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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2월 12일 월요일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The Shallows)
니콜라스 카 지음/ 최지향 옮김
2020.11.13./ 청림출판㈜/ 422쪽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IT 미래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가 정보를 다루는 도구의 변화에 따라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와 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기술 변화가 우리 인류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심도 있게 서술했다.
수학과 과학을 아주 싫어했던 그가 점차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져들기 시작하는 과정, 그리고 인터넷에 익숙해져 집중이 되지 않자, 이 책을 쓰기 위해 인터넷 환경이 몹시 나쁜 산악지대로 이사를 간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는 인터넷 설계자들의 용의주도한 의도에 따라 인터넷 사용자들은 주의가 분산되어 이곳저곳을 들락날락하다 보니 집중하며 지속적인 독서를 하기 어려워지고 있고 깊이 있는 사고도 하기 어렵게 돼가고 있다며, 인터넷의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역효과가 더 클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다.
오늘날 가짜 뉴스들이 빠르고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는 이유 중 하나는, 가짜 뉴스의 진위를 제대로 변별하는 데 필요한 깊이 있는 사고력과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는 데다가, 이런 걸 빨리 전달하는 싶은 습성이 스마트 기기와 인터넷 과사용으로 인해 우리의 몸에 뱄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저자가 지적한 문제점들은 우리 인류가 인터넷 환경에 적응하는 과도기적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겪고 있는 부작용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정한 기간이 지나 충분히 적응하게 되면 대부분 인류의 뇌 구조와 인식·사고 체계는 지금과는 다르게 변해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리라.
《목차》
•서문 감시견과 도둑
제1부 문자 혁명과 인간 사고의 확장
1장 컴퓨터와 나
2장 살아 있는 통로
3장 문자, 새로운 사고의 도구
4장 사고가 깊어지는 단계
제2부 인터넷, 생각을 넘어 뇌 구조까지 바꾸다
5장 가장 보편적인 특징을 지닌 매체
6장 전자책의 등장, 책의 종말?
7장 곡예하는 뇌
8장 ‘구글’이라는 제국
9장 검색과 기억
10장 컴퓨터, 인터넷 그리고 인간
•개정판에 붙이는 후기
《본문 중에서》
매클루언이 언급했듯이 미디어는 단순한 정보의 유통 수단에 그치지 않는다. 미디어는 생각을 전달할 뿐 아니라 생각의 과정을 형성하기도 한다. 또한 인터넷은 나의 집중력과 사색의 시간을 빼앗고 있다. 온라인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나의 마음은 인터넷의 유통 방식, 즉 숨 가쁘게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작은 조각들의 흐름에 따라 정보를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p.27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독서를 대중적인 활동으로 만든 지난 5세기 동안 선형적·문학적 사고는 예술, 과학 그리고 사회의 중심에 있었다. 예리하고 유연한 이 같은 방식의 사고는 르네상스를 불러온 상상력이었고 계몽주의를 낳은 이성적 사고였으며 산업혁명을 이끈 창조적인 사고였다. 모더니즘을 낳은 전복적인 사고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곧 구식이 될 것이다. p.33
나의 뇌는 굶주려 있었다. 뇌는 인터넷이 제공하는 방식으로 정보가 제공되기를 바랐고 더 많은 정보가 주어질수록 허기를 더 느끼게 된 것이다. 나는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을 때조차도 이메일을 확인하고, 링크를 클릭하고, 구글에서 무언가를 검색하고 싶어했다. 나는 누군가와 연결되고 싶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는 내게 살과 피 같은 워드프로세서가 되었고 인터넷은 나를 초고속 데이터 처리 기기 같은 물건으로 바꾸어 놓았다. 나는 마치 인간의 모습을 한 할처럼 변해가고 있었다.
