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유독 힘이 없고 빌리고 싶은 책들이 골라지지 않는 주간이었습니다. 그럴 때는 되는대로 힘을 빼고 빌립니다. 다음 번 방문이 12월 30일이라는 걸 듣고, 이번 해 A 도서관 마지막 책이구나 싶었습니다.
구립도서관 A
배터리 전쟁
- 되는대로 빌린 책입니다. 그래도 외국인 저자라서 빌려봤습니다.
도시의 만화경
- 되는대로 빌린 책입니다. 그래도 그림이 많으니 그림 구경이나 하자며 빌려봤습니다.
소설가라는 이상한 직업
- 되는대로 빌린 책입니다. 그래도 읽힐 것 같아서 빌려봤습니다.
소네치카
- 독서모임 책입니다. 그런데, [메데이야와 그녀의 아이들] 단편이 하나 더 들어있어 매우 두꺼워졌습니다. 가능하면 다 읽어볼 생각입니다만 안 될 것 같습니다.
한국전쟁에서 싸운 일본인
- NHK의 르포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왜 이 시국에 북한과 중공과 맞써 함께 싸운 일본인들 책이 나왔는지 매우 의심스럽긴 하지만, 소재가 너무 흥미로워서 빌리게 되었습니다. [남양 섬에서 살다]에 이어 읽는 느낌입니다.
영화의 얼굴 ( 반납 )
- 띄엄띄엄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 포스터는 정말 시대를 뛰어넘는 디자인이었습니다. 포스터를 해설하는 내용보다는 포스터를 수집하는 과정 중에 있었던 썰들이 재미있었습니다. 포스터 하나만 구매하고 싶은데 판매하는 쪽에서는 뭉텅이를 다 사가지 않으면 팔지 않는다던가, 희귀 레코드와 교환만 원해서 그걸 구해 교환했다던가. 포스터를 소유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예전에 이동식 극장이 직업이던 사람들이라 그 이야기를 듣는 것도 재미있었습니다. 영화 필름과 영사기를 이고 지고 다니며, 마을마다 천막을 펴서 돈을 받던 부부들 같은 경우가 매우 많았고 살았던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면 포스터와 함께 희귀 필름들도 다 넘겨주곤 했다고 합니다. 다음에도 그 썰들을 듣고 싶을 때 다시 빌려봐야겠습니다.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 ( 반납 )
- 대출 기간동안 한 줄도 안 읽어 보내주었습니다. 때가 올거라 믿습니다.
세계의 말들 ( 반납 )
- 70% 정도 읽었습니다. 세상에 말들은 정말 다양하고 많았습니다. 반납 당일 다 읽고 반납하려고 절반 정도에서 시작했는데 읽어도 읽어도 새로운 언어가 나와서 포기했습니다.
남양 섬에서 살다 : 조선인 마쓰모토의 회고록 ( 반납 )
- 흥미롭게 다 읽었습니다.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친일파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의 여생을 담은 책입니다. 아무래도 미크로네시아에서 있었던 한국인 책은 이게 마지막으로 유일하게 남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자는 식민회사의 직원으로서 일을 훌륭하게 잘 해냈고 그러한 과정들이 잘 담겨 있습니다. 일본이 섬에서 했던 업무들과 내지인들과의 관계, 조선인으로서의 마음 같은 것을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전남 나주와 광주에서 120명 정도가 미크로네시아 섬에 일하러 모집되어 갔다고 하는데, 패전 후 나머지는 돌아가고 수십명 정도가 거기 남았다고 합니다. 1930년대에 넘어가 거기서 살게 된 한국인들이라는 그 과정이 어떠했을지 상상도 되질 않습니다.
붉은 선 ( 반납 )
- 적당히 읽고 반납했습니다. 내밀한 사적인 이야기들이 많았고, 여성 인권과 성노동에 대한 의견은 내부적으로 충돌하는 주장들이 많아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기준이 서질 않았습니다. 다만 저자 개인의 삶이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는 건 알았습니다. ( 다음 책에서 많이 가벼워졌습니다. )
첫댓글 소네치카는 다른 출판사 책인가 봅니다. 구성이 다른 것을 보니....
네, 제가 가는 도서관에 단 한 권 있어서 이걸로 빌렸습니다. 그래도 빠진 소설은 없으니.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보는 것은 거의 20년 전에 하고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구하기 어려운 추리소설만 골라서 봤는데, 복사라도 해둘걸 하는 책도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도서관에 가면 마음 한껏 부자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엄청나게 많은 책들을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마음대로 가져가도 된다는 그 자유감이. 다른 어떤 서비스에서도 그런 물적인 자유감을 느껴보지 못했어요. 시간 나시면 한 번쯤 가셔서 맘껏 빌려보시는 것도. 열람이라는 방법이 새로운 걸 찾게 해주거든요.
@서정 네, 집근처에 도서관이 생긴다고 하니 가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