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25(토) 충남부여 조석산/청마산/금성산/부소산 산행사진입니다>
◈ 산행코스및거리 : 진고개>깃대봉>가자티고개>됨봉>조석산>청마산>청마고개>석목고개>금성산>궁터>부여여고>부소산>낙화암>고란사>구드레나루
GPS상 산행거리 23 Km , 총 8 시간 소요 (중식,휴식시간 포함)
- 산행코스 개념도입니다 -
- 백마강 낙화암과 사라진 백제를 돌아보며 -
오늘 금남정맥 종주산행이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입니다. 여느 때도 그랬지만 집을 나서는 오늘의 새벽은 다른 날과 달리 설레임이 더했습니다.
비록 지역과 구간은 다르지만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방향의 길을 나서지만 왜 생각하는 마음이 다를까요? 물론 생각하는 차이 때문이겠지요.
하얀 눈내리고 길이 얼어 아이젠이 아니면 도저히 걸을 수 없었던 그 날에 시작해 계절을 뛰어 넘어 초여름의 신록의 계절에 산행을 마치는 것입니다.
늦겨울에 시작해 따스한 봄날을 지나 오월의 아카시아 꽃향기가 맥길을 메우고 있는 이 계절까지 오면서 먼길을 걸었으니 느낌이 색다르겠죠.
금호남과 호남정맥의 분기점인 조약봉을 출발해 거산, 소산, 고개마루를 거치며 수많은 시간속에서 산길에서 보낸 그 시간과 그 진한 세월이
진행하는 동안은 힘들었지만 끝내고 되돌아보는 이 시간이면 언제나 뿌듯한 쾌감과 정감어린 아쉬움이 깊은 골처럼 남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하나의 산을 오르는 산행은 짧은 시간속에서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면 맥산행은 크고 작은 산을 오르고 내리는 과정을 통해 긴 만족과 함께
자신을 향한 물음을 던지고 거기서 지나온 시간의 반조와 성찰을 느끼며 자신이 왜 이 길을 걸어야 하는가를 깨닫는 구도의 길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만큼 맥산행은 고통과 동행을 해야하는 힘든 여정의 길이고 인내와 극기를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의미있는 산행이라는 뜻이겠죠.
다시 말해 하나의 산행은 그날의 완성이지만 맥산행은 시간과 세월과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계절을 오가는 것에 대한 완성인 것입니다.
산꾼들에게 있어 '대간은 로망이고 정맥은 고행'이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 만큼 정맥산행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완성도는 떨어진다는 의미이죠.
하지만 국토의 64%가 산으로 치장된 이 나라에 태어나 축복으로 이 맥길을 걸을 수 있었음에 자연으로부터 너무 큰 은혜를 입었습니다.
일탈을 감행한 맥산행은 내조국 산하가 어떻게 굽이치며 어떤 아름다운 속살을 지니고 있는지를 알게 해주었고, 또 그 길을 걸으며 많은 것을
사유했고 자신과의 대면을 통해 자신이 걸어온 삶이 어떠했는지를 성찰하게 해주는 기회와 계기를 제공해 준 아름다운 산행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그렇게 생각을 했듯이 산은 고마운 존재이고 경외스러움으로 진실하게 우러러 보았던 스승같은 높은 대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금남정맥의 일곱구간을 걸으며 이 길이 더할 수 없는 축복의 길이었던 것은 일곱번 모두 다 궂은 날 없이 맑은 날을 제공받은 일입니다.
쉽지 않은 일인데도 하늘은 이 길을 걷는 우리에게 그런 축복과 은혜를 내려주었고 그 덕에 아름다운 산하의 풍광을 눈시리도록 바라봤습니다.
그래서 무탈한 산행을 이어갈 수가 있었고 그 길에서 만난 대자연의 속살을 가감없이 담아올 수가 있었으며 또 이런 느낌을 남길 수가 있는 것입니다.
특히 오래도록 기억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 길을 함께한 맥산행 동지들을 잊을 수 없는 일입니다. 길고도 먼시간을 동행한다는 것 쉽지가 않죠.
그리고 산행이라는 매개를 통해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그렇게 인연을 맺는다는 것 또한 살아가면서 흔치 않는 일이기도 합니다.
