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01 주일설교
이제는 선생이 되어라
사도행전 18:24~28
저는 취미생활로 손바닥만 한 텃밭을 가꾸고 있습니다. 텃밭에 채소를 심으면 똑같이 심어도 어떤 놈은 잘 자라고 어떤 놈은 늦게 자라거나 심지어 죽어버립니다. 하지만 잘 자라는 것이 많으니까 안 자라는 것은 그냥 내버려 둡니다.
그런데 채소 이야기가 아니라 자녀를 키우는 이야기로 바꾸면 상황이 심각해집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이 여러 명의 자식 가운데 하나라도 못난 놈이 있으면 부모는 억장이 무너집니다.
특히 하나님의 영적인 자녀 이야기로 바꾸면 더 심각합니다. 오늘날 80억 인구 중에 25억 5천만 명이 기독교인인데 그 많은 하나님의 자녀 가운데 하나라도 성숙하지 못하면 하나님 아버지도 억장이 무너지십니다. 그래서 히브리서는 성장할 기간이 지났으면 제발 선생이 되라고 합니다. 선생이 되는 것은 성숙했다는 표시입니다.
(히 5:12) 때가 오래 되었으므로 너희가 마땅히 선생이 되었을 터인데 너희가 다시 하나님의 말씀의 초보에 대하여 누구에게서 가르침을 받아야 할 처지이니 단단한 음식은 못 먹고 젖이나 먹어야 할 자가 되었도다
우리는 모두 영적으로 성숙한 신자가 되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일마다 이렇게 다짐하고 있습니다.
1. 바른 사람 되기/ 나는 인격과 성품을 곱게 가꾸며
은사와 재능을 널리 펼치는 영광스런 사람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2. 귀한 신자 되기/ 나는 하나님의 말씀을 가까이 하고
기도에 열심을 내는 경건한 신자가 되기를 다짐합니다.
3. 멋진 교인 되시/ 나는 힘과 시간과 재물을 넘치게 드려
하나님 나라를 크게 섬기는 위대한 교인이 되기를 다짐합니다.
주일마다 이렇게 다짐하는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그 다짐을 실현할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우리가 보고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브리스길라와 아굴라 부부를 보여 주십니다. 이 부부의 이야기 속에서 여러분이 좋은 신자가 되는 방법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원래 로마에 살았습니다. 어느 날 황제가 유대인 추방령을 내리자 삶의 터전을 다 잃어버리고 멀고 먼 고린도에 왔습니다. 그런데 고린도에 와서 뜻밖의 사람을 만나게 되었는데 그가 바로 사도 바울입니다.
유대인들은 직업이 무엇이든 어릴 때 회당에 다니면서 율법을 배우고 또 율법을 외워서 율법에 무지한 사람은 없습니다. 또 유대인은 어떤 학자라도 반드시 직업 훈련을 받아서 한 가지 이상의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굴라가 천막을 만들면서 만난 동업자 바울은 단순한 기술자가 아니라 가말리엘의 문하생이고 대 학자인데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는 선교사입니다. 아굴라 부부는 바울에게 율법도 배우고 특히 율법에서 예언한 그 메시아가 바로 예수님이라는 사실을 자세히 배웠습니다.
고린도에서 지낸 지 1년 반이 되었을 때 바울은 고린도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일단 에베소에 간 바울은 잠시 복음을 전한 후 다음을 기약하고 안디옥교회로 돌아갔습니다. 바울은 고린도를 떠나며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데리고 갔는데 그들 부부를 에베소에 머물러 새로 믿는 신자를 가르치도록 역할을 맡기고 떠났습니다.
그런데 바울과 함께 지내는 동안 훌륭한 제자가 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이제 에베소에서 바울을 대신하여 선생이 되었습니다. 마침 아굴라 부부가 얼마나 좋은 선생인지 증명할 사건이 하나 생겼는데 북아프리카 알렉산드리아에서 난 아볼로가 에베소에 찾아온 것입니다.
아볼로는 천성적으로 말을 잘했는데 예수님에 대해 알았지만 세례요한의 세례만 알고 복음을 충분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아볼로를 데리고 와서 복음을 자세히 가르쳤습니다. 얼마 후에는 아볼로가 에베소를 떠나 고린도로 가게 되었는데 그때 에베소의 성도들이 고린도의 성도들에게 아볼로를 잘 영접하라고 추천서를 써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볼로가 고린도교회에 큰 유익을 주었습니다. 그만큼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아볼로를 잘 가르쳤다는 증거입니다.
여러분도 브리스길라와 아굴라처럼 스스로 좋은 신자가 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세워주는 좋은 선생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서 하나님은 여러분도 좋은 신자가 되고 나아가 좋은 선생이 될 수 있다고 격려하십니다.
좋은 선생이 되는 방법은 “배따가세” 4단계입니다.
배/배워라. 따/따르라. 가/가르치라. 세/세워라.
1. 책임지고 배워라.