나는 이전의 뇌를 잃어버린 것이다. p.42~43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유명한 신경학자인 알바로 파스쿠알 레온은 “가소성은 일생을 거쳐 신경조직에서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상태”라고 말한다. 우리의 뇌는 경험과 행동에 반응해 끊임없이 변하고 개별 감각의 입력, 동작, 연관성, 보상 신호, 행동 계획, 인식의 변화 등에 따라 회로를 재조직한다. 그는 신경 가소성은 진화의 가장 중요한 산물이며, 이 같은 특성은 신경 시스템이 “타고난 게놈의 한계를 벗어나 환경의 압력, 생리적 변화, 경험 등에 적응하도록 한다”라고 주장한다. p.65~66
실험들은 우리 뇌가 육체적·정신적 훈련을 통해 새롭거나 더욱 강화 회로를 만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들 회로에 관심을 두지 않을 경우 약화되거나 와해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우리가 희생하는 정신적 기술들은 우리가 새로 얻는 기술과 비교해 보면 더욱, 어쩌면 훨씬 더 가치 있을 수도 있다. 뉴런과 시냅스는 우리 사고의 질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 뇌의 유연성이라는 특성 속에 지적 쇠퇴의 가능성을 이미 내재한 셈이다. p.71~72
우리는 뇌가 훌륭한 고립 상태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 본질적인 기능은 일상의 사소한 변화에도 휘둘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뇌가 정교한 경험의 감각 장치임을 알고 있지만, 한편으로 우리는 뇌가 경험의 영향을 받지 않는 기관이기를 원한다. 뇌가 감각의 일환으로 저장하고, 기억으로 저장하는 인상들은 그 구조에 물리적인 각인을 남기지 않는다고 믿고 싶은 것이다. 그 반대로 생각할 경우, 우리의 완전함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p.75
단순한 도구에 불과한 컴퓨터가 내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깊이, 지속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다고 느꼈다. 그러나 내 생각이 틀렸다. 신경과학자들이 발견한 것처럼 뇌와 뇌를 통해 가능한 사고의 변화는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이는 개개인뿐 아니라 하나의 종으로서 인류 전체에도 적용되는 진실이다. p.76
기계화된 시계는 스스로에 대한 우리의 시각도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지도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생각하는 방식도 변화시켰다. 시계가 동일한 기간 단위의 조합으로 시간을 재정의하자 우리의 사고는 구분과 측정이라는 체계적인 정신적 작업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여러 물건과 현상 속에서 전체를 구성하는 조각을 보기 시작했고, 나아가 이 조각들이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도 보기 시작했다. 우리의 사고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방식이 그랬던 것처럼 물질적 세계 속에서 눈에 보이는 표면 뒤에 숨겨진 추상적인 경향을 파악할 것을 강조하게 되었다. … 이 기기의 일상적 사용처를 정했던 실용적 관심과는 별도로 시계의 체계적인 움직임은 과학적 사고와 과학적 인간의 탄생을 도왔다. p.83~84
발명가들은 기술에 대한 지적 윤리는 거의 생각하지 않는다. 발명가들은 특정 문제나 골치 아픈 과학적 기술적 딜레마를 푸는 데만 지나치게 집중해 자신들이 한 일이 가져올 거시적인 영향은 보지 못한다. 이 기술을 사용하는 자들 역시 그 윤리에 대해서는 잊고 있다. 그들 역시 도구를 사용함으로써 얻는 실용적 이익에만 관심이 있다. …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심오한 영향을 준 것은 개발자의 지적 윤리다. 지적 윤리는 매개물이나 수단이 사용자들의 사고와 문화에 심어놓는 메시지다. p.86
신경 가소성에 대한 새로운 지식은 이 수수께끼에 해답을 제시한다. 우리의 유전자에 의해 정해진 지적·행위적 가드레일 사이의 도로는 넓고, 운전대를 잡고 있는 사람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매분 그리고 매일,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무엇을 그리고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시냅스 내 화학물질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또 뇌를 바꾸어 놓는다. 우리가 확립한 전례와 우리가 제공하는 교육, 사용하는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지닌 생각의 습관을 다음 세대에 물려줄 때 우리는 뇌 구조의 변경 사항을 역시 물려주는 것이다. p.91
지도와 시계는 자연현상을 묘사하는 새로운 은유를 제시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언어를 바꾸었다. 다른 지식 기술들 역시 말 그대로 우리가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방식을 바꾸어 놓음으로써 더욱더 직접적이고 근본적으로 언어를 바꾸어 놓았다. … 언어의 역사는 사고의 역사이기도 하다. p.93~94