고행의 길이라고 하는 정맥길을 통해 만난 인연과 그것을 담아온 파노라마 같은 산의 흔적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아름다운 사연이 될 것입니다.
금남정맥의 길은 백제의 역사와 함께한 길이기도 합니다. 종주산행의 끝길 또한 백제의 국운을 지켜본 백마강 낙화암이었고, 거기서 우리는
지나온 먼길 만큼이나 오래된 역사의 한페이지를 애달픈 마음으로 돌아보면서 지난 시간의 여행과 멀고도 긴 시간의 산행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뜨거운 날씨가 많이 지치게도 하였지만 금남정맥의 마지막 구간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산행역사의 구간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제 1대간 9정맥 중 하나인 금남정맥의 산행을 완성하면서 또다른 다음 산행지를 기대하며 소중하게 담아온 흔적들을 돌아보고자 합니다.
상큼한 오월의 풀꽃향기가 그 맥길을 수놓았던 금남정맥의 그 길을 되돌아 볼 수 있음 또한 우리들의 삶에 있어 작은 기쁨일 수가 있습니다.
흔적없는 추억이 있을 수가 없으며 되돌아 봄이 없는 앞으로의 삶이 기대될 수가 없음에 지금부터 고요한 신록의 길을 따라가 봅니다.
오늘 산행은 금남정맥 종주산행의 마지막구간이 시작되는 <진고개>이다.
언제나 그렇듯 출발 전 기념흔적을 남기지만 오늘의 이 기념사진은 다른 때와는 다른 것이 금남정맥 종주산행을 끝내는 흔적이기 때문이다.
마지막 구간의 거리는 약 22Km가 넘는 거리, 그래서 기념흔적을 남기자마자 산꾼들은 연록의 숲길로 몸을 숨기기 시작한다.
정맥길의 마지막 구간은 고도가 낮고 대부분이 사유지이어서 오늘 역시 출발은 어느 농가의 밤나무 과수원 밭을 지난다.
산행을 하다가 느끼는 일이지만 아름다운 산야를 이렇게 해쳐 놓은 구간을 보면 국토관리를 하는 산림행정에 화가 난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런 망가짐 속에서도 맥길이 존재하고 이어져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줄 모른다.
그러다 첫 봉우리랄까, <깃대봉>이라는 팻말이 걸린 작은 산봉 하나를 넘는다.
오월의 향기 하나를 머금고 있는 아카시아 꽃향기도 이 맥길을 지나는 산꾼들에게 위안을 주는 듯 활짝 웃고 있고~~~
산봉의 이름도 참으로 특이한 <안경구덩이산>이라는 곳도 스쳐 지난다.
신록은 하루하루가 다르게 푸르름을 더해가고 있고 그 길을 걷는 우리도 따라서 푸르름에 물들고~~~
그 푸르름 속 너머로 연무속의 희미한 정맥길의 산자락들이 포근히 잠들듯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런데 이게 왠 많은 시그널들인가. 이 맥길에 수많은 사람들이 수없이 거쳐갔음을 알리기라도 하듯 표시기는 눈부시다.
방향을 알리고 이 길을 지난 사람들의 흔적인 시그널 못지않게 푸르른 잎사귀의 시그널도 하루가 다르게 뚜렷함이 더해가고~~~
어느 듯 발걸음은 지방도로와 연결된 <가자티고개>에 내려선다.
가자티고개를 넘은 발길은 어느듯 <됨봉>을 넘어서~~~
싱그런 향기가 맥길을 에워싸고 있는 연록의 숲길을 기분 좋은 발걸음으로 옮겨간다.
이번 7구간의 맥길은 산봉의 높이가 아주 낮아 초반은 동네 뒷산을 걷듯 걸음이 아주 편하다.
산행의 출발은 모두가 똑같이 함께 했지만 어느 새 사람들은 그 숲길에서 소리소문도 없이 뿔뿔이 흩어지고~~~
걷다보면 보폭이 맞은 사람끼리 만나 걸으며 또다른 작은 재 하나를 넘어 가파른 오름길을 오른다.