선생이 되려면 먼저 잘 배워야 합니다. 제가 구약파노라마, 신약파노라마 세미나를 먼저 배웠더니 전국 여러 교회에 다니며 세미나를 인도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제가 밥아카데미에서 성경 배경을 잘 배웠더니 다른 목사들을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또 설교학을 열심히 공부해서 박사학위를 받았더니 여러 목사 앞에서 강의할 기회가 많이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앞에 서고 싶고 다른 사람을 가르치고 싶습니다. 그런데 먼저 배우지 않고 남 앞에 선다면 그것은 벌거벗고 서는 것처럼 부끄러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알아야 면장을 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면장(面長)이 행정기관 면(面)의 장(長)이라는 주장도 있고 그게 아니고 논어에서 나온 말이라는 설명도 있습니다. 어느 말이 맞든지 이 말은 중요한 일을 감당하려면 무엇을 알아야 한다는 뜻이고 알려면 당연히 배워야 합니다.
여러분이 목사가 가르치는 말씀을 잘 배우면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평신도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신앙생활을 하면서 복음을 배우고 말씀을 배우되 수동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책임지고 배우시기 바랍니다.
2. 지도자를 따르라.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천막을 만드는 사업가였습니다. 그들은 로마에서 추방당해 사업 터전을 읽고 고린도에 와서 겨우 정착했습니다. 그런데 1년 반 만에 바울이 함께 고린도를 떠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업을 접고 바울을 따라 왔더니 에베소에 와서는 거기에 머물러 있으라고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업이 어떻게 될지, 가족이 먹고사는 것은 어떻게 될지 보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바울의 지시를 하나님의 명령으로 알고 순종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들 부부를 위해 책임지고 기도했습니다. 아굴라 부부도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고 기도하며 순종했습니다. 그랬더니 먹고 사는 것도 하나님이 보장하시고 에베소교회의 평신도 지도자로 사용하셨습니다.
잘 배우는 신자는 지도자의 말을 따르고 순종을 잘합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목사를 하나님처럼 따르라고 말하는 것은 좀 민망하지만, 그래도 여러분은 목사를 잘 따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교회에 목사를 세워놓았는데 목사는 말씀의 원리를 가르칠 뿐만 아니라 그 말씀대로 살도록 인도하는 지도자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말씀을 가르치는 지도자에게 순종하라고 합니다.
(히 13:17)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딤전 5:17) 잘 다스리는 장로들은 배나 존경할 자로 알되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더욱 그리할 것이니라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는 자기보다 젊은 목사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처럼 순종하는 귀한 장로, 권사들이 많습니다. 성도 여러분이 목사의 말을 하나님의 말씀처럼 여기고 순종함으로 성숙한 성도가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3. 다른 사람을 가르치라.
사람이 좋은 선생이 되려면 다른 사람을 가르쳐야 합니다.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는 아볼로를 집으로 데려다가 바울에게 배운 복음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교육학 법칙에 3인의 원리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람이 두 번째 사람을 가르치면 두 번째 사람이 세 번째 사람을 가르쳐야 제대로 배우게 된다는 원리입니다. 사람은 내가 들은 것을 남에게 말하면서 정리되고 기억됩니다. 그러므로 앞에서 책임지고 배우라고 말했는데 잘 배우려면 가르칠 생각을 하며 배우고 배운 것은 반드시 가르쳐야 합니다.
송집사님은 주일마다 집에 가서 침상에 누워계시는 안집사에게 그날 설교를 설명해 주세요. 또 직장에서 동료에게 복음을 설명해 주세요. 우리 젊은이들은 직장과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복음을 설명하세요. 특히 CCC 순장 영광이는 순원에게 이 설교를 전해 주세요. 이렇게 가르칠 때 여러분은 가장 잘 배울 수 있고 선생이 되어가는 것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4. 다른 사람을 세워라.
브리스길리와 아굴라가 아볼로를 가르쳤더니 에베소에서 더 배울 생각을 하지 않고 아가야 지방으로 건너가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에베소의 성도들은 고린도의 성도들에게 아볼로를 맞이하여 그에게 잘 배우라고 추천했습니다. 그 결과 아볼로가 아가야 지역의 교회를 크게 유익하게 했습니다(27~28절).
책임감이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을 믿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리더십 원리에는 80%만 믿을 수 있으면 사람을 세우라고 합니다. 나머지는 일하면서 성장할 것입니다. 사람을 가르치는 것과 사람을 세우는 것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우리가 사람을 가르치면서 동시에 사람을 세워야 합니다. 책임을 맡겨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맡긴 사람과 맡은 사람이 함께 유익하고 함께 성장합니다. 그러면서 신앙공동체가 함께 성숙해 갑니다.
사람이 태어난 지 오래되었으면 자라야 합니다. 신자도 믿은 지 오래되었으면 성숙해야 합니다. 성숙함의 표시는 선생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선생이 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선생이 되는 4단계의 원리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배/책임지고 배워라. 따/지도자를 따르라. 가/사람을 가르치라. 세/사람을 세워라. 배/따/가/세 4단계의 실천하여 여러분은 모두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리는 성도가 되시기를 축복합니다.