우리는 이제 잃어버린 구술 세상으로도, 시계가 존재하지 않았던 때로도 돌아갈 수 없다. 월터 옹은 “쓰기와 인쇄, 컴퓨터는 모든 단어를 기계화하는 방식”이라고 했는데, 일단 기술화할 경우 다시 기술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스크린의 세계는 우리가 이미 이해한 대로 책장의 세계와는 아주 다른 곳이다. 새로운 지적 윤리가 힘을 얻고 있다. 우리 뇌의 통로는 다시 한번 새로운 길을 찾고 있다. p.132
인터넷은 미디어를 흡수할 때 이 미디어를 자신만의 이미지로 재창조한다. 인터넷은 이 미디어의 물리적인 형태를 해체시킬 뿐 아니라 미디어의 콘텐츠를 하이퍼링크를 통해 주입하고 콘텐츠를 검색 가능한 조각으로 분해한다. 또한 이 콘텐츠를 자신이 흡수한 다른 모든 미디어의 콘텐츠로 둘러싼다. 콘텐츠의 형태에 대한 이 모든 변화는 우리가 해당 콘텐츠를 사용하고 경험하고, 심지어 이해하는 방식까지도 바꾸어 놓는다. p.153
구텐베르크의 발명으로 대중화된 “고요함의 의미와 사고”의 일부였던 깊이 읽기의 관행은 점차 사라지고, 이는 계속 감소하는 소수 엘리트만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노스웨스턴대학교 교수 그룹은 … 우리의 독서 습관에 있어 최근의 변화들은 “대중적인 독서의 시대”는 우리 지적 역사에 있어 짧은 “예외”였음을 암시한다고 썼다. p.182
웹 페이지를 훑어보는 데 시간을 보내느라 책 읽을 시간이 사라졌듯이, 작은 글자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간 때문에 문장과 절을 지어내는 데 투자하는 시간이 사라졌듯이, 링크들 사이를 이리저리 옮겨 다니느라 보내는 시간이 조용한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몰아냈듯이 오래된 지적 기능과 활동에 사용되던 회로들은 약해지고 해체되기 시작했다. 뇌는 사용하지 않는 뉴런과 시냅스를 더욱 긴급한 다른 업무 수행을 위해 재활용한다. 우리는 새로운 기술과 시각을 얻지만 오래된 것은 잃어버린다. p.200
1980년대 학교들이 컴퓨터에 대량으로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종이 문서와 비교해 디지털 문서가 지닌 명백한 이점에 대해 엄청나게 열광했다. 하이퍼텍스트에 대한 학문적 열정은 … 하이퍼텍스트가 저자의 가부장적인 권위를 전복시키고 권력을 독자들에게로 이동시킬 것이라는 믿음으로 인해 더욱 불이 붙었다.
… 월드와이드웹은 하이퍼텍스트를 보편화해 실상 어디에나 존재했지만, 선형적인 문서를 읽는 사람들이 링크가 포함된 문서를 읽는 사람들보다 더 많이 이해하고, 기억하고, 배운다는 연구 결과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p.209~211
우리는 “새로운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소한 경우가 더 많다.”라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 이 때문에 우리는 인터넷이 계속 더 자주,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를 방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정보를 받아들이는 대가로 집중과 몰입, 그리고 관심의 분화와 생각의 분산이라는 손실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이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 중 많은 이가 선택사항으로 고려한 일은 아니다. p.221
한때는 목적을 위한 수단이자 진중한 학습이 요구되는 정보를 가려내는 방식이었던 훑어보기는 목적 그 자체가, 모든 종류의 정보를 이해하고 수집하는 데 있어 선호되는 방식이 되었다. … 불과 1초 만에 구글을 이용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책을 읽겠는가? 은유적으로 표현하자면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모든 것은 ‘문명의 원래 궤도가 뒤집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개인적인 지식의 경작자에서 전자 데이터라는 숲에서의 채집가로 진화하고 있다. p.228~229
우리는 우리 부모나 부모의 부모보다 똑똑하지 않다. 우리는 그저 다른 방식으로 똑똑할 뿐이다. … 사고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관련한 이같은 사회적 혁명은 … 왜 IQ 검사에서 더욱 추상적으로 시각적 영역의 문제를 풀어내는 데는 그 어느 때보다 능숙해지게 되었는지를 설명해 준다. … 플린이 강조했듯이 이 점이 우리가 “더 나은 뇌”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저 ‘다른 뇌’를 지니고 있을 뿐이다. p.242~243
구글의 수익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우리가 더 빨리 웹 페이지를 서핑할수록, 더 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더 많은 페이지를 볼수록 구글은 우리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우리는 더 많은 광고를 보게 할 기회를 얻는다. … 웹에서 행하는 모든 클릭은 우리의 집중력을 깨뜨리고 주의력을 완전히 무너뜨리는데, 우리가 가능한 한 어쩔 수 없이 자주 클릭하게끔 해둔 것은 그럴수록 구글이 경제적인 이익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여유롭게 읽는 행위나 깊이 생각하는 것을 독려하는 것이다. 구글은 말 그대로 산만함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p.256~257