그렇게 오르다 보니 감투봉 팔각정을 갔다올 수 있는 이정표를 지나고~~~
오직 가야만 하는 맥길 산행의 운명을 띈 자들은 연록의 숲길 바다를 헤엄쳐 나아간다.
그러다 그 맥길에서 바라보게 되는 수작업 벼를 심는 모습이 사각의 앵글속으로 잡혀오고~~~
어릴적 그런 추억을 가진 사람들은 그 수작업 벼심기 일을 오래만에 본 듯 지난일의 흔적 이야기를 나누기에 여념이 없다.
산의 고도는 낮지만 바람이 없는 오늘의 날씨는 이 맥길을 걷는 사람들의 입장에선 너무 지루한 느낌이 드는가 싶더니~~~
어느 새 또 발길은 담쟁이 덩쿨이 소나무를 괴롭히는 숲길을 따라 먼 길을 향해 갈 수밖에 없다.
그러다 청마산성의 흔적으로 보이는 돌무더기 산봉을 넘게 되고~~~
그 곳을 오르다 되돌아 본 지나온 맥길은 뚜렷한 흔적의 산봉들이 없어서 헤아려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런 후 얼마가지 않아 185m봉의 <조석산>에 오르게 되고~~~
오찬의 장소가 조석산이 아닌 청마산을 잡고서 또다시 오름길을 택해 청마산을 향해 오른다.
잠시 후 고된 발걸음은 맥길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청마산>을 이렇게 갔다오게 만들고~~~
엎어진 김에 쉬어가고 떡 본 김에 제사를 지낸다고, 청마산을 오른 김에 여기서 오찬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중식의 즐거운 시간으로 얻은 배부름의 포만감으로 또다시 남은 먼길을 따라 청마산을 내려서고~~~
맥길 산행이 많은 것들과의 인연을 맺는 일이라고 했던가, 그래서 그 길의 아름다운 삼형제 나무를 스쳐 지난다.
그러다 통신안테나가 서있는 183m봉 쯤으로 보이는 작은 산봉 하나를 또 넘는다.
그러다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본다. 잠시 전 우리가 머물렀던 청마산과 조석산이 조심스럽게 이곳을 바라다보고 있고~~~
가야할 방향을 눈으로 헤아려 보니 앞으로 넘어야 할 120m산봉을 비롯해 연무속에서도 희미함을 잃지 않으려는 금성산이 바라다 보인다.
그러다 잠시 후 우리는 애기똥풀이 지천에 깔려있는 오산고개(청마고개)를 넘게되고~~~
그 고개를 넘은 발걸음은 오후의 이른 더위에 취해서인지 숲길은 바람 한점이 없다.
그러다 백제 왕릉터를 발굴하는 산봉을 넘어서며 오래된 세월속의 그 흔적속으로 나자신도 따라 들어가 본다.
숲길을 벗어나고 바람 한점 없는 길이긴 하지만 산길 소나무 <사비의 숲길>은 언제나 나그네의 눈을 즐겁게 해주는가 했는데~~~
발걸음은 어느 새 기다리던 <석목고개>에 다다르고, 이 주유소 앞을 경유해 길을 건너면 금성산을 오르는 이정표가 아주 친절하다.
금성산을 오르는 길에 십자성의 작은 고갯길을 넘게되고~~~
제일 더울 시간대인 오후 2시를 가르키는 가운데 121m밖에 되지 않는 이 산봉을 넘는 것이 보통 힘든게 아니다.
그러다 올라선 121m봉의 금성산 팔각정 통수대. 함께한 일행은 여기서 모든 풀어 헤치고 무작정 쉬어가기로 한다.
얼마나 팔각정 통수대에서 쉬었을까, 금성산을 내려서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고나 할까?
금남정맥의 맥길은 이렇게 체육시설을 잘 가꾸어 놓은 공원구역을 지나면~~~
어느 국궁장의 활시위 터 앞을 지나게 되고 이내 부여 시가지로 들어가 <부여여고> 앞을 찾게된다.
시가지 행진을 뚫고 부여여고 정문을 찾아 돌아가면 부소산 영일루를 향하는 외딴길이 이렇게 이어지고~~~
그 길을 올라서면 삼충사와 영일루 중간으로 나있는 쪽길을 따라 맥길 산행을 이어간다.
