만 진에 이르지 못하여 掎摭星宿遺羲娥(기척성숙유희아) : 별은 주웠으나 해와 달은 놓쳤네 嗟余好古生苦晚(차여호고생고만) : 슬프구나, 내 옛글 좋아하나 너무 늦게 태어나 對此涕淚雙滂沱(대차체루쌍방타) : 이것을 대하고 눈물 지으니 두 줄기 줄줄 흘러내린다
憶昔初蒙博士徵(억석초몽박사징) : 생각하노니, 내가 처음 박사로 불려왔을 때 其年始改稱元和(기년시개칭원화) : 그 해는 처음으로 원화라고 고쳐 불렀지 故人從軍在右輔(고인종군재우보) : 옛 그분 종군하여 우보에 있을 때에 為我度量掘臼科(위아도량굴구과) : 나를 위하여 계획하셨지, 구덩이를 파보기로
濯冠沐浴告祭酒(탁관목욕고제주) : 갓 씻고 목욕하고 좨주에게 고하기를 如此至寶存豈多(여차지보존기다) : 이와 같이 값진 보물 어이 그리 많으리오 氈包席裹可立致(전포석과가립치) : 담요로 덮고 자리로 싸서 잘 가져오려면 十鼓祇載數駱駝(십고기재수락타) : 열 개의 석고를 다만 낙타 몇 마리에 실어야 겠지요
薦諸太廟比郜鼎(천제태묘비고정) : 고지방의 솥처럼 태묘에 천신한다면 光價豈止百倍過(광가기지백배과) : 빛나는 값 어이 백배에 그치리오 聖恩若許留太學(성은약허류태학) : 만약 성은으로 허락하시어 태학에 남겨둔다면 諸生講解得切磋(제생강해득절차) : 제생들 일고 풀어서 절차탁마할 것이요
觀經鴻都尚填咽(관경홍도상전인) : 석경을 보려고 홍도를 오히려 매웠다는데 坐見舉國來奔波(좌견거국래분파) : 곧 온 나라 사람 몰려옴을 앉아서 볼 것이요 剜苔剔蘚露節角(완태척선로절각) : 이끼 깎고 이끼 후벼 마디와 모서리 드러내고 安置妥帖平不頗(안치타첩평불파) : 알맞게 놓아 편편하고 조금도 기울지 않게 하여
大廈深簷與蓋覆(대하심첨여개복) : 큰 집 깊은 처마로 감싸 놓는다면 經歷久遠期無佗(경력구원기무타) : 오래고 멀리가도 탈날 일 없을 것이다 中朝大官老於事(중조대관로어사) : 조정의 대관들은 모든 일에 익숙할 터인데 詎肯感激徒媕婀(거긍감격도암아) : 어찌 감격만 하고 오로지 머뭇거리기만 하는가
牧童敲火牛礪角(목동고화우려각) : 목동은 불을 치고 소는 뿔울 갈 것이니 誰復著手為摩挲(수부저수위마사) : 누가 다시 손을 얹고서 이 석고를 어루만질까 日銷月鑠就埋沒(일소월삭취매몰) : 날로 삭고 달로 부서져 허물어져 갈 뿐이로다 六年西顧空吟哦(륙년서고공음아) : 육년동안 서쪽을 바라보며 공연히 한숨지을 뿐 羲之俗書趁姿媚(희지속서진자미) : 황희지의 속된 글씨 모양이 예쁜 것만 추구하여 數紙尚可博白鵝(수지상가박백아) : 몇 장으로 오히려 흰 거위를 바꿀 수 있었는데 繼周八代爭戰罷(계주팔대쟁전파) : 주나라 뒤 팔대 동안의 전쟁이 끝났느나 無人收拾理則那(무인수습리칙나) : 거두어 들이는 사람 아무도 없으니 어찌된 일인가
方今太平日無事(방금태평일무사) : 이제 나라는 태평하고 나날이 무사하니 柄任儒術崇丘軻(병임유술숭구가) : 정치는 유교에 맡겨 공자와 맹자를 높이는데 安能以此上論列(안능이차상론렬) : 어찌 이것을 조정에 올려 의논하게 할 수 없는가 願借辯口如懸河(원차변구여현하) : 원하노니, 웅변을 빌어 거꾸로 쏟아지는 강물되게 하라
石鼓之歌止於此(석고지가지어차) : 석고의 노래 여기서 마치려하니 嗚呼吾意其蹉跎(오호오의기차타) : 슬프도다, 나의 뜻이 그 얼마나 어긋났는가