구글의 이상과 사업적 관심은 대단히 중요한 하나의 목표에서 교차한다. 이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종류의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정보를 웹으로 옮기고,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분류와 순서 매기기와 알고리즘 과정을 거치고, 웹 이용자들에게 토막 정보를 제공하되 여기에는 광고가 따라붙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영역이 팽창할 때마다 테일러적인 윤리는 더 엄격하게 우리의 지적 생활을 제어하게 된다. p.263
에릭 캔델은 “새로운 시냅스 말단의 성장과 유지는 기억이 지속되도록 한다”라고 적었다. 또한 이 과정은 뇌 가소성 덕에 우리의 경험이 지속적으로 우리의 행동과 정체성을 형성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하는 매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는 “장기 기억을 형성하기 위해 유전자가 활동해야 한다는 사실은 유전자가 단순히 행동의 결정 요인이 아니라 학습과 같은 환경적인 자극에 반응하기도 한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라는 것이다. p.303
기억을 인터넷에 아웃소싱하는 것을 환호하는 이들은 은유를 호도하고 있다. 그들은 생물체의 기억이 지닌 근본적으로 유기적인 성격을 간과한 것이다. 정말 기억을 풍부하게 하고 그 특징을 형성하는 데에는 그 신비함과 연약함뿐 아니라 우연성도 영향을 미친다. … 기억을 되살리는 바로 그 행동은 새로운 시냅스의 말단을 만드는 단백질 형성을 포함하는 모든 강화 과정을 다시 되풀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우리가 외현적인 장기 기억을 작업 기억으로 불러오면 이는 또다시 단기 기억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다시 이 기억을 강화할 때 새로운 연결의 조합, 즉 새로운 문맥이 생긴다. 조셉 르두(Joseph LeDoux)가 설명했듯이 “기억을 하는 뇌는 기억을 처음 형성하는 그 뇌가 아니다. 오래된 기억을 현재의 뇌가 이해하기 위해 기억은 업데이트되어야 한다”라는 것이다. p.309
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험이 보여주듯 계산기는 뇌가 생각을 작업 기억에서 장기 기억으로 이동시키고, 이 기억들을 지식을 쌓아가는 데 매우 중요한 개념적 스키마로 표현하는 것을 더 용이하게 만든다. 웹은 이와는 다르다. 이는 고차원적 추론 능력에 써야 할 자원을 다른 곳에 사용하게 할 뿐 아니라 장기 기억의 강화와 스키마의 발전을 방해하며 작업 기억에 더 많은 하중을 가한다. … 인터넷은 그야말로 망각의 기술이다. p.311
우리는 인터넷을 보편적으로 사용하면서 우리 사고 속에서 일어나는 풍부한 연관 짓기를 희생하는 위협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다. … 기계에 기억을 아웃소싱할 때 우리는 지성이나 정체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 역시 아웃소싱하는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1892년 기억에 대한 강의를 끝맺으면서 “연결은 진정 사고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연결은 진정 자아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p.315
매클루언이 하고자 했던 말은 새로운 기술, 더 보편적으로 말해서 진보에 대해 솔직히 평가하자면 우리는 얻은 것뿐 아니라 잃은 것에 대해 민감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의 영광이 우리의 핵심 자아를 마비시킬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내부적인 감시의 눈이 멀도록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p.340
온라인에 접속할 때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작성한 명령 체계, 즉 … 우리 중 거의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알고리즘 명령을 따르고 있다. 구글이나 다른 검색 엔진을 통해 정보를 찾을 때 … 아마존이나 넷플릭스가 추천한 상품을 볼 때 … 페이스북에서 우리 자신이나 관계를 설명하는 여러 카테고리 중 하나를 고를 때 우리는 이 명령 체계를 따르고 있다. … 프로그래머 토머스 로드가 주장하듯이 소프트웨어는 결국 가장 사적이고 개인적인 인간의 행동을 각각의 단계가 웹 페이지의 논리에 따라 암호화되어 있는 생각 없는 의식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우리의 지식과 직관에 따라 행동하기보다 기계의 작동 신호를 따라 움직일 뿐이다. p.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