부소산 산성내의 일부로 보이는 맥길 능선, 사진으로 보아도 백제의 당시 풍경이 그려지기도 하고~~~
이 소나무들이 당시의 나무는 아닐지라도 이 부소산의 맥길을 지키고 있다는 것이 그렇게 반갑고 고마울 수가 없다.
그리고 잠시 후 다다른 <반월루>
그 반월루에 올라서서 바라본 부여의 시가지 풍경속에서 사비성 주변을 살았던 백제인들의 삶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어떤 연유일까?
그리고 백마강 낙화암과 그 아래 자리하고 있는 고란사의 이야기들이 길가에 자리하고서 우리에게 정다운 말을 걸어온다.
그래서 기분좋게 걸을 수 있는 것일까. 산행은 걷는 것만이 아닌 이런 역사의 뒤안길을 찾는 일이기도 하는 것이다.
잠시 후 도착한 곳이 낙화암 백마정과 고란사로 갈리는 갈림길에 들어서고~~~
먼저 좌측방향을 따라 삼천궁녀가 백제의 정절을 지키기 위해 백마강으로 뛰어 내렸다는 낙화암으로 향하고~~~
그 역사의 현장을 지켜봤는지는 몰라도 노송과 백마정의 바위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저곳을 지키고 있을 것이다.
백마강의 슬픈 이야기를 품고 있는 금강의 물줄기가 시원스레 낙화암을 지나고 있고, 저곳에서 많은 궁녀가 저 강으로 뛰어 내렸을 것이다.
그 슬픈 사연을 안고 있는 백마강은 어제나 오늘이나 변함없이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채 저렇게 흘러가고 있고~~~
그 위를 떠가는 황포돗대의 유람선은 궁녀들의 원혼이 잠들어 있는 저 강을 유람하며 역사의 현장을 돌고 있음이렸다.
천년의 세월이 흘렀어도 유구하면서도 내밀한 사연을 지닌 강물은 아무 말이 없고~~~
금남정맥의 긴 산줄기는 이렇게 이 백마강으로 빠져드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걸어온 길을 새겨본다.
그리고 낙화암을 빠져나와 그 아래에 자리하고 있는 고란사 방향으로 길을 턴다.
고란사~~~언제 어떻게 창건된지는 확실히 모른다지만 낙화암의 내밀한 사연을 알고나 있을까?
고란사 경내를 돌아 뒤켠으로 드니 고란정의 약수터가 타는 목마름을 해결해주기 위해 자리하고 있다.
다시 고란사 경내를 빠져 나오다 바라본 유람선 선착장. 한번 타볼까 생각을 했지만 산꾼은 걸어야 한다는 생각에 배타기를 포기하고~~~
구드레나루를 향해 내려서는 갈림길로 올라와 잠시 뒤는 사이 이곳의 또하나의 명물인 연리지를 바라다 본다.
그리고는 이 소나무 숲길을 따라 구드레나루로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우측으로 길을 잡아야 하건만~~~
소나무길의 풍광에 매료되어 그만 이 길을 따라 에돌아 구드레나루를 향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아쉽거나 후회할 일은 아닌 것이~~~이 길을 따라 가는 것도 또다른 의미가 있을 터.
그 길을 내려서니 이 곳은 부소산성의 서문매표소로 내려서는 길이다.
부소산성의 서문매표소를 빠져나와 백마강의 둑방길을 따라 10분여 걸어 들어가면~~~
오늘의 종착지점인 구드레나루 주차장을 만나고~~~
금남정맥 종주산행의 완주지점이라고 할 수 있는 <구드레나루> 앞에 섬으로써 비로소 금남정맥 종주산행의 완성을 이룬다.
이렇게 멀고도 긴 하루의 여정을 산에서 보낸 산님들 모두모두 수고하셨고, 이 포토산행기가 여러분의 삶에 활력의 기폭제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두 발로 걸어온 <대자연의 흔적>을 선물로 안겨 드립니다.
※ 더 많은 포토산행기와 포토여행기를 보시려면 다음 블로그 <심헌산방>에서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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