韓愈(한유)...唐代(당대)의 文人(문인). 昌黎人(창려인)으로서 字는(자) 退之(퇴지)이다.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의 한 사람으로서 文名(문명)이 높았으며 『昌黎先生集(창려선생집)』등의 저작이 남아 있다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韓愈(한유),柳宗元(유종원),歐陽修(구양수),蘇洵(소순),蘇軾(소식),蘇轍(소철),曾鞏(증공),王安石(왕안석)

後石鼓歌/후석고가 / 蘇軾 = 308 후석고가-소식(蘇軾) 冬十二月歲辛丑(동십이월세신축) : 신축년 겨울 십 이 년에 我初從政見魯叟(아초종정견노수) : 나는 정치에 종사하여 노나라 공자의 사당을 참배했다 舊聞石鼓今見之(구문석고금견지) : 예부터 석고문에 대해 들어오다 이제야 이것을 보니 文字鬱律蛟蛇走(문자울률교사주) : 문자른 구불구불하여 교룡과 뱀이 다리는 듯하다
細觀初以指畫肚(세관초이지화두) : 자세히 보고 처음에는 손가락으로 배 위에 써보면서 欲讀嗟如箝在口(욕독차여겸재구) : 읽어보려 했으나 입에 재갈을 물린 긋 아무말도 못했다 韓公好古生已遲(한공호고생이지) : 한공은 옛 것을 좋아하나 늦게 태어났다 했지만 我今況又百年後(아금황우백년후) : 나는 이제 그보다 백년이나 늦게 태어났음에야 어찌하리
强尋偏旁推點畫(강심편방추점화) : 억지로 편방을 찾고 점획을 추정해보았으나 時得一二遺八九(시득일이유팔구) : 열 글자 중에 한 두 글자는 알았으나 여덟 아홉 글자는 모르겠다 我車旣攻馬亦同(아거기공마역동) : “나의 수레는 이미 공격하였고 말도 그러하였다”와 其魚維鱮貫之柳(기어유서관지류) : “그 물고기는 서어가 잡히는데 버들로 그것을 꿰었다”는 말이었네
古器縱橫猶識鼎(고기종횡유식정) : 옛 기물 여러 가지 여기저기 있으나 오직 솥만 알아보았으니 衆星錯落僅名斗(중성착낙근명두) : 많은 별들 어지러이 많으나 겨우 북두칠성 이름만 아는 것과 같네 模糊半已隱瘢胝(모호반이은반지) : 석고의 글씨 절반이 이미 흉터나 굳은 살 같이 모호해져 詰曲猶能辯跟肘(힐곡유능변근주) : 꾸불꾸불해져 마치 사람 몸의 발 쥐꿈치와 팔꿈치 겨우 구별할수 있는 것같았다 娟娟缺月隱雲霧(연연결월은운무) : 아르마운 조각달이 구름과 안개 속에 숨은 듯하고 濯濯嘉禾秀稂莠(탁탁가화수랑유) : 싱싱한 좋은 곡식의 싹이 강아지 풀같도다 漂流百戰偶然存(표류백전우연존) : 수 백년 전쟁 속에 떠돌다가 우연히 살아남아 獨立千載誰與友(독립천재수여우) : 천년동안을 홀로 우뚝서서 누구와 벗하는가
上追軒頡相唯諾(상추헌힐상유낙) : 위로는 헌원씨와 창일과 맞먹을 정도이고 下挹冰斯同鷇누(하읍빙사동구누) : 아래로는 이양수나 이사의 소전은 새 새끼나 젖먹이 같도다 憶昔周宣歌鴻雁(억석주선가홍안) : 옛날 주나라 선왕의 공덕을 노래한 “홍안”편과 當時籒史變蝌蚪(당시주사변과두) : 당시에 주사가 과두문자를 대전으로변화시킨 일이 생각나게 한다
厭亂人方思聖賢(염난인방사성현) : 혼란을 싫어하여 사람들이 성현을 생각하니 中興天爲生耆耈(중흥천위생기구) : 하늘이 중흥을 생각하여 노련한 정치가를 내셨도다 東征徐虜闞虓虎(동정서노감효호) : 동쪽으로 서나라 반란자들을 칠 때 포효하는 호랑이 같았고 北伐犬戎隨指嗾(배벌견융수지주) : 북쪽으로 견융을 정벌하여 손까락 부리듯 하였다
象胥雜遝貢狼鹿(상서잡답공낭녹) : 통역관원들에게 오랑캐들 잡다하게 몰려들어 여우와 사슴들을 공납하였고 方召聯翩賜圭卣(방소련편사규유) : 방숙과 소호 장군의 날렵한 활동에 천자께서 옥술잔과 기장술을 내리셨다 遂因鼓鼙思將帥(수인고비사장수) : 마침내 고비 모양의 비석을 만들어 훌륭한 장수를 기린 것이지 豈爲考擊煩矇瞍(개위고격번몽수) : 어찌 치고 두드리게 하여 맹인들을 번거롭게 했겠는가
何人作頌比嵩高(하인작송비숭고) : 어떤 사람이 친송하는 노래를 지어 시경의 “숭고”편과 겨루게 했는가 萬古斯文齊岣嶁(만고사문제구루) : 만고에 영원한 이 글은 구루산의 우왕비와 같게 되었도다 勳勞至大不矜伐(훈노지대부긍벌) : 선왕의 공적과 수고는 지극히 위대했지만 자랑하지 않았고 文武未遣猶忠厚(문무미견유충후) : 문왕과 무왕 시대와 가까워 아직도 충성스럽고 인정이 두터웠다네
欲尋年歲無甲乙(욕심년세무갑을) : 연대를 알아보려햐도 갑을과 간지도 전혀 없으니 豈有名字記誰某(개유명자기수모) : 어찌 이름자로 누군가를 기록하함이 있겠는가 自從周衰更七國(자종주쇠경칠국) : 주나라가 쇠잔한 뒤로 다시 일곱 나라가 일어났으나 意使秦人有九有(의사진인유구유) : 진나라 사람으로 하여금 천하를 차지하게 하였다
掃除詩書誦法律(소제시서송법률) : 진시왕은 시경과 서경을 없애버리고 법률을 외우게 하고 投棄俎豆陳鞭杻(투기조두진편뉴) : 제사를 버리고 패찍과 형틀만 들어놓았다 當年何人佐祖龍(당년하인좌조룡) : 당시에는 어떤 사람들이 황제를 보좌하였는가 上蔡公子牽黃狗(상채공자견황구) : 상채 땅의 공자인 이사는 누런 개를 끌었고
登山刻石頌功烈(등산각석송공렬) : 황제는 산에 올라가 돌에 새겨 공로를 친송하였다 後者無繼前無偶(후자무계전무우) : 진시왕 뒤로는 이를 계승할 자 없었고 전에도 짝이 없었다 皆云皇帝巡四國(개운황제순사국) : 모두에 써있기를, 황제는 사방을 순수하여 烹滅强暴救黔首(팽멸강포구검수) : 강포한 자를 삶아죽이고 백성을 구하리라 고 했다
六經旣已委灰塵(륙경기이위회진) : 육경은 이미 재와 먼지로 되어버렸으니 此鼓亦當遭擊掊(차고역당조격부) : 이 석고비도 마땅히 쳐주숴졌어야 했으리라 傳聞九鼎淪泗上(전문구정륜사상) : 진시황제는 하우시대의 구정이 사수에 빠져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欲使萬夫沈水取(욕사만부침수취) : 일만 장정들에게 빠진 물 속에서 건지게 했다
暴君縱欲窮人力(포군종욕궁인력) : 폭군이 비록 사람들의 힘을 다해보았으나 神物義不汙秦垢(신물의부오진구) : 신성스런 물건인 솥은 의리 때문에 진시왕에게 더럽혀지지 않았다네 是時石鼓何處避(시시석고하처피) : 이러한 시대에 석고비는 어디에 피해있었던가 無乃天工令鬼守(무내천공령귀수) : 하늘의 공력으로 귀신이 지키게 하지 않았을까
興亡百變物自閒(흥망백변물자한) : 인간의 흥망은 백 번을 변해도 사물은 스스로 한가하니 富貴一朝名不朽(부귀일조명부후) : 부귀는 하루 아침이나 이름은 영원히 썩지 않는다 細思物理坐嘆息(세사물리좌탄식) : 만물의 이치 자세히 생각하며 앉아서 탄식하노니 人生安得如汝壽(인생안득여여수) : 인생도 어찌하면 그대처럼 영원히 살 수 있겠는가
蘇軾(소식) 중국 북송의 문인(1036~1101). 자는 자첨(子瞻), 호는 동파(東坡)이다. 당송 팔대가의 한 사람으로, 구법당(舊法黨)의 대표자이며 서화에도 능하였다. 저서에 《동파전집(東坡全集)》이 있다.
|
첫댓글 크릭수만 있지 흔적하나 남기지 않는 매너들이 싫어서
불펌 금지로 돌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